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20xx-04-24 12:39 조회:22,561 추천:493
[HOT] [BEST] 새스급 관련 정리
작성자: 동화책(영광)
새 스급 말 많길래 세간에 알려진 거랑 유일하게 접촉한 오대 길드 애들 증언 종합해서 정리해 봤음.
틀린 거 있으면 댓글에서 알려 주라.
1. 손끝으로 샌드백 툭 쳤더니 샌드백 재가 됐다고 함. 샌드백=흡수석 박힌 그거.
레넌 타일러가 부숴 먹어서 아서 스미스한테 욕먹는 짤 있는 그거.
2. 우리나라 아홉 번째 스급임. 말이 더 필요한가?
3. 첫 랭크 S에 첫 랭킹 35위.
우리나라에 첫 랭크 S이상인 랭커 딱 세 명뿐이었음.
다들 잘 아는 핑거킹이랑 새친놈, 극느님.
핑거킹 빼곤 둘 다 오대 길드 길마고, 그중에서 핑거킹이랑 새친놈은 스쁠 이상임.
세계 랭 2위 레넌 타일러도 스급에서 시작한 거 생각해 보면 이번 새 스급도 잘하면 스쁠 될 수 있다.
레게노;;
4. 특성은 방출계 전기로 보인다고 함.
전기면 제어랭 높다는 조건하에 의료용으로도 쓸 수 있어 세간의 기대가 큼.
그냥 무식하게 출력만 높아도 전기면 쓸 곳 많으니까 다들 아싸 계 탔다! 하고 있음.
5. 하루 만에 오대 길드 애들 싹 다 찾아감.
새벽은 제3공대 공대장에 유튜브 담당 초코우유, 낙원은 극느님 따가리 너정ㅈ, 백천도 얼굴마담 유튜브 담당 예쁜이름, 사헌은 길마랑 약속 잡았다 카고, 일연도 SNS 담당 비익연리가 갔더라.
다들 길드 내에서 한자리 맡은 랭커들임.
이번 스급이 얼마나 미쳤는지 알려 주는 대목.
6. 미친 얼빠 너정ㅈ이 직접 모시러 갔다고 함.
너정ㅈ 원래 못생긴 사람하곤 말도 안 해서 너 정말 ㅈ같다 같은 별명 붙었잖음.
근데 그 너정ㅈ이 무려! 모시러! 갔다고! 함!
그래서 나 지금 설레발치고 있음.
극느님 얼굴급이면 나 팬클럽 회장 한다.
7. 제1공대 완성에 목숨 건 새친놈이 얼마 없는 새 스급 정보 싹 다 막아 버렸음.
물론 오대 길드는 다 적당히 알아낸 것 같긴 한데, 그래서 그 밑 길드들은 스급 정보 1도 모름.
새친놈 1공대 스급으로만 이루어져 있잖음.
근데 상급 게이트 조지기엔 화력이 부족했다고 했나? 그래서 지금은 미완이었음.
하긴 S+ 하나랑 S/S/S- 셋이서 어떻게 상급 게이트를 닫냐.
졸라짱센최고존엄부동의1위 핑-거-킹이 있으면 모를까.
근데 쓰고 보니까 [핑거킹>S+/S/S/S-]인 것 같아서 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ㅋ 맞말이라 더 웃김ㅋㅋㅋㅋㅋ
암튼 새친놈은 핑거킹 대신 새 스급에 기대 걸어 보기로 한 것 같음.
하긴 핑거킹이 새친놈을 오죽 걷어찼냐? 난 그렇게 따라다니면 불쌍해서 한 번은 받아 줄 것 같은데 핑거킹도 어지간히 매몰참.
근데 갠적으로 새친놈 별로 안 좋아해서 핑거킹 응원하고 있다. 갓-핑거킹,,, forever,,, 당신의 철벽,,, 언제나 응원합,,,니,,,다,,,^ㅅ^
8. 낙원 길마 차였다고 함.
아니 낙원 길마 얼굴을 보면서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할 수가 있지??
낙원 길마 특성 원래 SSSSSSSS급 미모인 거 다들 아는 사실이잖음;;
낙원 길마를 깔 얼굴이면 얼마나 쩌는지 난 잘 모르겠음.
너정ㅈ 인증이니까 이 사실 믿어도 됨.
암튼 새 스급은 낙원은 안 가려는 모양이더라.
사헌 길마랑 만나기로 했다니까 사헌에 들어가려나?
사헌 꼰머들 싱싱한 젊은이에 얼마나 흥분할지 예상도 안 간다;;
내 생각엔 새 스급 사헌 가면 등산 낚시 바둑 동호회 풀코스 가입 각이 날카롭게 섬.
사헌 삼대 동호회가 등산 낚시 바둑이잖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케 써 보니까 또 웃기네ㅋㅋㅋㅋㅋ
밝혀진 건 싹싹 긁어모아서 이 정도인 것 같음.
사담이 좀 섞이긴 했는데 별거 아니니까 넘어가자 ㅎㅎ.
나도 새 스급 찐으로 궁금하니까 빨리 길드 아무 데나 들어가서 얼굴 공개 좀 해 줬음 좋겠음.
오빠든 언니든 낙원 길마급이면 나 인생을 바칠 의향 있다 ㅇㅇ.
노력했긴 했는데 틀린 거 있으면 댓으로 말해 주삼.
지금 갑자기 택배가 와서 검토를 못 하네;;
댓글(361)
월명성희(일연): 갔네
ㄴ ㅇㅇ: 잡혀갔네
ㄴ ㅇㅇ: 너정ㅈ한테 잡혀갔네
네가정말좋아(낙원): 나 아님ㅗ
ㄴ ㅇㅇ: 그럼 새벽이네
ㄴ 캔들박스(사헌): ㅋ_ㅋ
ㄴ ㅇㅇ: 빼박 새벽한테 잡혀갔네; 그러게 여기서 새벽을 까면 어떡함;; 익명게시판에서 해야ㅈ⋯⋯ 당신 누구야 읍읍
ㅇㅇ: 근데 새 스급 찐으로 낙원 길마급인가
ㄴ 비눗방울(새벽): 그러게 나도 엄청 궁금한데 3공대 애들이 말을 안 해 주네
ㄴ ㅇㅇ: 왜? 새벽 길마가 입단속함?
ㄴ 비눗방울(새벽): ㅇㅇ
레나(사헌): 새 스급 찐으로 울 길드 왔음 좋겠다! 이모 삼촌들 다 좋긴 한데 아니 새 스급님 이 댓글 보시면 이모 삼촌들 완전 좋으니까 사헌 오세요!! 사헌!! 헌터들을 사랑하는 사(랑해요)헌(터)길드!!!
ㄴ ㅇㅇ: 엌ㅋㅋㅋㅋㅋㅋㅋ 사헌 막내 등장했닼ㅋㅋㅋㅋㅋ
ㄴ ㅇㅇ: 아.니 서른에 길드 막내인 사람이 있다? 뿌슝빠슝
ㄴ 레나(사헌): ㅠㅠ
빨간맛(해신): 전기 스급이면 전기세 안 내도 되겠네 부럽다
ㄴ ㅇㅇ: 궁금해 허니
ㄴ ㅇㅇ: 깨물면 점점
ㄴ 가문의영광(판결): 전기세가 문제가 아니라 스급이면 우리나라 전체에 전기 공급할 수 있을걸
정보 글이라면서 왜 엉터리 정보밖에 없어.
내가 극야랑 맞짱 뜰 얼굴이라고? 그랬으면 진작 연예인 했지 왜 이러고 있어.
나는 김밥 안에 박힌 오이를 쏙쏙 빼내며 스크롤을 내렸다.
엄마가 또 편식한다고 잔소리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이 안 먹는다고 안 죽어. 나는 감자칩을 먹어 채소력을 보충하고 있으니까 오이 정도는 버려도 괜찮다.
정보 글은 그래도 꼴에 정보 글이라고 쓸 만한 정보가 있었다.
새벽 길마가 내 정보를 싹 차단해 줬다고? 쟤가 그럴 애가 아닌데 이상하네.
나는 무심코 입에 넣어 버린 오이를 뱉으며 티비를 틀었다.
티비에서는 헌터에게 부여하는 세금 법 개정안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음. 백천 길드 길마가 정치계랑 줄이 단단하다더니 결국 저렇게 됐군. 역시 무서운 사람이야.
“그럼 연희 너 오늘부터 헌터 활동하니?”
예쁘게 썬 김밥을 플라스틱 통에 차곡차곡 담은 엄마가 내가 버린 오이를 버리며 물었다.
나는 입 안에 꾹꾹 욱여넣은 김밥을 꿀꺽 삼키며 대답했다.
“헌터 활동을 하려면 길드가 있어야 해서 길드에 들어가려고. 엄마는 내가 어디 가면 좋겠어?”
“나야 뭐 너 좋은 대우 받을 수 있는 곳이면 다 좋지. 그래도 낙원은 가지 마. 거기 길드장은 너무 예쁘게 생겼더라. 딱 뭔가를 망칠 상이야. 사람도 망치고, 나라도 망치고.”
나라를 기울게 할 미인이란 소리면 인정.
나는 오이가 빠진 틈으로 함께 굴러떨어진 단무지를 주워 먹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새벽, 일연, 백천, 사헌 중에서는?”
“사헌은 저번에 오신 그분이 길드장인 곳이지?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거긴 가지 마. 너 잘못하다간 에베레스트랑 태평양 한가운데로 끌려가. 내가 조금 찾아봤는데, 저번에는 북극해로 갔다더라.”
집어 든 김밥이 접시 위로 툭 떨어졌다.
아니 그분들은 왜 낚시하러 북극해까지 가는 건데. 북극해에서 대체 뭐가 잡히는 건데.
나는 저번에 게시판에서 ‘낚시 동호회 이모 삼촌들 심해어 잡으러 심해로 가시겠대요ㅠㅠㅠ’ 같은 게시글을 올린 레나를 떠올렸다.
그게 찐이었단 말이야? 사헌 길드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가?
맙소사.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격렬한 레포츠였다.
심해어를 잡겠다고 직접 심해로 가는 그들. 과연 인간인가?
나는 사헌 가입을 진지하게 재고해 보기로 했다.
아무리 봐도 방구석 집순이인 나랑은 안 맞을 것 같은 사람들이었다.
* * *
“아기천사 님! 여기야, 여기!”
“어휴, 언니! 오늘은 우리끼리만 왔는데 무슨 닉네임이야~.”
손가락테크닉이 자신의 운명을 고민 중인 그 시각.
서울 성북구의 북한산.
등산용 장비 하나 없이 암벽 근처에 자리 잡은 등산객 무리가 종이컵을 돌린다.
“오늘은 남자들이 없네? 왕언니도 안 오셨고.”
“왕언니랑 간부들 길드 홍보 광고 찍는다고 정신없잖아! 그리고 남자들은 축구 내기하러 갔다더라.”
“그래? 간부들이 다 간 거야? 그럼 회장 언니는 왜 안 가시고?”
우뚝 솟은 암벽의 중간.
몬스터의 외피로 만든 등산복과 값비싼 선글라스를 착용한 헌터가 산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팔목에서 번쩍이는 금팔찌는 사헌 길드 탑 쓰리를 상징하는 동호회장의 증표.
‘신의 눈’으로 불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선글라스 안에서 번쩍 빛난다.
“왜, 이번에 새로 등장한 S급 헌터 있잖아.”
“아~ 그 왕언니 동생 구해 준 신인 헌터?”
“그래! 왕언니가 먼저 가서 얼굴도장 찍었다지만, 이번에도 새벽이 채가면 어떡해. 그래서 왕언니가 회장 언니한테 콜 넣고 간 거지.”
“어쩐지. 우리 회장 언니가 잔을 안 받더라.”
화목한 북한산의 사헌 등산 동호회.
오늘도 소소하게 나오는 헌터 관련 화제들.
자신보다 나이가 스물은 더 많은 이모들 사이에 낀 막내, 레나가 그 광경을 보며 눈물 흘렸다.
‘이모들, 산행 중 음주는 불법이라고요⋯⋯.’
돌발적으로 생기는 게이트 때문에 정부가 음주 산행을 막은 지 오래지만, 어딜 가나 불법은 있는 법.
강력한 헌터 집단인 사헌 길드, 그리고 그중 가장 엘리트만 들 수 있는 등산 동호회의 핵심 멤버들.
법조차 깔끔하게 무시한 그들의 산행 음주는 막걸리로 시작해 소주로 끝났다.
“이모들. 저번에 산행 음주 걸려서 과태료 물었잖아요. 막걸리 한 잔씩만 드시고 남은 건 내려가서 드시면 어때요?”
조급해진 레나가 눈썹을 좁히며 애써 웃으나 말이 통할 리 만무.
올해 계란 한판이 된 귀여운 막내의 애타는 목소리에 모두가 하나같이 입을 열었다.
“괜찮아, 괜찮아! 과태료 그냥 물면 돼! 우리 애기도 와서 한 잔 받아!”
“그래. 오늘은 아빠도 없잖아! 이모가 두 잔 줄게. 이리 와서 앉아.”
“그나저나 우리 막내 막걸리 마실 수는 있고? 사이다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어휴, 언니도 참! 우리 막내 올해로 서른이야, 서른!”
“맞다, 맞다. 그랬지 참!”
사헌 길드의 왕언니, 자연드림이 또 과태료 날아오면 각오하라고 말한 게 고작 한 달 전인데도 바뀐 것 하나 없는 상황.
팔을 잡아끄는 손길에서 겨우 벗어난 레나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암벽 위로 향했다.
“회장님, 회장님! 다른 이모들이 또⋯⋯!”
“아가야, 쉿.”
반쯤 내린 그녀의 선글라스 사이로 카키색 홍채가 일렁였다.
사헌 길드의 A급 헌터, ‘신의 눈’ 가을클래식.
이론상 천 리를 본다는 그 눈의 주인이 한없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레나가 덩달아 진지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새벽이 움직였어.”
“네?”
“낙원도 심상치 않군. 극야가 돌아왔어.”
멀쩡한 길드 건물 놔두고 어딜 싸돌아다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일단 400km 안에는 보통 없던 위인이 돌아왔다.
이는 극야가 직접 나설 만한 일이 조만간 이 근방에서 벌어진다는 뜻.
가을클래식은 그 일을 새로운 게이트로 점치며 선글라스를 다시 위로 올렸다.
안 그래도 협회에서 알림이 온 참이었다.
저 수완 좋은 사이비 놈들이 이번에도 게이트를 꿀꺽하려는 속셈인 모양이군.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지.
“아가야.”
“네!”
“왕언니한테 연락 넣으렴.”
고개를 빳빳하게 든 레나가 가을클래식의 말이 끝나자마자 단말기를 꺼내 든다.
새벽이 움직였다니.
‘이건 우리가 점찍은 새 신인을 빼앗아 가려는 속셈이잖아!‘
사헌 막내 경력 4년, 나이 먹을 대로 먹고도 아가라고 불리는 사헌의 막내가 뿌득 이를 갈았다.
새 막내를 맞이할 기회를 이번에도 새벽에게 홀라당 넘길 수는 없었다.
‘안 돼, 절대 안 돼!’
그 눈이 어쩐지 호승심에 불타는 것은 착각이려나.
가을클래식은 그 모습을 보며 픽 웃곤 다시 산 너머를 보았다.
그녀가 있는 북한산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극야.
마치 그녀가 볼 줄 알았다는 것만 같이 웃는다.
절대로 만만치 않은 상대다.
그 새벽조차 꺼리는 상대니 사헌에게 어림도 없음은 당연.
승산을 높이려면 당장이라도 새 S급을 길드에 영입해야 했다.
불타는 레나를 등진 그녀의 시선이 신인의 집 근처를 알짱거리는 두 새벽 길드원에게 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