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적국이 너무 따뜻해서 문제다 (90)화 (89/148)

샤르망이 피곤함을 감추며 빙그레 웃었다.

“글쎄.”

“샤르망이 찾은 옥수수!”

알론소가 오동통한 두 손으로 바구니를 번쩍 올렸다.

샤르망은 알론소가 무거워하지 않게 얼른 받아들었다.

“고마워. 너도 먹을래?”

“그러고 싶은데 오늘도 바빠. 샤르망 혼자 먹어도 괜찮지?”

알론소가 둥근 눈을 깜박였다.

“할 수 없지 뭐. 오늘도 고마워, 알론소.”

“그럼 샤르망도 좋은 하루 보내!”

손을 붕붕 흔들며 사라진 알론소를 뒤로하고 샤르망이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테이블 한쪽에 바구니를 내려놓고 간밤에 륀트벨에서 챙겨왔던 것들을 꺼내 테이블 위에 자르륵 펼쳤다.

그리고 옥수수 하나를 입에 앙 문 채 의자에 앉았다.

모두 보스급 마물에게서 얻은 물건들.

일생에 단 한 번 볼까 말까 하는 보물들이다.

샤르망은 그중 가장 값지고 힘들게 얻은 세 개를 골라 한쪽으로 빼두었다.

‘이건 녀석들 무기 만드는 데 우선 쓰기로 하고.’

남은 10개의 보물은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챙겼던 서류들.

차마 보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륀트벨의 핵심 정보가 정리된 서류였다.

더구나 엘리움의 정보까지 빼곡하게 적혀 있는.

샤르망이 엘리움을 쳐들어올 때 아주 유용하게 썼던 것이기도 했다.

엘리움 국경 근처의 다른 나라의 정보도 들어있는 핵심 서류였다.

엘리움의 인력에 대한 정보도 있었다. 물론 케니즈 사디나르의 대한 정보도.

륀트벨의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느니 샤르망이 가져오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건…… 어차피 지금 쓰지 못할 테니 뒀다가 나중에 폐기를 하든지 케니즈 사디나르에게 줘야겠군.”

과연 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모든 정리를 끝낸 후에 샤르망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얼굴로 다시 가게 문을 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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