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 킬 하우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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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킬 하우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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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킬 하우스 (3)
2022.05.19.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리더를 잃은 레드 팀의 열아홉 명은 다급하게 산개해 건물의 그늘 속에 몸을 숨겼다.
둘로 나뉜 레드 팀의 절반가량은 해군 회관의 우측 벽에, 나머지는 거기에서 20여 미터 전진해서 용사의 집 건물 측면에 등을 바짝 붙이고 커다래진 눈으로 서로를 돌아본다.
두 건물의 중간 지점 보도에는 목 위쪽이 거의 다 뜯겨 나가 아직도 피가 콸콸 솟아 나오는 팀장의 시체가 쓰러져 있다.
“어디에서 날아온 거야? 본 사람?”
뒷줄에 서 있다가 뛰어온 특임대 MK14 사수가 서브 소닉 탄창을 일반 7.62㎜ 나토 탄창으로 교환하며 묻는다. 조용하고 느린 총알보다 시끄럽지만 빠른 총알을 써야 할 때가 왔다. 다들 고개만 젓는다. 아무도 보지 못했다.
팀장이 가장 앞서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발사 지점이 너무 멀었다. 어떤 낌새도 느끼기 전에 전방을 살피던 팀장의 머리가 거의 폭발하다시피 했고, 몸이 반응을 하고 나서야 총성이 울려왔다.
벽의 끝쪽에 바짝 붙은 MK14 사수는 아주 빨리 힐끔 고개를 내밀었다가 다시 돌렸다. 이미 머릿속에 든 지형이지만, 뭔가 바뀐 점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변화는 없었다. 저격을 할 만한 포인트라고는 멀리 떨어진 해군 본부 건물의 좌측 코너 딱 한 귀퉁이밖에 없다. 나머지 부분은 벽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는다.
이 밤중에 저 먼 거리에서?
예상치 못했던 불운에 MK14 사수는 고개를 저었다.
젠장, 기껏 건물을 통과하면서 한 바퀴 돌아 방향을 바꿨는데…….
애초에 저기에 저격수가 배치되어 있는 걸 보면 침입 경로를 어느 정도 예측했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적을 우습게 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작전에 교만한 구석이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 할 시점이 왔다. 적에게도 얼마든지 우수한 인재가 존재함을.
저항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계산 내에 있었지만, 좀 빠르다.
용사의 집까지는 진출한 이후에 농성을 하게 되리라고만 짐작했었다. 병력이 나뉜다는 점도 애초의 작전과 달라진다. MK14 사수는 용사의 집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리는 약 20여 미터. 저격수가 빤히 노려보고 있는데 저기까지 열 명을 인솔하고 뛰어간다는 건 자살 행위에 가깝다. 이제부터는 분명 적 저격수가 목표물의 머리가 아닌, 다리를 노려 쏠 것이다.
그러면 부상병을 데리고 오기 위해서 또 병력이 무모한 구출을 감행해야 하고, 거기에서 아주 줄줄이 초상이 나게 된다. 미끼를 만들어놓고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기. 저격의 가장 고전적인 전략이다.
그걸 빤히 다 알아도 일단 부상병이 생겨나면 그대로 내버려 두고 갈 수는 없다는 게 우스운 점이다. 그러면 곧바로 사기가 확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합류는 포기해야 한다.
“그래도 우리가 이긴다는 건 변함없지.”
MK14 사수는 무뚝뚝하게 혼잣말을 중얼거리고는 뒤에 늘어선 해병대 병사들을 향해 말했다.
“별거 아니다. 기죽지 마라. 우리는 다시 해군 회관으로 돌아가 농성한다. 우리의 나머지 팀들이 목표를 타격할 때까지 25분만 버티면 우리 승리다. 25분은 순식간이다.”
해병대원들이 검은 얼굴을 끄덕인다. 어차피 지난 열흘 동안 사람 죽는 것은 면역이 생길 만큼 봐왔다. 농성이 있으리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첫 아군 사상 발생 후에도 병사들의 사기가 꺾이지 않은 것을 확인한 MK14 사수가 명령했다.
“해군 회관 2층 연회실로 간다. 움직이는 건 전부 사살해. 너, 너, 둘이 선봉에 선다. 움직여.”
조금 전, 수류탄이 터져서 파편이 가득 널려 있는 해군 회관의 뒷문으로 해병대원들이 뛰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MK14 사수는 용사의 집 뒤에 숨은 나머지 팀원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너희는 계속 전진하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저쪽에 남겨진 특임대원이 고개를 끄덕이고 건투를 빈다는 수신호로 답해온다.
작전 전달을 마친 MK14 사수는 해병대원들의 뒤를 따라 해군 회관 내부로 뛰어 들어갔다.
리더의 머리는 박살이 나버렸지만, 이쪽에도, 저쪽에도 아직 지휘할 수 있는 특임대원들이 남아 있고, 해병대 병력에는 아무런 손실이 없다. 그 정도면 됐다.
투투투투― 투투투―
선봉에 서서 길을 뚫는 해병대원들이 계단에서 K―2를 난사하는 소리가 들린다. 건물 내부의 적들은 조금 전 일어난 수류탄의 폭발에서 겨우 몸을 추스른 상태다. 이쪽에 분명한 전술적 우위가 있다.
2층에 올라선 레드 팀은 건물 반대쪽 끝을 향해 언더 토스로 두 발의 수류탄을 집어 던졌다.
콰콰앙―!
건물이 뒤흔들리고, 유리창들이 모조리 박살 난다. 전등이 터져 나간 천장에서는 열을 감지한 스프링클러가 일제히 물줄기를 뿜어냈다. 문짝이 떨어져 내리고 여기저기서 비명이 올라온다.
지직― 지직―
간신히 매달려 있는 몇 개의 조명등에서 스파크가 이는 소리가 들린다. 이렇다 할 병력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들어가! 세 번째 방이다.”
복도의 상황을 파악한 MK14 사수가 명령했다. 해병대원들은 K―2를 앞세우고 물로 흥건해진 복도를 내달려 2층에서 가장 큰 방인 연회실로 잠입했다.
300명 이상이 호화로운 식사를 하기 위해 만든 연회실은 텅 비어 있고, 값비싼 장식물들은 조금 전의 폭발로 모두 떨어져 나온 채였다. 해병대원들은 둥근 8인용 테이블을 옆으로 굴리며 내와서 엄폐물로 삼았다.
“무조건 선제 사격이다! 도탄 주의해!”
병력이 제대로 배치되었는지를 확인한 MK14 사수는 커튼 사이로 총구를 내밀었다.
부우우웅―
지원 병력들을 가득 싣고 운동장을 똑바로 가로질러 달려오는 트럭들이 보인다.
“무슨 배짱이냐……. 그렇게 일직선으로.”
운전수의 얼굴을 조준경에 포착한 MK14 사수는 천천히 총구를 움직이며 모드를 연사로 놓고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타앙― 타앙― 타앙―
당겼던 네 발 중 세 발 만에 트럭의 전면 유리가 피로 물든 것을 확인한 MK14 사수는 곧바로 옆의 트럭을 향해 총구를 옮겼다.
투투투투― 투투투―
복도에서도 총성이 울려 댄다. MK14 사수는 입안의 쓴 침을 꿀꺽 삼켰다. 겨우 25분만 버티면 되는데, 어째 그게 아주 아득한 일처럼 느껴진다.
반으로 나뉜 레드 팀이 교전을 벌이기 10여 분 전에 강정 기지의 화물 항만 쪽에서는 블랙 팀 20명이 상륙을 끝냈다. 맨몸으로 30분 이상을 헤엄쳐 온 그들에게는 장비랄 게 거의 없었다.
특임대원 여덟 명이 가지고 있는 부력 배낭과 그 위에 얹어놓은 MP5 소음 기관총은 전체를 다 무장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너, 너, 너, 너, 나를 따라와.’
속옷 하의에서 물을 짜낸 블랙 팀장이 네 명을 지목했다. 두 명은 배낭에서 전술 조끼를 꺼내 장착하고 소음 기관총으로 무장을 마쳤다.
나머지 셋은 속옷 하의와 날을 세운 대검 한 자루뿐이다. 나머지 인원들도 똑같이 5인 1조의 조를 구성했다.
블랙 팀의 A, B, C, D조 20명은 몸을 숙인 채 맨발로 콘크리트 도크 위를 내달려 네 방향으로 흩어졌다.
밤바다에서 계속 체온을 빼앗겼고, 상륙한 뒤에도 옷을 거의 걸치지 못한 그들이지만, 여름이어서 충분히 견딜 만하다.
‘대기!’
블랙 팀장이 신호를 보내자 네 명의 조원은 컨테이너 뒤쪽에 몸을 숨겼다.
두 명의 경비병이 순찰을 돌기 위해 접근하고 있다. 어깨에 총을 멘 그들의 시선은 화물 항만 자체보다 총성과 폭발음이 울리는 해군 기지 쪽에 더 치우쳐 있었다.
휙―
경비병들이 컨테이너를 지나친 순간,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두 명의 특임대원이 뒤에서 그들을 덮쳤다.
특임대원들은 병사들의 입을 틀어막아 뒤로 젖힌 후에, 노출된 목 위로 울트라 마린 나이프를 그었다. 그러고는 곧바로 칼을 앞으로 돌려 왼쪽 겨드랑이를 찔렀다.
피해자들이 발버둥을 치기도 전에 블랙 팀원들은 나이프로 다시 한 번 오른쪽 겨드랑이를 그었고, 오금을 발로 차서 자세를 무너뜨렸다.
블랙 팀원들은 경련하듯 떨리는 경비병들의 다리를 잡고 컨테이너의 그늘 안으로 끌어들였다.
으그그극―
그르륵!
순식간에 엄청난 고통에 휩싸인 경비병들은 눈을 홉뜬 채 엎어져서 가래 끓는 소리를 냈다. 그러는 동안에도 치솟아 오른 피는 그들의 식도와 기도, 양쪽 모두를 타고 넘어간다.
목 뒷덜미로 한 차례 더 칼날이 깊게 지나가자 병사들은 몸부림조차 칠 수 없게 되었다.
블랙 팀원들은 경비병들이 온전히 숨을 거두기도 전에 개인화기를 탈취하고, 전투화와 양말을 벗겨내 대기하고 있는 해병대원들에게 피범벅이 된 전술 조끼와 함께 넘겼다. 예비 탄창을 확인한 대원이 보고한다.
“60발이 전부입니다.”
“너무하는군. 교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빤히 알면서도 달랑 탄창 두 개만 줘서 내보낸 건가?”
블랙 팀장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래서야 경비병 몇 명 죽인다고 해도 팀 전체를 무장시키기가 어려워진다. 한 사람당 60발로는 5분도 못 버틸 것이다.
“뭐, 두 배로 부지런히 움직이면 되는 거 아닙니까?”
소음 기관총을 든 대원이 싱긋 웃는다. 이제 다섯 명 중에 개인 화기로 무장한 사람은 넷. 일행은 다시 컨테이너 사이를 내달렸다.
콰아앙―
해군 기지 내에서 폭발음이 들린다. 레드 팀이 교전을 개시했다는 신호다. 템포를 올려야 하는 타이밍이다.
“넘어!”
담을 만나자 두 명의 대원이 가장 아래에 서서 달려오는 두 명을 담장 위로 올렸다.
담장에 몸을 걸친 두 명은 한 손씩을 뻗어 뛰어오른 한 사람을 붙잡아 끌어 올렸고, 10초도 걸리지 않아 다섯 명이 3미터 높이의 담을 모두 뛰어넘었다.
땅에 내려선 다섯 사람은 가장 가까운 건물인 화물 항만 관리 센터 안으로 난입했다. 그러고는 움직이는 모든 것들을 향해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드르르륵― 드르르륵―
소음기가 달린 MP5에서 불꽃이 쏟아져 나온다. 종소리 정도의 총성이 울렸지만, 오늘 밤은 워낙 사방이 시끄러워 이 정도 소리는 금방 묻힌다.
“비슷한 사이즈는 일단 무조건 신어라.”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 있는 병사의 시체에서 구두를 벗겨내 신으며 블랙 팀장이 아직 맨발인 대원들에게 명령했다.
맨발이라는 것 자체가 커다란 전술적 약점이다. 자동차로 이동하는 경우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찾았습니다.”
다른 병사들이 실탄을 회수하는 동안, 접수대를 뒤지던 특임대원이 옥상 열쇠를 발견하고 들어 올렸다.
이 건물 옥상에는 대공 캐논이 설치되어 있다. 그걸 해군 기지 내부를 향해 발포할 계획이다. 블랙 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최대한 시끄럽게 놀아주자.”
우측 돌파의 레드 팀과 항만 침투의 블랙 팀에 이어 블루 팀은 좌측의 벽을 뚫고 난입했다. 규모는 앞서의 두 팀과 같고, 팀의 구성도 비슷했다. 소수의 특임대원과 다수의 해병대로 이루어져 있다.
C4로 담장을 뚫고 들어가자마자 블루 팀은 철저하게 해군 기지의 외곽으로 돌았다. 그들의 목표는 단순하다. 가능한 한 빨리 충무관까지 도달해서 그곳의 장비들을 탈취해 중앙을 공격하는 것이다.
충무관은 도면상으로 보면 해군 회관과 좌우 대칭을 이루는 곳에 위치한 건물로, 그 두 건물과 해군 본부 건물을 선으로 연결하면 커다란 삼각형이 만들어진다.
투투투투― 투투투투―
블루 팀은 소리를 죽이는 것에 별로 연연하지 않았다. 적군을 만나자마자 방아쇠를 당겼고, 그들의 피가 땅을 적시기도 전에 그 자리를 돌파했다.
그들은 아주 짧은 시간 만에 충무관으로부터 500여 미터 떨어진 외빈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그들의 작전은 효율적인 것처럼 보였다. 여러 정의 K―3로 무장하고 있는 간이 초소와 마주하기 전까지는…….
투투투투투― 투투투투―
천둥 같은 총성이 울리는 것과 거의 동시에 앞서 달리던 세 명의 블루 팀원이 피를 흩뿌리며 나뒹군다.
핑― 핑―
K―3 탄환은 블루 팀원들이 몸을 숨기고 있는 벽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며 튕겨 나갔다.
“끄아아아! 으으윽!”
두 다리에 관통상을 입은 병사들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 댄다.
복부가 터져 나가는 바람에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하고 있는 나머지 병사는 어떻게든 자신의 내장을 다시 주워 담아보려는 것인지 자꾸 두 손을 허우적거린다.
“여기서 엄호해. 우리는 뒤로 돌아간다. 너희 셋, 뒷문으로 나오는 거 모조리 다 갈겨.”
명령을 남긴 블루 팀장은 저격수 하나와 해병대원 둘, 총 네 명의 조를 짜서 벽에 바짝 붙어 건물의 반대편으로 뛰어갔다. 그러고는 곧장 건물 내부로 뛰어들었다.
투투투투― 투투투― 투투투투―
그러는 동안에도 K―3가 긁어 대는 소리와 아군이 응사하는 소리가 건물 벽을 울리며 커다란 메아리를 만들어낸다.
드르륵― 드르륵―
MP5를 앞세운 네 명의 블루 팀 별동대는 거의 텅 비어 있다시피 한 외빈관을 빠르게 점령하고 3층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가장자리의 방문을 거칠게 걷어차 열었다. 덜덜 떨고 있던 외국인 해군 장교가 두 손을 들어 올린다.
빡!
뭔가 더 말을 하기도 전에 블루 팀장은 안에 들어 있던 외국인 해군 장교의 머리통을 개머리판으로 갈겼다.
그러고는 한 번 더 전투화로 걷어차 버렸다. 창가 벽에 바짝 달라붙은 저격수에게 블루 팀장이 묻는다.
“어때, 시야 확보되나?”
“저쪽 건물 처마에 가려서 반만 보입니다.”
저격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떻게 해도 한꺼번에 다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블루 팀장은 망설임 없이 명령했다.
“반이라도 처리해.”
“그러려는 중입니다.”
외국인 장교가 쓰던 베개를 창틀에 받쳐 두고 사격 자세를 잡은 저격수는 조준경에 눈을 붙인 채 호흡을 가다듬었다.
거리를 500에 맞춘 저격수는 시야에 들어오는 가장 우측의, 그러니까 처마가 가려주기 직전의 기관총 사수부터 표적으로 삼았다.
그러고는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머릿속으로 그 좌측으로 조준을 바꾸는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으니까 리듬을 타고 죽 흘러가듯이 나머지 셋도 처리해야 한다. 기관총 하나가 남으면 5분 이상 지연될 수밖에 없다.
타앙―
첫 발이 격발되고 타깃이 쓰러지는 것을 확인하기도 전에 저격수는 미리 연습했던 그 리듬대로 총구를 옆으로 돌렸다. 그러고는 두 번째 K―3 사수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다시 몸을 옆으로 튼 저격수는 세 번째, 네 번째 발을 발사했다.
그가 세 번째 발을 발사하는 순간, 해병대원으로부터 빌린 K―2를 들고 창의 반대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팀장이 아래를 향해 3점사를 퍼붓기 시작했다.
투투투― 투투둑― 투투둑― 투투둑―
저격수가 놓친 세 번째 표적을 사살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창문 옆으로 비켜났다.
쨍그랑―
타타타타타―
곧바로 총알이 날아와 맹렬한 기세로 유리창을 박살 낸다.
“제가 놓쳤습니까?”
유리 조각이 빗발치는 사이로 저격수가 묻는다. 팀장이 대답했다.
“네 개 쏴서 세 개 잡았으면 나쁘지 않다!”
투투투투― 투투투―
또 한차례 총알이 비처럼 날아 들어온다.
윽! 복도를 감시하고 있던 해병대 병사 중 한 명이 도탄에 어깨를 맞고 쓰러진다.
“괜찮아? 일어날 수 있나?”
세 명의 동료가 부상병을 끌어 일으키며 묻는다. 부상병은 어깨에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이를 악물고 외친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끄떡없습니다!”
“하하하! 이 새끼! 독기가 있는데? 좋아! 장하다!”
네 명의 별동대는 퍼붓는 총알이 잠잠해진 틈을 타서 다시 총구를 내밀고 사격을 시작했다. 저 멀리 어느새 지원을 나온 적 병력의 트럭들이 보인다.
막혔다. 원래의 목표 지점보다 500미터 이상 뒤처진 곳에 정체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다. 블루 팀장은 작전이 척척 맞아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었다.
판처파우스트 3로 무장한 병력이 정문을 날리고 세 개의 팀이 각각 좌우와 해안으로 침투하여 기지 내부에서 교전을 벌이기 직전에, 채 장군과 소령이 이끄는 주력 병력은 제주 시내의 한 렌터카 회사에 잠입해 있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당직을 서고 있던 직원들을 제압하고, 차고에 세워진 모든 자동차의 열쇠를 빼앗았다.
“아, 그 새끼. 차량 좀 징발하면 하나 보다 하고 좀 있지, 괜히 설치다가 저 얼굴 꼴이 저게 뭐야? 야, 인마! 내일 열 배로 갚아줄게.”
얻어터져 곤죽이 된 채 묶인 직원들을 향해 채 장군이 아무 소리나 지껄여 댔다.
그사이 두 대의 오픈카를 포함한 여덟 대의 승용차와 세 대의 SUV, 세 대의 승합차에 60여 명의 병력들이 탑승을 끝냈다. 모두 이 부근에서 징발해 온 차량들이다.
“장군님, 타시죠.”
소령이 대형 SUV의 뒷좌석 문을 연다.
부르르릉―
엔진 소리도 요란하게 총 열네 대가 일렬로 도로 위를 내달린다.
병사들은 대부분 MP5로 무장한 특임대원들이고, 소수의 해병대원들은 거의 K―3 사수와 유탄발사기를 장착한 K―201 사수들이다.
콰쾅― 타타타타―
해군 기지 쪽에서 요란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후후~ 이 새끼들,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아주 혼이 다 나가는 중일 테지.”
담배에 불을 붙이며 웃은 채양균이 눈빛을 빛내며 외쳤다.
“하지만 여기가 메인이다, 이 개새끼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