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왕 엘퀴네스-100화 (100/608)

제100화

따끔.

그 순간 날카로운 바늘이 가슴을 꾹 찌르는 것 같았다.

라피스의 저런 반응은 익히 예상했던 바였다. 사실 나도 어느 정도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달랐던 모양이다. 일부러 자극하기 위해 하는 말인 걸 뻔히 알면서도 동요가 이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미동하지 않았던 엘뤼엔이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사라락, 백금색의 머리칼이 사방으로 흩어져 내리며 그의 수려한 외모가 빛 속에서 선명히 모습을 드러냈다. 분명 방금 전까지 보았던 얼굴임에도 새삼 적응이 되지 않을 만큼 화려한 얼굴이었다. 이윽고 봄 하늘을 연상시키는 옅은 푸른색의 눈동자가 라피스를 똑바로 응시했다.

“뭐, 뭐야.”

스스로 찔리긴 했던 걸까? 라피스는 조금 당황한 얼굴로 주춤거렸다. 그러자 무표정하던 엘뤼엔의 눈동자가 휘어지더니 입가에 부드러운 곡선이 떠올랐다. 잠시간 정신이 멍해질 정도로 화사한 미소였다.

하지만 그것을 보며 느낀 감정은 감탄보다 두려움에 더 가까웠다. 성스러우리만치 청아한 그의 모습 주위로, 오싹할 정도로 차가운 한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억눌려 있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라도 한 것 같았다.

……설마 엘뤼엔, 완전히 돌아버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불현듯 스치는 불길한 기분에 나는 반사적으로 옆에 있던 이사나를 끌어안았다.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콰아아앙―!

그 순간 사방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 * *

바람이 멈추자 주위를 가득 채운 압력도 사라졌다. 고막을 찢을 듯 거대한 소음 역시 이미 사그라진 후였다. 그제야 나는 질끈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천천히 머리를 들었다. 그 순간, 품 안에 있던 이사나가 힘없이 축 늘어졌다. 폭발의 기압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한 것이다.

“이사나, 정신 차려. 이사나?”

나는 약하게 그의 뺨을 두드리며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의식만 잃었을 뿐, 그 외에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안도의 순간은 짧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시야에 한가득 들어오고 있었다. 밀실이나 다름없던 참배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주위에 휑한 설원이 펼쳐져 있는 게 아닌가!

‘맙소사.’

설마 건물을 통째로 날려버린 건가?

나는 황망한 심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만큼 주변이 완전히 황폐해져 있었다. 벽이고 기둥이고 멀쩡히 남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이곳이 방금 전까지 건물 안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라고는 바닥에 깔려 있는 약간의 잔해가 전부였다.

그리고 그 폐허의 한가운데, 엘뤼엔이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 앞에는 대(大) 자로 뻗어 있는 라피스의 모습이 보였다. 그 역시 이사나와 마찬가지로 의식을 잃은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상태는 단순한 기절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온몸이 피와 터진 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던 것이다. 그것만 봐도 방금 전 폭발이 어디에서 일어난 건지는 명백했다.

‘주, 죽은 건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라피스의 모습은 처참했다. 만약 미약하게나마 숨을 쉬고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정말 시체로 오인했을 것이다.

하지만 살아 있다고 해서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한동안 무심히 그를 내려다보기만 하던 엘뤼엔의 눈에 다시 살기가 서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의 목 부근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닌가!

“우와왁! 스톱!”

기겁한 나는 바로 뛰어가 엘뤼엔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나직하게 말했다.

“이거 놔라, 엘.”

“그만 해! 진짜 죽일 생각이야?”

“얼마든지.”

단호한 대답에 심장이 철렁했다. 엘뤼엔은 본래 농담과 거리가 먼 성격이다. 그게 아니라도 지금 그의 눈빛을 본다면 누구나 진심이라는 것쯤은 바로 알 수 있을 터였다. 정말로 라피스의 목숨을 거둘 생각인 것이다.

라피스가 얄미운 녀석인 건 사실이지만 눈앞에서 죽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엘뤼엔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저, 저기, 그냥 용서해주면 안 될까? 라피스도 충분히 반성했을 거야! 성격이 좀 더럽긴 하지만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니야. 이런 일로 죽일 필요까진 없잖아?”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는 그 즉시 참형이다. 이 녀석은 벌써 몇 번이나 수위를 넘겼지. 죽을 이유는 이미 충분한 것 같은데.”

“으으, 그러지 마. 내가 나중에 따끔하게 말해둘게! 그래도 내 계약자잖아. 만약 라피스가 이렇게 죽어 봐. 내 입장이 뭐가 되겠어? 날 봐서 한 번만 봐줘, 응?”

그 말에 마음이 흔들린 걸까? 예리한 날처럼 날카로웠던 그의 기세가 조금 수그러드는 것이 느껴졌다. 엘뤼엔은 살짝 얼굴을 찌푸리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며 다리를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그가 마음을 바꾼 것이다.

라피스의 머리 위에 지척까지 드리워졌던 그늘이 걷히는 것을 보며 나는 안도의 숨을 삼켰다. 내가 위협을 당한 것도 아닌데 십 년은 감수한 기분이었다.

“넘어가 주는 건 이번뿐이다.”

“응, 응, 미안해, 엘뤼엔. 그리고 진짜 고마워.”

사실 부탁을 하면서도 그가 정말 들어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가 고개를 숙여 연신 감사 인사를 건네자 엘뤼엔은 다시 한숨을 내쉬더니 한 손으로 내 머리를 툭툭 쓰다듬었다. 단지 그것뿐인데도 왠지 위로받은 듯 안도감이 일었다.

그때 멀찍이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쪽 건물에서 신관들과 방문객들이 혼비백산한 얼굴로 달려나오고 있었다. 아마 조금 전의 폭발음을 들은 것 같았다.

“이, 이럴 수가!”

“참배실이……!”

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참배실을 보며 아연실색했다. 당장 실신할 것처럼 부들부들 떠는 모습이 안쓰럽게 여겨질 정도였다. 그들 중에는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했던 신관 세이렌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날 발견하고 허겁지겁 달려왔다.

“대,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요?”

“으음, 그게요. 아주 사소한 문제가 조금…….”

“사소하다니요! 대체 어떤 사소한 문제가 일어나면 신전이 무너질 수 있단 말입니까?”

“아하하, 그, 그러게요?”

“설명해주십시오. 설마 여러분이 이렇게 만든 겁니까?”

당장 눈앞에 일어난 일에 너무 신경이 쏠린 탓일까? 신관은 엘뤼엔의 존재를 알아보지도, 의식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점차 굳어가는 그의 얼굴을 보며 나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입을 여는 걸 망설였다. 그러자 갑자기 뒤쪽에 있던 다른 신관이 크게 소리쳤다.

“죄인들을 잡아라!”

그 순간 어디선가 창을 든 신관들이 우르르 달려나왔다. 모두 몸을 단련한 듯 건장한 체격을 지닌 자들이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나와 엘뤼엔의 주위를 에워싸더니, 날카로운 창끝을 우리를 향해 겨눴다.

한순간 달라진 분위기에 나는 어리둥절해져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처음 명령을 내렸던 신관이 험악하게 쏘아붙였다.

“정체를 밝혀라. 누구의 사주를 받고 온 자들인가?”

“네, 네에?”

“최근 마신의 신관들이 다른 신의 교단을 돌며 해코지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너희도 그들과 관계된 자들인가?”

“아뇨! 아니에요.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닥쳐라! 감히 신의 힘으로 세워진 신전을 훼손하다니, 엘뤼엔께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엘뤼엔이 이렇게 만든 건데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싶은 것을 꾹 참으며 힐끗 이 모든 일의 주범인 엘뤼엔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정작 그는 돌아가는 상황에 크게 관심이 없는 듯 무심한 얼굴로 가만히 팔짱을 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특유의 존재감만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일까? 처음엔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이 점차 하나둘씩 그에게 시선을 보내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를 안내한 신관 세이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제야 엘뤼엔을 발견한 듯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으음, 아까 전에도 저런 분이 계셨던가.”

“무슨 말이지, 세이렌?”

“아! 아닙니다. 실은 조금 전에 이분들을 안내했을 때는 저분을 뵙지 못했던 것 같아서요.”

“그건 다시 말해, 저자가 남몰래 침입했다는 뜻인가?”

그러자 약속이라도 한 듯 겨눠진 창끝이 일시에 엘뤼엔 쪽으로 돌아섰다. 고도로 훈련된 듯 일사불란한 움직임이었다. 다만 신속한 행동과는 다르게 막상 무기를 움켜쥔 신관들의 얼굴엔 겁먹은 기색이 역력했다. 정체를 알지는 못해도 신인 그에게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보다 엘뤼엔의 존재감이 더 강해진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선지 처음 명령을 내렸던 신관도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대의 이름을 밝혀라.”

“…….”

“어서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시끄럽군.”

“뭐, 뭣?”

드디어 내뱉어진 한마디에 신관들은 모두 일제히 숨을 멈췄다. 엘뤼엔은 그들의 반응을 돌아보지도 않고 심드렁히 중얼거렸다.

“애초에 필요하지 않은 걸 없앤 것뿐이다. 고작 이 정도 일로 수선 피우지 마라.”

“지, 지금 감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고작이라니! 참배실은 신전의 심장이 되는 장소다. 인간이 신과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을 터! 그런 곳을 필요 없다고 하다니……!”

“그러니까 없앤 거다.”

“뭐, 뭐라고?”

“너희들의 그 의미 없는 기원과 참배를 매일 검토하는 것도 골치라는 뜻이다. 그 대부분이 여기서 시작되더군.”

“대체 무슨 소리를…….”

신관들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다만 나만은 정확히 그 의미를 깨닫고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일거리를 줄이기 위해서 원천을 봉쇄했다는 소리였다.

“이게 대체 무슨 소란인가!”

그때 또 다른 곳에서 쩌렁쩌렁한 호통이 울렸다. 당황해서 고개를 돌려본 나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했다. 그들 모두 법의를 걸친 신관들이었다. 다만 그들 중에 가운데에 선 한 사람은 다른 신관들과는 복장이 조금 달랐다. 의복 자체도 좀 더 품이 풍성한 데다 장식이 화려했고, 머리엔 새하얀 관을 쓰고 있었다.

“대, 대신관님!”

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가 이 신전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사람인 모양이었다. 무엇보다 손등에 선명히 찍혀 있는 신의 문장이 바로 그 증거였다.

일반적으로 직위가 높은 사람은 나이가 지긋할 거란 편견과는 다르게 그의 용모는 카이테인과 거의 엇비슷하게 젊었다. 아주 많이 잡아야 그보다 한두 살 정도 더 많을까? 그러고 보니 일반 신관들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가장 많아 보이는 사람이 겨우 삼십 대 초중반 즈음으로 예측되는 정도였다. 엘뤼엔의 교단이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고 하더니, 그것이 신관들의 평균 연령에도 영향을 미친 듯했다.

“대신관님! 큰일 났습니다! 엘뤼엔 님의 참배실이 무너졌습니다!”

“참배실이 무너지다니! 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마침 용의자를 잡아 정황을 묻는 중이었습니다.”

“용의자?”

“저기, 바로 저쪽에 있는 저들입니다.”

신관들의 말에 대신관의 얼굴이 우리 쪽을 향했다. 하지만 정작 내 시선이 향한 것은 그가 아닌 그 옆에 있는 다른 신관이었다. 그의 키가 다른 이들보다 훤칠한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얼굴이 매우 낯익었기 때문이다.

바로 카이테인, 그였다.

“어라, 카이 씨?”

“엘 님!”

그 역시 나를 알아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의 짧은 외침은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했던 공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대신관은 물론, 신관들 모두가 경악해서 나를 바라보았던 것이다.

“에, 엘 님이라고?!”

“설마 신탁에서 말씀하셨던 그 엘 님?”

“그럼 저들이 우리가 기다리던 손님이시란 말이야?”

아차, 그러고 보니 신탁에 내 이름이 들어갔었지.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옆에 있던 엘뤼엔을 향해 슬쩍 원망의 시선을 던졌다. 물론 그래 봤자 그는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얼굴이었지만 말이다.

“모두 조용히 하시오!”

술렁거리는 사람들을 진정시킨 건 대신관이라 불린 남자였다. 그는 고요해진 좌중을 돌아본 다음 차분히 카이테인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카이테인. 설마 저분이 엘뤼엔 님께서 말씀하신 그분이란 말인가?”

“예, 맞습니다, 루얀 님. 틀림없는 엘 님이십니다.”

“하지만 신전을 훼손한 범인이라는 것은…….”

“무언가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엘 님은 결코 그런 일을 하실 분이 아닙니다.”

단호하게 대답한 카이테인은 이윽고 우리를 견제하고 있던 신관들을 차분히 돌아보았다. 그의 시선을 받은 신관들은 모두 어깨를 움츠리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모두 손님께 겨눈 무기를 거둬주시지요.”

“……하, 하지만…….”

그의 정중한 요청에 신관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 눈치를 보았다. 방금 전까지 신관을 무너트린 범인으로 추궁을 받던 죄인이 난데없이 신분이 격상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다들 무엇을 하시는 겁니까? 엘뤼엔 님께서 맞이하라 하신 손님께 계속 무례를 범하실 겁니까?”

그가 재차 재촉(을 가장한 협박)을 하자 신관들은 우물거리며 창을 거뒀다. 덕분에 시야가 트이자 카이테인이 한달음에 내 앞으로 다가왔다.

“엘 님, 무사하십니까?”

“아, 네. 괜찮아요.”

“마침 때가 맞아서 다행입니다. 혹시 제가 먼저 도착한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먼저 와 계셨군요. 무슨 오해가 생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염려하지 마십시오. 제가 전부 해결하겠습니다.”

그는 정말로 우리가 신전을 무너트린 범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기야 신의 부름을 받아 방문한 정령왕이 설마 신전을 날려버릴 거라곤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나마도 실제론 내가 한 게 아니라 엘뤼엔의 짓이긴 했지만, 그런 사정을 알 리가 없는 카이테인은 내게 무한한 신뢰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얼핏 엘뤼엔에게 시선을 보낸 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실례지만 옆에 계신 분은……? 새로운 일행이십니까?”

“으음, 그게 말이죠. 카이 씨도 잘 아는 분이랄까요?”

“예? 저는 처음 뵙는 분입니다만.”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라도 분명히 알긴 할 거예요.”

“그렇습니까?”

의아한 표정으로 엘뤼엔을 응시하길 잠시간, 곧 그의 안색이 빠른 속도로 창백해졌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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