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종결급 특성으로 대마법사-12화 (12/140)

12. 니콜라스의 첫 번째 수업 (2)

전격계 마법을 전수해줄 제자를 찾고 있다.

그 말에 네하린과 네하드람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화색을 보인다.

장녀 네하린은 명실상부한 크라우드 마법 천재로서 새로운 마법을 배울 수 있다는 호기심을 비춘다.

전격계 마법은 4대 원소 마법에 속하지 않는 복합 마법으로서, 일반적인 마법보다 훨씬 희귀하며 난이도도 어려우니까.

반면 네하드람은 눈에 탐욕이 비췄다.

현재 명분도, 마법 실력도 네하린에게 크게 밀리니까.

이 판도를 바꾸기 위해 전격계 마법을 배우려는 모양이다.

그리고 나는 새삼 다른 느낌이었다.

‘뇌격의 원로 니콜라스. 그가 이토록 친절한 사람이었나?’

니콜라스는 한번 친해지기가 어렵지, 일단 친해지면 한 없이 친절해지는 타입.

크라우드 가문 자제로 태어난 복을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

다들 열망에 가득찬 눈이자 니콜라스가 허허 웃었다.

“그렇다고 너무 기대하지 마라. 전격계 마법은 특별하니까. 애초에 듀얼 속성 마법사가 얼마나 희귀한지 알잖느냐?”

마법사는 처음 마나를 터득할 때 고른 한 가지 속성 마법만을 사용할 수 있다.

크라우드가 물의 명가, 크로코가 흙의 명가, 다이크 가문이 불에 특화된 것이 바로 혈통의 재질 때문이다.

예외는 오직 특성 뿐.

태어날 때부터 듀얼 속성 이상의 특성을 가져야 한다.

그중에서 전격은 물 속성과 바람 속성을 융합한 듀얼 속성이다.

니콜라스조차 경험적으로만 아는 사실이겠지만, 전격 계열은 물과 바람 모두를 가진 자 중에서도 일부만 배울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전격계 마법은 큰 기대하지 말라는 거였다.

“하여튼 나는 한 달이란 시간 동안, 이곳에 머물 거다. 그 동안 너희들에게 크게 두 가지 가르침을 주려고 한다.”

니콜라스는 두 손가락을 펴며 말했다.

“첫 번째는 마법 수련이다. 내 너희 물의 마법 연성을 보고 어떤 부분을 잘못하는지 짚어주지.”

“······!”

마탑의 원로가 마법 수련을 도와주겠다.

그 말에 네하린과 네하드람은 눈빛을 빛냈다.

이것이 얼마나 큰 기회인지 눈치챈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실전 수업이다. 사해의 시험에서 살아남으려면 고리타분한 순수 이론만으론 불가능하니.”

“!”

그러나 나는 그다음 말에 흥분했다.

실제 전장을 누볐던 베틀 메이지로서의 가르침을 물려주겠다.

이는 원작 게임에서는 대부분 스킵 돼서 배우지 못했던 것들이니까.

‘아마 이 때문에 굳이 니콜라스를 부른 모양이겠지.’

나는 괜히 엡실론을 바라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니콜라스는 계속 말을 이었다.

“전격계 마법은 너희가 하는 걸 보고 가능성이 보인다면 가르쳐주도록 하마. 우선 마법 연성부터 확인하지. 내일 아침, 호출할 테니 집합하도록.”

***

다음 날 아침, 니콜라스는 우리를 크라우드 지하 강당 홀로 호출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홀 외곽에는 니콜라스가 미리 그려둔 작은 마법진들이 일정 간격으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원 안 바닥에는 거대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뇌격의 원로 니콜라스는 그 거대 마법진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천천히 들어오거라.”

“예.”

우리는 거대 마법진으로 천천히 들어간다.

고고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강한 흡입력이 중심을 잃게 만든다.

거대 마법진에서 흐르는 마나의 흐름이 강해서 일 터다.

‘나야 별 문제가 없군.’

그러나 나로선 크게 괴로운 수준은 아니었다.

내 몸속에는 거대 마법진보다 훨씬 묵직한 드래곤 하트가 잠들어 있으니.

아마 몸속 마나 량이 적을수록 더욱 크게 흔들릴 터다.

실제로 가장 앞서서 걸어가던 네하린은 흔들리기 시작했는지 걷는 속도가 매우 느려졌다.

특히 네하드람이 심히 흔들렸다.

“어, 어?”

쿠당탕.

그만 자빠져버리는 네하드람.

굴욕감과 부끄러움에 다급히 일어나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흔들린다.

“끌끌,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들어오거라.”

“······.”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는 니콜라스.

앞서가던 네하린이 자신도 휘청거리는 걸 참고 손을 내민다.

얼굴이 시뻘게진 네하드람은 잠시 망설였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맞잡는다.

다행히 더 넘어지는 일은 없었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자, 니콜라스는 강의를 시작했다.

“이번 마법 강연은 마탑에서 제자 수련을 도울 때 하는 비전 방식이다. 오늘 배운 일들을 외부에 발설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예.”

마탑에서 실제로 진행하는 강의라는 말에 잔뜩 긴장하고 기대한 네하린과 네하드람.

나야 이미 내용을 전부 알고 있어서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니콜라스는 강의를 계속 했다.

“이 마법진은 쉽게 말해 가상의 세계로 너흴 초대하는 장치다. 마치 실제처럼 움직이지만, 실제는 아니라서 결코 다치는 법이 없지.”

지이잉.

니콜라스가 거대 마법진에 마나를 불어넣는다.

크게 진동하는 거대 마법진.

강당 전체에 그려진 작은 마법진과도 연결됐는지 진동이 옮겨간다.

번쩍.

그와 동시에 시야가 암전되더니, 또 다른 세상이 보였다.

“허허, 잘 보이느냐? 이것이 ‘일루젼 필드’로 창조한 공간이란다.”

“!”

“!”

니콜라스가 초대한 세계는 숲속이었다.

기름진 흙 덕분에 울창한 수풀이 가득하고, 키 큰 활엽수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곳.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중앙 지대의 숲.

동부 사막과 달리 생명력이 활발한 곳이다.

‘마치 정령계 같군.’

속으로 솔직한 감탄을 내뱉는다.

원작 게임에서 둘 다 경험해봤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생생하게 재생되는 건 또 다른 영역이니까.

“아직 너희 육체는 만들어지지 않았지. 자, 차분히 상상하며 마나와 공명해 보아라. 이곳에 있는 너희 모습을 말이다.”

“······!”

스르릉.

그 말과 동시에 니콜라스가 숲속에 생겨났다.

그 모습은 마치 게임 월드에 새 캐릭터가 생성되는 것과 유사했다.

‘아 씨, 어떻게 하더라?’

물론 우리는 쉽사리 저 자신을 만들지 못했다.

나 또한 원작에서 이런 부분은 게임 시스템에 의존했으니까.

그러자 니콜라스가 가볍게 조언했다.

“처음엔 쉽지 않을 거다. 그럴 땐 최대한 편한 자세를 떠올려 보아라. 너희는 어떨 때 가장 마음이 편했느냐?”

“······!”

그 말에 감을 잡는 사람들.

“오오? 제가 제일 빨랐군요.”

이번엔 네하드람이 가장 먼저 했다.

숲속에 생겨난 네하드람은 가벼운 외출복이었다.

······손에 술병을 들고 있는 게 문제긴 하지만.

이 정도는 니콜라스도 허허 웃고 넘어갔다.

‘옷차림을 편히 생각해야겠군.’

나로서야 현대 복장이 제일 편하지만, 그런 옷을 상상했다간 괜히 곤란한 일만 생길 터.

통풍이 잘되는 가벼운 중세 옷차림을 떠올린다.

스르륵.

“네카르도 성공했구나. 자, 네하린. 이제 너만 남았다.”

“······.”

은근히 독촉하는 니콜라스.

네하린은 잠시 조용히 집중했다. 이윽고 네하린도 모습을 생성한다.

스르륵.

“······!”

복장이 귀여운 곰돌이 잠옷이었다는 게 문제였지만.

네하린은 스스로 깜짝 놀라 황급히 다른 옷을 상상했다.

어찌어찌 숲속에 모두 들어왔다.

“이 공간의 특징을 눈치채겠느냐?”

“······4대 속성의 힘이 극대화되는 곳 같습니다.”

네하린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니콜라스는 고개를 주억거린다.

“맞다. 4대 속성 마법은 주변 자연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 수련하기 쉽도록 환경을 극대화해준 거다.”

니콜라스는 손가락으로 산 정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콰르릉, 콰아아!

그 위에는 화산이 폭발하고, 비바람이 거칠게 내린다.

안색이 창백해진 네하드람.

이곳에서 다치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안도한다.

나는 이미 다 아는 만큼 별 흥미 없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우린 여기서 무얼 해야 합니까?”

“하하, 성질 급한 녀석이구나. 이제 막 말하려 했다.”

니콜라스는 시냇물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며 말했다.

우리 또한 그를 따라 산 아래로 내려간다.

니콜라스는 얼마 걷지 않아 아래에 일렬로 진열돼있는 나무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이 나무를 쓰러뜨리거라.”

“······!”

우리는 손가락을 따라 나무를 살핀다.

나무는 키가 5m가 넘고, 둘레는 다섯 사람이 양팔 벌려 안아도 안 될 법한 초대형 거목.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향기를 내뿜는 나무. 피톤치드보다 더 향긋한 기분이 들었다.

니콜라스는 이 나무를 설명했다.

“1,000년 묵은 엘프 목(木). 마나를 머금는 신비의 나무다. 풍요로운 중앙에서도 극히 귀한 재료로 평가되는 물품이지.”

물론 일루젼 필드 속이니까 재현 가능한 거지만.

니콜라스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뭔 수를 쓰든 이 나무를 쓰러뜨리거라. 그게 이번 훈련이란다.”

바로 이렇게.

뇌격의 원로 니콜라스가 시범을 보이려는 듯 정신 집중한다.

꽈르릉······.

먹구름이 몰려든다.

이른 새벽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둠이 주위를 드리우고, 번개가 여명이 되어 세상을 찌른다.

‘미친.’

오싹, 소름이 돋았다.

자연과의 공명.

이는 마나를 끌어다 강제로 사용하는 경지를 넘어서서, 물아일체가 돼서 자연의 힘을 사용할 수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급 마법사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허물어야 하는 벽 중 하나.

아직 원작에 비해 10년 전이거늘. 니콜라스는 이미 그 벽을 깬 상태였다.

번쩍, 꽈르르릉!

쿠과과광!

하늘에서 강렬한 전격이 엘프목을 강타한다.

세상이 거멓게 암전되고, 무시무시한 굉음과 함께 막강한 충격파가 일어난다.

푸른 전격이 정전기 치며 따갑게 날 포위한다.

우리는 특히 공격적이라는 전격계 마법의 진수를 구경한다.

화르륵, 타닥타닥······.

“······.”

“······.”

단 1초 만에 새까맣게 불타버린 엘프목.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흙바닥으로 크게 쓰러진다.

니콜라스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

“허허, 어서 다른 엘프목을 쓰러뜨려보거라. 만약 마음에 든다면 전격계 마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단다.”

“!”

적당히 당근을 던진다.

그 말에 네하드람은 혹한 건지, 아니면 아까 제일 먼저 육체를 상상해서 자신감이 붙은 건지 먼저 나선다.

“살상 마법을 써도 된다는 말씀이시지요!”

촤아악!

네하드람은 당장 워터볼을 생성한다.

니콜라스 덕분에 먹구름도 몰려와 있고, 시냇물과 계곡이 가까이 있어서 끌고 올 물은 충분했다.

쐐애액, 파아앙!

“!”

시원한 타격음이 또 다른 엘프목 줄기를 강타한다.

그러나 네하드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워터볼을 정통으로 맞은 엘프목은 약간의 생채기가 난 게 전부였으니까.

니콜라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껄껄 웃었다.

“허허, 엘프 목은 마나를 머금은 나무다. 마나를 예리하게 벼리지 않으면 역으로 삼켜버리지.”

“······.”

다음 차례는 네하린이었다.

그녀는 수련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쿠아 스피어 대신 네하드람과 똑같이 워터볼을 시전했다.

지이잉.

네하린 양손에 모여든 물의 구체.

네하드람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구체였는데, 차이점이라면 그 크기가 구슬처럼 작았다는 점이다.

물의 양이 줄어든 건 아니다.

응축.

마나를 밀도 있게 사용해서 워터볼을 심히 응축한 거다.

콰아앙!

깔끔한 타격음.

응축된 워터볼이 엘프목을 관통한다.

투둑.

쿵!

나뭇가지가 깨끗이 꿰뚫려 떨어진다.

가지에 매달려 있던 수많은 잔가지와 나뭇잎이 묵직히 떨어진다.

아무리 엘프목이 마나를 흡수하는 특성이 있어도, 한없이 응축된 마나를 한 번에 다 흡수할 순 없었으니까.

더구나 나무줄기에 막대한 양의 마나가 잠들어 있다는 걸 꿰뚫어 보고, 상대적으로 마나가 덜한 나뭇가지를 노린 덕분이다.

“호오? 벌써 이 정도 응축이라니. 천재라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

마탑에서 수많은 천재를 만나본 니콜라스조차 다소 놀란다.

네하린은 내심 기뻤는지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남은 시선들이 자연스레 나에게 향한다.

“자, 네카르. 이제 네 차례다. 부담 갖지 말고 편히 도전해봐라.”

니콜라스는 내게 큰 기대하지 않는지 천천히 할 것을 강조했다.

하기야 니콜라스는 아버지 엡실론의 오랜 옛친구.

수십 년간 네카르가 망나니짓하고 다녔다는 걸 들었을 테니까.

최근 몇 달간 달라졌다곤 하지만 마법적 성취를 기대하진 않는 거다.

‘······정말 편히 해봐야겠군.’

그런 대접을 받고, 숨을 크게 들이킨다.

애초에 조건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엘프 목을 쓰러뜨릴 것.

꼭 워터볼을 사용할 필요는 없으니.

【아쿠아 lv1.】

주위 습기를 끌어오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곳은 자연의 힘이 만끽한 곳.

마나만 허용한다면 원하는 만큼 끌어올 수 있을 테니.

촤아악.

세 번째 엘프목 나무뿌리에 수많은 물을 끌어당긴다. 땅이 흥건하게 잠길 정도로.

그 모습에 지켜보던 네하드람이 혀를 찼다.

“하. 네카르. 방금 전 네하린 누님이 선보인 예시 못 봤냐? 최대한 응축을 해도 모자랄 판에 부피를 넓혀서 뭐하는······. 헛?”

확실히.

엘프 목은 마나를 빨아들이는 특성을 가진 나무.

뿌리 근처에 아쿠아 마법을 시전하니 그대로 삼켜버린다.

쿵, 쾅, 쿵, 쾅.

그러나 특성 드래곤 하트가 뛴다. 그와 동시에 끝없이 뿜어지는 마나.

엘프목 따위 감당할 수 없는 양의 마나가 숨 쉰다.

갑자기 달라지는 공기 중 마나의 밀도.

귀는 물속에 들어간 듯 먹먹해지고, 숨은 고산지대에 올라간 듯 헐떡인다.

‘본래라면 페널티 특성 허약한 몸 때문에 훈련 따위에 이렇게 무리할 순 없겠지만······.’

지금 이곳은 마법으로 만들어낸 가상 세계.

니콜라스가 그려둔 거대 마법진과 소형 마법진에 담긴 마나로 움직이는 곳.

이곳에서 마나를 무리하게 사용한다고 본체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따라서 이보다 더 무리해도 상관없다.

입꼬리가 나도 모르는 새 출렁인다.

2써클로 오르며 확연하게 효율적으로 타오르는 마나.

이 힘을 페널티 ‘허약한 몸’ 무시하고 끝까지 쏟아부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어스 lv1.】

쿠구구궁!

땅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흙들이 솟구친다.

엘프 목이 무너질 듯 크게 떨린다. 주위 바위들이 쓰러지고, 새들이 달아나며, 땅이 지진이 난 듯 심히 흔들린다.

네하드람을 비롯한 모두가 당황한다.

특히 니콜라스는 이 마법의 가치를 알아보고 놀란다.

“이, 이건······! 흙의 기초 마법 어스? 네카르. 너 설마 듀얼 속성 마법사였느냐?”

듀얼 속성 마법사.

아르카나 대륙에서는 한 속성 마법만 터득해도 대단한 현자 취급을 받는데, 그들 중에서도 천부적인 재질을 타고난 자들.

니콜라스는 날 보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실상은 4대 속성을 모두 다룰 수 있는 엘리멘탈 마스터지만.

무시무시한 마나 파동에 네하드람도 경악해서 소리쳤다.

“야, 네카르! 지금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

굳이 대답하지 않는다.

이제 곧 직접 보게 될 테니까.

쿠고고고고!

쿠과과광!

“······!”

“!”

엘프목이 하늘 위로 솟구친다.

흙이 토양을 뚫고 엘프목을 뿌리째 뽑아서 하늘을 찌를 듯 밀고 올라가는 것이다.

콰아!

그와 동시에 터져 나오는 지하수.

아니, 내가 아쿠아 마법으로 끌어모은 물이다.

1,000년 이상 자란 거대한 엘프 목조차 미처 다 흡수하지 못하는 대량의 물이 터져 나온다.

말 그대로 자연경관을 뒤엎어버리는 위력.

믿기지 않는 상황에 니콜라스가 경악한다.

“두 속성 마법을 이런 식으로 연계한다고······?”

물의 기초 마법 아쿠아와 흙의 기초 마법 어스의 조화.

이는 보통 일이 아니다.

아무리 듀얼 속성 마법사라고 해도 다른 속성은 서로 충돌하기 마련이니까.

자칫 잘못하면 내부 마나 하트가 꼬여서 자폭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 고작 스무 살짜리 마법사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두 속성을 연계하다니.

그것도 저 엄청난 마나의 양을 한꺼번에 말이다.

스킬 보정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니콜라스로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꽈직······.

“이, 이런! 일루젼 필드가 깨진다!”

경악하는 사이, 세계에 금이 간다.

이곳은 마법으로 만들어낸 공간.

마법진에 담긴 한정된 마나로 구성된 공간이니까.

감히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다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져내리는 거다.

마치 내 아쿠아 마법을 다 흡수하지 못한 엘프목처럼.

쨍그랑, 와장창!

공간이 일거에 폭파한다.

온 세상이 깨져나간다. 눈앞이 암전된다.

정신 차렸을 땐, 이미 크라우드 지하 강당으로 돌아온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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