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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불길한 바람 (6) (119/449)


119. 불길한 바람 (6)
2021.12.28.


“이런 젠장! 으으아아!”

졸지에 좀비들과 맞닥뜨리게 된 초소 내부의 경비원들이 비명처럼 고함을 지르며 달아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이 뛰는 방향이 이상했다. 오히려 게이트 안쪽으로 더 깊숙하게 들어가서 2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발전소를 등지고 사격 자세를 취했다.

“야! 그리 가면 어떡해! 나와, 이리로!”

K―2를 발사하며 그들을 엄호하던 이 병장이 안타깝게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다.

경비대원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사격에만 집중하고 있다. 도로 위에 떨어진 열댓 마리의 좀비들이 중심을 잡고 일어나려다가 총탄에 꿰뚫려 날아간다.

하지만 아직도 모두 처리하지는 못했다. 밖이 소란스러워지자 무슨 일인가 싶어 중위를 진우에게 맡기고 트럭 아래로 내려와 있던 정 상병이 급하게 양각대를 펴며 진우를 불렀다.

“박 이병! 박 이병! 나와!”

투투투투두―

정 상병의 K―3가 빠르게 시야 전체를 훑는다. 빠르게 뛰어 내려온 진우도 바로 곁에 자리를 잡고 그를 거들었다.

투두둑― 투투툭―

빠르게 머리만 날려서 처리하고는 있지만, 이 좀비들의 파도가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두렵다. 화력이 보강된 틈을 타서 이 병장이 경비대 병장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야! 빨리 너희 애들 데리고 나와! 이대로는 못 버텨!”

촤아아아―

그러는 사이에도 파도는 계속해서 몰아치며 무너진 철책 사이로 좀비들을 한 무더기씩 쏟아부어 놓고 돌아간다.

하지만 경비대 병장은 오히려 게이트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려는 채비를 하고 있었다. 경비대 병장이 하이바를 조이며 대답했다.

“안 돼! 저기에다가 바리케이드 쳐야 돼! 여기 넘어가면 병력이 없어! 경수로까지 그냥 뚫리는 거야!”

이 병장이 흘끗 돌아보니 도로 위에 정말로 바리케이드가 준비되어 있기는 하다. 발전소 직원들이 아침저녁으로 미니버스를 타고 교대하던 그 도로다.

하지만 바리케이드는 어디까지나 무단 침입 차량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어서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사람 키 높이의 개폐형 철책 위에 레이저 와이어를 설치해 둔 게 전부였다.

“미친! 저런 건 금방 뚫려! 그리고 지금 이런 상황에서 달랑 분대 하나로 뭘 하겠다는 거야! 빨리 애들 빼!”

“안 그러면 끝장이라니까! 도와줘! 10분만 시간 좀 벌어줘! 야! 바리케이드 쳐!”

이 병장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경비대 병장은 경보 장치를 누른 뒤 자신의 분대원들이 있는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에에에엥~ 에에에엥~

초소 위에 붙은 경광등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번쩍거리고, 사이렌이 요란스럽게 울려 댄다.

“이 병장님!”

갑자기 사선을 가로질러 9시 방향으로 뛰어 들어가는 경비대 병장을 보고 정 상병이 소리를 질렀다.

“저 사람 뭡니까? 왜 들어가요? 씨발, 빨리 빠져야지!”

“아오! 돌아버리겠다! 저 멍청한 새끼가 바리케이드를 쳐야 된대! 이런 젠장! 탄창도 없어, 쟤들! 도와줘야 돼!”

이 병장이 분대원들을 모두 하차시켜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김 상병이 엄청난 기세로 트럭을 몰고 와 이 병장의 코앞에서 방향을 돌리며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타십쇼! 이걸로 가는 게 빠릅니다!”

“저 앞에서 돌려! 쟤들 작업하는 동안 우리가 엄호한다!”

“드리프트해서 90도로 꺾는 걸 보여 드리겠지 말입니다!”

부아아아―

모두 승차하자마자 김 상병은 기어를 정신없이 바꾸며 짧은 거리에서 최대한 속도를 냈다. 그러고는 9시 방향으로 꺾인 도로에서 좌회전을 했다.

그롸아아아―

트럭의 불빛을 향해 달려들던 좀비들이 범퍼에 치여 허리가 반으로 꺾인 뒤, 육중한 바퀴 아래 깔려 터져 나간다.

촤아아아~

또다시 도로의 절반을 덮을 만큼 커다란 파도가 몰아친다.

“야! 파도! 파도! 저기 좀비!”

“알고 있습니다!”

이 병장이 어쩔 줄 몰라 하는 동안 김 상병은 경적을 요란스럽게 울리면서 속도를 최대한 유지해 경비병들이 서 있는 곳까지 접근했다.

퍼걱! 퍼벅! 콰자작!

좀비들이 부딪쳐 박살 나는 소리가 날 때마다 트럭이 덜컹거리며 튀어 오른다.

“으아아! 야, 이 새끼야! 속도 줄여!”

바리케이드를 잡고 있던 경비병들과 이 병장이 동시에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김 상병은 여전히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두지 않고 있다.

그롸아아아―

트럭 뒤에는 좀비들이 난폭한 소리를 내지르며 젖은 도로 위를 내달려 쫓아오고 있다. 조금만 늑장을 피웠다가는 저놈들이 짐칸 안으로 뛰어 들어오게 될 것이다.

“꽉 잡아! 돌린다!”

김 상병이 짐칸을 향해 외치는 것과 동시에 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급하게 틀었다.

끼이이이이―

요란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트럭이 휘청거린다.

콰콰콰콰―!

정신없이 흔들거리던 트럭은 130도 이상을 회전해서 바리케이드 1미터 앞에 멈춰 섰다. 요 며칠 운전병들과 친하게 지내며 빡세게 배운 보람이 있다.

하아아, 하마터면 트럭에 깔릴 뻔한 경비병들의 입에서 저절로 신음 같은 한숨 소리가 터져 나온다.

“빨리 작업해! 정말 10분 내에 끝내!”

트럭에서 뛰어내린 이 병장이 사격 자세를 갖추며 경비병들에게 외쳤다. 바짝 긴장한 채 바리케이드를 당겨서 펴고 있던 경비병들은 기세가 올라 함성을 지른다. 경비대 병장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알았어! 조금만 버텨! 경보 울렸으니까 지원이 올 거야!”

지원은 개뿔.

이제 그런 것은 믿지 않는다. 하지만 기껏해야 10분. 그것뿐이라면 함께 싸워줄 수는 있다. 진우와 분대원들은 모두 뛰어내려 사격 자세를 잡았고, 김 상병은 운전석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라아아아아―

어둠 속에서 좀비들의 울음소리가 울려온다.

비가 점점 더 거세게 쏟아지면서 위력이 반감된 초소의 서치라이트와 트럭의 헤드라이트가 모두 밝히지 못하는 사각이 만들어진 것이다.

드르르륵!

개폐형 바리케이드를 잡아당기면서 얽혀 있던 레이저 와이어를 함께 펴느라고 경비대는 여념이 없다.

“10분이다! 10분만 참아!”

이 병장이 분대원들을 독려하며 조준경에 눈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곧 첫 번째 좀비가 헤드라이트 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파파파파파파―

정 상병의 K―3가 요란하게 불을 뿜는다. 좀비는 엉망으로 찢긴 채 뒤로 날아가 처박혔다. 제2, 제3의 좀비들이 계속해서 뛰쳐나온다.

파방― 파바박― 투투투투―

분대원들의 화기가 일제히 발사되고, 여기저기에서 머리가 터진 좀비들의 시체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작전실! 당소 발전 시설 게이트다! 나, 안광옥 중위야! 작전실!”

아무의 감시도 받지 않게 된 중위가 트럭의 무전기를 통해 작전실과 연결해 보려고 애를 쓴다. 태풍 때문인지, 아니면 비를 잔뜩 두드려 맞은 덕분인지 무전기는 치직거리기만 하고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했다.

투두둑― 투둑―

진우는 열심히 총구를 돌려가며 몰려오는 좀비들을 차례로 처리했다. 그가 방향을 틀 때마다 바닥에는 대가리가 터진 시체들이 한두 구씩 늘어난다.

“작전실! 작전실! 발전 시설 게이트에 지원이 필요하다! 작전실!”

중위의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져서 쇳소리처럼 바뀌었다.

촤아아아―

파도가 다시 해안 철책을 덮친다. 동시에 콰쾅거리는 소음이 들려왔다. 또 뭔가 무거운 물체가 철책을 때린 모양이다.

파도가 좀비와 병사들의 사이에 몰아치는 동안, 좀비들은 자연의 방어막에 힘입어 가까이 접근한다. 한 번씩 거센 물보라가 몰아칠 때마다 병사들은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그롸아아아―

물살에 휩쓸렸다가도 좀비들은 금방 벌떡 일어나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달려온다.

“정 상병, 11시 훑어! 박 이병, 1시!”

열심히 지휘를 하던 이 병장이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야이, 씨발! 아직도 멀었어?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다 됐어! 이제!”

경비대 병장이 잔뜩 상기된 얼굴로 대답한다. 5미터 간격으로 두 개의 바리케이드를 쳐서 도로를 완전히 봉쇄했다. 바리케이드 상부에 부착된 레이저 와이어 칼날이 플래시 불빛을 받아 날카롭게 반짝인다.

그런데 경비대 병력은 전부 바리케이드 너머에 들어가 있었다. 이제는 그들도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뒤늦게 사태를 알아챈 이 병장이 펄쩍 뛴다.

“야이 개새끼들아! 안쪽부터 쳤어야지! 너희 갇혔잖아!”

“이 위치가 맞아! 지원이 올 때까지 여기 사수해야 한다고!”

“이런 미친! 목숨 바쳐 봐야 못 지켜! 올 거였으면 벌써 지원이 왔지!”

이 병장은 이를 빠득 갈고 고개를 돌렸다.

타타타타타― 투두둑― 투두둑―

바닥에 시체가 그득히 쌓였는데도 그의 분대원들 앞으로는 여전히 좀비들이 미친 것처럼 고개를 내저으며 달려들고 있다.

이쪽에는 그나마 허접한 바리케이드도 없으니 이대로 계속 버틴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트럭 짐칸에서 되는대로 탄약통을 꺼내 바리케이드 너머로 집어 던진 이 병장은 분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철수한다! 차례로 승차해! 정 상병! 박 이병! 엄호사격…….”

콰아아아아~

이 병장은 말을 다 맺지 못하고 갑자기 덮쳐든 파도에 휩쓸려 넘어져 버렸다. 진우도 고개를 돌리는 순간, 정면으로 물살을 두드려 맞았다.

꼬르르르르―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가 물벼락을 맞은 덕에 귀와 코로 물이 들어가며 쇠 끓는 소리가 나고, 중심을 잃은 채 밀려가 바리케이드 기둥에 어깨를 찧은 후에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다들 괜찮아?”

이 병장이 비틀거리며 묻는다. 예! 진우는 벌떡 몸을 일으켜 몇 초간 더 가까이 다가온 좀비들의 얼굴에 커다란 바람구멍을 냈다.

바닷물 때문에 눈이 따갑다. 하지만 사격을 멈추는 순간 죽는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트럭 창문을 열어놓고 있다가 바닷물을 뒤집어쓴 김 상병도 헛구역질을 하며 몸을 일으킨다. 이상하다…….

진우는 위험거리까지 근접해 있던 놈들을 모두 날리고서 뒤를 돌아봤다. 조금 전부터 기관총의 지원사격이 전혀 없었다.

“정 상병님!”

진우의 입에서 비통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다른 분대원들도 그제야 정 상병의 모습을 발견하고 울부짖었다.

정 상병은 레이저 와이어에 엉망으로 얽힌 채 고개를 푹 늘어뜨린 채였다. 파도에 휩쓸렸을 때 바리케이드 위쪽으로 내던져진 모양이다.

“야! 정 상병! 으아아아!”

이 병장이 달려갔을 때에는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수십 톤에 달하는 물의 힘 때문에 레이저 와이어 면도날 위에 억지로 메다꽂아진 그의 목은 반 이상 끊겨 있었다. 팔과 다리, 손바닥 역시 철조망에 단단히 꿰어져서 피가 뚝뚝 떨어져 내린다.

그 바로 곁에는 조 일병이 비명조차 크게 지르지 못하며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그의 허벅지 역시 철조망에 아주 깊숙이 박히고 갈기갈기 찢겨 출혈이 컸다.

“으으으으…… 이런 씨발! 으으윽!”

“정신 차려! 일어날 수 있어? 강 일병! 얘 부축해서 일으킨다!”

두 명이 부축해서 트럭 위로 올리는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조 일병의 허벅지에서는 피가 쭉쭉 치솟았다.

투투투둑! 투둑― 투둑!

진우는 입술을 꽉 깨물며 전방의 좀비들을 향해 총알을 퍼부었다. 하지만 기관총의 지원이 없이는 아무래도 버겁다.

“이 병장님! 가야 합니다!”

“그래! 전부 승차해! 여기서 탈출한다!”

아홉 명의 분대원이 왔는데, 여덟 명만 돌아가야 한다. 이 병장은 침통한 얼굴로 아직도 철조망 위에 걸려 있는 정 상병을 돌아보았다. 죽은 녀석의 홉떠진 눈도 감겨주지 못했다.

투투투투투―

게이트 경비대는 바리케이드 뒤에 자리를 잡고서 멀리서 달려오는 놈들을 향해 정신없이 총알을 퍼부어 대는 중이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그들에게 승산은 없었다.

“끄으으으~”

조 일병은 경련하듯 몸을 채며 괴로워했다. 구급용 붕대로 있는 힘껏 조여보았지만, 워낙 상처가 깊고 엉망으로 찢겨서 도저히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이미 트럭 바닥은 그에게서 흘러나온 피로 붉게 물들어 있다. 혈관이 잘린 허벅지에 비하면 가죽이 베인 복부는 부상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끄으~ 끄으~ 끄으~”

조 일병의 호흡은 점점 더 끓어오르고 간격이 짧아진다.

“빨리 타!”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서 달려오는 좀비들을 상대하고 있던 진우가 조수석에 오르자 김 상병은 액셀러레이터를 최대한 밟았다.

좀비들이 더 가까운 곳까지 몰려들기 전에 속도를 높여둬야 놈들이 트럭 위로 기어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콰작! 콰콰콱! 우드드득!

지그재그로 달리는 트럭이 좀비들을 치고 지나가면서 놈들의 시체를 깔아뭉갠다.

에에에에엥~ 에에에에엥~

그들이 게이트를 빠져나오는 그 순간까지도 사이렌은 요란스럽게 울려 대고 있었다. 하지만 지원 병력은 도착하지 않았다.
덜컹, 게이트를 지나면서 트럭이 크게 출렁였다.

“괜찮아! 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조 일병! 너 괜찮아!”

이 병장은 빤한 거짓말을 하며 어떻게든 조 일병을 위로해 보려고 애를 썼다. 순식간에 얼굴이 파랗게 질린 조 일병이 숨을 헐떡거리며 부들거리는 손을 들어 올린다.

“헉, 헉, 헉, 끄으, 끄으, 어두워, 너무 어두워요. 끄으…….”

이 병장은 그 차가운 손을 꽉 잡으며 다시 괜찮다는 거짓말을 했다.

“여, 연구원 기숙사로 가자! 거기엔 제대로 된 의무실이 있어!”

중위가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게 지금…… 지혈제와 진통제 정도로 살릴 수 있는 상태일까?

이 병장의 눈에는 도저히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도도 해보지 않고 그냥 죽으라고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들었지? 연구원 기숙사야!”

사방에서 울리는 총소리와 빗소리 때문에 제대로 목소리가 전달되는 것 같지 않아 이 병장은 아예 개머리판으로 운전석의 뒷 유리를 부숴 버렸다.

“알겠습니다!”

김 상병이 급하게 턴을 하며 트럭을 연구원 기숙사를 향해 몬다. 사방에서 튀어나와 바쁘게 뛰어다니는 병사들 사이를 누비면서도 속력은 줄이지 않았다.

빠아아앙―

기숙사 앞에 나와 서서 불안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을 경적으로 쫓아내고 급정거를 했다.

“다 왔어! 조금만 힘내! 이제 괜찮아!”

이 병장은 과장된 웃음을 지으면서 조 일병을 들어 올리기 위해 발목을 잡았다.

조 일병에게서 뿜어져 나온 피 때문에 손바닥이 미끈거릴 정도였지만, 그래도 안정감을 주고 싶었다. 네 명이 달라붙어서야 겨우 그를 들어 내릴 수 있었다. 의외로 중위가 나서서 어깨를 잡아주고 거들었다.

“2층이야! 2층!”

중위의 지시에 따라 네 사람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조 일병을 옮겼다.

조금이라도 거칠게 흔들리거나 할 때마다 조 일병은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했다. 그리고 2층에 도착했을 때, 당연한 일이지만 의무실은 잠겨 있었다. 이미 아주 깊은 새벽이었기 때문에 다들 잠자리에 든 것이다.

“사람들한테 물어봐! 의사가 몇 호에 있냐고?”

조 일병을 바닥에 눕힌 이 병장이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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