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화
“자,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오랜 시간 걸어서 다다른 장소는 은백색으로 뒤덮인 거대한 건물 앞이었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화려한 조각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내부가 우리를 맞이했다. 학교라기보다는 마치 성 같은 느낌이었다.
넓은 홀을 지나 복도에 이르자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방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조수는 그중에 한 방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화려하게 꾸며진 방문에 비해 내부에는 의자와 낮은 탁자만 단출하게 놓여져 있었다.
“접견실입니다. 동행분들은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시지요. 알리사 양은 저를 따라 오시면 됩니다.”
“네? 저 혼자서요?”
“면접은 원장님과의 독대로 진행합니다.”
다부진 소녀에게도 단독 면접은 부담스러운지 알리사는 유난히 머뭇거렸다. 불안해하는 얼굴이 우리를 쳐다보는 것이 느껴져, 나는 습관적으로 웃어 주었다. 그러자 자신감이 다시 차올랐는지 알리사가 씩씩한 얼굴로 걸음을 내디뎠다. 대견하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던 부조수가 우리를 향해 정중히 말했다.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기다리고 계시면 다른 안내자가 와서 면접 결과를 알려드릴 겁니다.”
“아, 네. 안내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별말씀을. 아, 그러고 보니 사제님께서는 다음 일정이 어찌 되십니까? 괜찮으시면 저와 함께 가셔서 차라도 한 잔 나누시겠습니까? 오신 김에 이곳 학자들과 더불어 말씀을 청해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습니다만.”
“예? 아, 아닙니다. 죄송하지만 이곳엔 우연히 들리게 된 거라서요. 바로 다음 일정이 있어서 곧 가 봐야 합니다.”
“그렇군요. 정말 아쉽네요.”
십 년을 감수한 기분이 이런 것일까. 아쉬움이 역력한 얼굴로 입을 쩝쩝 다시는 부조수를 보며 나는 속으로 크게 숨을 내둘렀다. 그가 순순히 물러나줘서 정말 다행이다. 하마터면 온갖 변명을 대기 위해 진땀을 흘릴 뻔했다.
“신의 일을 하시는 분을 잡을 순 없지요. 그럼 여기서 작별 인사를 드려야겠군요.”
“예,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저야말로 마신의 종을 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가까이 다가온 부조수가 인자한 얼굴로 내게 악수를 청했다. 그가 내민 손을 얼결에 맞잡았을 때였다.
“아이는 확실히 인계받았습니다.”
“…….”
나직한 목소리가 귓가를 스치듯이 울렸다. 언뜻 들으면 별거 아닌 말이었지만, 왠지 이상할 정도로 의미를 담은 것 같은 어조였다.
나도 모르게 쳐다보자 시선을 느낀 부조수가 부드럽게 눈을 휘어 접었다. 어딘지 불쾌한, 그러면서도 상당히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굳이 파악하려고 하지 않아도 어디서 봤던 건지는 금방 떠올랐다. 전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았을 때, 그들이 나를 따돌리고 일정을 계획했을 때도 서로 지금과 같은 눈빛을 교환하곤 했다. 그건 같은 비밀을 공유한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었다.
‘뭔가 이상해.’
나는 알리사를 데리고 나가는 부조수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단순히 마신관이라 유대감을 보인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마음에 남았다. 무언가 내가 알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기분을 느낀 건 나만이 아닌 듯, 두 사람이 나가자마자 방 안의 공기가 급속도로 무거워졌다. 시벨리우스는 드물게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녀석 좀 수상하지 않아?”
“으음, 좀 그렇지?”
“학자치곤 눈에 살기가 많아. 마신의 신도는 원래 기운이 좀 사나운 편이긴 한데, 그런 점을 감안해도 너무 짙어. 몸에 배인 냄새도 별로 좋지 않았고. 평범하게 공부만 하는 녀석은 아닌 것 같아.”
그 순간 문득 한 광경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학술원 앞에서 사라진 자녀를 찾던 부모들의 모습이.
왜 갑자기 그 장면이 생각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잘못들은 게 아니라면, 사라진 학생들 중 한 명은 학부 조수의 안내를 받아 학술원 안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우리를 이곳까지 인도한 남자 역시 학부에서 근무하는 조수였다. 그리고 그는 마신의 교리를 공부하는 신학자이기도 하다.
해마다 실종되는 수험생들. 마신전과 교류가 잦은 신학자. 그가 건네 온 의미심장한 말들. 그 모든 것들이 과연 우연에 불과한 걸까?
“……제물의 조건이 뭐라고 했었지?”
중얼거리듯 뱉은 말에 이사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내가 하려는 말이 뭔지 직감한 것이다.
“설마…….”
“최대 연령이 십 대 중반까지라고 했었나? 장애나 지병이 없을 것. 그리고 미색이 곱거나 외관이 깨끗할 것. 무난한 것 같지만 의외로 찾기 힘든 조건이야. 하지만 학술원에 들어오려는 학생이라면 대부분 이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까?”
“……숙부의 손이 여기까지 뻗어 있다는 거야?”
음색이 떨리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표정을 보지 않아도 그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알 것 같았다.
“정확히는 대공이 아니라 마신교의 힘이겠지. 구분해 봐야 의미가 없는 것 같긴 하지만.”
“그,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어서 알리사를…….”
다급히 중얼거린 이사나가 허둥지둥 문으로 달려갔다. 나는 그가 나가려는 것을 간발의 차이로 막아 세웠다.
“진정해, 이사나. 아직 추측일 뿐이야. 지금 붙잡아서 뭐라고 할 건데? 증거도 없는데 추궁해 봤자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야. 게다가 두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잖아.”
“그, 그치만…….”
“무슨 이야기야?”
심각한 분위기를 읽은 시벨리우스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나는 그가 지난 여정에 대해서만 들었을 뿐, 대공이 뒤에서 꾸미고 있는 또 다른 일에 대해선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사나가 거기까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선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인륜을 저버린 끔찍한 짓이라고 여기며 분노에 차올랐으면서도 당장 해결해야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설마 이렇게 먼 땅에서 다시금 그 일과 엮이게 될 줄이야. 그때 좀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지 않은 탓에 이런 일을 겪게 된 것 같아 입맛이 썼다.
“그렇구나. 어린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번제라…….”
자세한 정황을 듣자마자 시벨리우스 역시 빠르게 얼굴을 굳혔다. 그의 푸른색 눈동자에 동요한 기색이 여실히 떠올랐다.
“게다가 심장의 피를 짜낸다고? 정말 그런 방식이라고 했어?”
“응, 그렇다고 들었어.”
“으음, 그건 설마…… 아니, 그렇지만…….”
“시벨?”
시벨리우스는 초조한 얼굴로 연신 턱을 쓰다듬었다. 제사 방식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다른 문제로 심각해진 것 같았다. 의아해져서 부르자 시벨리우스는 잠시간 난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가 한숨을 내쉬듯 말했다.
“그건 어쩌면 암흑 주술일지도 몰라.”
“암흑 주술?”
“오래전에 타인의 생기를 빼앗아 힘을 키우는 주술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어. 그 주술 내용에 어린 인간의 심장을 짜내어 피를 마시는 과정이 있다고 했던 것 같아.”
“피, 피를 마신다고?”
“응, 하지만 너무 사악해서 폐기된 주술이었어. 그나마도 내가 술법을 다루는 일족이라 구문으로나마 전해 들은 거였지, 평범한 사람은 알 리가 없어. 정말 그 주술일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해. 그렇긴 한데…….”
말을 하면서도 불안한지 시벨리우스는 자꾸만 손톱 끝을 깨물었다.
“그래도 만에 하나 그 주술이 완성된 거라면…… 그리고 그게 벌써 10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다면 상당히 심각해질 거야. 어쩌면 악신이 태어날지도 몰라.”
“악신?”
생소한 어감에 귀를 기울이자 시벨리우스는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존재 자체가 사악한, 주신과 대적하기 위해 태어나는 신이야. 주신이 이 세상 그 자체라면, 악신은 그 안에 침범하는 지독한 독과 같아. 그게 태어나면 중간계는 전부 저주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야.”
“저주라니…….”
“악신은 그 자체로 저주 덩어리니까. 태생부터가 수많은 아이들의 원혼으로 이뤄진 존재잖아. 그게 태어나면 그 피에 서린 원혼들도 함께 깨어나 울부짖는다고 들었어. 그들의 통곡 소리가 온 세상에 퍼져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독을 심는다고 하지. 곳곳에 재앙과 기근이 도사리고, 분란과 전쟁이 끊이지 않을 거야. 오염된 기운을 이기지 못한 정령계는 그 자리에서 봉인될 거고, 대부분의 신들은 변질되거나 힘을 잃게 되겠지.”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무서운 말들이 쏟아졌다. 마치 끔찍한 예언을 듣기라도 한 기분이었다. 숨도 쉬지 못한 채 굳어버린 나와 이사나를 보며 시벨리우스는 어색하게 웃었다.
“아무튼 내가 알기론 그래. 하지만 말했다시피 그 주술은 오래전에 완전히 폐기된 상태야. 지금으로선 비슷하게 흉내만 내고 있다고 보는 쪽이 더 맞을지도 몰라. 또 당연히 그래야 하고. 물론 그 자체도 충분히 끔찍한 짓이긴 하지만.”
“……만약 정말로 주술이 진행 중인 거라면, 대공은 악신이 되려고 하는 걸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혹은 악신이 되려는 누군가의 조력자 일지도 모르고.”
“…….”
마음이 급격하게 무거워졌다. 차라리 그저 나쁜 놈이라고만 생각했을 때가 훨씬 나았다. 단순히 제위가 탐나 조카를 내쫓은 인간 망종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아 가면 갈수록 인간의 탈마저 벗어던진 괴물을 보는 기분이었다.
이사나를 돕기 위해 시작한 여정이긴 하지만 내 입장에선 어디까지나 유희였기에 대공에 관계된 것은 전적으로 그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그러나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더 이상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내 표정이 너무 굳어진 게 염려스러웠는지 시벨리우스가 어깨를 다독였다.
“너무 걱정하지 마. 사태가 그 정도로 심각하다면 신계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으니까. 게다가 신을 위한 번제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했지? 그렇다면 번제를 받는 당사자가 이미 진상을 파악했을 거야.”
“당사자라면…… 마신 말이야?”
“응, 신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일들은 전부 해당 신에게 연락이 가게 되어 있거든. 그 대공이란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한 건지는 몰라도 이미 시작부터 틀렸어. 하필 하고 많은 신들 중에서 마신을 이용하다니, 상대를 골라도 한참 잘못 고른 거지. 마신은 상당히 강한 신이라 어지간한 자들은 적수가 안 돼. 그가 자신의 이름을 팔아서 악신을 만들려는 행위를 용납할 리가 없어. 사태가 커지기 전에 알아서 막을 거야.”
……하지만 만약 마신도 그 행위에 동조하고 있다면?
이미 마신교 쪽에서 대공 측에 협력하고 있다는 정황을 잡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문의 실종 또한 마신전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든 상태다. 대공이 하는 일을 마신교가 돕고 있다면, 그건 즉 마신의 뜻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점점 안 좋은 방향으로 기운다. 이사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한 듯했으나 차마 입 밖으로 낼 순 없었는지 입술을 악물고 있었다. 나는 차오르는 한숨을 내뱉으려다 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쨌든 지금은 이런 걸 고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당장은 알리사가 안전한지 확인부터 해야 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그저 우리들의 지나친 기우일지도 몰랐다. 오해를 한 거라면 부조수에겐 정말 미안한 짓을 한 셈이다. 하지만 엎드려 사죄를 해도 좋으니 차라리 그러길 바랐다.
“어때, 엘? 찾을 수 있겠어?”
“음, 잠시만 기다려.”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는 이사나의 시선을 뒤로한 채 나는 천천히 두 눈에 의식을 집중했다. 무작정 길을 나섰다가 엇갈릴 수도 있으니, 일단 물의 기억을 읽어 알리사의 위치부터 파악해 볼 생각이었다.
출렁. 감고 있던 눈을 뜨자 공기에 섞인 작은 물방울들이 마치 물결처럼 파동이 이는 감각이 들기 시작했다. 마치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 익숙한 감각이 내 몸을 휘감았다.
동시에 내 시야는 지금 서 있는 공간을 넘어 다른 공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문밖의 복도를 지나는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낯선 장소들이 앞으로 감기는 동영상처럼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더 헤매고 다녔을까. 몇 군데 통로를 조금 더 맴돈 끝에 나는 한 구석진 공간 안에서 간신히 알리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갈색의 소파 위에 느긋하게 앉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상대는 젊은 여성이었다. 학술원장으로는 보이지 않았고, 아마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인 것 같았다.
“원장님은 처리하고 오실 급한 업무가 있으셔서 조금 늦으실 거예요. 자아, 이거 드시면서 기다리세요.”
“앗, 감사합니다.”
그녀가 찻잔을 내밀자 알리사가 반색한 얼굴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주변 어디에서도 우슬라 부조수는 보이지 않았다.
‘역시 기우였던 건가?’
무사하길 바라긴 했지만, 막상 염려했던 게 무색하리만치 너무나 태평한 모습을 보자 맥이 탁 풀렸다. 이런 사정을 알 리가 없는 알리사는 마냥 밝은 얼굴이었다. 대접받은 차를 연신 홀짝이는 모습이 다소 긴장한 듯 보이긴 했지만, 평정을 잃지는 않은 것 같았다. 이대로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안심하며 접촉을 끊으려고 할 때였다.
“……!”
스르륵, 갑자기 알리사의 몸이 옆으로 기운다 싶더니 그대로 소파에 쓰러졌다. 시야에 선명히 담기는 광경을 보면서도 나는 잠시간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너무도 급작스러웠다.
여직원 역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놀라기는커녕 담담하게 알리사에게 다가가 그녀의 의식을 확인할 뿐이었다. 마치 그럴 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뭐…….’
그때 닫혀 있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눈에도 익숙한 남자의 얼굴에 나는 살짝 신음을 삼켰다. 우슬라 부조수였다.
“다 됐나?”
“네, 잠들었어요.”
그의 질문에 여직원이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정령사라고 해서 약을 평소보다 좀 강하게 썼어요. 앞으로 반나절은 깨어나지 않을 거예요.”
“좋군.”
부조수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파로 걸어가 의식이 없는 알리사의 손에 무언가를 채웠다. 팔찌처럼 보이는 구속구였다.
“마나 제어 팔찌군요.”
“그래, 혹시 깨어나서 정령을 소환하기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말이야.”
“후후, 이렇게 어린 나이에 중급 정령사라니 정말 굉장한 아이네요. 재능이 뛰어날수록 가치가 크다고 하셨죠?”
“그래, 상당히 큰 수확이지. 이번엔 썩 쓸 만한 아이가 없다 싶었거든. 이틀 후가 수레가 오는 날이었는데 상당히 운이 좋았어.”
“적절한 시기에 방문해 주신 사제님께 감사드려야겠네요.”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사제가 누군지는 뻔했다. 정말로 날 공범으로 인식했나 보다.
낯선 존재임이 분명한 나를 떠보지도 않고 자기편으로 여긴 것을 보면, 이곳을 방문하는 마신관들의 목적이 하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가 다 같은 일행이라곤 생각할 수도 없었겠지. 얼결에 내뱉은 내 거짓말이 저들의 꼬리를 밟은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