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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왕 엘퀴네스-215화 (215/608)

제215화

저벅―

내딛는 걸음 아래 발자국이 짙게 남았다. 흙먼지가 잔뜩 나부끼는 마을은 황폐했다. 방치된 방책들과 병기들. 눈에 보이는 식물이란 식물은 나무는 물론 길가의 잡초까지 전부 바싹 말라 비틀려 있었다. 마치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 유령 마을 같았다. 그나마 낡지 않은 건물들과 정비된 길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사람이 살았음을 알려주는 증거였다.

“이곳이 정말 확실한가?”

“예, 맞습니다.”

뒤따른 남자의 대답에 질문을 건넨 남자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기척이 전혀 없군요. 버려진 마을인 것 같습니다.”

“그건 보면 알아.”

“왠지 음산한 느낌이네요.”

“주위를 좀 더 수색해 볼까요?”

남성으로만 다섯으로 구성된 일행은 멀리서 온 여행자들로 보였다. 한마디씩 주고받은 후, 네 사람의 시선이 모두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향했다. 선두에 서 있는 남자는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있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살짝 드러난 하관의 얼굴선이나 피부를 볼 때 그다지 나이가 많지 않은 사람인 건 분명했다.

반응을 기다리는 시선에도 남자는 그저 묵묵히 앞을 주시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결정권을 지닌 자가 침묵하니 나머지 일행들 역시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뭐하시는 분들이시오?”

그때 그들의 뒤쪽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 지역의 토착민으로 보이는 거구의 남성이었다. 움직이지 않는 일행들을 경계하는 시선으로 보던 그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여행객들이신가 본데, 보다시피 이 마을엔 이제 사람이 살지 않소. 묵을 곳을 알아보는 거라면 날 따라오시오. 다른 곳을 안내해 주겠소.”

그 말에 남자들의 눈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이번에도 그들의 시선이 선두에 있는 남자를 향했다. 그가 허가를 내리듯 고개를 끄덕이자, 구성원들 사이에서 가장 활기차 보이는 남자가 나서서 물었다.

“그대는 이곳 주민인가?”

“얼마 전까지는 그랬소.”

“제법 큰 마을 같은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주민들이 살던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대다수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다. 보통은 이민족들에게 침략을 당해 터전을 빼앗기거나, 큰 전염병이 돌 때였다. 하지만 침략을 당했다기엔 이 마을은 아무리 봐도 전투의 흔적이 없었다. 전염병이 돌았다면 시체라도 있어야 하는데 무덤조차 보이지 않았다. 기이할 정도로 바짝 마른 식물의 시체라면 널려 있긴 했지만 말이다.

물론 식물들이 전부 죽어 있는 건 이상한 일이긴 했다. 쓰러져있는 곡물들엔 심지어 알곡이 그대로 맺혀 있었다. 수확을 앞두고 갑자기 죽었다는 뜻이었다.

‘누군가 수로에 독이라도 탄 건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광경이었다. 그러자 거구의 남자가 비웃는 것처럼 입술을 비틀었다.

“수호신이 떠났기 때문이오.”

“수호신?”

“지금껏 받은 것들로 풍족하게 살았는데 그것을 주던 존재가 사라졌으니 어찌 되겠소. 전부 잃을 수밖에.”

알 수 없는 표현에 남자들은 서로 의아한 시선을 교환했다.

“그…… 저주를 받았다는 뜻인가?”

“저주가 아니오. 그냥 받았던 걸 반납한 거지. 사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이 마을은 이렇게 큰 편이 아니었소. 가뭄이 들기 전에도 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토지였지. 다시 그때로 되돌아간 것뿐이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없는 건가?”

“사람의 심리라는 게 간사하잖소. 일단 한 번 누려보고 나니 다시 예전처럼 살지는 못하겠는 모양이오. 그래서 다들 떠났소. 뭐, 계속 이곳에 살기가 겁나기도 했을 거요. 울창하던 숲과 작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가니 함께 죽어가는 기분도 들었겠지. 흥, 나는 일찌감치 이리 될 줄 알고 있었소. 그렇게도 내 충고를 무시하더니만. 꼴좋게 된 게지.”

투덜거리는 얼굴엔 망가진 마을에 대한 속상함보다는 오히려 통쾌함이 묻어 있었다. 남자들은 여전히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그때 선두에 있던 남자의 입이 처음으로 열렸다.

“반려성이 떠난 건가?”

“……!”

무뚝뚝한 음성에 그의 일행들이 모두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거구 남성의 반응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는 숨이라도 넘어갈 듯이 컥컥거렸다.

“반려성을 찾아오신 분들이셨소?”

놀람을 담은 음성이 터져 나오자 남자들의 얼굴에 이채가 서렸다. 어딜 봐도 평범한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그가 반려성에 관해 알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헛짚은 건 아니었군.”

“그러게 제가 이곳이 맞다고 했잖습니까.”

“그러면 뭘 해. 그래 봤자 이미 떠나고 없다는데.”

되받아치는 말에 항변하던 사람이 바로 시무룩해졌다. 그들의 시선이 다시 거구의 남자를 향했다.

“그대의 이름은 뭐지?”

“나, 나는 팔론이라고 하오. 이 마을의 대장장이었소.”

“반려성이 떠난 지는 얼마나 되었나?”

“몇 달 정도 되었소.”

거구의 남자, 팔론의 대답에 그들은 얼굴을 찌푸린 채 저들끼리 떠들었다.

“고작 몇 달 만이라. 과연 놀랍구만. 반려성은 수호의 별. 대지를 비옥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고 하지. 그녀가 떠나는 바람에 더 이상 가호를 받지 못하게 된 거로군.”

“으음, 하지만 좀 이상한데요. 한번 내려진 가호는 반려성이 숨을 거둔 후에도 몇 세대까지는 유지된다고 들었습니다. 단순히 자리를 떠났다는 이유로 고향이 황폐해졌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습니다.”

“단순히 떠난 게 아니었겠지.”

이번에도 입을 연 것은 선두에 선 남자였다. 그 말에 떠들고 있던 사람들이 일시에 조용해졌다. 그가 자신을 주시하는 것을 느끼고 팔론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를 쫓아냈나?”

“……!”

그들 일행 사이에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울렸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냐는 표정이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들의 기대를 배반하기 충분했다.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소.”

“……맙소사, 정말 쫓아냈군.”

“어떻게 그런 일이.”

“제정신인가?”

남자들의 입에서 탄식이 연거푸 흘러나왔다. 유일하게 침묵을 지키고 있는 건 선두에 있는 남자뿐이었다. 그러나 후드 속에 감춰져 있는 그의 표정 역시 좋지 않을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미개인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에 팔론은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제까지 반려성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어중이떠중이들과는 질이 달랐다. 이들은 진짜였다.

“어, 어디에서 온 분들이시오?”

심장이 벌렁거리는 바람에 묻는 목소리가 떨렸다. 남자들이 대답 없이 그를 주시하자 팔론은 질문을 다시 정정했다.

“반려성을…… 왜 찾으시는 건지 여쭤 봐도 되겠소?”

“왜 그런 걸 묻지?”

“아, 아가씨를 모시러 오신 건지 궁금해서 그렇소. 그저 호기심에 찾아온 자들도 많았던지라…….”

“흥, 우리가 그런 한가한 작자들과 동급으로 보이나? 우리는 정식으로 반려성을 모시러 왔다. 그분은 제왕의 별 아래 태어난 존귀한 분의 반려가 되실 것이다.”

“……!”

당당한 답변에 심장이 쿵 떨어졌다. 팔론은 억울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런 자들이 왜 이제야 찾아왔단 말인가. 조금만, 조금만 더 빨리 왔다면. 그럼 아가씨를 괴롭힌 지독한 오해들도 전부 끝났을 것이다. 어쩌면 모두의 축복 속에서 떠날 수도 있었을 텐데!

원통한 그만큼이나 남자들 역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몇날 며칠 잠도 아껴가며 찾아온 존귀한 반려성이었다. 그들의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날 때부터 축복 속에서 사람들의 보필을 받으며 귀하게만 자랐을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선 쫓겨나듯 떠났다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거참, 반려성이 알폰프 제국에 있다고 할 때부터 불안하더라니. 아무튼 미개한 놈들이란.”

“세리엄 님, 듣습니다.”

“내가 오죽하면 이런 말을 해? 반려성을 쫓아냈다잖아! 이 정도 말은 들어도 싸지!”

“세리엄 님!”

남자들 사이에서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빠르게 오갔다. 팔론은 긴장한 얼굴로 가만히 그들의 눈치만 살폈다. 여전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이었지만 알폰프 제국민이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반려성이 어디로 가셨는지는 아나?”

“자, 잘 모르오. 갑작스레 가버리신지라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했소.”

“혼자 떠나신 건가?”

“아니오. 내가 알기론 함께 떠난 분들이 있었소.”

“함께 떠나?”

“아가씨의 목숨을 구해준 분들이셨소.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아가씨는 이미 돌아가셨을 거요.”

그 말에 일행들의 표정이 묘해졌다.

“혹시 반려성을 찾아온 자들이었나?”

“아니, 그렇지 않소. 반려성은커녕 그런 전설에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이었소.”

“그래?”

남자들의 얼굴에 안도감이 떠올랐을 때였다.

“아, 하지만 아가씨가 지닌 능력을 한눈에 알아보았소. 아가씨의 힘이 이상한 게 아니라고 말해준 사람들은 그들이 처음이었소.”

“그, 그래?”

“그들은 아가씨가 굉장히 뛰어난 땅의 정령사라고 말했소. 내가 말해주기도 전에 아가씨가 미래를 보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오. 굉장히 신비로운 일행이었소.”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벅차올랐기에 팔론은 조금 흥분한 어조로 떠들었다. 그럴수록 남자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이능력을 한눈에 알아보는 자들이 우연히 이 마을을 들렀다라. 이거 왠지 예감이 안 좋은데.”

“설마 한발 늦어버린 건 아니겠죠?”

“불길한 소리!”

따끔한 호통과 함께 그들은 황급히 선두에 선 남자의 눈치를 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무서웠다. 간곡한 반대를 물리치고 직접 나서기까지, 빈말로도 순탄하다고 할 수 없는 여정이었다. 그런데 그 결말이 이렇게 꼬여버리게 될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일단 반려성을 찾는다.”

한참의 침묵 끝에 남자의 입에서 단호한 음성이 떨어졌다. 일행들이 모두 흠칫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이, 이대로 계속 추적하는 겁니까?”

“계획했던 것보다 일정이 너무 늦어집니다. 어디로 가셨는지도 알지 못하는데, 이러다 몇 년이 걸릴지도……!”

“그래도 상관없다.”

만류하는 분위기 속에서 남자의 무심한 대꾸가 이어졌다. 후드 속에서 가라앉은 눈동자가 서늘한 빛을 뿜었다.

“이 여정이 끝나는 건 그녀를 찾을 때까지다.”

싸늘하게 중얼거린 후 그는 먼저 몸을 돌려 걸어가기 시작했다. 남자들이 당황한 채 그의 뒤를 따랐다. 가장 후미에 있던 남자역시 걸음을 내딛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점부터 다시 쳐야겠군.”

* * *

“왠지 아까부터 귀가 간지러워.”

무료하게 앉아있던 알리사가 멍하게 중얼거렸다. 나무늘보처럼 축 늘어진 몸과는 다르게, 그녀의 두 눈은 싸우기라도 하는 듯이 허공을 집요하게 노려보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알리사의 모습을 이사나와 시벨리우스가 귀엽다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 역시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누가 알리사, 네 얘기 하고 있는 거 아니야?”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아는 어떤 나라에는 그런 말이 있거든. 이유 없이 귀가 간지러우면 누가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는 거라고.”

“정말? 누구지?”

“그냥 단순히 귀 청소를 게을리한 탓 아닙니까?”

신기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알리사 옆에서 시큰둥하게 지나가는 말이 이어졌다. 무신경한 발언의 주인공은 데르온이었다. 알리사의 얼굴이 단숨에 빨개지는 것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데르온, 당신은 섬세함이 너무 부족해요.”

“그렇습니까? 그래도 적의 살을 발라낼 때는 누구보다 섬세하다는 평을…….”

“그러니까 바로 그런 점이 문제라구요.”

기겁하며 말을 가로막자 데르온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여전히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대체 어떤 교육을 받고 자라면 저런 사고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걸까. 멀쩡했다가도 한 번씩 기함하게 만들 때마다 그가 마족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나는 배낭 속에 있는 알의 존재를 다시금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부디 태어날 아이는 정상이어야 할 텐데.’

기세 좋게 떠맡긴 했지만 내가 정말 아이의 대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내 쪽에서 적응하는 문제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가 날 따를지가 걱정이었다. 어차피 대부분의 육아는 데르온이 맡아서 할 거고, 난 그저 이름뿐인 대부에 그칠 가능성이 더 크다.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편할 텐데, 왠지 그렇게 되지가 않았다. 이왕 책임지기로 한 이상 가능하면 잘 지내고 싶었다.

“엘 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상념은 잠시 후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빠르게 흩어졌다. 고개를 들자 쟁반을 들고 나오는 카이테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가 들어서자 편하게 앉아 있던 일행들이 다시 자세를 바로 했다. 카이테인은 인원수에 맞춰 가져온 찻잔을 하나씩 일행들에게 건네주었다.

“방금 달인 약초 차입니다. 입맛에 맞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앞에도 찻잔을 내려놓은 후, 카이테인은 내 맞은편 자리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여전히 난초처럼 정갈한 느낌을 풍기는 사람이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엔딜의 집 안에 있는 응접실이었다. 여러 명이 머물기엔 다소 좁은 공간이었지만, 집 자체가 작은 편이라 불편함은 감수해야 했다. 그것만 빼면 꽤 아늑한 집이었다. 전체적으로 낡은 것에 비해 구석구석 신경 써서 깔끔하게 관리한 티가 났다.

“갑자기 돌아오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 돌아오시려면 기한이 한참 남았다고 생각했거든요. 게다가 새로운 동료들도 생기셨군요. 라피스 님만큼이나 특색 있는 분들이시네요.”

카이테인의 시선이 어색하게 앉아 있는 일행들을 한 번씩 스쳐 지나갔다. 특히 시벨리우스와 데르온에게 닿았을 땐 조금 더 오래 머물렀다. 요즘 시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블루 엘프(실제로는 더 희귀한 유니콘이지만)와, 한눈에도 마족이라는 티를 풀풀 풍기는 존재는 누가 보기에도 눈에 띄었다. 더구나 데르온의 경우엔 일전에 한번 대치한 전적도 있으니 정체를 몰라볼 수가 없을 터였다.

“아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갑자기 이렇게 몰려오는 식이 돼서 미안해요.”

“아닙니다. 이렇게 돌아오셨다는 건, 가신 용무를 마치신 겁니까?”

“네!”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자 카이테인도 기쁜 얼굴로 웃었다.

“정말 잘되었습니다. 이제 공작 전하의 병도 나을 수 있겠군요. 축하드립니다, 엘 님. 축하드립니다, 폐하.”

애초에 원래 모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는 외모가 바뀐 이사나를 보고서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가 건네는 축하 인사에 이사나가 부드러운 미소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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