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적국이 너무 따뜻해서 문제다 (16)화 (16/148)

샤르망은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놀란 얼굴로 멍청하게 물었다.

마치 샤르망 페페가 아니라 샤르망 노엘 켄더스에게 하는 말 같았기 때문이다.

아힐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 보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기억을 잃었다며.”

“아, 그렇지.”

샤르망이 바짝 들어갔던 긴장이 턱하고 풀렸다.

‘그놈의 기억! 그런데 정말 내 말을 믿고 있는 건가?’

“천천히 하란 소리였어. 그리고 앞으로 편하게 불러. 아무렇게나 불러도 상관없지만 이름이면 더 좋을 것 같고. 갈게.”

그러고는 조금의 틈도 남기지 않고 자취를 감춰버렸다.

“…….”

그대, 그쪽, 저기, 아니면 아예 부르지 않거나 마지못해 부르며 일부러 어떻게 해서든 피해서 대화를 하고 있다는 걸 들키기라도 했나.

샤르망은 그가 홀연히 사라진 자리만 멍하니 쳐다봤다.

“정말 이상한 사람.”

그 말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샤르망은 한참 후 안으로 들어갔다.

곧 문이 닫히고 안에서 단단히 걸어 잠그는 소리가 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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