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화
이동할수록 주변의 풍경은 점차 변해 갔다. 무성하던 밀림과 늪지대가 서서히 줄어들면서, 이제 눈앞에 보이는 것이라곤 온통 광활한 사막밖에 없었다. 알폰프 제국의 영토에 완전히 진입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으로 되어 있다고 하더니 생각만큼이나 척박한 환경이었다. 바닥은 대부분 말라비틀어져 있었고, 시종일관 강한 모래바람이 불었다.
의외였던 건 이곳의 기후였다. 숲 안에 있을 때도 느낀 거지만 이곳의 온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높지 않았다. 사막으로 들어가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진입하고 보니 조금 더 더워진 것 빼고는 거의 큰 차이가 없었다. 일교차가 크긴 했지만, 바닥이 건조한 것치고는 공기 중의 습도도 나쁘지 않았다.
보통의 사막이 이런 수준이라면 가장 기후가 좋다는 바론 사막은 굉장히 온화한 날씨일 것이다. 그쯤 되면 사막이라 불리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 같은데, 당당하게 사막으로 표시되어 있는 지도를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사막으로 존재하기 위해 사막인 기분이랄까.
“이제 알겠다. 여긴 타라 대륙이었구나.”
사방에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보면서 시벨리우스가 중얼거렸다. 그는 긴 천으로 얼굴을 둘둘 감아 눈만 간신히 내보이고 있는 상태였다. 옆에 있는 이사나도 크게 다른 차림은 아니었다. 모래바람이 워낙 강렬해서 감쌀 수 있을 만큼 감싸다 보니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타라 대륙?”
“내가 살던 시대의 지명이야. 여기서 가장 번성한 국가로는 라반 제국이 있었을 텐데. 혹시 알아?”
“아니. 근데 그걸 알아보겠어?”
“사막이니까.”
사막이라서 알아본다고?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답이었지만 난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4천 년 전에도 여기가 사막이었나 보지, 뭐. 제국은 사라졌어도 지형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나 보다. 하긴, 사막은 어지간히 부강한 나라라도 개간하기 힘든 조건이긴 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여긴 뭐라고 불려, 이사나?”
고대에도 대륙을 부르는 호칭이 있었으니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득 떠오른 의문에 질문을 건네자 예상대로 이사나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롬 대륙이라고 해.”
“롬?”
“응. 마스카, 아라투스, 롬, 이렇게 세 대륙으로 나뉘어. 그중 우리가 있던 곳은 마스카 대륙이고, 아라투스엔 마법 제국인 카터스가 있어. 아라투스와 롬 대륙은 거의 붙어 있어서 나라들 간 분쟁이 잦은 편이야.”
“헤에, 그렇구나.”
그제야 알게 된 정보들을 머릿속에 되새기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아크아돈은 지구에 비해 많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대륙이라고 해도 그렇게 넓은 규모는 아니라 구분하는 의미가 없긴 했다. 어쩌면 사막 지대답지 않게 어중간한 기후를 갖추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일지 몰랐다. 그런 것치곤 보이는 광경만큼은 훌륭한 사막이었지만.
그즈음 우리 일정엔 커다란 변동이 생겼다. 제국 중심부까지 뱃길로 이동하려던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육로로 노선을 변경하기로 한 것이다.
원인은 우리가 타고 가야 할 배가 고장 났기 때문이었다. 풍랑에 휘말리는 바람에 돛대와 노가 완전히 파손되었다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해서 수리하는 데만 한 달은 족히 걸린다고 했다. 심지어 목적지까지 가는 유일한 배였다.
어느 정도 대기 시간을 감안하긴 했지만 그래 봤자 며칠 정도였지 한 달이나 한 장소에 묶여 있을 생각은 없었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그때마다 계속 발이 묶인다면 계획했던 일정보다 늦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육로로 전환하는 건 거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딱히 마음에 드는 결정인 건 아니었지만.
“하아, 망했어.”
지도를 바라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자 시벨리우스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육로가 그렇게 오래 걸려?”
“말을 타고 가도 몇 년은 걸릴 거라고 했거든. 이미 대륙은 넘어왔으니까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흠, 나도 지도 좀 볼 수 있을까?”
나는 순순히 시벨리우스에게 지도를 건네줬다. 받을 때는 몰랐는데, 이프리트가 준 알폰프 제국 지도는 지형 정보는 물론 길의 방향과 표시까지 기록된 세부 전도였다. 완전히 일치하는 건 아니라고 했지만 그래도 대강의 거리감은 파악할 수 있긴 했다.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육로는 항로보다 훨씬 긴 방향으로 되어 있었고, 그것만 봐도 육로가 더 오래 걸린다는 건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잠시간 지도를 훑어 내린 시벨리우스가 뜻밖의 말을 건네 왔다.
“그냥 길이 아닌 곳으로 가면 될 것 같은데.”
“응? 길이 아닌 곳?”
“애초에 인간들이 정해 둔 육로라는 건 그들을 기준으로 하는 거거든. 즉, 인간의 입장에서 안전한 노선이라는 거지. 우리가 굳이 그 방식에 따를 필요는 없잖아?”
“……!”
헐, 그러고 보니 그러네?
그제야 깨달은 사실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왜 지금까지 그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내내 지도를 보았으면서도 다른 경로는 한 번도 염두에 둔 적이 없었다. 당연히 지도에 표시된 대로 따라가야 한다고만 생각한 것이다.
내가 스스로 한계를 미리 정해 놓을 거라고 하더니, 그게 바로 이런 거였구나. 그동안 다른 정령왕들이 내게 해 왔던 충고와 염려들이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 닿았다. 나름 정령의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갈 길이 먼 모양이다.
“보아하니 사막 한가운데나 몬스터 서식지는 전부 피해가는 노선인 것 같아. 여기만 그냥 돌파해도 길이 한결 짧아질 거야. 그럼 항로보다도 단축될걸?”
“으아~ 그럼 나 지금까지 삽질한 거야?”
“삽질? 재밌는 단어를 쓰네. 헛수고를 한 거냐는 뜻이냐면 딱히 그렇진 않아. 대륙을 건널 땐 뱃길이 제일 빠른 건 사실이니까. 다만 지금부터는 육로가 더 나을 거란 거지. 내가 보기엔 시기적절하게 노선 변경을 잘 한 것 같아.”
“정말? 하아, 다행이다.”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간신히 구명줄을 잡은 기분이었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더니, 배가 고장 난 걸 다행으로 여기게 될 줄은 몰랐다. 하마터면 더 가까운 길을 놔두고 돌아갈 뻔한 것이다.
“잘됐다, 이사나. 육로가 더 빠르대.”
“응!”
얼결에 잡은 행운이긴 하지만 기분이 급속도로 좋아졌다. 이사나의 얼굴 역시 기쁨으로 상기되어 있었다.
“후후, 그런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요?”
그 순간 눈앞의 공간이 일렁거리더니 불쑥 사람이 튀어나왔다. 루카르엠이었다. 이 마족은 왜 자꾸만 소리 소문 없이 나타나는 걸까. 순식간에 경계하는 일행들을 뒤로한 채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또 뭐예요, 루카르엠.”
“자아, 이게 뭘까요?”
시큰둥한 반응에도 아랑곳없이 그는 생글생글 웃으며 품에서 뭔가를 꺼내 보였다. 그의 손에서 가볍게 흔들리고 있는 건 새카만 검집에 감싸인 장검이었다. 갑자기 무슨 엉뚱한 행동인가 싶어 어리둥절해하던 나는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사실에 얼굴을 굳혔다. 아니나 다를까. 검신에서 진득한 마기가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설마…….”
“네, 바로 그 설마입니다. 보아하니 여러분이 찾고 계시는 게 이거랑 관련 있는 것 같더군요?”
루카르엠은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 긍정했다. 내 예상이 맞았다. 정말 마검인 것이다.
아무래도 일전에 시벨리우스와 나눈 대화를 들은 모양이다. 장난기가 번뜩이는 얼굴을 보며 나는 살짝 신음을 흘렸다. 그에게 신세 질 생각은 없었건만, 막상 눈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마검을 보니 마음이 몹시 심란해졌다. 이사나와 시벨리우스 역시 굳은 얼굴이었다. 루카르엠은 그 둘에겐 시선도 주지 않고 내 앞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그냥 여행 중이신 줄 알았지, 설마 마검을 구하고 계시는 건 줄은 몰랐네요. 진작 말하지 그러셨어요. 저한테 이런 거 엄청 많은데.”
“……말하면 주긴 할 거구요?”
“물론 당연히 드려야죠.”
“어? 정말요?”
“엘.”
나도 모르게 솔깃해서 반응하자 시벨리우스가 바로 경고를 주듯이 불렀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더라도 나는 곧 정신을 다잡을 수밖에 없었다. 루카르엠이 내민 한 장의 종이 때문이었다.
“이게 뭐예요?”
“계약서입니다.”
“계약서?”
“후후, 아무리 저라도 마검을 그냥 넘겨드리는 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요. 일종의 매매서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검을 드리는 대가로 제 부탁을 한 가지 들어준다는 조건이랄까요.”
“……기각.”
그럼 그렇지. 그냥 처음부터 무시로 일관할 것을 괜히 상대해서 손해 봤다. 당황스러웠던 건 루카르엠의 반응이었다. 그는 내가 거절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단호하게 고개를 젓기 무섭게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아니, 왜요! 고작 부탁 하나일 뿐인데?”
“왜긴요. 그게 무슨 부탁일 줄 알고 덥석 계약을 해요? 심지어 상대가 마족인데.”
“하지만 원래 이럴 땐 사정이 급한 사람 쪽에서 굽히고 들어오는 거 아닙니까? 뭐가 이렇게 태연해요?”
“사정이 급하다고 다 불리함을 감수해야 하는 건 아니거든요? 계약을 제시할 거면 부탁할 내용이나 정확히 밝히든가요.”
“그치만 미리 다 밝히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 덕분에 확실히 알겠다. 이 마족이랑은 절대 계약해선 안 된다는 걸. 잠깐 사이에 10년은 늙은 기분이다. 나는 크게 한숨을 뱉은 다음 얼른 사라지라는 뜻으로 손을 휘휘 내저었다.
“재미는 무슨 얼어 죽을. 됐으니까 다른 데 가서 알아보세요.”
“와, 정말 너무하시네. 저 막 무리한 부탁 하고 그런 사람 아닙니다? 좋은 사람이거든요?”
“진짜 좋은 사람이 자기 입으로 그런 말 하는 거 봤어요?”
“네, 저요.”
아아, 오늘도 날씨가 참 좋구나. 나는 뻔뻔하게 대꾸하는 목소리를 대놓고 무시하며 딴청을 피웠다. 이사나와 시벨리우스는 이미 한참 전부터 그를 없는 사람 취급하는 중이었다.
제아무리 위풍당당한 루카르엠이라도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는 파악한 것 같았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뭐, 좋습니다. 언젠가는 제 진가를 알아주실 테니까요. 그때 가서 후회하셔도 전 모릅니다?”
“후회 안 해요. 그보다 대체 언제까지 따라다닐 거예요? 이제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나요?”
“무슨 섭섭한 말씀을.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그거 왠지 무서운 말인데요.”
“후후, 겁나십니까?”
“아뇨! 하나도 안 납니다만!”
“저런.”
울컥해서 소리치자 루카르엠은 안타깝다는 듯이 혀를 찼다. 물론 표정은 전혀 안타까워 보이지 않았지만. 오히려 노골적으로 싱글싱글 웃는 낯이 어디를 봐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얄밉게 웃는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제 어느 정도는 파악할 만도 하련만,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아마 이 마족에겐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았다.
* * *
그날 이후 루카르엠은 매일 지치지도 않고 마검을 들이밀었다. 딱히 계약이 목적이라기보다는 그냥 날 놀리는 것에 재미를 붙인 것 같았다. 단검의 형태부터 시작해서 대검에 레이피어까지, 제시하는 마검의 종류도 갖가지였다. 단 한 번도 같은 것이 겹치지 않는 걸 보면 그 말대로 보유한 마검이 많기는 한 모양이다. 누구는 한 개도 없어서 애타게 찾으러 다니는 걸 저렇게 많이 갖고 있다니,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다.
그러나 하루도 멀다 하고 이어진 그의 마검 자랑은 전혀 엉뚱한 결과로 이어졌다. 다채로운 검의 자태에 자극을 받은 이사나가 돌연 검술 수련에 매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사나는 이동하는 틈틈이,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체력 훈련과 검 수련을 병행했다. 정령술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원래 검을 익힌 몸이다 보니 검사로서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은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시벨리우스는 그 모습을 매우 흥미롭게 주시했다.
“흐음, 재미있네. 엘퀴네스의 계약자가 연달아 정령 검사의 길을 걷다니. 그들 사이에 내려오는 전통 같은 건가?”
“그게 무슨 소리야?”
“엘, 너도 정령 검사였거든.”
무슨 소리인가 싶어 잠시간 두 눈을 깜빡였다가 나는 곧 그의 말을 이해했다. 나랑 닮았다는 과거의 ‘엘’에 대한 이야기인 모양이다. 최근 들어 잠잠하다 했더니 또 시작인가. 대체 언제쯤이면 동일시를 그만두게 될는지 모르겠다. 이젠 아니라고 반박하는 것도 귀찮아서 나는 적당히 대화에 응수했다.
“엘도 검술을 배웠어?”
“응, 게다가 상당히 강했어. 검성의 경지에까지 올라갔으니까.”
“검성?”
“검술을 완전히 터득해서 그 한계마저 벗어난 존재를 말해. 그 방면으로는 따라갈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할 수 있지. 모든 검사들의 목표일 거야.”
“아, 혹시 소드 마스터를 말하는 거야? 검술로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 사람은 그렇게 부르던데.”
“그래? 지금은 그런 호칭으로 바뀌었나 보네.”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다 말고 나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시벨리우스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해서 바로 깨닫지 못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냥 간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정령왕과 계약하는 것도 엄청난 일인데 심지어 소드 마스터라니. 그 엘이란 녀석은 대체 어떻게 되어 먹은 인간이야? 아니, 그보다 정말 인간이긴 한 건가?
생각하지 않을 땐 괜찮은데, 한번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초조해진다. 건드리지 마. 건드리면 안 돼. 이유를 알 수 없는 경고가 계속해서 똑같은 말을 외쳤다. 그러나 머릿속을 울리는 경종과는 다르게 솟구치는 호기심을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슬쩍 시벨리우스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내가 정말 그렇게 엘이랑 많이 닮았어?”
“응? 아, 응. 머리카락 색이랑 눈동자 색만 빼면 판에 박은 듯이 똑같아. 분위기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분위기?”
“그때의 너는 조금 아슬아슬한 느낌이었거든. 모두와 쉽게 친해지고 잘 어울리긴 하는데, 어딘가에 정착하지는 않는 기분? 마치 금방이라도 훌쩍 떠나버릴 사람 같았어. 왜 그런 건가 싶었는데 지금 널 보니까 알겠어. 아마 눈빛 때문이었을 거야.”
의아하게 바라보자 시벨리우스는 회상에 빠진 듯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뭔가 공허하다고 해야 하나? 조금 외로워 보이는 눈이었어. 실제 성격은 밝고 명랑했으니까 그저 타고난 분위기였을 지도 모르지. 아무튼 그 특유의 아슬아슬한 느낌 때문에 더 시선을 끌었던 것 같아.”
“그, 그렇구나.”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지금의 네 분위기가 더 좋아. 네가 드디어 안정을 찾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 날 기억하지 못하는 건 좀 서운하지만, 다시 태어난 덕분에 네 분위기가 이렇게 변한 거라면 이런 것도 괜찮다 싶어. 난 네가 행복한 게 더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