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알아들었으면 지금 당장 나…….”
“미안해.”
“……!”
순간 불쑥 꺼낸 고백(?)에 이프리트가 헛숨을 삼키는 것이 보였다.
완전히 할 말을 잃었는지 굳어 버린 그를 향해 난 거듭 고개를 숙여 보였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만 화 풀어. 남의 감정을 가지고 장난치려고 했던 건 확실히 내 실수였어. 정말 미안해.”
“너, 너…… 지금…….”
“원래는 오자마자 바로 사과하려고 그랬는데, 어쩌다 보니 또 이렇게 됐네. 하하, 내가 원래 좀 이렇다. 미안.”
어라라? 근데 어째 사과받는 표정이 영 아니다?
나는 잔뜩 구겨진 이프리트의 얼굴을 발견하고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내가 숙이고 나오면 신나서 방방 뛰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껏 으쓱거리며 ‘당연히 그렇게 나와야지!’라고 말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는 두 팔을 부들부들 떨면서 점점 더 짙은 살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설마 내가 또 무슨 잘못이라도 한 걸까? 아니, 그럴 리가. 굳이 만들자면 난 사과한 죄밖에 없단 말이다!
그런데 정말 황당하게도, 이프리트에게는 그것이 죄가 되는 모양이었다.
“왜 네가 사과를 하는 거야!”
“엥? 왜, 왜냐니…….”
“바보 아냐? 왜 네가 사과를 해? 내가 찾아갈 때까지 기다릴 자존심도 없는 거야? 네가 왜 날 찾아와? 왜 네가 먼저 숙이고 들어오는 거냐고!”
“저, 저기…… 이프리트?”
먼저 사과하는 게 이렇게 문책받을 정도로 큰일인가? 그의 예민한 반응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마냥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에도 이프리트는 계속해서 바락바락 소리쳤다.
“태도가 너무 밋밋하잖아! 화가 났다면 계속 화를 내란 말이야! 이전의 엘퀴네스라면 이런 식으로 간단히 넘어가지 않았어! 찾아오기는커녕 우연히 만나더라도 못 본 척 고개를 돌려 버렸을 거야! 백 년이고 천 년이고 먼저 사과를 받기 전까진 꿈쩍도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게 누구의 잘못이든 간에!”
“으음, 하지만 난 이전의 엘퀴네스가 아닌걸.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왜 아니야! 그의 능력을 물려받았잖아! 그와 똑같은 기운을 가지고 있잖아! 똑같은 파란색 눈동자에 똑같은 물빛 머리카락이잖아! 그런데 왜 다르다는 거야?”
“왜냐고 해도…….”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그러자 이프리트가 더 힘을 얻은 듯이 소리쳤다.
“언제나 거만하게 혼자만 위대한 척 지내란 말이야! 다른 녀석들에게 웃지도 말고, 얘기도 나누지 마! 누가 시비 걸면 반죽음을 만들어 놓는 한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지 말고! 그것 때문에 다른 녀석들과 사이가 틀어져도 절대 사과하지도 마! 다른 하급 정령들이 조금만 실수해도 그 존재 자체를 소멸시켜 버리라고!”
“……헐, 너 나를 성격파탄자로 만들고 싶은 거냐?”
“맞아! 성격파탄자! 바로 그거야!”
“…….”
그래, 이제 알았어. 이프리트, 너…… 정상이 아니구나.
아주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이프리트를 보며 나는 잠시 속으로 회한에 잠겼다. 대체 내가 왜 여기까지 찾아와서 이런 일을 당하고 있는 걸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모른 척하고 있을 걸 그랬다. 아무래도 나한텐 스스로 무덤을 파는 독창적인 재주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강요하는 걸 보면…… 설마 전대 엘퀴네스의 성격이 그랬던 건가?’
그때 문득 스치는 생각에 나는 멈칫하고 이프리트를 바라보았다. 하기야 정말 친해지고 싶다면 저런 성격을 바라진 못할 것이다. 게다가 그저 막연하게 설명하는 것치곤 지나치게 예시가 구체적이지 않은가.
아웃사이더라는 것에서 이미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짐작했지만 설마 그런 엄청난 녀석이었을 줄이야. 전대의 엘퀴네스도 대단하지만, 그런 녀석을 좋아한 이프리트가 훨씬 더 위대해 보인다. 그러고도 모자라 순진한(?) 후대인 나까지 똑같은 성격으로 만들고자 하다니……. 네 정신세계는 대체 어떻게 되어 먹은 거냐!
트로웰, 네가 틀렸어. 이프리트는 전 엘퀴네스를 좋아한 게 맞았다고!
“저기, 이프리트? 말해 두지만, 나는 전대의 엘퀴네스가 아니야.”
“……? 그건 나도 알아.”
“아니야, 너 지금 착각하고 있어. 난 전 엘퀴네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완전히 별개의 존재야. 그러니까 그 녀석과 똑같은 성품을 지닐 필요도, 그럴 생각도 없어. 내가 아무리 전생의 기억에 얽매여 정령왕의 자각이 더디다고 해도 지금 이프리트 네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 정도는 알아. 지금 넌 나한테서 전 엘퀴네스의 모습을 찾으려고 하잖아. 네 지금 행동은 마치…… 그래, 마치 기억을 잃은 사람에게 억지로 기억해내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 같아. 실제로 그 사람은 그저 닮았을 뿐인, 전혀 다른 사람인데도 말이야.”
“…….”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이프리트는 한참을 가만히 서서 멍하니 듣기만 했다. 왠지 그 모습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유리 인형처럼 보여서 나는 속으로 안절부절못했다.
“이, 이프리트?”
혹시 쇼크를 받아서 선 채로 기절이라도 한 건 아니겠지?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게, 그는 조금 전부터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미동도 없이 눈조차 깜빡이지 않는 모습이 숨을 쉬고 있긴 한 건가 의심이 일 정도였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시 이프리트를 살피는 순간 나는 그대로 경직되고 말았다. 그의 두 눈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눈물이 차올랐기 때문이다.
아놔! 왜 또 우는 거야!
“……내가 바보 같지?”
“뭐?”
“그래, 내가 생각해도 나 정말 바보 같아. 근데 말이야. 정말 그런 식으로 엘퀴네스가 소멸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 만약 알았다면 너 같은 거 빨리 소멸해 버리라는, 그런 마음에도 없는 말은 하지도 않았을 거야.”
“쿨럭. 그, 그랬어?”
“응, 정말 이상하지? 분명히 나는 그를 좋아했어. 그런데 왜 입으로 나가는 말은 항상 저주와 비난이었을까? 사랑한다고 고백해도 모자랐을 시간에 자존심을 내세우고 싸우느라 바빴어. 지금도 마찬가지야. 사실은 네가 먼저 사과하러 와 줘서 기뻤어. 그런데도 이런 식으로밖에 대하질 못하다니, 난 모순덩어리야.”
씁쓸한 듯이 고개를 젓는 이프리트가 처음으로 슬퍼 보였다. 다가가서 어깨를 끌어안고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을 만큼.
물론 그것을 실행으로 옮길 정도로 나는 담대하지 못했다. 어쨌거나 현실은 여자아이 손도 하나 못 잡아 본 모태솔로인 것이다.
‘으으, 이럴 땐 뭐라고 말해야 하지?’
되지도 않는 위로를 건네느니 차라리 그냥 침묵하고 있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과는 달리 입은 자기 멋대로 주절주절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괘, 괜찮아, 이프리트. 너만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모순적인 면을 가지고 있으니까. 왜 그런 유명한 말도 있잖아? 인간은 모순의 동물이다!”
“……우린 정령이거든?”
“어? 아, 맞다, 그랬지. 하하하! 에이, 뭐 어때. 정령이라고 꼭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는 법은 없잖아? 좋아도 싫다고 할 수도 있고, 속내를 내색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지. 그런 거 일일이 따지다간 머리 아파서 못 살아. 무엇보다 상대가 어지간해야 말이지. 누구라도 너와 같은 상황이면 감정을 감출 수밖에 없었을 거야. 암, 그렇고말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응? 전대의 엘퀴네스 말이야. 나 같아도 그런 성격파탄자를 좋아한다고 밝히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거든.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너를 상당히 존경한다, 이프리트. 취향이 참 많이 이상…… 아니, 독특한 것 같아. 음, 그래. 아주 개성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그러자 그렇지 않아도 날카로운 이프리트의 눈꼬리가 더욱 사납게 치켜 올라갔다.
“뭐야? 너 죽을래?”
“하하, 나는 그저 대단하다는 뜻에서…….”
“흥! 그래도 전 엘퀴네스가 너보단 훨씬 낫거든?”
“뭐? 내가 어디가 어때서?”
“어떻긴! 어리바리하고 멍청하잖아! 우유부단해서 답답한 것보다야 좀 재수 없더라도 자신의 의사가 확고한 게 낫지! 내가 널 보면서 가장 궁금한 게 뭔지 알아? 이전의 엘퀴네스가 지금 여기 나타나서 널 보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이거야. 대대로 싸가지의 전통을 이어 오던 집안에서 이런 맹한 녀석이 탄생했으니 아마 적잖아 기막혀할걸?”
쳇, 그딴 싸가지는 부럽지도 않거든?
본인 앞에서 대놓고 욕을 하는 이프리트를 보며 나는 속으로 조용히 투덜거렸다. 남이 모처럼 위안해 줬건만(?) 오히려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닌가 보다.
한술 더 떠서 이프리트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무튼 네가 먼저 사과했으니 나도 미안하다고 인정은 할게. 인제 그만 돌아가 줘. 혼자 생각할 게 있으니까.”
“뭐?”
그게 진정 사과하는 태도냐? ‘미안하다’도 아니고, 미안하다고 ‘인정’한다는 건 또 뭐람? 한마디 해 주고 싶었지만 나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돌아서는 이프리트의 표정이 조금 쓸쓸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이 상황에서 혼자 생각할 거라면 전 엘퀴네스에 대한 것밖에 없겠지.
그나마 나를 통해서 엘퀴네스의 부재를 만족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그걸 내가 단호히 끊어 버렸으니 지금 이프리트는 말은 하지 않아도 굉장히 허탈할 것이다. 고백이라도 한번 해 봤다면 후회라도 없었을 텐데. 오히려 소멸하기 직전까지 싸우다 끝낸 모양이니, 스스로 얼마나 한심하고 원망스러울까?
전 엘퀴네스라는 녀석은 이런 이프리트 마음도 모르고 지금쯤 신 나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갑자기 그 녀석이 괘씸하게 느껴졌다.
뭐랬더라? 소멸한 정령왕은 신이 된다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인세에서 환생하더라도 드래곤으로 태어날 확률이 높다고 들었던 것 같다.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곧장 질문을 던졌다.
“이프리트, 혹시 아크아돈에도 드래곤이 있어?”
“뭐? 그야 당연하지.”
“그럼 최근에 새끼 드래곤이 태어났다는 이야기 같은 거 못 들어 봤어?”
“새끼 드래곤이라니…… 헤츨링을 말하는 거야? 글쎄. 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레드 드래곤의 헤츨링이 태어났다는 얘기는 들었어.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이프리트는 한껏 짜증이 섞인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가라고 했는데도 계속 머문 채 이것저것 질문을 늘어놓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아니, 그게 말이야. 정령왕이 소멸하게 되면 드래곤으로 태어날지도 모른다잖아. 혹시 이번에 태어난 헤츨링이 전 엘퀴네스가 아닐까 해서.”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정령왕이 소멸하면 드래곤으로 태어난다니?”
“아니, 전부 드래곤으로 태어나는 건 아닌 것 같고. 신이 되거나 내세에서 환생하거나 둘 중 하나라던데. 그러면 드래곤으로 태어날 확률이 높다고…….”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 이프리트로 인해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저건 아직 정령왕의 자각도 제대로 못 하는 주제에 그런 건 언제 배웠냐는 뜻일까, 아니면 전혀 금시초문인 사실을 내가 어떻게 알고 있냐는 뜻일까? 비참해지지 않으려면 후자의 질문이 더 나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억지로 후자의 뜻이라 단정하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명계에 있을 때 들었거든. 아레히스라는 사람한테서.”
“아레히스? ……설마 망자의 신 아레히스 말이야?”
“……신? 헐, 아레히스가 신이었어?”
이번엔 내가 놀랄 차례였다. 저승사자(그들은 인도자라고 불렀지만)들이 모셔 온 존재인 만큼 위치가 높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설마 그가 신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그는 명계의 중급 신이야. 죽은 망자의 영혼을 총괄하는 신이지.”
“으음, 그렇다면 맞을 거야. 자신이 꽤 높은 신분이라고 얘기했거든.”
“그런데 그 신이 너한테 무슨 말을 했다고?”
나는 그에게 들었던 그대로 전부 이프리트에게 설명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별로 관심 없는 기색이더니 그는 이번엔 아주 열성적으로 내 말에 집중했다. 그리고 모든 설명이 끝난 순간 탄성을 지르듯 신음을 내뱉었다.
“세상에…… 정령왕이 신이 되기 전의 견습 단계라는 말이 사실이었구나.”
“어?”
그건 또 뭔 소리래? 어리둥절해서 바라보자 충격받은 듯 멍한 얼굴이 되어 있는 이프리트가 침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실은 이전부터 그런 소문이 돌았거든. 정령왕은 주신이 인간들을 다스리기 위해 만든 가장 순결한 신의 영혼이라고. 창조된 직후 적응 과정을 위해 잠시 정령왕의 임기를 거쳤다가, 훗날 가장 걸맞은 신의 직위를 부여받는다는 거야.”
“헤에, 그럼 내 말이 맞았네. 잘됐다, 이프리트.”
나는 순수하게 축하하는 마음으로 말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뾰족하게 날이 선 음성이었다.
“잘되긴 뭐가 잘돼?”
“으응?”
“신이 되나 환생을 하나 어차피 만날 수 없기는 매한가지잖아. 신계가 어디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인 줄 알아? 특히 우리 정령왕들은 아크아돈 외의 다른 차원엔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설령 네 말처럼 드래곤으로 태어났다고 해도 그래. 그게 여기 아크아돈의 드래곤이라는 보장이 어딨니? 드래곤이 존재하는 차원이 어디 한두 개인 줄 알아? 운이 좋아 아크아돈에서 태어났다 치자. 기운이며 외모며 모든 것이 달라졌을 텐데 그걸 어떻게 알아봐? 너 바보야?”
“크, 크흑! 아니 이 정령왕은 왜 걸핏하면 나더러 바보래?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럼 좀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보든가! 에잇, 너 때문에 기분만 더 잡쳤잖아! 짜증 나!”
……어째 이놈의 정령왕은 예뻐할 구석이 하나도 없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얼굴을 와락 찌푸리고 말했다.
“남이 기껏 생각해 줬더니 한다는 말이 겨우 그것뿐이냐? 너 진짜 너무한 거 알아?”
“네가 가능하지도 않은 걸 말하니까 그렇지! 누구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그런 거 아니거든? 우리가 신계로 이동을 못 한다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았겠냐? 어? 잠깐, 정령왕들은 아크아돈 외의 다른 곳에 못 간다고? 그럼 명계로도 못 가는 건가?”
“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해?”
“그럼 명계 쪽은? 명계에서도 이쪽으로 못 오는 거야?”
내 질문에 이프리트는 짜증 내던 것을 멈추고(드디어 나란 놈에 대해 포기한 것 같다) 한층 차분한 어조로 대답했다.
“아니, 그쪽에선 올 수 있어. 정령도 언젠가는 소멸을 하니까. 망자의 영혼이 있는 곳이면 그네들은 어디든지 다닐 수 있거든.”
“호오…… 그렇단 말이지.”
“……뭐, 뭐야?”
작게 중얼거리는 말에 이프리트가 어깨를 움찔 떠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내 눈빛이 심상치 않은 것을 감지한 모양이다.
후훗, 이프리트? 나 방금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은 이프리트를 마주 보았다.
“어쩌면…… 전 엘퀴네스의 현재 상황 정도는 알 수 있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