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적국이 너무 따뜻해서 문제다 (44)화 (44/148)

본색을 드러내는 잉겔로를 보니 기가 차 샤르망은 헛웃음을 지었다.

“외부인은 참석하지 못해. 이미 그렇게 전달했을 텐데.”

“압니다.”

“알면서 묻는 저의가 뭘까?”

잉겔로가 다시 하하 웃었다.

“저의라뇨. 축복을 내리는 신성한 제를 직접 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륀트벨에서 제물을 제공하니 그 정도는 괜찮지 않습니까?”

실실 웃는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샤르망은 짧게 숨을 들이켠 뒤 그를 빤히 쳐다봤다.

“이미 말했지만 그건 곤란해. 여행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풍경이 많을 테니 그쪽을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네.”

“그렇군요. 그럼 후작께서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반말에 흔들림도 없고 대놓고 나 조사했다 드러내는 뻔뻔함에도 샤르망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여유롭게 웃었다.

“아, 미안. 내가 길치라서.”

그러자 시종일관 여유로운 웃음을 짓던 잉겔로의 표정이 차차 굳었다.

샤르망은 왕께 더 좋은 안내자를 부탁하겠다며 그들을 지나쳤다.

“저자가 맞습니까?”

“그래.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더군.”

“그냥 어린애 같아 보이는데요.”

“신비한 외형이기도 하고.”

지나가는 샤르망의 귓가에 빠른 륀트벨어가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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