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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괘보는 공녀님 (152)화 (15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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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의 싸움으로 저것들이 얼마나 까다로운 상대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지치지도 않고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적! 그게 얼마나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지 그때 충분히 느꼈다.

“하아… 하아……!”

“크윽!”

역시나 기사와 병사들이 점점 지쳐 가기 시작했다. 아르시안이 마법까지 써 가며 돕고 있었지만, 고통을 모르는 적의 모습에 사기는 더욱 빠르게 떨어졌다.

서걱!

“……!”

그때였다. 누군가 가볍게 적의 팔을 검으로 벴다.

그런데 그 가벼운 공격에 적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조금 전까지만 하여도 저 정도의 상처에는 꿈쩍도 않던 적들이 말이다.

“카밀라?”

순식간에 적 다섯을 베어 낸 이는 바로 카밀라였다.

거침없이 적들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그녀의 모습에 주변에 있던 모두가 검을 휘두르는 것도 잊은 채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놀라운 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콰아아앙! 화아아악!

카밀라가 검을 바닥에 꽂는 순간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태양처럼 밝은 빛이 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풀썩!

너무도 환한 빛에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던 이들은 잠시 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연신 눈을 깜박였다.

“…뭐야?”

혹시 조금 전의 환한 빛으로 눈에 이상이라도 생긴 건가? 헛것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저것들이 왜…….”

방금까지 맹렬하게 달려들던 적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픽픽 쓰러져 있는 적들의 모습을 보며 다들 입을 멍하니 벌렸다. 상처를 입은 것도 아닌데 저것들이 왜 저러는 거지?

“대체 이게 무슨……!”

그러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곳에 시선을 줬다. 카밀라의 손에 쥐여진 검이 어쩐지 낯익었다.

“저 검은……!”

그리고 그제야 사람들은 그녀가 들고 있는 검을 알아봤다.

“수, 수호의 검.”

우우웅-

여전히 희미한 빛을 뿜어내고 있던 수호의 검은 마치 자신의 존재를 알아봐 줘서 무척 고맙다는 듯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마주한 이들은 다시 한번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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