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7화
“젠장.”
라피스는 신경질적으로 혀를 찼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앉아 머리카락을 세차게 쓸어넘기는 모습에선 화풀이할 대상을 잃은 짜증이 풀풀 풍겼다.
“그럼 오칼은 어떻게 된 거야? 죽은 거야?”
“알 게 뭐야.”
조심스럽게 물어본 말에 돌아오는 대꾸는 퉁명스럽기만 했다. 평소에도 그리 온화한 말투라고 할 수는 없었으나 지금은 유독 거칠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이 워낙 지쳐 보여 그걸 나무랄 수도 없었다. 그때 트로웰이 라피스에게 다가가 그 앞에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라피.”
“뭐.”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겠어?”
짧은 시간 두 사람이 서로 알 수 없는 시선을 교환했다. 라피스는 잠시 트로웰의 금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정화진은 시간 문제야. 바람의 진은 바로 사라졌고, 땅의 진은 내가 같이 막아보고 있는데 슬슬 힘에 부쳐. 이 빌어먹을 놈이 눈치도 없어서 돌아가는 상황을 깨닫지 못한 것 같으니까 먹히기 전에 당장 연결 끊으라고 해.”
“알았어.”
고개를 끄덕인 트로웰이 놈을 불러 소식을 보냈다. 그냥 듣기에도 심각한 내용이라 나는 참지 못하고 대화에 끼어들었다.
“땅의 진이라면 라피스의 형을 말하는 거지? 연결을 끊으라는 건 무슨 뜻이야?”
“방진이 오염됐다고 했잖아. 라피스가 방어해서 완전히 삼켜지는 걸 막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할 거야. 내버려 두면 반대의 기능을 하기 시작할 테니 그 전에 없애야 해.”
“반대의 기능?”
“정화하는 게 아니라 악신에게 흡수되는 되는 거지. 우리가 세운 4개의 방진들이 역으로 작용해서 오히려 놈의 각성을 돕는 힘의 공급처가 된다는 얘기야.”
그냥 듣기에도 엄청난 사태에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라피스의 몸이 무너져 내린 건 바로 그 직후였다.
“라피스!”
쓰러지는 그를 보고 황급히 다가가니 라피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저었다. 다가오지 말라는 거부가 확실히 느껴지는 신호였다. 그러나 그는 다시 비틀거렸고, 머뭇거리는 나를 대신해서 트로웰이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이번엔 라피스도 더 버티기 힘들었는지 거부하지 않았다.
“성공이야?”
“그래, 성공했어. 아, 젠장. 너무 아슬아슬했어. 내가 그새 성장했으니 버틴 거지 아니었으면 그냥 속수무책으로 잡아먹혔을 거야.”
그 말을 과시나 엄살이라고 생각할 수 없던 건 그만큼 라피스의 얼굴이 창백한 탓이었다. 성공했다는 게 뭔지는 달라진 그의 분위기만 봐도 바로 알 수 있었다. 불의 진이 된 이후로 온몸에 선명하던 화기가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정화진 역할을 벗어난 것이다. 그 결과는 곧바로 이어졌다.
―크크큭.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는 반사적으로 영사막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묶인 채 고개를 떨구고 있는 카류안에게서 가는 떨림이 느껴졌다. 한껏 올라간 입꼬리와 크게 드러난 송곳니가 보였다. 짙은 검은색 머리칼을 늘어트린 상태로, 카류안이 웃고 있었다.
―크크큭! 푸흐흐흑! 쿠하하하!
그는 이 상황이 재밌어서 견딜 수 없다는 것처럼 보였다. 다음 순간 그를 묶고 있던 결박이 천천히 풀려나갔다. 바닥에 떠 있던 마법진의 빛도 천천히 사그라지고 있었다. 각오했던 일이지만 막상 눈으로 그 광경을 보려니 마음이 참담했다. 이윽고 완전히 풀려난 카류안이 키득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우연인지 우리 쪽을 돌아보는 것 같았다.
눈이 마주쳤다고 느꼈다.
콰직!
그 순간 눈앞의 화면이 깨진 거울처럼 산산이 조각나서 흩어졌다. 바람이 불지도 않는데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게 느껴졌다. 할 말을 잃고 굳어버린 내 옆에서 엘뤼엔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화는 확실히 실패군.”
* * *
정화 실패.
고작 두 개밖에 되지 않는 단어에 숨이 턱 막혔다. 천둥이 머릿속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이미 아는 사실임에도 막상 듣고 나니 처음 깨달은 것처럼 충격이 컸다.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장장 열흘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서 만들어 낸 축이었다. 그토록 공들여 진행한 일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신계에 있는 정화진 본체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설령 멀쩡하다 해도 이제 와선 의미가 없어 보였다. 다시 연결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 사이에 카류안이 악신으로 각성하는 게 더 빠를 테니까. 엘뤼엔의 말대로 이 계획은 실패였다. 결국 가장 바라지 않은 순간이 오고야 만 것이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영상은 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카류안을 비추던 자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들은 웃음소리가 아직도 잔상처럼 귓가를 맴돌고 있었다. 그건 누가 들어도 승리에 도취한 웃음이었다. 설마 이대로 다 끝난 건 아니겠지, 불길한 기분마저 느끼고 있는데 다행히 엘뤼엔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정화는 포기하고 바로 소멸시켜야겠지.”
“그럴 수 있어?”
“말했다시피 정화를 시도한 건 소멸을 더 편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였을 뿐이다. 실패했으니 조금 까다로워지겠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앗, 정말? 다행이다. 까다로워진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거야?”
“……그 부분은 신계 쪽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 네가 관심을 둘 일은 아닌 것 같다.”
잠깐, 지금 한 박자 늦게 대답하지 않았나? 게다가 명백히 회피하는 듯한 답변이었다. 아무래도 그냥 조금 까다로워지는 정도가 아닌 모양이다. 정화하지 않아도 소멸시킬 수 있단 말에 잠시나마 편해졌던 마음이 다시 급속도로 불안해졌다. 뚫어지게 응시했더니 엘뤼엔이 곤란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소멸진에선 정령계가 나설 일이 없다.”
“그래도 어쨌든 아크아돈에서 벌어질 일이잖아. 우리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엘뤼엔이 나였다면 이런 중요한 부분을 그냥 넘어가겠어?”
“그건 틀린 말은 아니군.”
다행히 한때 정령왕이었던 덕분인지 엘뤼엔은 바로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래도 여전히 내키지 않는 표정을 하다가, 내가 끝까지 굴하지 않자 다시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너도 익히 봐왔다시피 악신은 그 존재의 성립부터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 수많은 생명을 저주로 치환하여 그 힘을 삼키고 성장하지. 소멸하는 조건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말은…… 누군가 죽어야 한다는 말이야?”
“그래. 그리고 이 경우에는 악신과 같은 값의 무게를 지닌 영혼으로 치환한다.”
“같은 값의 영혼?”
“악신이 아무리 강해도 주신의 영향권 안에 있는 한에는 상급신에 해당하지.”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한 건 약간 시간이 흐른 후였다. 내가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건지 나도 모르겠다. 단지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있었다는 것만 깨달았다. 슬쩍 시선을 돌리니 트로웰과 라피스가 얼굴을 굳히고 있는 게 보였다. 어쩌면 나도 저런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꾸준히 뒤따르던 불안함은 이것 때문이었을까. 나는 멍하니 고개를 들고 엘뤼엔을 바라보았다. 그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담담히 시선을 마주해 왔다.
“상급신이…… 죽어야 한다고?”
질문하면서도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이길 바랐다. 아직도 정령왕다워지려면 멀었다고, 이런 거 하나 제대로 못 알아듣냐고 차라리 타박을 받았으면 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건 엘뤼엔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었다.
“그래.”
숨을 삼키지 않은 건 최후의 저항이었다. 내가 여기서 충격을 받으면 정말로 나쁜 생각이 들 것만 같아서. 그러니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했다. 그러나 움켜쥔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것만은 막을 수 없었다.
* * *
장식 하나 없는 무채색의 공간에 네 명의 신이 서 있었다. 천신 이오웬과 명계의 신 섀넌, 운명의 신 라데카, 그리고 마신 카노스. 최초의 정령왕이자 신계의 시작을 연 선구자이며, 최고신이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최고신들은 신계의 상징임과 동시에 자부심이나 마찬가지. 강건한 권능만큼 담당하고 있는 일도 많았고 아무나 만날 수도 없었다. 특히 마신 카노스는 워낙 두문불출하여 하급신 중에서는 그의 얼굴을 모르는 이들이 넘쳐날 정도였다. 당연히 그 넷이 한자리에 있는 광경은 더더욱 흔치 않았다. 하지만 그 진귀한 모습이 근래엔 꽤 흔한 일이 되어 있었다. 적어도 이 장소에서만은 함께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게 꽤 쉬운 편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들 가운데엔 황금빛으로 빛나는 마법진이 떠올라 있었다.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금빛은 네 신의 몸 또한 같은 밝기로 감싼 상태였다. 줄기처럼 늘어져 끊임없이 순환하는 모습이 마치 서로 연결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다른 신들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주시하고 있었다.
모두 상급신으로만 구성된 이들은 지금 발동하고 있는 마법진의 제작과정에 참여한 이들이기도 했다. 이 과정을 막 시작할 때만 해도 평온하던 그들이었지만, 지금은 다들 표정이 거의 일그러진 채였다. 순조롭던 마법진의 상태가 조금 전부터 갑자기 불안정해졌기 때문이었다. 빛이 흐려졌다가 다시 짙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은 물론, 급기야는 출렁거리며 마구 요동치기까지 했다. 누가 보기에도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간다는 걸 알 수밖에 없는 불길한 징조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 폭주가 한계까지 팽창하는 순간이었다.
“아, 안 돼!”
쨍그랑―
누군가의 다급한 비명이 울려 퍼짐과 동시에 마법진이 와르르 깨져 내렸다. 눈을 부릅뜬 상급신들에게서 일제히 탄식이 터져 나왔다. 깨진 파편들은 유성처럼 빛 꼬리를 늘어트리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한순간 온 사방이 빛 가루로 가득해지면서 마치 은하수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누구라도 감탄할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었으나 그걸 지켜보는 이들의 안색은 오히려 까맣게 죽었다. 그들 사이에 찾아든 건 숨 막히는 정적뿐이었다. 그때쯤 최고신들이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아아, 망했네. 이게 뭐야.”
정신을 차리자마자 잔해만 남은 마법진을 확인한 이오웬이 이마를 짚으며 신음을 흘렸다.
“실패하고 말았군요.”
뒤이어 사태를 파악한 섀넌 또한 착잡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 역시 사방에 퍼져 있는 파편들을 무거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설마 악신을 정화하기 위한 대(大)방진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줄이야. 정령왕과 드래곤들이 아크아돈에 4개의 마나 축을 세웠다면 그와 연결되는 본진의 축은 최고신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목표물의 포획에도 성공했고 정화도 순탄하게 진행됐다. 그런데 조금 전 갑자기 연결이 끊기는 느낌이 들더니 그대로 튕겨 나갔다. 최대한 붙잡아 보려 했으나 빠져나가는 힘을 수습할 방도가 없었다. 애초에 한쪽의 지탱만으로는 유지할 수 없는 방진이었다.
“아크아돈 쪽의 방진에 문제가 생겼나 보구나.”
상황을 추론한 라데카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건 카노스뿐이었다. 그는 그저 사방에 흩어져 있는 마법진의 잔해를 한번 둘러보기만 했다. 그러다 스쳐 지나가는 파편 하나를 잡아 유심히 살펴보았다.
“흐음~ 방진의 한 축에 역술을 걸었나?”
“예?”
그가 중얼거린 말에 놀란 섀넌이 황급히 따라서 잔해 속을 헤집어 파편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안경을 들어 올리니 가려져 있던 날카로운 눈매가 드러났다. 놀랍게도 그의 눈은 일반적으로 흰자위에 해당하는 부분이 짙은 보라색을 띠고 있었다. 반대로 색이 들어가야 할 홍채 쪽은 희었는데, 동공은 금색이라 전체적으로 신비하면서 기괴한 느낌을 주었다. 혼의 세계를 다스리는 명왕의 특징인 심안(審眼)이었다. 망자의 업을 읽어내리는 그의 눈은 사물의 정체를 파악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그 상태로 파편을 빤히 노려본 그가 곧 신음을 흘렸다.
“이런, 정말 그렇네요. 그래서 그렇게 서둘러 끊어버린 거였군요. 하마터면 정화진이 품고 있던 힘이 통째로 그자에게 흡수될 뻔했습니다. 아크아돈 쪽의 판단이 빨라서 다행이었습니다.”
“응, 그러게 말이야. 한 녀석이 끝까지 저항한 흔적이 있네. 드래곤이 막아낼 힘이 아닌데 먹히지 않고 용케 잘 버텼어. 꽤 다쳤을 것 같은데 살아는 있나 몰라?”
“사망 장부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죽었다면 중천에 들여서 후하게 대접하고, 다음 생을 원한다면 다시 드래곤으로 태어나도록 조치를…….”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정화진이 실패했다고! 이제 그다음 대책을 구상해야 할 거 아냐!”
끝없이 이어지려는 대화를 막은 건 상급신들과 함께 상황을 지켜보던 루세프였다. 대화를 중단한 두 신이 그를 돌아보았고, 카노스가 피식 웃었다.
“악당이네.”
“누가 누구더러 악당이래?”
“다음 대책이 뭔지 뻔히 알잖아?”
“…….”
말문이 막힌 루세프가 입을 꾹 다물었다. 다른 상급신들도 멈칫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말대로 이다음 대책은 그들 모두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구태여 확인할 필요도 없는 잔인한 진실이기도 했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들 가운데에 서 있던 흑발의 여인을 향했다. 죽음과 망자의 신 페르데스. 운명의 시계를 돌리기에 앞서 스스로 희생을 자처하며 나선 여신이었다. 루세프 역시 저절로 그녀에게 시선이 향하는 걸 억지로 눌러 참았다.
“그리고 넌 선과만 만드느라 제대로 이야기를 못 들은 것 같은데. 대책이라면 이미 진행되고 있어.”
“그게 무슨…….”
“카노스 말이 맞습니다. 저희가 대책 강구를 외면한 게 아닙니다. 어차피 다 정해져 있으니 할 일이 없을 뿐입니다. 이 정화진은 실패하면 저절로 소멸진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사이 안경을 다시 고쳐 쓴 섀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마신은 몰라도 명계의 신은 이런 문제로 장난을 치는 성정이 아니었다. 그래도 선뜻 믿기지 않는 기분에 루세프는 미심쩍은 시선으로 아직도 허공을 떠돌기만 하는 파편들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바로 그때였다. 마치 그 말에 반응이라도 하는 것처럼 사방에 흩어져 있던 정화진의 파편들이 빠르게 몰려들며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수만 개의 빛 가루가 공중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저게 뭐야?”
“뭐긴. 소멸진이지.”
“소멸진? 저게 소멸진이라고?”
당황한 루세프가 눈을 깜빡이며 중얼거린 말을 카노스가 받았다. 빛 가루는 아주 빠른 속도로 뭉쳐져 곧 어디론가 뻗어갔다. 그 목적지엔 그림처럼 고요히 서 있는 페르데스가 있었다. 그리곤 놀란 루세프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일 겨를도 없이 페르데스의 전신을 덮쳤다. 한순간 눈이 멀 정도로 강렬한 빛이 터지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윽고 다시 보게 된 페르데스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금가루를 뒤집어쓴 듯한 모습이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짙은 흑색이다 보니 그 위에서 반짝이는 금빛의 대비 효과가 더욱 선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