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화
씩씩한 대답에 이사나의 얼굴이 펴졌다. 부드럽게 늘어진 입술 끝에 드러난 건 명백한 안도감이었다. 마지막 기회라는 듯이 압박했으면서도, 막상 속으론 그대로 겁을 먹고 물러날까봐 염려했었던 모양이다. 나는 피식 웃으며 알리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결정됐네. 새삼스럽지만 다시 인사할까? 앞으로 잘 지내보자, 알리사.”
“정말? 정말 데려가는 거야? 이러다 갑자기 말 바꾸는 거 아니지?”
“그런 짓 안 해. 오히려 잘됐어. 안 그래도 너 혼자 놔두고는 걱정돼서 발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거든. 그치만 나중에 후회해도 난 정말 모른다?”
“헤헤, 괜찮아. 원망만 할게.”
“그럴 땐 안 한다고 해야 하는 거거든?”
웃으며 혀를 차자 다른 일행들도 모두 와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차라리 진작 이렇게 할 걸 그랬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마음속에 남아 있던 무거운 응어리가 사라진 것 같았다. 이사나와 시벨리우스도 마찬가지인 듯,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아마 알리사가 좋은 곳에 정착했더라도 지금 같은 표정을 짓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알리사가 얼마나 마음의 결심을 단단히 했는지 몰라도, 막연한 상상과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알리사에겐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가장 가까이로는 우리의 정체부터 시작해서, 멀리는 황권을 둘러싼 정쟁까지. 무엇 하나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 쉬운 일들은 아니었다.
‘뭐, 앞으로 차차 밝혀나가면 되겠지.’
그런 생각으로 이사나를 바라보자 그 역시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기쁜 것만큼이나 마음이 복잡한 것 같았다.
“근데 나 팔찌는 언제 풀어주는 거야? 멀든이랑 이 기쁨을 나누고 싶은데 부를 수가 없어.”
“아참, 그렇지. 팔 내밀어 봐.”
지시를 받자마자 알리사는 곧장 팔을 내밀었다. 시벨리우스와 이사나도 같이 다가와 팔찌를 구경했다.
“열쇠로만 풀리는 방식인가? 좀 특이한 팔찌네. 이건 그냥 부숴야겠는걸?”
“부술 수 있겠어, 엘?”
“흠, 내 힘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나는 어깨를 으쓱인 다음 팔찌를 단단히 움켜잡았다. 그때 문득 팔찌의 모양에 시선이 향했다. 정확히는 팔찌에 있는 장식이 눈에 띄었다. 거무튀튀한 표면 위에 둥근 모양으로 세공된 불투명한 파란색 보석이 박혀 있었다.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은데 눈에 밟힌 건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던 끝에 나는 그것을 어디서 봤는지 떠올렸다.
“어…… 이거 혹시 라피스 라줄리 아닌가?”
“응? 라피스 라줄리?”
“내가 착용한 서클렛에 있는 보석 말이야. 그거랑 같은 보석 맞지?”
내 말에 시벨리우스가 관심을 보이며 팔찌를 다시 살폈다. 잠시 후 보석을 훑어보는 그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아, 정말이네. 청금석 맞아. 꽤 귀한 보석인데 이렇게 큰 게 박혀 있다니. 이거 생각보다 비싼 팔찌인가 봐.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관리가 영 안 되어 있는걸? 자세히 보지 않았다면 청금석이란 것도 모르고 넘어갔을 거야.”
“역시 그렇구나. 지금은 별로 비싼 보석은 아니라고 들었어.”
“그래? 세상이 많이 변하긴 했구나. 하긴, 벌써 오래 전 일이니까.”
과거를 회상한 것일까.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내가 조심스럽게 바라보자 시벨리우스는 곧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어쨌든 비싸지 않다니 다행이다. 여전히 비쌌다면 부수기 아까웠을 거 아냐.”
“음, 사실 지금도 아깝긴 한데.”
“어차피 이 정도로 관리가 안 된 상태면 팔지도 못할걸?”
“하긴.”
마음의 결심을 굳힌 후 나는 다시 팔찌를 움켜잡았다. 강하게 힘을 가하자 우드득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팔찌의 고리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알리사가 놀란 토끼 눈으로 그 광경을 내려다보았다.
“엘 씨, 왜 이렇게 힘이 세?”
“하하, 그러게. 왜일까?”
“잠깐, 그렇게 웃고 넘어갈 일 아니거든? 무술가도 아니고 신관이면서 너무 심하게 강하잖아! 그러고 보니 진짜 신관인 건 맞아? 마신관이 아니라고 하더니 갑자기 맞다고 하질 않나, 그러면서 치유술을 쓰질 않나! 마신관은 치유술 못 쓰지 않아? 대체 엘 씨는 정체가……!”
그때였다. 순간 팔찌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알리사도 무언가를 느낀 듯 추궁하던 것을 멈추고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뭐야, 이거? 점점 뜨거워지는데?”
“뭐?”
퍼어엉! 반응하기 무섭게, 팔찌에서 강한 압력이 터져 나왔다. 나와 이사나, 시벨리우스가 단숨에 멀찍이 밀려 나갈 정도로 강한 바람이었다.
“우왓!”
“엘!”
“헉! 뭐, 뭐야!”
넘어졌던 자세를 바로하고 서둘러 고개를 들자 사방에 흙먼지가 가득했다. 알리사를 비롯한 나머지 일행들은 정신없이 기침을 토해 내고 있었다.
‘언젠가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 것 같은…….’
왠지 모를 기시감에 얼굴을 찌푸리던 순간이었다. 뿌옇던 먼지가 걷히고 흐릿하던 시야에 누군가의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모두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데, 그 혼자 우뚝 서 있는 상태였다.
“으아, 이게 뭐야? 여기가 대체 어디야?”
정체를 가늠하려는데 홀로 서 있는 사람에게서 낯선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아니, 낯선 게 맞나?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 같기도 했다.
“누구……?”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그러자 먼지 속에 있던 사람이 바로 내 쪽에 반응을 보였다.
“응? 거기 누구 있어?”
저벅저벅
바닥에서 발걸음 소리가 울렸다. 검은 형체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점점 내 얼굴은 굳어졌다. 심장이 있다면 세차게 뛰고 있지 않을까? 이상하리만치 무서운 예감이 들었다.
“자, 잠깐! 다가오지 마. 당신 누구야?”
나도 모르게 소리치자 걸어오던 그림자가 움찔하며 멈췄다. 이제는 어느 정도 형체가 드러난 상대는 나만큼이나 긴 머리칼을 지니고 있었다. 키와 체구도 나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경계하는 내 모습에 그는 멋쩍은 듯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아, 미안. 나 수상한 사람 아냐. 그냥 사람이 있는 것 같기에 반가워서. 내가 아무래도 그동안 어딘가에 갇혀 있었던 것 같거든.”
“갇혀……?”
“으응. 뭐랄까. 전부 설명하자면 좀 긴데…… 실은 나도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어서 말이야.”
“무슨…….”
“진짜야. 아, 그래. 이왕 이렇게 만난 거, 이것도 인연이니 일단 제대로 통성명부터 하지 않을래? 내 이름은…….”
쏴아아.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먼지가 완전히 걷히고, 상대의 모습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귀찮았는지 그는 한 손을 들어 앞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었다.
그의 손길을 따라 단정한 이목구비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점점 보이기 시작하는 그 모습에 나는 크게 눈을 떴다. 허리까지 닿은 머리칼은 햇살을 머금은 듯한 화사한 금색. 우거진 초목을 담은 것 같은 짙은 녹안이 부드러운 빛을 담고 깜빡였다. 다른 건 그것뿐이었다. 그 외의 나머지는 전부…….
“‘엘’이라고 해.”
울고 싶을 정도로…… 나와 닮아 있었다.
* * *
한적한 이른 아침, 라피스는 숙소에서 멀리 떨어진 광장에 나와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평소라면 한창 단잠에 빠져 있을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건 매시간 감시하듯 쫓아다니는 자칭 그의 제자, 에이프릴 덕분이었다.
신출내기 마법사인 그녀는 지적 탐구심이 심하게 뛰어난, 좋게 말하면 열정적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집요한 성격이었다. 하도 달라붙어서 이것저것 물어대는 통에 처음 몇 번 순순히 대꾸해 줬더니, 요즘은 아예 시간을 정해두고 강습을 받으려고 들었다. 라피스로서는 상당히 귀찮은 일이었다. 가르치는 보람이라도 있으면 몰라도 죽어라 설명해 봤자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니(물론 라피스의 기준일 뿐이다) 시간 낭비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 그는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그녀를 피해 다니는 데 소비하고 있었다.
“젠장, 진짜 못 해 먹겠네.”
대체 내가 왜 이런 곳에서 이런 꼴을 겪어야 한단 말인가. 이미 지난 시간 동안 수십 수백 번을 되뇌었던 의문이 또다시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본래도 그다지 참을성이 좋은 편이 아니었던 그는 날이 갈수록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당하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때 문득 고개를 든 그의 시선에 한 무리의 남녀가 들어왔다. 가벼운 가죽 갑옷차림을 한 용병들이었다.
“의뢰비는 받았어?”
“응, 드디어 목표액 달성!”
“하아, 이제야 겨우 떠날 수 있겠군.”
용병들은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지 화기애애하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 라피스는 다시금 배알이 뒤틀렸다. 할 일도 없는데 시비라도 걸어서 싸움이나 할까? 한계에 달한 스트레스가 강한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해 보고 나니 제법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 그는 곧장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정말로 실행으로 옮길 생각이었다. ―용병들 속에 섞여 있는 그를 보지 않았더라면.
“어?”
눈이 마주친 건 우연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상대 역시 라피스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너.”
황당해서 저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상대의 표정이 난처해졌다. 그가 말을 걸어오는 걸 원하지 않는 티가 역력했다. 물론 그런 걸 신경 쓸 라피스가 아니었다.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
오히려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자 조용히 눈치를 주고 있던 상대―트로웰은 머리를 짚었다. 그 모습에 그의 일행인 용병들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왜 그래, 매튜? 아는 사람이야?”
“아아, 네, 아는 사람이랄까요…….”
“뭐? 매튜가 엘 말고도 아는 사람이 또 있었어?”
수군거리기 시작한 동료―샴페인 용병단원들이 라피스의 모습을 정신없이 살폈다. 우와, 굉장해! 끝내주게 잘생긴 형씨잖아! 어째서 네 주위엔 다 미남 미녀(?)밖에 없는 거야? 대체 어떻게 아는 사이인 건데? 속사포로 쏟아지는 질문들에 트로웰은 잠시 어색하게 웃었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한데, 잠시만 자리 비울게요.”
트로웰이 라피스를 붙잡아 끌고 간 곳은 후미진 골목 안이었다. 어느 정도 일행들과 멀어졌다 싶었을 때쯤에서야 멈춰 선 그는 돌아서자마자 라피스의 다리부터 걷어찼다. 퍽! 묵직한 소리가 아무것도 없는 공터에 울려 퍼졌다.
“아프잖아! 뭐 하는 거야!”
“아프라고 하는 거야! 잘도 아는 척을 하는구나, 망할 대자(代子)님. 유희 중엔 마주치더라도 상황을 봐서 아는 척하는 게 규칙인거 몰라?”
“알 게 뭐야.”
“내 대자님은 왜 이렇게 귀여운 말만 할까? 응?”
“아파! 아프다고!”
볼을 잡고 양쪽으로 마구 늘리는 손길을 피하며 라피스는 악을 썼다.
“나 참, 대체 언제나 철이 들는지.”
“신경 꺼! 그보다 내가 한 질문에나 대답해.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엘이랑 헤어진 후에 바로 떠난 거 아니었어?”
“그러려고 했는데 못했어. 일행이 실수로 경비를 전부 잃어버렸거든. 할 수 없이 여기에 잠시 머물면서 돈을 모으는 중이었지.”
“하! 정령왕 주제에 돈이 없어서 발이 묶였다고?”
“유희 중이니까.”
“엘 녀석은 펑펑 잘만 쓰던데?”
“그와는 조금 경우가 달라. 그의 유희는 계약자를 돕는 게 주목적이잖아. 딱히 일행들에게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부터 그런 걸 따지셨다고. 네가 멀쩡한 유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정상이 아니거든?”
차분한 대답에 라피스는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무성의한 태도였지만 트로웰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러는 넌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엘은 대륙을 건너간 걸로 아는데?”
“흥, 재주껏 알아내지 뭘 물어봐? 남의 속 읽는 게 특기인 주제에.”
“잘 아네. 하지만 넌 내가 유희 중엔 능력을 자제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 내가 마음먹고 읽으면 곤란한 쪽은 오히려 너 아냐?”
“…….”
“그냥 솔직하게 말해. 설마 따라가기 귀찮다고 남은 건 아니겠지?”
“그랬다면 어쩔 건데?”
“라피스.”
“쳇! 아냐! 아니라고! 엘 그 녀석이 여기에 남아 달라고 했어! 됐냐?”
“그래?”
언제 엄격하게 바라보았냐는 듯 트로웰의 얼굴이 다시금 평온해졌다. 정말이지 노골적인 차별대우가 아닐 수 없었다. 한동안 이글거리는 눈으로 트로웰을 노려본 라피스는 대놓고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엘, 그 녀석 진짜 짜증 나! 계약 안 한다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은 남의 마나를 펑펑 써 대느라 바쁘다고.”
“흐음~ 그런 건 오히려 바랐던 상황 아니었어? 게다가 어차피 드래곤들은 마나가 남아돌잖아. 쓰지도 않는 거 좀 나눠주면 어때서?”
“그것도 어느 정도껏이어야지! 얼마 전엔 피까지 토했다고!”
그 말에 빙글빙글 웃고 있던 트로웰의 표정이 설핏 굳었다. 하지만 그가 걱정하는 대상은 라피스가 아니었다.
“그래서? 엘은 괜찮대?”
“무슨 소리야? 내가 피를 토했다니까?”
“멍청한 녀석. 엘이 그 정도로 마나를 가져갔다는 건 그만큼 위급한 상황이었다는 거잖아.”
“…….”
거기까진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제야 깨달은 사실에 라피스의 얼굴이 뻣뻣해졌다. 얼어붙은 얼굴을 보며 그의 생각을 짐작한 트로웰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라피스, 넌 머리는 좋은데 상황 판단력이 느리구나.”
“아, 아냐! 보통은 정령왕을 걱정하는 게 더 이상한 거거든? 멀쩡할 게 당연하잖아! 정령왕인데! 너야말로 그 녀석을 너무 과보호하는 거 아냐?”
“그렇게 보여?”
조롱하려고 던진 말이었는데 오히려 트로웰은 싱긋 웃었다. 정말로 기뻐하는 것 같았다.
능구렁이 같으니. 라피스는 차마 뱉을 수 없는 욕설을 속으로 삼켰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도대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작자였다.
“어쨌든 너무 놀고 있지 말고 엘의 안부 좀 잘 챙겨. 어쨌거나 네가 그렇게 원하던 계약자잖아. 소홀히 대하면 훌쩍 떠나버릴지도 몰라.”
“여기서 얼마나 더 잘하라고? 그리고 놀고 있는 거 아니거든? 그렇게 걱정되면 네가 직접 알아보든가! 멀리 내다보는 능력은 어디다 써먹을 거야?”
“보이는 것만큼은 보고 있어. 아아, 그러고 보니 슬슬 만날 시기인 것 같네.”
“만나? 누구를?”
“그런 게 있어.”
어깨를 으쓱이는 그에게서 후후, 짧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좋아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에게 기대하고 있는 인연이 있거든.”
아련하게 울리는 목소리가 허공 속으로 천천히 흩어졌다.
여기서 말하는 ‘인연’이란 게 뭘 말하는 건지 라피스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다만 참 싫은 성격이라고 투덜거릴 뿐이었다.
『정령왕 엘퀴네스』 7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