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웃는 게 마음대로 안 되는지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기까지 했다.
샤르망이 덧붙였다.
“그래도 절대 탈은 안 난다고 하더라고.”
결국 겔린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샤르망이 말했다.
“여기서 제스퍼를 더 맡아줄 순 있어. 너무 오래는 맡아줄 순 없겠지만 당신도 알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힘들어지기만 한다는 거.”
“…….”
“직접 사과하고 제스퍼에게 솔직하게 말한다면 얌전히 기다려 줄 것 같은데 엄마인 당신 생각은 어때?”
겔린이 입을 틀어막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혹여 샤르망이 보지 못할까 봐 아주 크게.
한참을 그렇게 울고 나서야 겔린이 마음을 추슬렀다.
그리고 샤르망의 말대로 제스퍼에게 사과를 하고 사실대로 말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왕 결정한 거 오늘 어때?”
“……오늘이요?”
“응, 마침 내가 저녁에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아서 둘이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길하는 건 어때. 하루 정도는 머물다 가도 좋아.”
“아, 그래도 저까지 폐를 끼치는 건…….”
“괜찮지?”
샤르망이 겔린의 말을 뛰어넘고 묻자 겔린이 다시 마지못해 끄덕였다.
그렇게 겔린은 샤르망이 자리를 비우는 저녁에 다시 오기로 약속하고 돌아갔다.
지금부터 저녁을 준비하는 시간까지 마음을 다잡고 오라는 뜻으로 보낸 것이었다.
사실 오늘 자리를 비울 예정은 없었지만 일정 하나를 만들기로 했다.
왜냐하면 아힐 더프가 아직까지 소로 숲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날 바로 출발했으니 그날 저녁에는 도착해서 일이 어떻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었어야 했는데 지금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고 있었다.
그는 샤르망처럼 이동에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크게 실수한 게 없다면 소로 숲에서 나오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텐데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설마 뭔가 잘못되기라도 한 건가.
끝까지 자신이 책임졌어야 했나 하는 생각에 직접 소로 숲까지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마정석을 꽤 만들어놓기도 했고.’
샤르망은 갑자기 분주해짐을 느끼며 서둘러 빈 찻잔을 정리하고 다시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