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종결급 특성으로 대마법사-18화 (18/140)

18. 붉은 눈의 스태프 (1)

물의 명가 크라우드는 비상이었다.

가문의 최대 관문인 사해의 시험 직전에 후계자 후보들이 대거 위험에 빠졌으니까.

심지어 호위를 맡은 뇌격의 원로 마법사 니콜라스가 죽을 뻔했다는 말에 가문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흑마법사 중에 그 정도로 강한 자가 있었단 말이오?”

“함정에 당했다고 하지 않았소.”

“아무리 그래도 니콜라스 경은 전투 경험이 숱하게 많은 베틀 메이지시오! 그런 분께서 당하시다니. 이건 보통 일이 아니오.”

결국, 사해의 시험은 일시 보류됐다.

우리는 동부 사막이 흑마법사의 마수가 뻗치지 않는다고 판별될 때까지 무한히 대기해야 했다.

마탑과 프레야 교단에도 알리니 매우 놀란 분위기니까.

어쩌면 마탑의 원로 마법사들과 프레야 교단의 대륙 7대 성인들이 움직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사태가 그만큼 심각했다.

가주 엡실론은 니콜라스를 따로 불러 말했다.

“······내가 괜한 부탁을 했군.”

죄책감에 젖은 눈빛.

침중한 목소리로 그답지 않게 오랜 친구의 눈치를 살핀다.

반면 당사자인 니콜라스는 호탕했다.

“허허, 놈들이 생각보다 대단했던 게 왜 자네 탓인가? 흑마법사 소탕엔 언제나 위험이 함께하는 법이거늘.”

“······.”

“이 사람아. 하여간 생긴 건 험상궂게 생겼는데 마음은 모질지 못하군. 누가 보면 내가 죽은 줄 알겠군.”

쪼르르.

니콜라스는 화상 입은 목을 쓰다듬으며, 엡실론의 술잔에 포도주를 가득 따라준다.

그리고 남은 포도주병을 입에 대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크으. 내장이 비명을 지르는 맛이야. 자넨 왜 이리 떫은 걸 먹나?”

“······자네가 다쳤다고 해서 도수 낮은 술을 가져왔는데.”

“하여간 악취미군. 그나저나 흑마법사보다 더 짜릿한 소식이 있네.”

“짜릿한 소식?”

엡실론이 경계하듯 눈을 빛냈다.

흑마법사보다 더 놀라운 일이라니.

동부 명문가의 수장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던 것이다.

하지만 니콜라스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자네 막내아들, 네카르가 얼마나 뛰어난 재능인지는 알지?”

“물론이다. 뒤늦게 철이 들어 이제 겨우 초급 마법서를 읽긴 하지만 마나량만큼은 제법이라고 하더군.”

“마나량 뿐이 아닐세! 천부적인 마법 센스를 가졌어. 단 몇 시간 만에 내게 스파크 마법을 익힌걸로 모자라, 아쿠아 마법으로 증폭시켰다니까? 그것도 자신은 감전 되지 않으면서 말일세!”

“······뭐?”

니콜라스는 입에 침을 튀어가며 칭찬했다.

자신이 마탑에서 가르치는 수제자들조차 위험해서 시도하지 않는 방식을 첫 전격 마법을 사용할 때 스스로 깨달아 활용하다니!

이는 보통 일이 아니었다.

“네카르가······. 그 어렵다는 전격계 마법을? 그렇다면 듀얼 속성 마법사라는 건가?”

“뭐? ······에잉, 껄껄. 자네 그렇게 안 봤는데 자식들에게 너무 무정하구만?”

“그게 무슨 뜻이지?”

기분 나쁘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는 엡실론.

니콜라스는 그런 엡실론에게 장난기 넘치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크하핫! 듀얼 속성이 아니라 트리플 속성일세! 네카르는 물 속성과 전격계 속성 말고도 흙의 정령과도 계약했단 말일세!”

“······흙의 정령과도 계약했다고?”

“나도 정말 깜짝 놀랐지 뭔가! 흑마법사 지부에서 탈출로를 찾은 것도 네카르일세. 물론 흙의 정령이 길을 가르쳐줬다지만 사람 말을 모르는 정령에게 그 정도 알아듣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지.”

니콜라스는 쉴 새 없이 네카르를 칭찬했다.

이번 흑마법사 수색 때 네카르의 활약이 워낙 인상적이었으니까.

귀족들이 더럽다며 손도 안 대는 쓰레기통을 뒤질 생각한 점.

숲속에서 날아온 흑마법을 워터 실드로 전방위로 막아낸 것.

상대의 다크 리플렉터를 파훼하고, 스파크 마법으로 처치한 것 등.

첫 실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능숙한 활약이었다.

장녀 네하린도 전격계 마법을 배웠다는 점과 차남 네하드람이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자만이 많이 줄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대부분 네카르 칭찬이었다.

“과장이 너무 심하군.”

물론 엡실론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지 인상을 찡그렸지만.

“껄껄, 이 사람아. 내가 거짓말하는 걸 본 적 있나?”

니콜라스는 두 눈으로 직접 보았기에 매우 강한 흥미를 보였다.

“어쩌면, 자네 가문이 세기의 천재를 탄생시켰을지도 모르겠어. 자네가 바라던 대로 동부의 꿈을 이뤄줄 만한 재능이야,”

“······네카르가? 자네 정말 취했나? 아까부터 비약이 너무 심하군.”

“정말이라니까? 태동이 다소 늦긴 했지만, 마법 수련 1년 만에 이 정도로 활약하는 자가 또 누가 있었나? 대륙에 딱 한 명, 희대의 천재이자 ‘마신(魔神) 문두스’. 그 인간밖에 더 있었는가?”

“!”

마신(魔神) 문두스.

악마의 신이 아니라, 순수 마법의 신이라는 이명이 붙은 사내.

세계수에 깃든 아카식 레코드를 해독해서 이 세계의 모든 지식을 통달했다는 8써클 대마법사.

시그니쳐 마법인 ‘중력 마법’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속성 마법을 시전할 수 있다는 인류 최고의 마법사다.

아르카나 대륙의 마법 수준을 50년 이상 앞당겨줬다고 평가받는 존재.

한때 마탑을 비롯해 전 대륙에서 위대한 선구자라고 칭송했지만, 지금은 마법적 공로만 인정할 뿐 다들 언급조차 기피하는 자다.

니콜라스의 발언에 엡실론은 다소 놀랐다.

“······큰일날 소릴 하는군. 자넨 네카르가 ‘오르비스 대학살’ 같은 일을 저지르는 대재앙이 되길 바라나?”

“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네.”

니콜라스는 웃음기를 지우고 말했다.

“네카르를 중앙으로 데려가서 가르치고 싶네.”

“······!”

“이 아이는 정말 가능성 있어. 자네가 그토록 꿈꾸던 ‘동부의 꿈’. 그걸 이뤄줄 수 있는 아이란 말일세.”

“!”

동부의 꿈.

동부가 마경(魔境)에서 출몰하는 몬스터가 중앙까지 못 가도록 하는 방파제 역할로 버려지는 게 아니라, 서부나 남부처럼 중요 행정구역으로 대우받는 것.

동부 최고 명문가 크라우드 가주 엡실론이 평생을 바라온 꿈이다.

엡실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내 평생의 대업일세. 망나니 따위에게 맡길 일이 아니야.”

“굳이 동부의 꿈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좋은 일일세. 중앙 마탑을 견학할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걸 알지 않은가?”

“······.”

“더구나 네카르는 다양한 속성을 가졌는데, 동부엔 듀얼 속성 마법사가 거의 없잖은가? 이번 기회에 마탑의 탑주들을 만나보게 하는 건 어떤가?”

“!”

니콜라스는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마탑의 탑주.

대륙에서 마법이 가장 발달했다는 중앙 지역에서도 최고 마법사 중 하나들이다.

각 속성을 대표하는 원로 마법사!

그들을 만나볼 기회를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지금 데리고 가겠다는 건가?”

“애가 원하면 말이지.”

니콜라스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흐음······.”

엡실론의 고민이 깊어졌다.

***

3일 후, 흑마법사 마벨에 대한 대처 논의가 끝났다.

가주 엡실론과 원로원은 다른 귀족 가문과 프레야 교단과 회담을 갖기로 결정했다.

동부 사막에 숨어 있을 흑마법사를 쓸어버리기로 한 것이다.

가주 엡실론은 모든 일을 종결짓고 나서야 날 불렀다.

똑똑.

“들어와라.”

끼익.

가주실에 들어가니 기나긴 식탁이 날 반긴다.

화려한 만찬과 텅 빈 좌석들.

차이점이 있다면 과거엔 내 자리가 끝 좌석이었다면, 지금은 네하드람 다음 좌석까지 진출했다는 점이다.

“들지.”

나와 엡실론은 두 칸 떨어진 거리에서 각자 고기를 썬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계속 난다.

손은 닿지 않지만, 서로 표정은 보이는 거리거늘.

얼굴을 마주 보거나, 살가운 대화를 나누진 않는다.

그때, 엡실론 곁에 앉아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니콜라스가 헛기침하며 입을 열었다.

“네카르.”

“예.”

“이번 흑마법사 수색에서 너희가 큰 공을 세웠잖느냐. 이를 치하하기 위해 불렀단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보상 시간이다.

니콜라스는 호탕하게 웃으며 미리 준비해둔 두툼한 두루마리 2개를 꺼냈다.

“네 덕분에 나 또한 목숨을 건졌으니, 그에 대해 답례를 해야겠지. 받거라.”

“······!”

니콜라스는 미리 가져온 책 묶음을 내밀었다.

설마?

-<라이트닝>, 전격계 초급 살상 마법. 손에서 벼락이 나가듯, 전격을 일직선으로 내뿜는다. 같은 등급 4대 속성 마법에 비해 파괴력이 크지만, 그 만큼 마나 소모가 심하다. (총 마나 소모 5,000).

-<썬더 스톰>, 전격계 중급 살상 마법. 니콜라스의 스승 닐스가 완성한 비전 마법이다. 시전 시 주위 환경에 전자기장을 만들고 마나와 공명시켜서 자연 날씨를 변화시킨다. 이후 대상에게 낙뢰를 쏟아내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선보인다. (총 마나 소모 15,000.)

.

.

나이스.

전격계 마법서적들이다.

마침 새로운 마법서도 필요했는데 잘됐다.

비록 전격계 기초 마법 스파크로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다지만, 진짜 살상 마법이 없는 한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

인쇄술이 없어서 직접 펜으로 옮겨쓰는 아르카나 대륙에서 마법서의 가치를 생각해보면 이는 엄청난 보상이다.

그런데 니콜라스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0년 안에 이것들을 모두 익힌다면 중앙에 있는 마탑으로 찾아오거라. 스승님께서 개발하시던 비전 마법을 함께 연구하겠다.”

“!”

니콜라스 스승 닐스의 비전 마법.

아직 니콜라스조차 익히지 못한 전격계 궁극의 마법은 나 또한 알고 있다.

그 위명이 엄청나 궁극의 대마법 중 하나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천벌(天罰). 전격계 최고 위력을 가진 상급 마법 중 하나였지.’

원작에서 군단장급 보스를 사냥할 때 자주 사용했던 대마법.

일격에 소규모 도시 따위는 소멸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가진 마법이다.

최소 5써클 이상만이 시전할 수 있는 그 마법을 언제든 연구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복이다.

나는 천벌 마법을 완성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

재료만 모을 수 있으면 금방이다.

“감사합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나는 돈도 안 드는 입에 발린 공사치 말을 적당히 해줬다.

아무렴 꼭 잊지 않아야지.

혹여 천벌 마법을 잊어버리고 배우지 않는다면 얼마나 막심한 손해인가?

그때 엡실론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건 순전히 니콜라스의 보상이다. 나 또한 크라우드의 가주로서, 가문의 이름을 드높인 노고를 치하해야겠지.”

엡실론은 고풍스러운 나무 함을 열었다.

그 안에는 영롱한 푸른 빛을 내는 구슬이 3개 담겨 있었다.

“아직 네 전용 스태프가 없다지.”

“예.”

“받아라. 마력석이다. 네게 맞는 스태프를 만들어 써라.”

“!”

마력석.

강력한 마나를 머금은 돌로, 스태프를 만들기 위한 필수 재료다. 보석보다 배는 귀한 재료 중 하나.

지금 내 재력으론 몇 년간 쳐다도 못 볼 보물이다.

향후 방랑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보물.

아직 장녀 네하린도 없는 마력석을 내게 주다니.

그것도 3개씩이나!

하기야 뇌격의 원로 니콜라스의 목숨을 구했으니 내 공이 매우 컸다.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

나는 함에 있는 구슬 3개를 모두 챙겼다.

순간 엡실론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 혹시 마력석 3개 중 2개는 네하린과 네하드람 몫이었나?’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미 3개 다 집어버렸는데.

엡실론도 내 공 때문인지 딱히 만류하진 않았다.

‘······전격계 마법서를 다 익히면 네하린에게 물려줘야겠군.’

양심상 다른 답례를 해야겠다고 생각할 뿐.

어차피 나야 마나를 불어넣으면 익히는 건 시간문제일뿐더러, 스킬로 익히는 것이기에 더 갖고 있을 필요는 없으니.

뭐, 네하드람이야 외가인 황금 상회 덕분에 부유할 텐데, 마력석 정도야 알아서 마련하리라 믿는다.

엡실론은 표정을 갈무리한 후, 무겁게 말했다.

“너도 알겠지만 스태프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엡실론은 더욱 매서워진 눈빛으로 말한다.

“마력석은 지금은 검은색이지만, 마법 세공을 하면 푸른색, 녹색, 붉은색으로 나뉘지.”

“······.”

“푸른색은 최대 마나 량을 늘려주고, 녹색은 마법 주문을 일부 미리 저장해서 캐스팅 속도를 높여준다. 마지막으로 붉은색은 마법 화력을 증폭시켜준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네 자유지.”

엡실론은 기본적인 설명을 굳이 다 읊었다.

스태프는 원체 귀한 재료일뿐더러, 잘못 사용하면 착용자를 죽이는 병기가 될 수 있기에 심각한 거다.

“하지만 네카르.”

“예.”

“붉은색만은 고르지 마라.”

엡실론은 단언했다.

반대로 말하면 푸른색이나 녹색 중에서 자유롭게 고르라는 뜻이었다.

“네가 가진 마나가 풍부하다는 건 알지만, 붉은색은 마나 하트 자체에 큰 부담을 준다.”

“그래, 괜히 객기 부린답시고 붉은색을 골랐다가, 심장이 파열돼서 죽는 치기 어린 것들을 많이 봤단다.”

니콜라스도 옆에서 거들었다.

붉은색 마력구가 마법 화력을 그냥 증폭해주는 게 아니다.

착용자의 마나를 강제로 더 끌어내서 위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 경우, 평소보다 많은 마나 소모로 마나 혈관에 무리를 준다.

자칫 잘못해서 마나가 부족해질 경우, 마나 하트가 파열해서 두 번 다시 마나를 못 쓰는 몸이 된다.

지금 엡실론과 니콜라스는 웃어른으로서 이를 걱정하는 것이리라.

애초에 붉은색 스태프는 대부분 전쟁 마법사가 죽음을 각오한 전투를 할 때만 꺼내는 최후의 병기였으니까.

“어차피 우리 크라우드는 물의 명가. 마나 량이 곧 파괴력이다. 대부분 마법사가 푸른색 스태프를 만들지.”

“하기야 물은 질량이 많을수록 위력이 올라가니 말이지.”

니콜라스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여차하면 내가 중앙으로 내려갈 때, 따라오거라. 원한다면 마탑에서 스태프 제조에 뛰어난 마법사를 소개해주마.”

허허 웃는 니콜라스.

아무래도 이것이 빌드업일지 모른다.

전격계 원로 마법사인 니콜라스가 날 중앙으로 데려가서 수제자로 삼기 위한 빌드업.

먼저 스태프를 만들 겸, 중앙에 불러서 휘황찬란한 문명과 마탑을 보여주고 아예 수제자로 남기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제안은 감사합니다만 아직 동부에서 배울 게 남아있습니다.”

“······그런가. 마음 바뀌면 언제든 말하거라,”

니콜라스는 아쉽다는 듯 혀를 찼다.

왜인지 모르게 가주 엡실론이 피식 웃었지만.

여하튼 엡실론은 아버지로서 마법사로서의 마음가짐과 스태프의 위험성, 자만하면 안 된다는 훈화 말씀을 이었다.

마법사라면 누구나 알법한 내용을.

엡실론쯤 되는 마법사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고개를 갸웃하다가 깨달았다.

‘······아, 혹시 내가 망나니였어서 걱정된 건가?’

지루했지만 아버지 엡실론이 날 걱정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니 이런 말을 하는 거겠지.

기쁘게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네카르.”

“예.”

“내가 뭐라고 했지?”

“붉은색만은 고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일부라도 기억해서 다행이군. 이만 나가라.”

이후 축객령이 떨어진다.

나는 밖으로 나가며 생각했다.

‘잘 됐군. 안 그래도 성장이 빨랐는데 스태프라니. 몇 배로 강해지겠어.’

솔직히 말해서 나조차 폭주기관차 같은 성장 속도에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현재 나는 각 속성 기초 마법은 물론, 슬슬 물의 마법을 대부분 익히고 있다.

이번에 니콜라스에게 받은 전격계 마법도 있고.

거기에 스태프를 만들 마력석을 무려 3개나 받았다니.

제대로 만들어진 스태프는 마법 위력을 2배 이상 끌어내 주기도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성장이다.

원작까지 앞으로 10년이 남았으니까, 이대로 계속 성장한다면?

특성 엘리멘탈 마스터와 드래곤 하트가 아무리 대기만성형이라도 이 정도 성장세라면 10년 후엔, 최고 랭커였던 과거의 나보다 더욱 강할지 모른다.

‘더구나 크라우드 가문도 원작보다 흑마법사를 파악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대로라면 정말 동부의 변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지금은 원작으로부터 약 10년 전.

그때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흑마법사를 발견하고, 그 위험성을 직감하고 있으니까.

막역하기만 한 미래가 손에 잡히는 느낌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지만 벌써 열 걸음은 간 것 같으니까.

앞으로 해야할 일을 정리한다.

10년이 오기 전에, 흑마법사를 최대한 죽이고, 대비하는 방향으로.

‘좋아, 그러기 위해선 스태프부터 만들어야겠군. 장비 빨이 있으면 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어지니까.’

니콜라스가 중앙 마탑에 있는 스태프 장인을 소개시켜준다고 했지만, 내겐 쓸모없다.

특성 드래곤 하트 덕분에 마나가 거의 무한해서 푸른색 개조는 필요 없다.

또한, 마법 스킬 덕분에 영창을 할 필요가 없어서 녹색 개조도 필요 없으니까.

엡실론의 당부를 깨고 마력석 3개를 모두 붉은색으로 올인할 생각이었다.

화력을 3배는 올릴 수 있는 미친 짓!

‘가주 엡실론이 나중에 알게 되면 뒷목잡겠군.’

······일반적인 사람은 그대로 마나가 고갈돼 폐사할 스태프다.

엡실론이 한참이나 하지 말라고 설교한 붉은색을 돌아서자마자 고른다.

그것도 마력석 3개를 전부다.

그 스태프만이 내게 필요했다.

‘이런 정신 나간 짓은 일반적인 스태프 장인은 절대 안 해준다. 불법 개조. 그것도 실력이 뛰어난 불법 개조사를 찾아야 해.’

스태프 장인이라면 자살희망자 안 키운다면서 안 해줄 가능성이 100%다.

따라서 돈만 주면 무엇이든 해주는 실력 좋은 불법 개조사를 찾아야 한다.

‘암시장 블랙 오아시스. 그곳에 마법 아티펙트 불법 개조 장인 하이네가 숨어있었지. 그 녀석을 만나러 가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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