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화
“……자크?”
데르온은 굳은 얼굴로 데자크를 불렀다. 그에게 두 어깨를 붙잡힌 상태인데도 데자크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감정을 전혀 담아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 눈동자 또한 아무것도 비치지 않은 채 텅 비어 있었다. 눈을 뜨고 있지만 깨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인형처럼 생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모습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의식이 없는 건가?’
그는 침착하게 데자크의 모습을 살폈다. 그의 머리 부근에 마력이 엉켜 있는 것이 느껴졌다. 누군가 그의 머리에 장난을 쳐둔 것 같았다. 그것을 파악하고 나니 그의 행색이 눈에 들어왔다.
항상 깔끔하던 옷차림이 엉망이다. 찢긴 옷자락과 벌겋게 물든 핏물. 목부터 시작해서 몸 여기저기에 심각한 부상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누가 보아도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난 모습이었다.
“젠장.”
무슨 일이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데르온은 초조해지는 기분을 삼키며 급히 주위를 경계했다. 그들 외에 다른 누군가가 근처에 있는 기색은 없었지만, 데자크의 상태를 봐선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일 가능성이 컸다. 본능이 이곳을 어서 피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데자크를 놔둔 채 자리를 떠날 수도 없었다.
“망할 데자크, 일단 정신부터 차리란 말입니다.”
이를 갈 듯이 내뱉은 후 그는 곧장 데자크의 얼굴을 한 손으로 덮듯이 잡았다. 그의 마력을 강하게 불어넣자 미동 없이 앉아 있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다행히 효과가 있었는지 탁하기만 하던 눈동자가 점차 선명한 빛을 품기 시작했다.
얼굴 가득 만연해 있던 멍한 기운이 사라지고 시선이 또렷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자크?”
“…….”
천천히 두 눈을 깜빡이는 남자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데르온이 조심스럽게 이름을 불렀다. 이번엔 소리를 인지한 것인지 데자크의 눈썹이 크게 꿈틀거렸다. 곧 고개를 돌린 얼굴과 시선이 마주쳤다 느낀 순간이었다.
“……!”
돌연 강한 힘이 그의 몸을 덮쳐왔다. 데자크가 그에게 달려든 것이다. 설마 공격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데르온은 그대로 밀쳐져 바닥에 처박혔다.
“큭!”
그의 목을 움켜쥔 두 손이 강하게 조여 오기 시작했다. 데르온은 잠시 버둥거리다가 그를 짓누르고 있는 상대의 배를 있는 힘껏 걷어찼다. 험악하게 덮쳐오던 기세와는 다르게 데자크는 바로 떨어져 나갔다.
애초에 이런 공격이 가능하리라고 생각지 못할 만큼 몸 상태가 엉망이었으니 반격을 버티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무리해서 움직인 것이긴 했는지 쓰러진 이후로 데자크는 다시 일어나지 못한 채 가쁜 숨만 몰아쉬었다.
물론 갑자기 공격당한 데르온의 입장에선 동정의 여지가 없는 모습이었다.
“뭐하는 겁니까? 기껏 정신 차리나 했더니!”
엎어져 비틀거리는 데자크를 향해 데르온이 쏘아붙였다. 그러자 한창 힘없는 기침을 내뱉던 데자크의 움직임이 잠시 멈췄다.
“……데르온?”
고개를 드는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듯 경악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충격으로 흔들리는 붉은 눈동자를 보며 데르온은 안도의 한숨을 삼켰다. 다행히 자신을 알아보긴 하는 모양이었다.
“자네, 정말 데르온인가?”
“보면 모릅니까?”
퉁명스러운 대답에 데자크는 눈을 몇 번 더 깜빡거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먹구름이 끼인 듯 갑갑하던 머릿속이 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점차 맑아지는 것 같았다. 동시에 깨질 듯한 통증도 함께 느껴졌다.
“자네가 어떻게…… 큭.”
“자크, 괜찮습니까?”
말하다 말고 머리를 짚으며 신음하자, 데르온이 서둘러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려던 데자크는 그대로 얼굴을 굳혔다. 혼미하던 정신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광경이 뒤늦게 눈에 들어왔다. 새카만 마신의 정수가 가득 들어차 있는, 마력의 샘이.
<나를 위해 죽어줘야겠다, 데자크 룬.>
나른한 여인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속삭이던 것이 기억났다. 잔인하게 빛나는 두 눈을 보는 순간 데자크는 직감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느꼈다. 그러나 파고든 손톱은 예상과 다르게 그의 마지막 숨을 거둬가지 않았다.
<아니지. 지금 널 죽여 버리면 마신의 정수를 만들 때 세르피스의 피를 써야 하잖아. 꽤 많이 필요할 텐데, 그건 안 될 말이지. 그러다 세르피스까지 죽어버리면 조금 곤란하거든. 그녀는 이 외에도 나를 위해 할 일이 남아 있는 몸이니까.>
손톱을 거둔 카류안이 난처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의 뱀 같은 시선이 천천히 훑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져서, 데자크는 헐떡이는 와중에도 이를 갈았다. 차라리 지금 당장 숨이 끊어지는 게 나을 정도로. 견딜 수 없는 치욕감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 같았다.
<이왕이면 어차피 죽을 몸을 활용하는 게 좋겠어. 그대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데자크?>
웃음소리가 맴돌고, 눈앞에 순식간에 뿌옇게 되는 것이 느껴졌다. 이후의 기억은 먹에 잠긴 듯이 까맣다. 그 결과가 눈앞에 있는 마력의 샘이었다. “빌어먹을.” 데자크는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욕설을 나직하게 내뱉었다.
언제부터 얼마나 많은 마신의 정수를 만들어낸 건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이미 상당수의 정수가 봉인을 풀기 위해 쓰였다는 사실이었다. 그가 알고 있는 것보다 샘물의 양이 훨씬 적었다. 한번 바닥을 드러내었다가 새로 차오른 것이 분명했다.
“카류안이 한 짓입니까?”
어느 정도 상황을 짐작한 데르온이 차분하게 질문을 건넸다. 타인의 의식을 장악하는 악질적인 방식은 유체 시절부터 두드러졌던 카류안의 가장 큰 특기였다. 그게 아니라도 애초에 이 마계 내에서 북 공작인 데자크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존재는 그리 많지 않았다.
루카르엠은, 마신 카노스 님은 어디에 계신단 말인가. 그가 마계에 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 리가 없다. 엄습하는 불길한 생각에 데르온은 입술을 깨물었다. 오랫동안 소식이 없다 싶었지만 설마 마계의 상황이 이렇게 나쁘게 흘러가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듣기로 하죠. 어쨌든 지금은 일단 이곳을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대로 계속 이곳에 있는 건 위험합니다.”
데르온은 초조한 기분으로 데자크에게 다가섰다. 본래 목적이던 마신의 정수가 바로 눈앞에 있었지만 지금은 그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치료하는 게 먼저였다. 하지만 그의 부상이 너무 심각해서 치료가 가능할지 감히 예상이 되지 않았다. 차원 이동만 할 수 있었다면 정령왕 엘퀴네스에게 보일 수 있었을 텐데. 데자크가 마계를 벗어날 수 없는 몸이라는 사실이 이 순간만큼 안타까웠던 적이 없었다.
“자크……?”
부축하려는데 데자크가 오히려 그의 팔을 붙잡아 내리 눌렀다. 의아하게 바라보는 그를 향해 차갑게 가라앉은 시선이 닿았다.
“자넨 왜 이곳에 왔지?”
“그건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지금 이럴 시간이…….”
“아니, 지금 듣겠다.”
서늘한 대답에 데르온은 말을 멈추고 입을 다물었다. 이어진 말에 그는 더 당황해야 했다.
“자네가 카류안의 하수인이 아니라는 걸 내가 어떻게 믿지?”
“그게 무슨 말입니까? 카류안의 하수인이라니.”
“자네가 모르는 사이에 장악되었을 수도 있지 않은가.”
“소름끼치는 소리 좀 하지 마십쇼! 절대 아닙니다! 그럴 리가 없잖습니까!”
“그럼 내가 자넬 믿을 수 있게, 자네가 내가 아는 데르온이라는 증거를 보여.”
이 순간에도 그의 숨이 조금씩 가빠지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 자신조차 생명의 빛이 빠른 속도로 꺼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한시가 시급한 와중에 왜 이상한 고집을 피운단 말인가. 데르온은 속이 타들어 가는 것을 느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 같아선 강제로 끌어가고 싶었지만 타오를 듯 강렬한 시선을 보니 절대 순순히 따라나설 기색이 아니었다. 할 수 없이 그는 허리춤에 묶어둔 바람의 장막을 조심스럽게 풀어낸 다음, 그 안에 간직해 두었던 것을 꺼내들었다.
“이것을.”
“……!”
그가 내미는 것을 의아하게 바라보기를 잠시, 데자크의 눈이 부릅떠졌다. 갑자기 튀어나온 것처럼 나타난 황금색의 물체에서 익숙한 느낌이 전해졌다. 자신의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그건 틀림없는 마족의 알이었다.
“어떻게…….”
데자크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알을 받아들었다. 손에 닿는 순간 따뜻한 온기와 더불어 선명하게 움직이는 태동이 전해져 그는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번 번식기의 알은 그날 이후 전부 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직 살아남은 생명이 있었다니.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카노…… 루카르엠 님이 물의 왕께 맡기신 것입니다.”
“……루카르엠 님이? 물의 정령왕에게?”
“일이 그렇게 되기 전에 따로 보호해 두셨던 모양입니다. 강한 운명을 타고난 아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다음 왕이 될 자질이겠지요. 물의 정령왕이 태어날 아이의 대부가 되어 주기로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주군으로 모시기로 한 참입니다.”
어디까지 밝혀도 좋을지 알 수 없어 데르온은 우선 간략하게 설명을 마쳤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는지 다시금 숨을 터트린 데자크가 일렁거리는 눈으로 알을 쓰다듬었다. 먹먹하기까지 한 그 모습에 데르온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상태가 급작스럽게 나빠지셔서 데자크의 도움을 받기 위해 몰래 모셔온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줄이야. 제가 얼마나 놀랐는지 압니까? 지금도 당혹감이 사라지질 않아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이제 됐습니까?”
“……그래, 자네가 데르온인 건 맞는 모양이군.”
“그러게 그렇다고 했잖습니까.”
한숨과 함께 대답한 후 데르온은 다시금 부축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데자크는 이번에도 그 손을 저지하며 중간에서 멈추게 했다. 의아해져서 얼굴을 찌푸리는 데르온을 향해 데자크가 희미하게 웃었다.
“자넨 예전부터 날 즐겁게 하는 재주가 있었지. 이번에도 마찬가지군. 지금 내가 얼마나 기쁜지 자네는 모를 거다. 내 평생 이렇게 기뻤던 순간이 없을 정도로. 자네의 모습까지 예뻐 보일 지경이야.”
“……딱히 당신을 즐겁게 하려던 건 아닙니다만. 기쁘다니 다행이긴 하군요. 살아남은 알이 있는 게 그렇게 반갑습니까?”
“물론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곳에 나타난 마족이 데르온 자네라는 걸 확인한 게 더 기쁘군. 이제 안심하고 부탁해도 되겠어.”
“예? 갑자기 무슨 부탁을…….”
“지금 당장 날 죽여라.”
“……!”
데르온은 잠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방금 전 눈앞에 있는 남자의 입에서 굉장한 헛소리가 흘러나온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못들은 것으로 하고 싶었다.
“방금, 뭐라고…….”
꺼질 듯 간신히 말을 내뱉고 나서야 그는 자신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프도록 뻐근해진 근육을 이완시키자 그때부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온몸으로 동요를 드러내고 있는 그와는 다르게 데자크는 담담한 모습이었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네 말대로 시간이 없다. 미적거리지 말고 어서 날 죽여. 알겠나, 데르온? 지금 이 시간 이후부터 네가 북 공작이 되는 거다.”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 있습니까?”
“물론. 카류안의 뒤통수를 치는 중이지.”
“예?”
당황해서 되묻는 얼굴을 보며 데자크는 더 짙게 웃었다.
“루카르엠 님이 그의 육체를 봉인한 것 같더군. 카류안은 그 봉인을 깨기 위해 세르피스의 의식을 장악했고, 마신의 정수를 만드는 내 힘을 노리고 있다.”
“……!”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겠나? 아마 그는 이미 만들어진 정수를 들고 봉인을 풀러 갔을 거다. 아직 필요한 양을 채우려면 더 있어야 할 텐데, 성급하게 자리를 비운 걸 보니 어차피 내가 곧 죽을 거라 생각해서 방심한 모양이다. 설마 그사이에 중간에서 다른 자가 낚아챌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하고 말이야. 이런 때에 자네가 이곳에 오다니 정말 운이 좋았어. 그야말로 마신이 보우하사 아닌가.”
“당신이 다시 멀쩡해져도 되는 거잖습니까! 안전한 곳으로 가서 바로 치료를 시작하면……!”
“기특한 소리를 하는군. 자넨 내 몸이 치유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시험하듯이 건네진 질문에 데르온은 선뜻 답을 이을 수 없었다. 애써 외면하고 있던 진실이 꾸역꾸역 현실을 돌아볼 것을 강요하고 있었다. 데자크의 육체는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 이미 빠져나간 생명의 자리가 메울 틈도 없이 벌어진 채 새카만 사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눈을 뜨고 멀쩡히 대화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불안정하게 굳어 있는 표정을 본 데자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장기에 손상도 많이 입었고 피도 너무 많이 흘렸다. 약 따위는 통할 리가 없고, 치유 마법으로도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건 자네도 알고 있겠지. 자넨 마법에 꽤 조예가 깊으니까.”
“자크, 하지만……!”
“정신 차려, 데르온. 냉정하게 생각해라. 난 어차피 곧 죽어. 이대로 죽으면 내 힘은 카류안 쪽으로 넘어간다. 그것만은 반드시 막아야 해. 자네가 하지 않겠다면 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수밖에 없다.”
“……!”
“북 공작의 힘은 자결하면 전승되지 않지. 한동안 사라졌다가 아주 긴 시간이 흐른 후에야 누군가에게 다시 나타나게 될 거다. 그 시간이 몇백 년일지, 몇천 년이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해. 그때까지 마족은 번식기를 갖지 못한다. 나는 가능한 한 그 선택지만큼은 택하고 싶지 않아.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세계는 미래가 없는 죽은 세계일 뿐이다. 태어날 미래의 왕께 반쪽짜리 마계를 다스리게 할 건가?”
눈앞에서 똑바로 쏘아지는 시퍼런 안광에 데르온은 헐떡이듯 숨을 삼켰다. 그는 한동안 창백한 얼굴의 데자크와, 그 품에 안겨있는 황금색 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 망설임에 결단을 촉구하려는 것처럼, 데자크가 들고 있던 알을 데르온의 품에 밀어 넣었다.
닿은 온기에서 두근거리는 태동이 전해졌다. 그제야 침착해진 데르온이 머리를 털어내고 호흡을 길게 내뱉었다. 다시 눈을 뜬 그의 눈빛은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안정을 되찾은 그를 보고 데자크도 안심한 얼굴을 했다.
“결심을 굳혔나?”
“……북 공작에게 걸리는 장소 제약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마계를 떠나지 못하게 되는 건 곤란합니다. 주군을 위험하게 만들 순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라. 그 제약은 전승되지 않으니까. 자리가 바뀔 때마다 새로 계약하는 방식이다.”
“그건 잘됐군요.”
이를 아득 간 후, 데르온은 한 손에 천천히 마력을 모았다. 단 한순간, 아주 잠깐이기만 하면 된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몸뚱이는 충격만 강하게 줘도 나약하게 잡고 있는 숨을 놓칠 것이다.
그는 마력을 그러모은 손을 데자크의 심장 부근에 가져다 댔다. 데자크도 그 행동의 의미를 알았다. 마지막을 기다리듯 평온해진 얼굴을 보고 데르온은 다시 입술을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