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8화
“내게 할 말이 있는 얼굴이군, 물의 정령왕.”
“그래, 있어.”
“뭐지? 그간 쌓인 악연도 깊으니 특별히 들어주지. 마지막으로 베푸는 은혜라고 봐도 좋아. 너만은 결코 편하게 죽이지 않을 예정이거든.”
“그거 고맙네. 일단 말해두는데, 엘뤼엔은 아직 죽지 않았어.”
“그래? 그렇다면 잘됐군. 내 애완견이 될 영광을 얻을 테니.”
얼굴 가득 비열한 웃음을 띤 놈이 도발하듯 나를 응시했다. 그 하는 꼴을 지켜보다 나도 같이 웃었다. 그러자 멈칫한 놈이 의아하다는 듯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내가 설마 저를 따라 웃을 줄 몰랐다는 표정이다. 그 모습에 나는 더 크게 실소했다.
“너,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착각?”
“아직 각성을 다 마친 게 아니잖아. 날 화나게 해서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하하하! 네가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나는 이미 누구보다 강하다! 상급신조차도 저렇게 처참히 무너지는 걸 네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나? 설마 정령왕이 상급신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거냐?”
“물론 상급신보다 강하진 않지. 근데 비슷하긴 할 거야. 가끔은 더 강해질 수도 있고.”
“하? 그건 웬 자신감이지?”
“정말인데. ……적어도 여기에서는 말이야.”
나는 차분히 놈의 전신을 훑었다. 그 몸 안에서 약동하고 있는 흐름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덜렁거리는 날개의 형태와 더불어 채 벗어나지 못한 육신의 흔적이었다. 그걸 보니 내가 해야 할 일도 자연스럽게 알았다.
“내가 뭘 할 수 있냐고 물었지? 지금부터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줄게.”
“푸핫, 허풍이 심하구나. 어디 해 볼 테면 해 보시…….”
놈은 말을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 경악을 담고 나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표정이 엉망이네.”
“무슨 짓……을……!”
“아, 알았다. 숨이 잘 안 쉬어지나? 몸이 갑자기 무거워지는 것 같다든가. 네 맘대로 안 움직이는 것 같다거나. 아무튼 조금 전이랑 감각이 확실히 다를 거야. 그렇지?”
“네놈……!”
비틀거리던 몸이 천천히 무너지더니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순식간에 시야가 뒤바뀌면서 이제 내가 놈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놈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엘뤼엔이 그러는데, 네가 각성할 장소를 잘못 선택했다고 하더라. 그땐 어렴풋이 그런가 했는데 이제 정확한 뜻을 알겠네. 그래, 너 정말 크게 실수했어. 왠지 알아?”
나는 천천히 다가가 놈의 얼굴을 강제로 고정해 나를 바라보게 했다. 그 눈앞에서 내 손의 형체를 거두자 놈이 눈을 부릅떴다. 당혹감과 황당함이 뒤섞인 시선의 의미를 나는 어렵지 않게 알아차리고 웃었다.
“하나도 안 보이지? 그럴 거야.”
이 순간에도 놈의 몸속엔 수많은 나이아스가 스며들고 있었다. 본인은 결코 알지 못할 광경이었다. 혼란에 빠진 모습을 느긋하게 구경하다가 몸을 숙였다. 보란 듯이 천천히 사라지면서 그 귓가에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밀어를 속삭이듯 말했다.
“아크아돈은 보이지 않는 정령들의 세계거든.”
* * *
신의 몸에도 피가 흐르고 오장육부와 같은 신체 기관이 존재한다. 단지 육신에 속한 것과는 역할만 비슷할 뿐, 생김새나 기능은 완전히 다르다. 성질과 성분도 전혀 다른 것이라 피 역시 액체의 형태일 뿐 물이 들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 몸에 흐르는 것들엔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카류안의 피엔 아직 물이 섞여 있다. 놈이 아직 각성을 끝마치지 못한 반쪽 신이기 때문이다. 신에 가까워진 덕에 육신이 망가져도 금방 재생되지만 아직 육신이기 때문에 망가지기도 쉽다. 물론 강한 힘을 지니고 있으니 아무도 침범하지 못하게 방어할 수 있긴 할 것이다. 여기가 아크아돈만 아니었다면.
정령들이 지배하는 이 땅에선 세상을 장악하는 우선권이 정령왕들에게 있다. 최고신조차 넘보지 못하는 강력한 주권이다. 이곳에 존재하는 물은 전부 내게 주어진 내 소관이다. 그게 설령 남의 몸속에서 흐르는 것일지라도.
“커헉!”
몸을 웅크린 채 숨을 컥컥 삼키는 카류안 앞에 나는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가까이에서 가만히 내려다본 놈은 혈관이 다 터져서 피눈물을 질질 흘리는 중이었다. 온몸에 성에가 하얗게 끼어 냉동고에서 얼려진 상태 같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막 심장을 네 번째 잃었다.
“뭘 이 정도에 힘들어하고 그래. 네가 죽인 아이들은 이것보다 훨씬 더 괴로웠을 텐데.”
“크으, 네……놈……!”
고개를 바짝 치켜든 놈이 나를 노려보았다.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 벌써 지친 티가 역력하다. 이해는 됐다. 아까부터 애먼 허공을 허우적거리기만 했으니 육체의 피로보다 정신적인 충격이 더 크겠지.
“대체 어떻게…….”
“내가 보이지 않는데 널 공격해서 이상해?”
웃으며 물은 말에 놈은 눈을 부라리며 숨을 헐떡이기만 했다. 어떻게든 움직이려 애쓰고 있었지만 막 심장을 잃은 직후라 꼼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무슨 소린지 알아. 원래 정령이 인위적으로 능력을 쓰려면 소환된 상태에서 계약자의 마나를 빌려야 하지. 그래선지 다들 정령왕도 으레 그럴 줄 안단 말이야. 근데 그거 전혀 아니거든. 왕들은 계약자 없이도 세상에 얼마든지 관여할 수 있어. 이종과 계약하는 건 그냥 육신을 구현하고 소통하기 위해서야. 단지 그것뿐이지.”
“……!”
“이해했어? 난 자연체인 상태가 훨씬 더 편해. 능력은 그대로 쓸 수 있는데 역소환의 위험까지 사라지지. 근데 넌 사정이 다를 거야. 자연체인 정령은 잡히지도 않고 공격이 통하지도 않거든. 그냥 이 세상 그 자체니까.”
이미 지겹게 겪어서 누구보다 잘 알겠지만 말이야. 가볍게 덧붙인 말에 피에 젖어 새빨개진 눈이 시퍼런 안광을 내뿜었다. 나는 피식 웃었다. 진작 이랬어야 했다. 그럼 엘뤼엔이 다칠 일도 없었을 텐데.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들을 좀 더 빨리 깨닫지 못한 게 짜증이 났다.
“눈빛 좋네. 뜯겨 나가고 괴사해도 재생하고 또 재생하는 몸이 마냥 좋지만은 않지? 이렇게 보니 프로메테우스 신화가 생각나. 너랑은 경우가 크게 다르지만, 그 신도 금기를 어겨서 독수리에게 계속 간을 파먹히는 벌을 받거든. 읽을 땐 잔인하다고 생각했는데 벌을 주는 입장에선 이만한 게 없는 것 같아. 특히 넌 갚아야 할 게 많잖아?”
“무……슨 헛소리냐……!”
“네가 죽인 아이가 전부 몇이었지? 수천 명? 수만 명? 머릿속으로 숫자 잘 세고 있어. 그 아이들이 잃은 심장만큼 네 심장도 뜯어낼 거니까.”
물론 심장만이 아니라 온몸의 혈관도 다 터트릴 거지만. 어차피 경험하면 알게 될 텐데 굳이 거기까지 설명하진 않기로 했다. 그러자 어디선가 땅을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놈이 히죽거리면서 웃는 소리였다. 너무 아파서 미쳤나? 아직 돌아버릴 때는 아닌 것 같은데. 고개를 갸웃거렸더니 놈이 나를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
“이래 봤자 넌 날 소멸시키지 못한다.”
“그래서?”
“네가 하는 모든 짓이 결국 헛수고라는 거다.”
그렇게 말한 놈은 마치 대단한 일침을 가한 듯한 얼굴이었다. 나는 헛웃음을 삼켰다.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고작 그거야?”
“뭣?”
“소멸시킬 수 없다는 건 나도 당연히 알아. 근데 그게 뭐? 내가 하는 일이 왜 헛수고가 되는데?”
“아무리 애써봐야 결국 최후에 웃는 건 나다.”
놈이 비열한 표정으로 이죽거렸다. 씹어 삼킬 것처럼 똑바로 쏘아보는 시선을 나는 피하지 않고 마주했다. 어디 얼마나 더 헛소리를 지껄이는지 두고 보자는 기분이었는데 갈수록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난 신이 되어 완전해질 것이고, 네놈은 결국 패할 것이다! 그땐 지금 받은 수모를 전부 되돌려 주마! 네 몸을 갈가리 찢을 것이다! 네가 보는 앞에서 네가 아끼는 이들을 도륙해 주마! 세상에서 맛볼 수 있는 고통이란 고통을 전부 다 느끼게 해줄 것이다!”
“와아, 무서워라. 근데 신은 어떻게 될 건데? 너 지금 각성 멈췄잖아.”
“크흐흐, 그게 유일한 희망인가? 안됐지만 어린 인간의 심장 한 개 분만 있으면 된다. 고작 심장 하나다. 이 땅에 인간은 차고 넘칠 정도로 많지.”
“그 전에 내게서 도망칠 방법은 있고?”
“네가 날 언제까지 붙잡아둘 수 있을 것 같은가?”
“아, 그래? 그런 말까지 들었으니 더 힘내야겠네.”
커헉, 거친 신음과 함께 놈이 그 자리에서 죽은 피를 토해냈다. 쇼크 상태에 빠졌는지 몸에서 경련이 일고 있었다. 거품을 물고 부들부들 떠는 놈을 나는 부드럽게 달랬다.
“정신 똑바로 차려. 아직 다섯 번밖에 안 됐어.”
“끄흑, 커어억……!”
“네 말은 처음부터 엉터리야. 괴롭히는 게 헛수고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아픈 게 얼마나 힘든데.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어? 너도 잘 알고 있지 않아? 내게 세상의 모든 고통을 다 맛보게 해주겠다며.”
“네, 네놈…….”
“정령왕 평균 수명이 만년이라던가? 나 말이야. 너도 잘 알겠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 됐거든. 그래서 수명이 아직 한참 남았다? 정령의 몸은 지치지도 않고 낮과 밤의 영향도 받지 않아. 누가 먼저 나가떨어질지 기대되지 않아?”
고통을 주는 쪽과 고통을 받는 쪽 중에서 누가 더 괴로울지는 결과를 보지 않아도 뻔하다. 분한 듯이 노려보는 카류안을 향해 나는 생긋 웃었다.
“제발 죽여달라고 애원하게 해줄게.”
찰나의 순간 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기다리고 또 기대했던, 처음으로 공포를 대면한 자의 표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래도 끝내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 놈이 다시 고집스럽게 눈을 부라렸다. 그리 실망스럽진 않았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니까. 시간은 아직도 차고 넘친다.
“아, 근데 네 말대로 난 소멸시킬 힘까진 없어서 말이지. 결국 죽여줄 수는 없을 테니까 그건 미리 사과해 두는 게 좋겠다. 미안?”
“큭, 감히! 감히!”
“감히?”
그새 기운을 얻은 놈이 내게 손을 뻗으려 했다. 물론 이미 계산해 두고 있었던 부분이라 그전에 내가 먼저 사라지는 게 더 빨랐다. 아무것도 잡지 못한 손이 허무하게 허공을 훑는 동안, 나는 긴 얼음 창을 만들었다. 그걸 그대로 심장에 내리꽂자 놈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펄쩍 날뛰는 모습이 마치 작대기에 꽂힌 생선 같았다. “여섯 번.”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입만 벙긋거리는 놈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다음 숫자를 셌다.
“슬슬 피가 썩나 봐. 그래서 머리 회전이 느리구나. 아, 괜찮아. 난 무척 관대한 편이거든. 네가 주제를 잘 파악하도록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어.”
암, 관대하지. 그러니 지금 대화라도 해주는 거다. 즐기기만 할 생각이었다면 성대부터 틀어막고 신음만 들어도 충분했다. 그래서 이 깊은 뜻을 몰라보는 놈이 더 한심스러웠다.
“벌레면 벌레답게 기어. 내가 감히 애쓰기 전에 말이야.”
* * *
루세프는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눈을 뜬 채 꿈을 꾸는 건가도 싶었다. 사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운조차 없는 상태인 것도 맞는지라 신빙성이 없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그만큼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진 건 호리호리한 체구의 소년 하나가 저보다 몇 자는 더 큰 덩치의 괴물을 요리하듯이 유린하는 광경이었다. 물론 신의 세계에서 외모는 부수적인 부분이니 겉보기로 판단할 건 아니다. 그러나 괴물의 정체를 알면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그건 조금 전까지 세상을 호령할 것처럼 강대한 힘을 내뿜던 악신이었으니까.
일대를 전부 초토화하고, 두 상급신을 거의 다 죽여 놨으며, 한 명의 상급신과 마왕을 만신창이로 만든 바로 그 악신이 맞았다. 그런 엄청난 존재가 지금은 한 정령왕의 손에서 속절없이 농락당하고 있었다. 아직 악신이 완전히 각성한 상태가 아니고, 여기가 아크아돈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현실적인 상황이긴 했다. 그래서 루세프를 당황하게 한 건 조금 다른 부분이었다.
쟤가 저런 성격이었나?
루세프는 조금 전까지 봤던 소년, 엘퀴네스의 모습을 상기해 보았다. 만난 지 얼마 안 되긴 했어도 첫인상이 저런 느낌이 전혀 아니었다는 건 확실했다. 엘뤼엔이 다친 직후 넋을 잃고 울 때만 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거로 기억한다. 그런데 악신이 건넨 몇 마디 시비에 돌연 눈이 뒤집히는가 싶더니, 지금은 아예 다른 존재가 된 것 같았다.
아니, 아마도 저 모습이 본래 성격이겠지. 루세프가 혼란을 수습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비교적 사교적인 신이었다. 신들과는 대다수 교류해 봤고 그들 중엔 당연히 엘퀴네스 출신도 있었다. 엘퀴네스치고 성격이 더럽지 않은 녀석을 본 적이 있던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저 소년도 엘퀴네스였다. 그래서 그는 어렵지 않게 결론을 내렸다. 지금까진 일부러 참고 있다가 화가 나서 본 성격을 드러낸 것뿐이라고. 당사자가 들으면 꽤 억울할 생각이었으나 거기까진 알 수가 없던 루세프로선 합리적인 결론이었다.
‘근데 쟤가 제일 무서운 성격인 것 같네.’
더불어 개인적인 감상까지 추가했다. 역시 엘퀴네스 치고 평범한 존재는 없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엘퀴네스의 성미를 건드리진 말아야겠다. 루세프는 속으로 조용히 다짐했다.
그때 그의 시선에 근처에 서 있던 긴 흑발의 마족이 들어왔다. 카노스가 선택한 새로운 마왕이라고 했던가. 지금 엘퀴네스는 자연체로 돌아갔다가 나타나길 반복하는 중이었다. 마족의 눈엔 제대로 보이는 것도 거의 없을 텐데 그는 한창 고문 중인 광경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못해 불타는 듯했다.
얜 또 왜 이래.
미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때마침 감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우리 대부, 너무 멋있다.”
과연 힘을 숭배하는 마족다운 반응이었다. 루세프는 잠시 마왕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새하얀 피부 위에 새겨진 계약의 문양이 보였다. 그의 아이와 맺은 계약이었다. 이미 들어서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막상 증거물을 눈으로 보니 속이 쓰렸다. 찜찜한 모습을 보고 난 직후라 더욱 그랬다. 저 애와 시벨리우스를 계약하도록 놔두는 게 정말 옳은 길일까. 불안한 기분이 든 루세프는 슬쩍 시선을 돌려 시벨리우스 쪽을 바라보았다. 지금 시벨리우스는 부상 중인 다른 마족을 돌보는 중이었다. 유니콘이면서도 마족을 외면하지 못하는 건 어릴 때부터 마음이 여린 아이다웠다. 그렇기에 더더욱 마왕같이 사악한 존재와 엮이는 게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왜일까. 겁에 질려있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벨리우스 역시 넋을 잃고 엘퀴네스를 구경하고 있었다. 감동한 얼굴에 눈시울까지 붉힌 채였다.
“엘, 너무 멋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