소설리스트

정령왕 엘퀴네스-426화 (426/608)

제426화

“제 생각에는요. 엘은 귀족일 것 같아요. 어쩌면 어느 나라의 왕자님일지도 몰라요. 왕궁에서 간신히 탈출했는데 적의 암수에 당해서 쓰러지고 난 후에 기억을 잃은 거죠.”

“그, 그래?”

“네! 제가 읽은 동화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있었어요. 자기보다 총명한 동생을 질투한 첫째 왕자가 둘째 왕자를 솥에 넣어 삶으려다가 실패하거든요? 둘째 왕자는 간신히 도망쳤지만 기억을 잃어서 노예로 팔려가게 되는데…….”

대체 이곳의 어른이란 놈들은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 무슨 짓을 하는 건가. 나는 노예로 팔려나간 둘째 왕자가 몰랐던 검의 재능을 깨우치고 기적적으로 탈출해서 형에게 복수하러 가는 내용까지 전부 다 들어야 했다. 이 끔찍한 이야기는 왕궁으로 돌진한 둘째 왕자가 왕이 된 형을 솥에 넣어 팔팔 삶는 것으로 끝났다. 심지어 그렇게 삶은 고기를 백성들에게 나눠주기까지 했다. 집필 대상연령이 의심스러운 잔혹 동화였다.

“음, 랑시야? 다른 동화를 읽는 게 좋지 않을까…….”

“앗, 저 다른 동화도 알아요. 인어 이야기도 읽었어요.”

“인어 이야기?”

“네! 미식가인 인어 이야기예요. 인어들은 어린아이의 눈알 요리를 즐겨 먹는데요, 미식가인 인어는 비위가 약해서 예쁜 눈알이 아니면 먹을 수가 없었대요. 그러던 어느 날 한 소녀를 만났는데, 그 소녀가 처음 보는 눈 색을 지니고 있어서…….”

“……아니, 더 안 들어도 될 것 같아.”

더불어 랑시가 왜 나를 보고 덜덜 떨었는지도 알 것 같다. 눈알을 먹는 인어 이야기 따위를 읽고 자란 아이가 인어일지도 모르는 존재와 마주쳤으니 당연히 겁먹을 수밖에. 그 자리에서 기절하지 않은 것만도 용했다.

그런데 설마 인어가 정말로 식인을 하는 건 아니겠지. 동화책이란 건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하니 그냥 웃어넘길 수가 없었다. 만약 그렇다면 차라리 인어인 편이 나았다고 생각한 건 지금 이 순간부터 취소다. 인간이라서 정말 정말 다행이었다.

“이게 싫으시면 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

“아니, 고맙지만 동화는 이제 괜찮아. 그보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마을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해?”

“마을이요? 이대로 하류를 쭉 따라가시면 돼요.”

“그렇구나. 고마워.”

“뭘요. 그런데 마을에 가셔도 괜찮을까요? 암살자를 또 만나면 어떡해요.”

랑시는 내가 왕자일 거라는 가설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듯했다. 동화 원작자가 누군지 몰라도 만나면 할 말이 아주 많을 것 같다. 나는 한숨을 내쉬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억지로 웃었다.

“괜찮아. 그럴 일은 없을 거야.”

“그건 모르는 거예요. 여기 근원의 숲은 괴물의 숲이라고도 불려요. 이런 곳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쫓기는 중이었다는 증거일지도 몰라요.”

“괴물의 숲?”

“네, 엘은 정말 운이 좋으신 거예요. 딱 이곳까지가 안전지대거든요. 저 안쪽으로는 조금만 더 들어가도 몬스터들이 나오기 시작해요. 특히 뱀꼬리 괴수를 만나면 평범한 사람은 살아남기 힘들다고 봐야죠.”

랑시가 가리킨 방향은 정확히 내가 왔던 쪽과 일치했다. 그 순간 머릿속에 어떠한 예감이 들었다. 랑시가 말한 괴수라는 걸 이미 내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주 아주 강렬한 예감이.

“그 뱀꼬리 괴수라는 거 말이야.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

“네, 그럼요. 뱀꼬리 괴수는 염소 머리에 유인원의 몸을 지닌 야수형 몬스터예요. 단독 생활을 하는 데다가 지능이 낮아서 등급은 칼리가지만 힘만으로 치면 마나테스급이래요. 꼬리가 뱀같이 생겨서 뱀꼬리 괴수라고 불린대요.”

“……그건 악어 꼬리 아닌가.”

“네?”

“아니, 아무것도 아냐.”

어리둥절해하는 랑시에게 급히 고개를 저었다. 위험하다고 신신당부하는 상대에게 이미 그 괴수를 몇 번이나 만났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그때마다 잘근잘근 밟아주었다는 말은 더더욱. 겨우 인간이라는 점을 증명한 참인데 괜히 또 엉뚱한 오해를 사고 싶진 않았다.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는 잘 알았어. 그래도 내 신변에 대한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습격당한 거라면 어딘가 다친 곳이 있어야 하는데 보다시피 멀쩡하잖아? 그러니 내가 기억을 잃은 건 다른 문제일 거야.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마을에 가봐야 할 것 같아.”

“하긴 가족이나 친구들이 찾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응, 그렇지.”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애초에 내가 기억을 잃은 적도 없다는 걸 알 리가 없는 랑시는 그걸로 수긍하는 듯했다. “아는 사람을 꼭 만났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위하는 말을 들으려니 저버린 양심이 가슴을 쿡쿡 찔렀다.

이후 랑시는 이곳에 온 본래의 목적대로 물을 길었다. 지게 양쪽의 물동이를 가득 채운 후 어깨에 짊어지는 모습이 아주 능숙했다. 하지만 어린아이에게 어울리는 광경은 아니었다. 그것도 고작 열세 살 밖에 안되는 소녀라면 더더욱.

“그럼 전 이제 집에 갈게요. 엘도 조심히 가세요.”

“아, 그래.”

“기억 꼭 되찾으시길 바랄게요.”

“응, 고마워.”

손을 크게 흔드는 작별 인사를 마지막으로 랑시는 곧 몸을 돌렸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양쪽 무게에 짓눌리는 몸이 마구 휘청거렸다. 그 모습을 잠시간 바라보다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도움도 받았으니 이 정도 오지랖은 부려도 괜찮겠지. 당장 마을에 간다고 해서 일이 술술 풀릴 것도 아닌데 조금쯤은 돌아가도 될 거다. 마음을 정한 즉시 나는 랑시의 뒤를 빠르게 따라가 물지게를 잡아 올렸다. 갑자기 가벼워진 무게에 놀랐는지 작은 얼굴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돌아보았다. 밤하늘을 닮은 까만 눈동자에 아직은 낯선 색감을 지닌 내 얼굴이 비쳤다.

“가자. 집까지 들어다 줄게.”

* * *

통나무로 만들어진 집은 낮은 언덕 위에 세워져 있었다. 잘 닦여진 마당과 한 곳에 마련된 아담한 텃밭, 깨끗하게 정돈된 헛간과 축사, 주변을 둘러싼 단단한 울타리. 누가 보더라도 사람이 산다는 걸 알 수 있을 만큼 돌아보는 곳마다 생활감이 묻어났다. 빽빽한 숲 안에 이렇게 멀쩡한 집이 있으니 위화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마치 이곳 주변만 다른 세상인 것 같았다.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지정한 장소에 물지게를 내려놓는 내게 랑시가 어쩔 줄 몰라 하며 감사 인사를 거듭했다. 나는 가볍게 웃어준 다음 주변을 한차례 돌아보았다. 어머니와 단둘이 산다고 해서 작은 집을 예상했는데 건물이 제법 컸다. 대충 헤아린 높이만 삼 층은 되는 것 같았다.

“원래는 여관이었거든요.”

랑시는 대수롭지 않게 유래를 설명했다. 이런 숲에 여관을 만들었다는 게 이상해서 물어보니 역시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건 아니었다. 주 고객은 근원의 숲을 찾는 헌터들이었다. 주민들은 숲을 꺼리지만, 용병이나 전문 헌터들은 꾸준히 방문하는 편이라고 했다. 몬스터의 부산물이 비싼 값에 거래되기 때문이다. 랑시네 여관은 야영이 지겨워진 이들이 찾는 쉼터였다. 여러 지역 헌터들이 모여 서로 정보 교환도 하고 인맥도 맺는 일종의 베이스 캠프 역할이었던 것 같았다.

“엄마도 헌터세요. 절 가진 후에 은퇴하고 이곳에 헌터를 위한 여관을 만드셨대요. 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신 후엔 운영이 힘드셔서 그만두셨어요.”

“그렇구나.”

딱히 이상할 것도 없는 이야기였다. 일단 집에서 하천까지의 거리만도 사십 분이 넘었다. 왕복으로는 두 시간에 가깝다는 소리였다. 아무리 랑시의 보폭을 고려해서 걸었다지만 너무 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물도 더 필요할 테니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할 텐데 그것만도 이미 중노동이었다. 혼자서 감당할 양이 아니었을 거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남이 함부로 짐작할 일은 아닌 것 같아 생각이 이어지려는 걸 멈췄다.

“그럼 집에 들어가. 난 이만 가볼게.”

“앗, 잠시만요, 엘.”

“응?”

“저어, 집에 들렀다 가실래요? 지게도 들어다 주셨는데 그냥 가시게 하는 건 너무 죄송해서요. 별건 없지만 식사라도 하고 가세요.”

“어? 그래도 괜찮아? 어머니께 허락부터 받아야 하지 않아?”

“엄마는 지금 집에 안 계세요. 헌터로 다시 복귀하셔서 매일 이 시간엔 사냥하러 가시거든요. 이따 오후쯤에나 돌아오실 거예요.”

즉, 보호자가 없다는 소리였다. 어린애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가도 괜찮으려나. 원래라면 그냥 사양했을 텐데 배가 고프긴 했다. 어제 먹은 토끼 고기는 이미 진작에 효력이 끝난 지 오래였다. 마을로 가기 전에 사냥부터 해야 하나 싶었는데 음식을 준다니 외면하기가 힘들었다.

“음, 그럼 신세 좀 져도 될까?”

내가 이렇게 배고픔에 약한 줄은 나도 몰랐지. 결국 현실에 순응하고 만 나를 향해 랑시는 그저 밝게 웃었다. “그럼요, 어서 들어오세요! 금방 준비할게요!” 한 톤 높아진 음성이 노래처럼 흐르는 것을 들으며 나는 두 손으로 화끈거리는 뺨을 식혔다. 아, 인간으로 사는 거 너무 어렵다.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랑시는 화로에 불부터 붙였다. 부싯돌을 꺼낼 거란 예상과는 다르게, 불쏘시개로 사용한 건 놀랍게도 다른 의미로 익숙한 도구였다. 다갈색을 띤 둥근 머리 부분과 가느다란 나뭇개비로 된 몸통. 내가 알던 것보다는 투박한 형태였지만 틀림없는 성냥이었다.

“성냥을 쓰네?”

놀라서 물은 말에 화로에 솥을 올리던 랑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냥이요?”

“방금 쓴 거 말이야.”

“아, 이니타 말이에요?”

“이니타? 그걸 이니타라고 해?”

“네, 불을 붙일 때 쓰는 거예요.”

“그건 보편적으로 쓰는 물건이야?”

“아마 그럴걸요? 마을에선 다 이걸 써요. 귀족이나 부호들은 마도구를 쓰겠지만요.”

마도구가 있다는 건 마법 역시 존재한다는 의미다. 성냥이 보편화 되어 있다고 해서 기술 중심으로 발전한 세계인 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하지만 성냥보다 신기한 건 따로 있었다. 스쳐보느라 발견하는 게 늦었는데, 이제 보니 땔감이 나무가 아니었다. 화로 한가운데엔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그스름한 덩어리가 놓여 있었다.

“이건 뭐야?”

“대왕 불 두꺼비의 내장이에요.”

“대왕 불 두꺼비?”

“몬스터예요. 두꺼비처럼 생겼는데 크기가 멧돼지만 하고 입으로 불을 뿜어서 공격하죠. 내장에 기름이 많은데 불이 쉽게 잘 붙고 오래 타서 주로 땔감으로 쓰여요.”

“굉장하네. 이것도 보편적으로 쓰는 거야?”

“더 좋은 재료도 있긴 한데 이게 구하긴 제일 쉬워요. 대왕 불 두꺼비는 흔한 데다가 아르마급이라 보급률이 높거든요. 식혔다가 여러 번 다시 쓸 수도 있어서 경제적이고요.”

“아르마? 그게 몬스터 등급이야?”

“네, 제일 낮은 등급이에요.”

그러고 보니 뱀꼬리 괴수에 대해 설명할 때도 칼리가라느니 마나테스라느니 독특한 명칭을 썼었지. 아크아돈에선 몬스터를 대충 상중하 정도로만 구분했는데, 여기선 등급을 나누는 방식이나 활용하는 방식이 더 체계적이고 다양한 것 같았다.

랑시의 설명에 의하면 불 두꺼비 내장의 유일한 단점은 화력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그 말대로 불을 피운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집 안의 공기가 훈훈해졌다. 그동안 랑시는 본격적으로 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생전 처음 보는 재료들이 나오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먹거리는 비슷한지 대부분 내가 아는 것들이었다. 도와주려 해도 극구 말리는 통에 나는 얌전히 의자에 앉아 랑시가 요리하는 걸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차려진 식탁은 꽤 근사했다. 검은 빵과 훈제된 고기, 알맞게 구운 옥수수에 감자와 치즈가 들어간 스튜. 말린 과일과 따뜻하게 데운 우유까지. 한 푼도 없는 신세에 얻어먹기엔 지나치게 과분한 식단이었다.

“잘 먹을게. 그런데 이렇게 많이 차려줘도 돼?”

“엄마가 손님은 푸짐하게 대접하는 거랬어요. 더구나 엘에겐 신세를 졌으니 좋은 음식을 대접하는 게 당연하죠.”

“으음, 신세는 내가 더 크게 진 것 같은데. 덕분에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았고.”

“에이, 그런 거야 물지게를 들어다 주신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엘 덕분에 시간도 엄청 절약했는걸요. 원래 물 떠오고 나면 오전 시간이 다 끝나버리는데 오늘은 엄청 일찍 도착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하하,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네.”

“그 정도가 아니에요. 전 물지게를 질 땐 자주 내려놓고 쉬어야 하거든요. 엄마도 한두 번은 쉰다고 했어요. 근데 엘은 오면서 한 번도 안 쉬었잖아요. 땀도 안 흘리고 하나도 안 힘들어 보여서 얼마나 신기했는데요. 힘이 진짜 엄청 세신 것 같아요.”

“그, 그런가?”

“네, 어쩌면 엘은 헌터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숲에 들어온 거 아닐까요?”

적당히 힘든 척을 할 걸 그랬나 싶었는데 다행히 수상하게 여기는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적어도 특정 직업군을 연상할 정도로는 여겨지는 모양이었다. 하긴 마도구가 있는 세상이면 이능자나 초인도 있다는 거겠지. 혹은 인어가 아니기만 하면 뭐든 상관없는 건지도. 나는 살짝 주먹을 쥐었다가 펴보았다. 어쨌든 이건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저기, 랑시. 아까 말한 뱀꼬리 괴수가 마나테스급이랬던가? 그게 얼마나 강한 거야?”

“마나테스요? 몬스터 등급으로는 중간쯤 돼요. 레기아, 악시스, 마키나, 에퀘스, 바루스, 마나테스, 칼리가, 아르마 순이거든요. 하지만 일반인 기준으로는 엄청 강해요. 평범한 사람은 아르마급도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 잡을 수 있거든요.”

“그럼 헌터 기준이면?”

“음, 헌터한테는 무난한 수준이지 않을까요. 좀 크다 싶은 헌터 길드엔 마나테스급이 많으니까요.”

헌터의 등급은 본인이 단독으로 잡을 수 있는 몬스터의 등급으로 정해졌다. 그걸 기준으로 한다면 나 역시 마나테스급이라는 소리였다. 아니지, 적당한 무기도 없이 손쉽게 잡았으니 바루스급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한 것 같아 기분이 들떴다. 앞으로 뭘 하나 싶었는데 한동안 헌터 생활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몬스터 부산물 말인데. 혹시 뱀꼬리 괴수도 팔려?”

“없어서 못 팔죠. 뱀꼬리 괴수의 눈과 심장은 연금술 재료로 많이 쓰여요. 뿔이랑 꼬리랑 손톱은 무기나 장신구에 쓰이고요. 한 마리만 잡아도 일주일은 먹고 살아요.”

한 마리에 일주일 생활비라.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가치가 큰 애들이었구나. 숲에 그냥 버려두고 온 사체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담을 자루만 있었어도 뿔 정도는 잘라 오는 건데. 바닥에 돈을 뿌려두고 왔다고 생각하니 입맛이 썼다. 역시 사람은 아는 게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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