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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아포칼립스 (3) (78/449)


78. 아포칼립스 (3)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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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오늘이 대체 무슨 요일이지? 이젠 시간이 어떻게 가는 건지, 그런 감각도 없어졌네.”

아침을 먹던 도중에 삼식이가 물었다. 글쎄…… 모두들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우두둑거리며 생 라면을 씹고 있던 보안관이 되물었다.

“보통은 무슨 요일이 아니라 날짜를 물어보지 않냐?”

“하하, 아무거나 물어보면 어때? 좋아, 그럼 오늘이 며칠이야?”

“음, 어디 보자. 제니를 만난 지 닷새째니까…….”

모든 일의 기준이 제니가 돼버린 보안관이 역산을 하며 손가락을 꼽아본다.

“정말 그것밖에 안 지났나요? 저는 오빠들이랑 벌써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 같은 기분인데…….”

라면 봉지를 고무줄로 묶어놓고 있던 제니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긴다.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는 모양이다.

“신입, 네가 일하러 온 날이 며칠이었어?”

보안관이 물었다.

“13일…….”

“그럼 13일부터 따져 보면 대충 계산되겠네. 그때 처음 좀비가 나타난 거잖아. 그다음 날 하루 종일 걸려서 아래층의 좀비들을 죽였고…… 음식을 구하러 갔던 게 그날이었나, 다음 날이었나?”

“그만해, 멍청이들아! 재미도 없는 이야기 지겨워 죽겠네. 오늘 7월 19일 화요일이다! 됐지?”

신입이 답답하다는 듯 소리를 빽! 질렀다. 자신이 신뢰받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지, 휴대폰 전원까지 넣어서 보여준다. 삼식이는 작업반장의 다이어리를 꺼내서 볼펜으로 날짜 표시를 해두며 혼잣말을 했다.

“그럼 좀비 세상이 된 지 딱 일주일째 되는 거네.”

“젠장,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월급 아끼지 말고 팍팍 쓰는 거였는데…….”

유빈이 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라면을 깨물었다. 평소에 밀가루 음식을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생 라면만 계속 먹고 있자니 왠지 서러워진다.

아직 다리가 다 아물지 않았고, 온몸 여기저기가 쑤셔서 더 우울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만약 팍팍 썼으면 뭘 했을 건데요, 오빠?”

라면 봉지를 조몰락거리면서 제니가 물었다. 유빈은 생각하지도 않고 답했다.

“삼겹살 사 먹었을 것 같은데? 수입산 말고 국산으로.”

할머니한테 좋은 것도 사 드렸을 테고…….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꺼내봐야 분위기만 우울해질 것 같아서 속으로 삼켰다.

“상추도 곁들여서 시원한 소주랑…… 캬아!”

상상만으로도 짜릿해지는지 삼식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입맛을 다셨다.

삼겹살이라…….

보안관이 나지막이 혼잣말을 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정육점에 있던 것들은 벌써 옛날에 다 썩었겠지. 이제는 정말 살아 있는 돼지를 잡지 않으면 못 먹는 음식이 됐네. 근데 제니, 너 뭐해? 라면 먹기 싫으면 다른 음식 줄까? 참치랑 스팸 있어.”

“아니에요. 좀 색다른 방식으로 먹어보려고요. 아…… 이제 좀 불었다.”

라면 봉지를 봉해놓고 계속 주무르고만 있던 제니가 위쪽의 고무줄을 풀더니 나뭇가지를 꺾어 만든 젓가락을 넣어 휘휘 젓는다.

“물을 부어놨었거든요. 이제 좀 말랑해진 것 같아요. 어디, 흠흠…….”

뜨거운 물도 아니고, 그저 미지근한 물을 부어놓은 뒤에 불려 먹는 라면이다. 비주얼적으로도 꽤나 끔찍하다. 하지만 제니는 맛있게 한입을 먹고, 한 젓가락 듬뿍 집어 보안관에게도 권했다.

“으음~! 생 라면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오빠도 한번 먹어봐요.”

“소, 손바닥에 줘. 입 닿으니까…….”

보안관이 부끄러워하자 제니가 억지로 입에 가져다 댄다.

“어후, 뭐야, 애들처럼……. 괜찮아요. 그냥 아― 해요.”

그, 그럼…….

새색시 같은 표정을 지으며 제니로부터 라면을 받아먹은 보안관은 황홀해진 표정으로 오물거렸다. 자신만의 비법을 전수하는 제니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그쵸? 맛있죠?”

맛이 있기는…….

가끔씩 실수로 컵라면에 찬물을 받았을 때, 버리기는 차마 아까워서 그냥 씹던 그 맛이다. 하지만 그래도 제니가 직접 먹여준 라면이다. 보안관은 미소를 지었다.

“으응…… 그, 그러네.”

“오빠 것도 줘요. 내가 똑같이 만들어줄게요.”

제니는 보안관의 라면 봉지를 뺏다시피 해서 물을 부어준다.

“그럼 나도 해줘 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던 삼식이가 자신의 라면을 내밀자, 제니가 갑자기 깔깔대기 시작했다.

“아하하하! 아니에요. 그냥 장난 친 거예요. 한입 먹자마자 깨달은 건데, 이거 진짜 못 먹을 음식이에요. 하하하!”

한참 신나게 웃던 제니가 정색을 하고 보안관의 무릎을 치며 물었다.

“그래도 제가 해준 요리니까 보안관 오빠는 같이 먹어줄 수 있죠?”

보안관은 그 한마디에 다시 기운이 솟았다.

“그럼! 국물까지 싹 다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찬물에 적신 라면을 먹고 있는 제니와 보안관에게 유빈이 불쌍하다는 투로 말했다.

“말을 하지……. 매일 밤마다 불을 피우니까 물은 끓일 수 있었는데…….”

“에? 정말요? 하지만 주전자가 없잖아요?”

“종이컵에 담아서 끓이면 되지, 뭐. 중간에 아무거나 쇠판 하나만 물 좀 부어서 깔아두면 불은 안 붙으니까 번거로울 것도 없어.”

“그럼 오늘 밤에 끓여 먹어요! 제가 끓여 드릴게요!”

“그래그래, 제니가 끓여준 라면 좀 먹어보자. 낮에 파이프로 판을 올릴 다리 만들어 놓을게.”

유빈은 선선히 대답했다. 어차피 다리가 이 모양이라 보안관을 따라 움직이지는 못하니까 시간 여유는 있다.

“나는 삼식이랑 저기에 올라가 볼게. 뭐가 있는지 좀 봐야지.”

정말로 순식간에 국물까지 다 털어 넣은 보안관이 우적거리며 등 뒤를 가리킨다. 그제 밤에 괴물 한 마리가 나타났던 뒷산이다. 유빈과 삼식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난 번화가 쪽과 달리, 뒷산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일을 하는 동안에도 별로 올라갈 일이 없었고, 그 너머에 뭐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무지는 곧 불안함이고, 공포다. 여기에 둥지를 틀고 지내고 있는 이상, 그 괴물이 어디에서 어떤 경로로 여기까지 왔는가 하는 정도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뒷산 정찰을 떠나기 전, 보안관과 제니 사이에 한차례 실랑이가 일었다.

보안관은 위험할지도 모르니 절대로 데려갈 수 없다는 입장이고, 어느새 배낭까지 메고 나온 제니는 함께 가겠다는 고집을 좀처럼 굽히지 않았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이거 받아봐. 만약 이걸로 여기를 때려서 자르면, 그때는 두말 않고 같이 갈게.”

신입과 삼식이를 마냥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서 보안관은 바닥에 놓여 있던 삽을 집어 주며 마지막 제안을 했다.

그가 가리킨 목표는 허리 높이에 붙어 있는 나뭇가지다. 바짝 말라 있는 데다가 새끼손가락 정도밖에 안 되는 굵기여서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혹시 버드나무처럼 휘어지는 가지일 수도 있으니까 먼저 검사부터 해볼게요.”

그렇게 말한 제니가 나뭇가지를 잡고 몰래 힘을 주어 누르려고 하자, 보안관이 제지했다.

“에이, 반칙하면 안 되지.”

“에헤헤.”

제니는 혀를 낼름 하고 웃은 뒤, 자리로 돌아가 신중한 표정으로 삽을 들어 올렸다.

“셋을 세면 내려치는 거다.”

보안관이 말했다.

“어, 그런 조건은 없었잖아요?”

“이건 생존 능력 테스트니까, 스피드는 기본이지.”

납득한 제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 우습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높이 들어 올린 삽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하나…… 둘…… 셋!”

“이얏!”

기합까지 내지르며 힘껏 휘둘렀는데, 삽날은 나뭇가지 끝을 스치고 지나서 땅을 때렸다. 다음 기회를 달라고 입을 떼려던 제니에게서 삽을 건네받으며 보안관이 말했다.

“이게 좀비였으면 넌 벌써 물린 거야.”

어지간히 섭섭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동시에 냉정한 사실이기도 해서 제니는 깨끗이 포기했다.

“알았어요, 오빠.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삼식이 오빠, 신입 오빠, 잘 갔다 와요~!”

보안관 일행에게 손을 흔들어 배웅을 한 뒤, 유빈의 곁으로 다가온 제니가 입술을 내밀고 심통을 부린다.

“오빤, 왜 내 편 안 들어줬어요?”

다친 다리를 펴고 앉아서 파이프를 자르고 있던 유빈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내가 같이 가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함께 가라 마라 말을 할 수가 있어? 책임자가 보안관이니까…….”

“보안관 오빠는 순 독재자예요!”

“하하, 그런 거 아니야. 걔는 네가 너무 소중하고 좋으니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좋아하면 원하는 걸 하게 해줘야죠.”

“보안관은 그렇게 생각 안 할걸? 좋아하면 아껴주고 지켜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놈이야.”

“테라였다면 그런 공주님 대접받는 거 좋아했겠지만, 전 별로란 말이에요.”

제니는 유빈의 곁에 쪼그리고 앉아 작은 돌들을 들어 땅바닥에 집어 던지면서 투정을 부렸다. 유빈이 물었다.

“그런데, 사실 너 좀 이상해 보이는 거 알아? 왜 자꾸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위험한 데를 따라가려고 하는 건지……. 너도 그제 봤잖아, 그 괴물들. 엄청 빠르고 힘도 세다고. 4층 건물에서 너랑 나 사이에 좀비가 뚝 떨어져 내렸을 땐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 혹시 너한테 달려들면 어쩌나 싶어서……. 너도 기억나지? 그래도 안 무서워?”

“무서워요. 하지만 저 혼자 여기 남는 게 더 싫다고요.”

“왜 너만 남았어? 나도 있잖아.”

“다리가 다 나으면 오빠도 보안관 오빠랑 같이 나가 버릴 거잖아요. 그럼 그때도 저랑 여기 있어줄 거예요?”

아, 그런 거였나…….

유빈은 톱질을 하던 손을 멈췄다.

“그럼 내가 다 낫거든 그때 다시 이야기하면 되지.”

“사람이 부족할 때도 안 데려가는데, 오빠까지 합류한 다음에는 말할 필요도 없죠. 계속…… 불안해하고 기다리다가 혼자 남겨지는 건 정말 상상만 해도 싫다고요.”

“그런 일은 없어. 보안관이 돌아오면 이번엔 내가 정말 잘 말해줄게. 그리고 네가 조곤조곤 그런 이야기를 다 해주면 걔도 알아들을 거야.”

“……진짜죠?”

제니가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로 유빈을 돌아본다.

“그러엄.”

유빈은 최대한 믿음직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조금 나아졌는지, 제니의 돌을 던지는 각도가 조금 위쪽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그녀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다는 건 확실히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유빈은 곁에 앉아 있는 제니의 가느다란 팔과 다리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저런 몸으로 괴물들과 근접전을 벌인다는 건 무리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당당히 몫을 하는 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녀에게 맞는 무기가 필요하다.

약한 힘으로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으면서 공격력은 확실히 보장되고, 거기다가 멀리에서 공격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으음, 뭐가 있을까? 그런 무기가……. 달리기는 꽤 잘하지만 근력은 약한 사람에게 최적의 무기란 뭘까…….

유빈은 열심히 궁리하면서 다시 톱질을 하기 시작했다.

***

“덥다.”

보안관이 땀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막연히 나지막한 동산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뒷산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높았다.

10여 분 정도 올라가자 듬성했던 나무가 점점 빽빽해졌고, 조금 더 급해진 경사로를 따라 또 한 5분을 더 걸으니 로프를 쳐두고 나무로 계단을 깔아둔 등산로가 나타났다.

“계단을 깔아놨네. 이건 어디로 이어진 거지?”

로프를 넘어 등산로 안에 들어서며 삼식이가 중얼거렸다. 그들이 서 있는 곳에서는 지그재그 형식으로 죽 닦아놓은 길의 아래쪽 끝이 보이지 않았다.

“후아아~ 좀 쉬었다 가자.”

신입이 숨을 헐떡거리며 주저앉아 급하게 물을 들이켠다.

“담배 하나만 줘. 휴우…… 왜 이렇게 힘드냐?”

땀을 뚝뚝 떨어뜨리는 신입에게 담배를 건네며 삼식이가 말했다.

“몸을 거의 안 움직이고 계속 누워서 음료수만 마셔 대니까 그렇지. 우리가 갇혀 있는 동안에 통조림도 어지간히 먹어 치우셨더구만. 너 있지…… 요새 살쪘어.”

“으음, 확실히 그래 보여. 피둥피둥해졌어.”

해머에 기대선 보안관도 고개를 끄덕인다. 좀비 세상이 온 다음에 몸무게가 늘어난, 정말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일 것이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던 신입이 발끈했다.

“지랄하지 마! 먹은 게 없어서 똥도 잘 안 나오는데 무슨 살이 쪄, 찌기는.”

“놀리려는 게 아니니까 화내지 말고 들어봐. 지금은 달리기를 못하면 죽는 세상이야. 네 몸이 무거워지면 그만큼 네가 생존할 확률이 낮아지는 거라고.”

삼식이의 이야기에 조금 뜨끔했는지 신입은 양손으로 자신의 옆구리를 꼬집어본다. 그러면서도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않는 신입에게 보안관이 말했다.

“숨 좀 돌렸으면 일어나. 해 있을 때 빨리빨리 움직여야 돼.”

계단을 따라 좀 더 올라가자 널찍한 공간이 펼쳐지며 철봉이나 평행봉 같은 구식 운동 기구들이 보인다.

지붕을 만들어둔 공간 속에 헬스클럽용 기계들도 몇 가지 들어 있는 걸로 봐서는, 여길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던 모양이다. 삼식이가 물었다.

“그날 여기서 운동하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텐데, 다들 어디로 갔지?”

“여기는 조용했을 테니까 운동 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산에서 내려가다가 당했겠지. 게다가 너도 뽕짝아저씨가 변한 다음에 다른 놈들이랑 합류한 거 봤잖아. 여기서 물렸더라도 아마 무리를 찾아 내려가지 않았을까? 오! 저기 있다!”

“뭐가 있어?”

깜짝 놀란 신입이 몸을 움츠리며 물었다.

“약수터! 그렇지, 산에 오면 약수터가 있어야지!”

보안관이 가리킨 방향에는 화강암으로 꾸며놓은 수돗가가 있었다.

쫄쫄쫄―

엄청 솟구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많은 양의 물이 꼭지도 없는 수도를 타고 안정적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수돗가 아래의 돌절구에 가득 고인 물에서는 파란색 플라스틱 바가지가 둥둥 떠다닌다.

“우와아!”

가장 먼저 달려간 삼식이가 삽을 내려놓고 바가지 가득 물을 퍼서 머리에 부었다.

촤아악― 촤아악―

두 차례나 물을 부어 긴 머리를 적신 뒤, 고개를 젖히며 환하게 웃는 삼식이의 모습은 마치 여름 향수의 광고 이미지 사진 같다.

개새끼…… 일주일 동안 머리 한 번 제대로 감지 못했는데.

“비켜봐! 나도! 나도!”

물을 마시려던 삼식이를 밀어내며 바가지를 건네받은 신입도 뜨거워진 머리에 물을 붓고 세수를 한다. 요 며칠 동안 도통 경험해보지 못한 차가운 물이 닿자, 온몸의 세포들이 환호성을 내지른다.

으허허~ 신음을 흘리며 바가지의 물을 퍼붓던 신입은 수도꼭지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두 손으로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죽인다! 진짜, 에비앙이 따로 없네! 어후아~ 존나 시원하다! 야, 너희도 먹어봐!”

한 바가지는 족히 될 양의 물을 한참 들이켠 다음, 신입이 보안관과 삼식이에게도 권한다. 그때, 세 사람은 거의 동시에 구청에서 설치해 둔 ‘먹는 물 공동 시설 안내문’ 표지판을 발견했다.

<부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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