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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괘보는 공녀님 (80)화 (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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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우연으로 가능할까?’

공작 부인의 팔찌를 차고 있는 이가 공작의 외모를 그대로 빼다 박은 게?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가장 간단히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다.

공작과 공작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고 그 아이가 라니아라는 것.

‘하지만 말이 안 되잖아.’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공작 부인이다. 귀신이 아이를 낳은 게 아닌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저 팔찌에 대해 왜 물어보시는 겁니까?]

“데린.”

[네, 아가씨.]

“제가 저 팔찌를 가진 이를 봤다면 믿으시겠어요?”

[…네?]

“저거와 똑같은 팔찌를 찬 여자를 봤어요.”

카밀라는 사실 그대로 그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이곳을 지켜온 데린이라면 뭔가 알고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정말 보셨습니까! 어디서요?!]

“……?”

[40대 여자분이던가요!]

“…네?”

그런데 예상 밖의 반응이 데린에게서 튀어나왔다. 처음 보는 다급한 모습으로 그가 닦달하듯 자신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40대요?”

갑자기 뭔 40대?

[40대 여자분 아니었습니까?]

“아니었는데요.”

[아…….]

“제 또래의 여자였어요.”

[또래요?]

“팔찌는 어머니가 주신 거라고 하더군요.”

[무, 무슨……!]

데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 모습에 카밀라는 더욱 알 수 없는 표정이 됐다.

데린답지 않게 왜 저리 놀라는 거지?

“데린.”

[…네, 아가씨.]

잠시 멍해 있던 그가 급히 표정을 수습했다.

“저한테 뭐 숨기는 거 있죠.”

죽은 공작 부인이 차고 있던 팔찌를 봤다는 말에 40대 여자분이 아니었냐는 말이 왜 나오지?

보통은 그냥 좀 놀라거나 어찌 된 일이지 의아해해야 하는 거 아닌가?

[…….]

역시 뭔가 있는 듯 데린은 입을 꾹 다물었다.

“데린.”

[…이건 제가 마음대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해해 주세요, 아가씨.]

고개까지 숙이며 다시 한번 입을 꾹 다무는 데린의 모습에 카밀라도 더 이상 깊게 파고들 수가 없었다.

‘대체 뭐지?’

그녀의 의문만 더욱 깊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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