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외전 2화 (213/215)

외전 2화

수도를 떠났다고 들었는데?

“오랜만이네.”

두 사람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왜 케빈이 여기에 있는 걸까? 분명 이곳으로 가서 서류 심사를 받으라고 했……!

두 사람의 시선이 책상으로 향했다. 그곳에 놓인 명패에 새겨진 이름.

<심사관 케빈 브라이안>

“네가… 네가 심사관이라고?”

“왜? 뭐가 잘못됐어?”

“어, 어떻게 네가?!”

재정부 심사관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의 추천서가 필요했다.

그런데 아무런 힘도 없던, 집안도 비루하기 짝이 없던 케빈이 어떻게 저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지?

“내가 추천했거든.”

“……!”

그때 뒤돌아 앉아 있던 이가 천천히 그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너, 넌!”

두 사람의 얼굴이 다시 경악으로 물들었다.

“오랜만.”

카밀라가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알은체를 했다.

“참고로 세 공작님께서도 추천서를 써 주셨어. 어디를 지원해도 문 부수고 들어갔을 성적인데 본인이 사업 지원부로 가고 싶다잖아.”

“이 일이 의외로 적성에 맞더라고요.”

“처음엔 외교부 지원했으면서. 폐하랑 제이빌런 공작님이 엄청 아쉬워하셨단 말이야. 얼마 전에도 나한테 은근히 말 흘리셨다니까.”

“……!”

에바 교 사건이 있은 후 황위에 오른 에드센 황태자, 아니 에드센 황제는 황실에서 일하는 이들부터 모두 갈아치웠다.

오랫동안 황실에서 일했던 자라도 무능하게 자리만 지키고 있던 이들은 가차 없이 쳐 냈다.

그리고 새로운 인사 등용에 열을 올렸다. 아마도 케빈 역시 그렇게 생겨난 빈자리를 차지해 들어온 것일 테다.

“폐하께서도 케빈을 아주 만족해하셨어. 케빈이 머리가 아주 좋더라고. 누구 덕에 아카데미를 수료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말이야.”

카밀라의 시선이 케빈에게 향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케빈은 아주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네가 왜 케빈을…….”

메리즈와 루이스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카데미에 있을 때도 딱히 친분이 없던 이들인데?

“케빈이 찾아왔어.”

“뭐?”

“그게 언제였더라?”

“작년 가을이었습니다.”

“아, 맞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쯤, 난데없이 케빈이 고스트 상회를 찾아왔다.

제대로 대화 한 번 해 본 적 없는 그의 방문은 카밀라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도와주십시오.’

‘내가 널? 왜?’

‘이대로 패배자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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