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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불길한 바람 (3) (116/449)


116. 불길한 바람 (3)
202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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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장의 싸늘한 시선을 느낀 진우는 말을 다 맺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참나……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은 이 병장이 물었다.

“일만 발? 일만 발이라고 했냐, 지금?”

“네, 그렇게 들었습니다.”

“야, 탄약 만 발이 탄약고가 아니라 땅속에 묻혀 있다고? 탄피 하나만 없어져도 저녁을 거르고 비상이 걸리는 대한민국 군대에서? 큭큭큭, 참 내…… 어처구니가 없어서. 너,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어떤 미친놈한테 들었냐?”

“……김 상병님이 직접 보신 비밀이라고…….”

이 병장의 반응에 따라 진우의 목소리는 점점 더 자신감을 잃어간다. 이 병장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킥킥댔다.

“큭, 내 그럴 줄은 대충 알았다. 야, 넌 그 싱거운 놈 말을 진짜로 믿냐? 그거 다 너 가지고 놀려고 아무렇게나 지어낸 이야기지.”

그랬을까?

진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 상병이 농담을 좋아하고 뻥뻥거리는 타입이기는 해도 운전을 잘한다는 그의 말은 사실로 증명되었다. 그러니까 어쩌면 그 구령대 아래 탄약 이야기도 사실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허풍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 허황되고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서 오히려 더 신뢰가 간다. 거짓말이라면 그보다는 좀 더 그럴듯하게 만들어냈을 테니까. 그런 진우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 병장이 한마디 덧붙였다.

“네 표정 보니까 아직도 긴가민가하나 본데, 이따가 그놈 오면 내가 직접 물어볼게. 자식, 어디서 그렇게 되지도 않을 뻥을 치냐?”

***

“김 상병님, 어디까지 가십니까? 아까 그 갈대밭에서도 충분히 볼일 보실 수 있을 것 같지 말입니다. 이 병장님 걱정하시겠습니다. 설마…… 지금 바로 나가시려는 겁니까? 이리 가시면 발전소 방향입니다.”

김 상병이 플래시로 바닥을 비추며 계속 어두운 해변의 수풀 속을 걸어가자 견디다 못한 강 일병이 채근을 한다.

“하, 이 답답한 새끼. 너는 사람 마음을 그렇게 모르냐? 오타쿠처럼 만날 외국 총 같은 거 스펙이나 외우고 있으니 그런 걸 알 리가 없지. 새끼야, 사람의 심리를 알아야 나중에 사회 나가서 연애도 하고 그럴 수 있는 거지, 너처럼 눈치 없는 놈은 여자애들이 준다고 신호를 줘도 그걸 못 알아채서 받아먹지도 못할 놈이야.”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못 알아들었습니다.”

“어휴~ 가르쳐 줘야 할 게 정말이지 산더미구나. 지금 이 병장님이랑 박 이병이랑 둘이서 은밀하게 계획을 짜라고 내가 자리 피해준 거 아니냐, 이 답답아. 계급장 에이스랑 실질적인 에이스랑 둘만 남았으니 무슨 이야기를 하겠냐? 언제 어떻게 도망을 치고, 무슨 방법으로 살아남을지에 대해서 말하지 않겠어? 지금 이 타이밍에 우리가 돌아가 버리면 대화가 끊긴다고.”

“그, 그런 겁니까? 저는 정말로 화장실 자리 찾으신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확실하지, 새끼야. 왜냐? 내가 다 그렇게 되라고 마음을 흔들어놓고 왔거든. 그러니까 우리는 여기서 죽 때리면서 시간을 충분히 보내다가 돌아가야 하는 거야…… 윽!”

한참 잘난 척을 하던 김 상병이 갑자기 멈춰 서서 배를 움켜쥔다. 강 일병은 깜짝 놀라 플래시를 돌리며 물었다.

“왜, 왜 그러십니까?”

부우욱~

대답 대신 김 상병의 방귀가 새어 나왔다. 워낙 구려서 강 일병은 자기도 모르게 코를 막았다.

“후우우~ 와, 신기하다. 구라로 똥마렵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정말로 신호가 와버리네. 요 며칠 제대로 된 놈을 못 봤었는데…… 잘됐다. 야, 강 일병. 나 똥 좀 쌀게. 망 잘 봐라.”

김 상병은 무릎 높이까지 무성하게 자란 수풀을 종종걸음으로 헤치며 걸어 들어가서 적당한 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별로 여의치 않은지 불평을 쏟아낸다.

“아, 젠장. 바닥에 뭐가 이렇게 많아? 빈 병에, 쓰레빠에…… 훗, 이런 것까지 있네. 근처에는 해수욕장도 없을 텐데, 어디서 온 거지? 파도에 떠밀려 왔나?”

바람이 흐물흐물 빠진 튜브를 걷어차 버리고 김 상병이 쪼그려 앉는 것을 확인한 뒤, 강 일병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바다 쪽으로 돌렸다.

처얼썩~! 처얼썩~! 쏴~!

검은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와 그들로부터 20여 미터 떨어진 해변을 후려친다. 근래 본 적 없던, 높고 거센 파도였다. 해변에는 파도에 휩쓸려 들어온 물건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다.

아이스박스처럼 작고 가벼운 물건들부터 대형 파라솔같이 크고 묵직한 것들까지……. 김 상병의 말처럼 분명히 이 근방에 있을 만한 물건들은 아니다.

“와아~ 장난 아니네…….”

강 일병은 플래시를 바다 쪽으로 비추며 5미터 이상 높아진 파도를 바라보았다.

촤악―

포말이 튀어 안경이 얼룩진다.

에이, 귀찮게…….

강 일병은 얼른 안경을 벗어 닦았다. 그리고 다시 안경을 걸쳤을 때…… 먼 파도의 위쪽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지?”

강 일병은 눈살을 찌푸리며 플래시를 비췄다. 아무리 눈을 가늘게 떠 봐도 원래 좋지 않은 시력인 데다가 안경까지 남의 것을 쓰고 있으니 제대로 보이지가 않는다.

게다가 워낙 어두운 밤이다. 그래도 강 일병은 열심히 물기를 닦아내고 눈에 힘을 주었다.

먼 파도의 위쪽에서 윤기 나는 무엇인가가 쑥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보통의 포말이 섞인 파도와는 달랐다. 바다 전체가 그런 모습이어서,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눈에 띄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름띠 같은 게 떠 있나?”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강 일병은 주야 조준경에 생각이 미쳤다. 아무래도 이걸로 확대시켜 보는 게 맨눈보다는 나을 것 같다.

조준경 마개를 연 강 일병은 조준경에 오른쪽 눈을 가져다 댔다. 워낙 온도가 낮은 물속이어서 사물이 또렷하게 분간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니 파도에 섞여 있는 것의 윤곽이 조금씩 더 분명해졌다. 이, 이건…… 사람의 머리다. 무수하게 많은 사람의 머리통이 둥둥 떠오고 있다.

“아, 제발…… 제발…….”

자신이 보고 있는 게 뭔지 파악한 순간, 바짝 얼어버린 강 일병의 입에서는 애원이 흘러나왔다.

제발 저 무수하게 많은 머리들이 그냥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의 시체이기를, 아니면 교정시력이 저하된 자신의 착시이기를 빌었다.

촤아악~

파도가 한 꺼풀씩 가까워질수록 윤기 나는 머리들도 가까워진다. 물살에 휩쓸리며 제멋대로 돌던 머리 중 하나가 그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 갑자기 입을 쫘악 벌린다.

“흐아아아아아~ 김 상병님!”

네 발로 기다시피 하는 강 일병의 입에서 애원 같은 목소리가 터졌다.

“뭐, 뭐야? 아이, 놀라라. 왜 그래? 지금 막 엄청난 게 나오려고 하는데…….”

고개를 들어 사방을 둘러본 뒤, 위험하지 않다는 걸 확인한 김 상병은 짜증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 조, 좀비가 파도 속에…….”

“뭐? 어디?”

강 일병은 대답 대신 플래시로 바다를 비췄다. 어느새 머리들을 가득 실은 파도는 코앞까지 바짝 전진해 와 있었다. 둥실, 파도가 출렁일 때마다 물에 젖은 머리카락들이 위로 솟구친다.

“이, 이런 씨발!”

급하게 바지를 추켜올린 김 상병이 지팡이 삼아 짚고 있던 총을 들고 뒤돌아 뛰려던 순간, 커다란 파도가 해변을 때렸다.

촤아아아아―

수십, 수백 톤의 바닷물은 모래사장 위에 좀비들을 내동댕이쳐 놓고 사라진다.

수영복을 입은 채 열흘이 넘도록 물살에 실려 떠다니던 좀비들의 몸은 말 그대로 끔찍한 수준이었다. 팅팅 불어 떨어져 나간 살점 때문에 여기저기 뼈가 드러나 있다.

윽, 너무 경악할 만한 광경이어서 두 사람은 아주 잠깐 동안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으으으…….

그만큼이나 호되게 땅에 부딪혔으면서도 좀비들은 곧바로 몸을 일으키며 그르렁거리기 시작했다.

김 상병과 강 일병이 서둘러 플래시를 끄고 나자 사방은 어둠 속에 묻혔다. 조명이라 할 만한 것은 멀리 발전소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의 부스러기 정도였다. 놈들과의 거리는 20여 미터,

눈에 띄지 않도록 기어야 할까, 아니면 무조건 뛰는 게 나을까? 갈등하고 있는 동안에도 쏴아아― 또 다른 파도가 놈들을 덮치며 두 번째 열의 좀비들을 쏟아낸다. 좀비들이 한데 엉키고 부딪쳐 넘어지며 해안은 엉망이 되었다.

“지금이야! 뛰어!”

김 상병은 강 일병의 팔을 잡아당기며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총구를 하늘로 향한 뒤 방아쇠를 당겼다.

투투투둑―!

거센 파도 소리가 사방을 가득 채웠는데도 그 총성만은 검은 밤하늘을 흔들며 아주 선명하게 퍼져 나갔다. 이제 최소한 동료들에게 경고는 해준 셈이다.

총소리에 반응하듯 뒤쪽에서 놈들의 포효가 울린다. 그리고 팍팍팍, 젖은 모래를 밟고 뛰어오는 소리가 이어진다. 그 소리는 정말이지 상상 이상으로 소름 끼치는, 끔찍한 것이었다.

“으아아아아!”

두 병사는 비명을 지르며 죽을힘을 다해 뛰었다. 하지만 참호의 위치를 알리는 서치라이트는 아직도 까마득하기만 하다.

젠장, 왜 이렇게 멀리까지 걸어와 버렸지?

후회가 밀려온다. 유람하듯 천천히 걷는 동안에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던 긴 수풀이 발목을 휘감아 채는 것처럼 속도를 줄인다.

언제 놈들의 갈퀴 같은 손이 뒤에서 뻗쳐 와 낚아챌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호흡을 흐트러뜨린다.

두렵다. 놈들과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싶다. 하지만 차마 뒤를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김 상병과 강 일병은 터지려 하는 심장을 달래면서 열심히 어깨를 흔들고 무릎을 끌어 올렸다.

넘어지면 죽는다. 느려져도 죽는다.

“김 상병! 강 일병! 너희냐?”

갈대밭 너머에서 구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총소리를 들은 이 병장이 박 이병을 데리고 마중을 나와준 것이다. 김 상병은 바짝 말라 있는 혀를 간신히 움직였다.

“조, 좀비! 우리 뒤에 좀비!”

그러고는 필사적으로 갈대밭을 향해 몸을 날렸다.

쏴사사삭― 풀썩!

누운 갈대 위로 엎어진 두 사람이 고개를 들자 어처구니없는 표정의 이 병장이 묻는다.

“뭔 소리야? 그쪽은 바다인데! 이 새끼들, 난데없이 사격을 하지 않나…….”

응?

놀란 것은 오히려 김 상병과 강 일병이었다. 바로 등 뒤를 바짝 따라오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거리가 좀 있던 모양이다.

“저, 정말입니다. 파, 파도가…….”

설명을 하면서도 강 일병은 얼른 일어나 몸을 추스르며 총을 집어 든다.

윽, 남들보다 조금 더 먼저 특유의 악취를 맡은 진우의 표정도 굳는다. 우측에서 밀려오는 좀비들에 정신이 팔려 정작 가까이 와 있던 놈들을 눈치채지 못했던 건가…….

“옵니다!”

진우는 이를 악문 채 사격 자세를 갖췄다.

사사삭―!

갈대가 부딪치며 마찰하는 소리. 바람만으로는 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제는 이 병장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이 병장은 가슴에 장착하고 있던 조명탄을 떼서 심지를 힘차게 당겼다.

치이이익―!

붉은 조명탄이 어두운 밤하늘 위로 발사되며 갈대밭 전체를 붉게 물들인다.

“뒤로…… 뒤로…… 천천히…….”

이 병장이 나지막이 속삭이면서 거리를 벌기 위해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네 병사는 간격을 넓히면서 물러났다. 허리 높이밖에 되지 않는 얕은 구릉이 지금 당장 그들이 점할 수 있는 최선의 장소였다.

사사사삭―

그러는 동안에도 갈대의 흔들거림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

어디지? 어디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올 거지?

구릉 위에 올라선 진우는 넓은 갈대밭을 좌우로 훑으며 바쁘게 시선을 움직였다.

휘이잉―

가뜩이나 혼란스러운데 바람이 불어와서 갈대밭 전체를 흔들며 탐색을 방해한다. 피를 말리는 것 같은 몇 초가 아주 천천히 지나갔다.

그롸아아아악!

강 일병의 눈앞에 최초의 좀비가 뛰어올랐다.

투투둑―!

네 사람의 K―2가 일제히 놈을 향해 불을 뿜었다. 윗도리만 남은 파란 비키니의 좀비가 박살이 나서 바닥에 처박히기도 전에 제2, 제3, 제4의 좀비들이 잇달아 튀어나왔다.

투투투투둑― 투투둑―!

강 일병의 눈이 채 따라잡기도 버거울 만큼 순식간에 진우는 놈들의 대갈통을 모두 터뜨려 버렸다. 하지만 이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 모두 잘 알고 있었다.

사사사사삭― 사사사삭―

여기저기서 갈대들이 쉴 새 없이 꺾이고 휘청거린다.

“어, 어디야? 어느 쪽이야?”

당황한 김 상병이 사방으로 고개를 돌리며 떠들어 댄다. 이 병장도 강 일병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혼자서만이라도 돌아서서 달아나고 싶은 유혹을 애써 꾹 눌러 참으며 다들 전방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사사사삭― 사사삭―

흔들리는 갈대들, 몰아치는 파도 소리, 자잘한 먼지와 막 떨어지려는 빗방울을 눈 주위에 흩뿌리고 지나는 거센 바람까지…….

감각을 흐트러뜨리는 모든 자극이 냉철한 판단을 방해한다. 네 명은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손잡이가 부서져라 총을 움켜쥐고 식은땀을 뚝뚝 떨어뜨렸다.

우리보다 더 많은 수가 한꺼번에 달려든다면 어떻게 하지…….

모두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

그롸아아―! 그와아아악!

염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다섯 개의 방향에서 그야말로 동시에, 넓게 감싸듯 좀비들이 튀어 오른다. 한꺼번에 놈들을 모두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택을 해야 했다.

미안!

진우는 미리 마음속에 정해뒀던 순서대로 총구를 돌렸다.

투투둑!

먼저 정면의 놈을 명중시켜 쓰러뜨린 진우는 김 상병을 덮치려던 좀비의 머리통을 날리고,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 이 병장을 노리던 녀석의 목과 가슴을 벌집으로 만들어 버렸다.

자신의 정면에서 달려드는 놈을 쏘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던 이 병장의 오른쪽으로 좀비의 너덜거리는 시체가 떨어진다.

이제 하나 더!

하지만 다시 허리를 왼쪽으로 돌리면서도 이미 늦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으아아아아!”

돌부리에 걸려 중심을 잃은 강 일병이 뒤로 넘어지며 K―2를 난사하자, 하늘 위에 붕 떠 있던 좀비의 몸이 그 충격을 받고 와이어가 당겨진 듯 뒤로 튕겨 나간다.

후우우~

진우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온다. 그가 포기하는 편을 선택했던 강 일병은 그렇게 해서 일단은 용케 살아남아 주었다.

끄응, 신음 소리와 함께 재빨리 일어난 강 일병의 등은 온통 흙투성이가 되어 있다. 그러는 동안에도 간간이 갈대숲 사이에서는 놈들이 튀어 오르고, 이내 진우의 총알에 머리가 터진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허억~ 허억~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는 병사들의 벌어진 입술 사이로 금방 헐떡이는 숨소리가 흘러나온다. 긴장감이 온몸을 옥죄어오면서 혹시 떨어뜨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탄창을 교체하는 손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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