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읽었냐니.”
“만난 적이 없다며. 그런데 무슨 수로 샤르망 노엘 켄더스의 기운이라는 걸 알았어?”
그냥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원래 샤르망이 생각하는 라디는 저런 사소한 부분은 생각하지 않는 녀석이었다.
샤르망은 검지로 턱을 가볍게 괸 채 라디를 보며 심오한 표정을 지었다.
‘호, 과거보다 성장했나?’
“어떻게 알았냐니까?”
빤히 쳐다보고만 있자 라디가 되물었다.
“아. 뭐 그게 어려운 일이라고. 직접 못 만난 것뿐이지 륀트벨을 아는 사람 중에 샤르망 노엘 켄더스를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그걸 모르겠어?”
라디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런가. 샤르망이 유명하긴 하지.”
라디는 칭찬인지 혼잣말인지 모를 말을 혼자 중얼거렸다.
“너희들은 왜 그렇게 샤르망 노엘 켄더스에게 목을 매지? 말없이 사라졌다면 이미 관계는 끝이 난 거 아닌가.”
“너희들 눈엔 어떻게 보일진 모르겠지만 샤르망은 절대 그럴 사람 아냐.”
“…….”
“분명히 혼자 또 뭔가를 책임지고 해결하려고 이러는 걸 거라고.”
샤르망은 본인보다 더 단호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는 라디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내심 기분이 좋았다.
자신이 저들을 믿는 만큼 저들의 믿음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괜히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이름 말해도 죽일 듯이 안 구네.”
그러자 라디가 샤르망을 팩 노려봤다.
“우선은 우리도 샤르망을 찾으려면 너와 손을 잡아야 하니까. 다른 이유는 없어.”
“뭐, 그래. 그럼 손을 잡은 김에 저기 마른걸레 들고 창틀 좀 닦아.”
“뭘 하라고?”
“저 마른걸레로 창틀 좀 닦으라고. 협조하는 사이잖아?”
“젠장.”
샤르망이 어서 가서 일하라고 손짓하자 라디가 작게 욕지거리하며 일어났다.
그러곤 투덜거리면서도 창문으로 가 닦기 시작하는 라디를 보며 샤르망이 피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