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왕 엘퀴네스-359화 (359/608)

제359화

“일단 그런 의미에서 라피스 네가 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해야 할 일?”

“이프리트와 계약하고 엘과의 계약은 파기해 줘.”

“뭐? 싫어.”

단박에 대답이 이어졌지만 디아곤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당연히 거절할 거라고 예상했는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오히려 당황한 건 나였다.

“나랑 계약을 파기해?”

“아, 임시로 말이야. 말했다시피 불의 속성을 최대치로 유지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물의 정령왕과 계약한 상태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

“아…….”

“그런 거면 난 안 해. 다른 놈 알아봐.”

용건이 끝났다는 듯, 라피스가 몸을 돌렸다. 그대로 걸어가려는 그를 디아곤이 급히 붙잡아 세웠다.

“기다려, 이 녀석아. 아예 파기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임시적인 거라고 말했잖아. 일이 끝난 후에 다시 계약하면 돼!”

“그래도 싫어.”

“아니, 엘이 다시 계약을 안 해주겠다는 것도 아닌데 왜 무조건 싫대? 엘, 얘랑 다시 계약할 거지? 제발 그렇다고 말해 줘!”

매달리다시피 애원하던 디아곤이 내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필사적으로 바라보는 얼굴을 차마 외면할 수가 없어서 나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봐! 다시 해준다잖아!”

“그래도 싫다고.”

“너어!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몰라? 세계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네 협조가 정말 중요하단 말이야!”

“레드 일족이 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이래? 다른 애 시키면 되잖아.”

“다 너보다 약하니까 그렇지!”

“약한 쪽엔 보조 마법진 세운다며.”

“그 애들을 다 합쳐도 너 하나만 못하단 말이야! 이왕이면 상향 조정을 해야지, 하향 조정을 하는 게 말이 돼? 내가 오죽하면 널 붙들고 이러겠어? 그나마 너와 비슷하게 효율을 끌어낼 수 있는 게 카닐인데 우리 카닐은 지금 잠들어 있잖아! 레드 일족에선 너밖에 없어! 누가 그렇게 잘나게 태어나래?”

“아무튼 난 싫어.”

“……후우, 좋아. 그럼 엘이랑 계약은 그냥 둬. 대신 이프리트랑은 계약해. 그건 할 수 있지?”

그 말에 라피스가 살짝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가 내키지 않은 얼굴로 대꾸했다.

“그거야말로 임시적인 거라면.”

“당연히 임시지! 나도 너랑 계속 계약 유지할 생각 없거든?”

두 부자의 실랑이를 기가 막힌다는 시선으로 보고 있던 이프리트가 발끈해서 쏘아붙였다. 조금 전엔 메테가 그렇더니 이번엔 그의 표정이 붉으락푸르락했다. 바톤을 넘겨받는 릴레이 경기마냥 번갈아가며 표정이 굳어지는 걸 보니 다음엔 누구 차례가 될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서로 협조하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이렇게까지 망칠 수 있다니.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대단한 녀석이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라피스의 표정이 와락 찌푸려졌다.

“아, 잠깐. 내가 이프리트랑 계약해야 하는 거면 엘도 오칼이란 놈이랑 계약하는 거겠네?”

“그야 당연하지.”

“안 돼.”

“……이 녀석아.”

나를 비롯해 모두가 황당하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라피스는 홀로 꿋꿋했다.

“내가 어떻게 한 계약인데 그걸 애먼 놈이 거저 얻어? 그 꼴은 절대 못 보지. 그냥 다 관둬. 다른 방법으로 해.”

“다른 방법이 없잖아!”

“있어.”

“뭐?”

“카리프 해에 있는 알지르만 섬 중심부. 그곳 밑바닥에 있는 심해가 물의 기운이 가장 강하게 모이는 곳이야. 거기에 있으면 물의 정령왕과 계약한 것만큼 속성을 끌어올릴 수 있어. 물의 진을 거기다 만들면 되겠네.”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해 봤으니까.”

“…….”

“못 믿어?”

“아냐, 물에 관련해서 네 말이면 믿을 만하지.”

“그럼 됐네.”

뭐가 문제냐는 시선에 다들 말을 잃었다. 물의 기운이 강하게 모여드는 장소는 물이 고인 곳이면 어디든 한군데씩 있는 편이고, 나조차도 그 부분을 다 파악하고 있진 않았다. 찾는다면 찾을 수 있겠지만 일부러 찾아볼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사막에 수많은 모래 알갱이가 있어도 그중에서 입자가 크고 작은 걸 일일이 구분해서 보지 않는 거랑 같은 이치다. 물의 정령왕과 계약하려고 별짓을 다 했다더니. 대체 어떤 과거를 보내면 그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건가 싶었다.

“알지르만 섬이면 롬과 마스카 중간에 위치한 곳인가. 지리적으로도 나쁘지 않네. 방진은 일정 간격을 두고 세워야 하거든. 오칼을 중심으로 하면 되겠어. 근데 엘과 계약한 상태로 가면 효율이 더 좋지 않을까?”

“이미 물이 가득 찬 통에 더 물을 붓는다고 양이 늘어나?”

“으음, 하긴.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치는 정해져 있으니 큰 차이는 없겠구나.”

“알면 멍청한 소리 하지 마.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나도 이프리트랑 계약하는 대신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소로 가겠어.”

“화기가 강한 곳도 알아?”

“그건 지금부터 알려줘야지.”

산뜻한 대꾸에 이프리트가 얼굴을 왕창 찌푸렸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걸 알아낼 만한 사람이 그밖에 없다는 점에서, 돌려 지시한 거나 다름없으니 발끈할 만도 했다.

“간격을 두고 방진을 세운다는 말 못 들었니? 그 위치를 고려해서 화기까지 적합한 장소를 찾아내라고? 너 지금 나랑 장난해?”

“그럼 네가 먼저 찾아. 물의 진을 거기다 맞추게 할 테니까.”

“뭐?”

“알지르만 섬 말고도 비슷한 장소를 몇 군데 더 알거든. 대륙마다 하나씩은 있어. 네가 찾아낸 장소를 중심으로 간격을 맞춰보면 되겠네.”

“…….”

“그것도 못하겠어?”

“내가 언제 못한다고 했니? 당연히 할 수 있어! 보자 보자 하니까 정령왕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 거야?”

이런 걸 두고 말려 들어갔다고 하는 거겠지. 누가 불의 정령왕 아니랄까 봐 기세를 불태우는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안 그래도 자존심 강한 그가 ‘나는 할 수 있는데 너는 그것도 못하냐’는 도발을 당했으니 약이 잔뜩 오르긴 했을 거다. 하물며 그 상대가 정령왕이나 신도 아니고 드래곤이라니. 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머리끝까지 차오를 만도 했다.

“그럴 바엔 그냥 둘이 접촉하고 있으면 되지 않아? 포옹하고 있으면 따로 강한 화기를 찾을 필요도 없을 텐데.”

“그건 싫어!”

“그걸 말이라고 해?”

트로웰의 제안은 나오자마자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내내 끌어안고 있어야 한다면 나도 싫기는 할 것 같다. 하물며 상대가 하루에도 몇 번씩 혈압을 높이는 라피스라면야.

“너! 일단 기다려! 바로 알아올 테니까!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대령하면 될 거 아냐!”

씩씩거리며 소리친 후 이프리트는 곧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일부러 화기를 만들면 생태계에 피해가 갈 텐데. 설마 정말로 저지르진 않겠지?

“다 됐네. 나머진 알아서 해. 계약하든 말든.”

제 방식대로 상황을 말끔히 정리한 라피스는 후련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말 하나로 인해 지역 하나가 통째로 용암지대가 될지도 모르게 생겼는데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했다. 그런 그를 한동안 멍한 얼굴로 바라보던 디아곤이 한숨과 함께 머리를 긁적거렸다.

“아네아와 메테는 이미 제 속성의 정령왕과 계약한 상태라 따로 계약할 필요 없어. 너랑 오칼이 문제였지. 아니, 정확히는 네가 문제야. 네가 제 속성도 아닌 물의 정령왕을 독점하려고 해서 그런 거니까.”

“어쨌든 해결됐으니 이제 됐잖아.”

“내 자식이지만 어디서 너 같은 녀석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란타샤는 내가 디아곤 닮았다고 하던데?”

“……우리 카닐이 나한테 뭔가 화난 거 있었나?”

충격에 빠진 디아곤 옆에서 메테의 얼굴도 굳어졌다. 그 표정이 하도 심각해서, 자식이 아버지를 닮았다는 말이 아니라 세상이 멸망했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 같았다. 두 부자(父子)는 곧 머리를 맞대고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혹시 그거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하셨던 유희요. 어머니가 30년 정도 있다가 오라고 했었는데 15년만 있다가 오셨잖아요.”

“헉, 역시 그게 문제였나?”

“그게 아니라면 어머니가 그렇게까지 화나실 이유가 없어요. 그대로 어머니를 찾아가는 바람에 어머니의 유희까지 강제로 끝내게 하셨잖아요.”

“난 단지 카닐이 보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

“그래도 너무하셨어요. 오죽하면 라피스더러 아버지를 닮았다고 하셨겠어요. 나중에 꼭 제대로 다시 사과하세요.”

“그래, 그래야겠다.”

……이쯤 되면 저들에게 라피스라는 단어는 욕으로 쓰이는 게 아닐까. 가족이 저래도 되는 건가 싶으면서도 그 심정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라 나무라기도 뭐했다. 슬쩍 돌아봤더니 라피스는 생긋 웃고 있었다. 녹아내릴 것 같은 화사한 미소에 수군거리던 부자가 어깨를 움츠렸다.

“어디 더 해봐.”

“아하하, 제가 말했던가요, 아버지? 전 라피스라는 동생이 있다는 게 무척이나 자랑스럽습니다.”

“혼자 빠져나가기냐, 메테. 나도 라피스가 내 자식이라 정말 너무너무 자랑스럽다.”

인제 보니 딱한 처지인 건 디아곤도 크게 다르지 않구나. 순식간에 태세전환을 하는 두 남자를 보며 나는 끌끌 혀를 찼다.

“서로 실없는 소리는 이제 그만하고. 슬슬 각자 위치로 갈 준비를 하는 게 좋겠어.”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진정시킨 건 트로웰이었다. 우리 쪽으로 말을 건네면서도 그의 시선은 다른 방향을 향한 채였다.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듯한 눈빛을 보니 아마 혜안을 사용하는 중인 듯했다.

“아직 이프리트가 돌아오지 않았잖아?”

“불의 진이 어디로 정해질지 대충 보였어. 아라투스의 트레이아야.”

그 말에 라피스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기색을 드러낸 그 옆에서 디아곤이 반색했다.

“트레이아면 라피스의 레어가 있는 곳 말이야?”

“맞아, 대륙에서 제일 오래된 활화산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

“거기라면 확실하네. 레드 드래곤들도 어지간하면 안 갈 정도로 뜨거운 곳이니까.”

“거기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 건데?”

“카터스 제국령에 있는 화산지대다.”

오가는 대화에 궁금해져서 물었더니 엘뤼엔이 대답했다. 라피스의 레어가 화산지대에 있다는 말은 얼핏 들었지만 그 지역이 카터스 제국 쪽일 줄은 몰랐다. 굳이 가까운 제국을 놔두고 여기까지 유희를 나온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허망하리만치 간단한 답이 돌아왔다.

“여기 수질이 더 좋아서.”

“……아, 그래. 어쨌든 집 근처라니 잘됐네. 잘 다녀와.”

가볍게 손을 흔들어 줬더니 라피스의 눈이 대번에 사나워졌다.

“웃기지 마. 너도 같이 가는 거야. 나만 혼자 고생하라고?”

“나도 놀고 있을 건 아니거든? 그리고 내가 가면 안 되는 거 아냐? 화기가 줄어들 텐데.”

“어차피 끌어올릴 수 있는 속성의 최대치는 정해져 있다고 했지?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쳇.”

이참에 개별 활동을 하게 되나 했더니 빠져나갈 틈을 주질 않는구만. 본인의 뜻이 강경하니 별수 없이 따라가 줘야 할 모양이다. 이제껏 그가 내 일정에 묵묵히 따라줬으니 이번엔 내가 할 차례라고 생각하면 큰 불만은 없었다. 고개를 끄덕이다 슬쩍 옆을 봤더니 디아곤과 메테가 어딘지 짠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그들을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을 지금은 그들이 나를 보면서 느끼고 있는 듯했다. 우리는 서로를 응시한 채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처지에서 비롯된 유대감이 한껏 피어오르는 순간이었다.

“흠, 카터스 제국인가. 대공도 거기에 있겠구나.”

때마침 트로웰이 걸터앉아 있던 바위에서 훌쩍 내려서며 말했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전혀 생각지 못한 것이라 나는 깜짝 놀라 그를 돌아보았다.

“대공이 카터스 제국에 있다고?”

“응, 그런 것 같네. 정확히는 악신이 되려는 그자가 거기 있는 거지만.”

“혹시 뭔가 보였어?”

“아니, 추론이야. 엘 네가 카터스 제국으로 가게 됐으니까.”

“어? 나? 그게 왜…….”

“그자와 엘은 깊은 악연이 닿아 있거든. 이런 연은 하는 일마다 엮이게 되어 있어. 종장이 다가올수록 더 그렇지.”

즉, 내가 악신과 엮인 운명이기에 내가 가는 장소에도 의미가 있을 거라는 뜻이다. 그다지 달갑진 않지만 전 마왕과 나는 확실히 악연이 깊긴 했다. 이사나와 계약한 것부터 최근의 연회까지. 의도하지 않아도 그가 하려는 일을 방해하는 곳엔 항상 내가 있었다. 언젠가 그자가 말한 것처럼, 처음부터 반대편에 서기로 정해져 있는 듯이.

하늘을 응시하는 트로웰은 여전히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가 보는 세상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조금 궁금해졌다. 눈이 부신 듯, 그가 한 손으로 햇살을 가리며 중얼거렸다.

“긴 여행이 시작되겠구나.”

* * *

코끝을 간질이는 향에 눈이 떠졌다. 몹시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잔 것 같았다. 언제부터인가 자고 일어나도 늘 둔하기만 했던 머리가 시원한 물에 씻겨지기라도 한 것처럼 개운했다.

유카르테는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사방이 전체적으로 어둑해서 시간의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자신이 얼마나 잠들어 있었던 건지도, 이곳이 어딘지도 알 수 없었다. 단지 크고 단단한 침대 위에 누워 있다는 것, 그리고 천장의 형태가 처음 보는 낯선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히 알았다. 스왈트 황궁은 아닌데, 짐작 가는 곳이 없었다.

그는 차분히 마지막 기억을 짚어보았다. 굳이 멀리 돌아볼 것도 없이 바로 선명해지는 기억에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이 왜 의식을 잃었는지 떠올랐다. 그는 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망친 참이었다.

시작부터 모든 게 완벽한 계획이었다. 연회는 순조로웠고, 준비물도 차질 없이 갖춰졌다. 마력을 시험한 결과도 기대 이상이라 당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제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게 생각지 못한 불청객 때문에 망가졌다.

처음 만났던 순간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 금발에 푸른 눈을 한, 보기 드문 미인이었다. 외모와 연령은 최상품인데, 다른 조건이 적합하지 않아 두고 가면서도 아쉬워했었다. 그래 봤자 수하들에게 처분을 맡긴 즉시 머릿속에서 금방 지워버린 정도의 아쉬움일 뿐이었다. 두 번 다시 볼일도 없는 상대에게 시간을 소비할 마음은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멀쩡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게다가 다시 나타났을 땐 금발이 아닌 푸른 머리카락을 하고 있었다. 마치 바다를 담은 것 같은 신비로운 색이었다. 그때 그는 거의 본능적으로 그녀의 정체를 깨달았다.

물의 정령왕!

그 순간의 충격이 다시 떠오르자 몸이 떨렸다. 정령왕이 그렇게 인간과 흡사한 모습일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의 친애하는 조카가 계약했다는 사실을 듣지 못했다면 곧장 알아보진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좀 더 빨리 알아차렸다면 좋았을 뻔했다. 설마 정령왕이 나타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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