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읍!”
“으……!”
그와 눈이 마주친 두 여학생은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렸다. 그러더니 자신들도 모르게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바닥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차갑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온몸을 헤집는 느낌에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었다.
“…….”
아르시안은 입술을 짓씹었다. 이 시간이면 아카데미에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지금 저들이 저런 반응을 하는 이유를 아르시안도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에 겁을 먹은 것이다.
흑마법을 이용한 살인 사건이 연속으로 일어났다. 세프라 공작은 직접 이번 일을 처리하려 했지만, 가문의 원로들이 아르시안의 능력을 보고 싶어 했다.
그들의 강경한 주장에 결국 아르시안이 이번 일에 직접 나서게 되었고 방금 그 일을 모두 해결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제길.”
살인을 저지른 흑마법사들은 모두 처단하였지만, 그 과정이 예상대로 순탄치 않았다.
무구한 자들을 흑마법을 쓰는 도구로 이용하는 바람에 수많은 이들의 피를 손에 묻혀야만 했다.
“하아.”
단 한 명도 구할 수가 없었다. 이미 영혼에 깊게 각인된 흑마법을 지울 방법이 전혀 없었으니까.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고작 죽음으로 고통을 덜어 주는 것뿐이었다.
그래서일까? 이번 일의 주범인 흑마법사들을 다 처리한 후에도 기분이 너무도 더러웠다.
살기와 오러가 마구 뒤섞여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다. 이렇게 통제가 되지 않은 적은 처음이었다.
일을 모두 마쳤음에도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유 역시 이 기운 때문이다. 혹여 리오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두려움에 떨지도 몰랐으니까.
“꺄아악!”
“아파… 아파요!”
“아아악!”
“사, 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