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망이 얼른 덧붙였다.
“원래 주인이 돌아오는 것뿐이야. 가게는 계속 운영될 거야. 원래 주인도 무척 착하고 친절하거든. 아마 멜피네와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럼 샤르망 씨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나도 엘리움에 있을 거야. 아마 멜피네가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저는 아마 알아볼 수 있을 테니, 저와는 다시 만날 수도 있겠네요.”
“아마도. 사실 그런 신기한 힘을 가진 줄도 오늘 처음 알았어.”
그러자 에빌이 천만다행이라는 듯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샤르망은 차라리 이때다 싶어 물었다.
“그럼 혹시 내가 원래 몸으로 돌아가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가게에는 오지 못하겠지만 할스레이크의 일은 꼭 내가 마무리하고 싶어서.”
“저는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몸이 바뀐다고 해서 멜피네와 저를 다시 만나게 해준 은인이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다만 그럼 나중에라도 멜피네에게 꼭 말씀해 주십시오. 무척이나 여린 사람이라서요. 인연도 무척이나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 꼭 그래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할게.”
끊으려고 마음먹었던 인연이 또 이어지고 있었다.
“그럼 언제 문을 열어야 하는지만 알려주십시오.”
샤르망이 그 물음에 망설임 없이 답했다.
“주말에 바로 괜찮을까?”
“저는 괜찮습니다. 그럼 주말에 제가 다시 이곳에 오겠습니다.”
“고마워,”
“아닙니다. 이렇게나마 은혜를 갚을 수 있으니 오히려 제 마음이 더 편합니다.”
샤르망이 잠시 숨을 고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데 정말 안부를 묻지 않아도 괜찮겠어?”
“제 누이 말입니까?”
“응. 그래도 궁금하지 않을까 해서.”
“전혀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누이의 생각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면 저도 굳이 듣고 싶진 않습니다. 행여나 멜피네를 무시한다면 저는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요.”
그 말에 샤르망이 작게 웃었다.
“이토록 다를 줄이야.”
에빌이 마주 보고 웃었다.
“누이께서도 저를 참 탐탁지 않아 하셨죠. 지상과 할스레이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누이께서도 이제는 아셔야 할 텐데.”
“그러면 좋겠다.”
둘은 중요한 이야기가 끝나고서도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눴다.
대부분 샤르망이 할스레이크에 관해 궁금한 걸 물어보면 에빌이 알려주는 식이었다.
그동안 궁금했던 걸 모두 해결한 샤르망은 에빌이 마치 할스레이크 백과사전처럼 보였다.
그저 작은 인연이었는데 멜피네와 에빌 덕분에 그 어렵고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던 할스레이크에 닿을 수 있게 됐고 또 자신을 흔쾌히 이해해 준 덕분에 그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멜피네에게는 다소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샤르망은 단순히 페페에게 이 인연들을 맡기려고 했던 자신이 민망해졌다.
물론 에빌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에빌은 주말 약속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돌아갔다.
가기 전에 더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생각나면 말해주겠다며 언제든 궁금한 걸 물어봐도 좋다고 거듭 말하고서.
마지막으로 그가 할스레이크의 마도구인 마력 증폭기를 얻을 수 있도록 물건 하나를 주겠다고 했는데, 그게 뭘지 너무나 궁금했지만 주말까지 꾹 참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