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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괘보는 공녀님 (122)화 (12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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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손까지 번쩍 들며 다급히 외치던 그녀가 다시 손을 스르륵 내렸다.

[먹고는 싶지만 제가 이미 죽은 몸이라…….]

음식이라는 게 죽은 자가 먹고 싶다고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죽은 후 한 번도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었다.

“드세요.”

[아니, 보다시피 제가 죽은… 어?!]

카밀라가 내미는 쿠키를 향해 무심코 손을 뻗었던 그녀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쿠키가… 쿠키가 잡혔다!

[말도 안 돼!]

카밀라가 들고 있던 쿠키는 검게 변해 부서져 사라졌지만 대신 그녀의 손에 똑같이 생긴 쿠키가 들려졌다.

[세상에…….]

자기 손에 들린 초콜릿 쿠키를 떨리는 눈빛으로 한참 바라보던 그녀는 아주 천천히 입으로 가져갔다.

바삭.

[꺅!]

…정말 내가 착각한 게 아닐까? 아무리 봐도 공작 부인은 아닌 것 같은데? 쿠키 한입에 눈물까지 흘릴 기세다.

“하나 더 드려요?”

[네!]

카밀라는 아예 쿠키 두 개를 그녀의 양손에 쥐여 줬다. 달랑 쿠키 두 개에 세상을 다 가진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그녀를 보며 카밀라도 가볍게 웃었다.

자신이 이렇게 귀신에게 먼저 아는 척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그녀가 에스크라 공작의 아내였다는 사실에 그냥 대화를 한번 해 보고 싶었다.

[제가 원래 쿠키를 정말 많이 좋아하거든요.]

“그래 보여요.”

[얼마 만에 먹어 보는 건지. 제가 서른하나에 죽었으니…….]

“네에… 네?”

잠깐, 잠깐!

“서른한 살이요?”

[네.]

저 얼굴이 서른한 살이라고? 진짜? 거짓말 조금 보태서 고등학생이라 해도 몇몇은 믿을 얼굴인데?

[제가 좀 어려 보이죠?]

“좀이 아니라 많이요.”

여자의 입에서 까르르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웃으니 더 앳되어 보였다.

바삭.

쿠키를 다시 한입 먹는 그녀의 입가에 어김없이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신기하네요. 이렇게 살아 있는 분과 대화해 보는 거, 처음이에요.]

쿠키 세 개를 다 먹어 치운 후에야 그녀가 카밀라에게 관심을 보였다.

[샤루아예요. 이름이 뭐예요?]

“카밀라.”

[카밀라… 예쁜 이름이네요.]

그녀가 다시 환하게 웃는다.

[그분의 딸이죠?]

에스크라 공작이나 알트온 백작, 아니면 다른 이가 하는 말을 들은 걸까? 그녀는 자신에 대해 뭔가 아는 듯했다.

카밀라는 그녀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대답을 딱히 바란 건 아닌 듯했다.

[그런데… 저분 괜찮은 거예요?]

샤루아의 말에 고개를 돌린 카밀라는 쯧, 혀를 찼다. 도르만이 주춤거리며 점점 자신들에게서 멀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하니?”

“그, 그냥요.”

진짜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전직 영혼 관리사였던 녀석이 귀신을 왜 무서워하는 거냐고! 영혼과 귀신은 다르다며 주접을 떠는데, 미친 거 아냐?

“어?”

그런데 그때였다. 자신들이 있는 곳을 향해 누군가 아주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

샤루아는 이미 상대가 누군지 알아챈 듯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카밀라도 곧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이브?”

이 늦은 시간에 아이가 홀로 여기까지 왜 나왔나 싶어 의아해하던 카밀라의 미간이 곧 살며시 찌푸려졌다.

“옷차림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아이의 옷차림이 잠옷이었기 때문이다. 겉옷도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이다. 게다가.

“맨발?”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카밀라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에게 다가갔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잠시만요!]

하지만 그런 카밀라를 샤루아가 급히 붙잡았다.

[그냥 두세요.]

“네?”

[지금 저 아이…….]

아이를 바라보는 샤루아의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자고 있는 거예요.]

뭐라고?

[지금 깨어 있는 게 아니에요. 말을 걸어 봤자 아무 소용없어요.]

그 말에 급히 아이를 다시 바라본 카밀라도 곧 알 수 있었다. 아이의 표정이, 눈빛이 매우 흐릿하다는 것을 말이다.

‘설마, 몽유병?’

결국 카밀라는 자신의 눈앞을 아무런 말 없이 지나쳐 가는 아이를 그저 조용히 바라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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