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점괘보는 공녀님 (140)화 (1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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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STORY. 변화를 바라는 자

또 죽은 건가?

이번에 맞은 죽음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밥 먹다 죽었거든.

“하… 하하.”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대체 이런 삶을 언제까지 영위해야 하는 거지?

자살을 해 봐도 소용이 없다. 다음 날이면 그냥 멀쩡히 다시 살아나 있으니까.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어떤 시기가 될 때까진 무조건 살아 있어야 했다.

처음에는 나도 열심히 살았다. 신이 준 선물이라 생각하며, 전의 삶에서 했던 실수를 만회하며 좀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게 세 번, 네 번… 스무 번이 넘어선다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다. 힘들게 행해 온 모든 일이 한순간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리는데 내가 왜 노력을 해야 하는 거지?

복수도 마찬가지였다.

에르쉬. 아버지를 죽인 자.

죽이고 또 죽이고 수도 없이 죽였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복수했지만, 또다시 자신의 앞에서 숙부라는 이름으로 서 있는 이를 보며 언젠가부터 웃음이 났다.

나 혼자 왜 이러고 살아야 하지? 왜 나만 이 상황을 기억해야 하는 거지?

삶 자체가 점점 지루해졌다.

똑같은 상황, 똑같은 사람들, 똑같은 시간…….

그 속에 홀로 다른 나.

“뭐? 황태자가 무사하다고?”

“네.”

그런데 처음으로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의 삶과 확연히 다른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력석의 주인이… 소르펠 공녀란 말이지?”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한 사람이 있었다.

카밀라 소르펠.

뭐지? 왜 달라진 거지? 이 끝도 없이 반복되는 삶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설마…….’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다.

‘변화’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즐거웠다.

어쩌면… 그녀 또한 나와 같은 존재일지도 몰라.

웃음이 났다. 그녀를 만나 보고 싶었다.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간절히.

“외로웠겠네.”

“…뭐?”

“쓸쓸했겠다고.”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이 왜 그녀를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는지.

나는 외로웠던 거구나. 쓸쓸했던 거였어. 매번 혼자 남겨진다는 사실에…….

처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웃었다.

그녀와의 만남이 정말로 즐거워서, 자신을 이해하는 이를 처음 만난 게 기뻐서.

“내가 원한 변화가 너구나.”

이 즐거움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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