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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상처 (6) (56/449)


56. 상처 (6)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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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빈은 바보처럼 멍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생각들을 했다.

그리고 만약 정말 하늘이 도와서 그때가 와주더라도……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로 사는 세계가 다른 사람들은 떨어져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유빈은 부정적인 생각들을 털어냈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 저 미소를 보는 순간만큼은 행복하잖아. 이 기억은 아무도 나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어.’

그저 허술한 건조대 하나를 설치했을 뿐인데, 피난처로만 여겨지던 복지 센터가 집으로 변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철책과 나란하게 걸린 빨래들이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며 따가운 햇볕에 말라간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일상의 풍경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던 것도 잠시. 바쁘게 움직이던 몸이 편해지자 점점 걱정하는 마음이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

“이제 슬슬 돌아올 시간 아닌가…….”

밤새도록 고였던 물기가 어느새 싹 사라진 도로 한가운데에 앉아서 유빈이 중얼거렸다.

곁에 선 제니도 손을 눈 위에 가져다 대며 벌판 너머로 시선을 돌려본다.

“그러게요……. 금방 온다고 하더니.”

그때, 한줄기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빨래들이 흔들리더니, 수건 한 장이 나비처럼 나풀거리며 날기 시작했다.

“엇, 안 돼!”

애써 빨아놓은 수건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던 유빈과 제니는 열심히 수건을 쫓아 달렸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수건은 먼지를 일으키며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수건을 집어 든 제니가 먼지를 털어내며 가볍게 한숨을 쉰다.

“아휴, 아까워라. 다시 헹궈야겠네요.”

“파이프가 너무 매끈해서 그런가 봐. 다음에 나가면 빨랫줄을 가져와야겠다.”

“빨랫줄요? 그런 걸 어디서 구해요?”

“우리가 지나왔던 산책로에 현수막이 여러 개 붙어 있었잖아. 그거 다 빨랫줄로 묶어놓은 거야. 그걸 풀어오면 되지, 뭐.”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어느새 12시를 훨씬 지나 버렸다.

불과 며칠 전에 황 씨 아저씨 일행과 작업반장님이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았던 경험을 한 터라, 발아래의 그림자가 조금씩 길어질수록 유빈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졌다.

아무래도 역에 가봐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제니를 혼자 남겨두고 나가는 것도 좀 걸리는데…….

유빈이 한창 갈등하고 있을 때, 벌판 저 너머에서 머리꼭지 하나가 다가오는 게 눈에 띈다.

‘하나? 왜 하나만?’

유빈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급하게 2층으로 올라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신입이다. 저 멀리서 신입 혼자 공구 가방을 들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다.

“야! 왜 너 혼자야? 다른 애들은?”

유빈이 소리를 지르자 신입은 화들짝 놀라며 그제야 뛰기 시작했다. 얼굴에서 핏기가 싹 빠져나간 유빈도 서둘러 사다리를 내려갔다. 온갖 불길한 상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야! 뭐야? 왜 혼자 왔어?”

숨을 헐떡이며 철책을 빠져나오는 신입에게 유빈이 다시 소리를 질렀다.

뜻밖의 상황에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는 제니의 발 앞에 털썩 엎어진 신입은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며 숨이 너무 차서 말을 할 수 없다는 시늉을 했다. 유빈은 그런 신입의 어깨를 붙잡아 일으키며 따져 물었다.

“야, 이 새끼야! 너 요 앞에서부터 뛰기 시작한 거 다 봤어! 쓸데없는 연기 하지 말고 애들은 왜 안 왔는지나 말해!”

“하악, 하악…… 계속 뛰다가 네가 본 그때 잠깐 걸은 거야. 하아…….”

“애들은 왜 안 왔냐고!”

“크, 큰일 났어, 걔들……. 아, 목말라. 하아…… 걔들 지금 어떤 건물 옥상에 갇혀 있어. 밑에는…… 좀비가…… 하아…… 말도 못 하게 많아서, 하아…….”

그 말을 하는 동안에도 신입은 가방을 열고 음료수 하나를 따 마셨다. 제니는 두 손으로 입을 꼭 틀어막고 있고, 머리가 띵해진 유빈은 양손으로 관자놀이를 꽉 눌렀다.

“야, 자세히 좀 말해봐. 걔네가 왜 거기 갇혔어? 어떤 건물이야?”

“몰라. 보안관이랑 삼식이가 나한테 뒤를 부탁한다고 말하면서 골목 깊숙한 곳까지 뛰어 들어갔었어. 그리고…… 조금 뒤에 보니까 좀비들이 사방에 가득한데, 두 사람은 옥상 위에 올라가 있더라고. 유빈아, 네가 빨리 가서 도와줘야 해. 걔들 지금 무기도 없고…… 큰일 났어!”

신입은 갑자기 유빈의 다리에 매달리며 보안관과 삼식이를 구해 달라고 애원을 하기 시작했다.

유빈이 울상이 되어버린 얼굴을 저으며 물었다.

“아니…… 걔들이 그럴 리가 없는데. 거기 다니는 괴물들이 골목 안으로 들어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그 간격을 지켰을 거 아냐?”

“그래, 간격. 간격이 늘어났느니 어쩌느니 한참 보면서 이야기를 하긴 했어. 그랬는데도 어이없이 갇힌걸, 뭐. 난 자세한 건 몰라. 그저 너한테 한시라도 빨리 알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 지금 네 친구들이 믿고 있는 건 너밖에 없어. 네가 당장 가서 도와줘야 해. 걔들 죽을지도 몰라!”

젠장, 그렇게 간절한 새끼가 음료수 가방을 들고 유람하듯 걸어왔어?

유빈은 입술을 꽉 깨물면서 복지 센터로 들어가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을 챙겼다.

보안관과 삼식이에게 무기가 없다는 말이 사실일 경우까지 대비해야 한다. 스패너, 망치 따위를 가방 안에 넣은 다음, 해머를 집어 든 유빈은 곧바로 몸을 돌려 나왔다.

“어쩌시려고요, 오빠?”

제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쩌긴…… 구하러 가야지.”

유빈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하며 신입에게 가방을 내밀었다.

신입이 눈을 똥그랗게 뜬다.

“뭐, 뭐야? 나한테 이걸 왜 줘?”

“들고 따라와. 너도 도와야 할 거 아니야?”

“아, 나…… 나는 못 가. 저 무거운 걸 들고 여기까지 뛰어오다가 다리가 삐었어. 수, 숨도 너무 차고…….”

“지랄 말고 일어나.”

“야! 그리고 제니를 여기다가 혼자 둘 순 없잖아? 누군가는 쟤를 지켜줘야 한다고!”

유빈은 제니를 돌아보았다. 신입의 말도 일리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저렇게 겁먹은 약한 여자애를 텅 빈 건물 안에 홀로 남겨두기는 싫다. 게다가 신입 이 새끼는 억지로 데리고 간다고 해도 실제 싸움이 벌어지면 별 전력이 되어주지도 못할 놈이다.

“……잘 지킨다고 했다. 약속 지켜.”

유빈이 짧게 말하고 걸어가자 신입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등 뒤에 대고 소리쳤다.

“걱정하지 마, 유빈아.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제니는 꼭 지킬게.”

“오빠!”

제니가 다급하게 유빈의 앞을 막아섰다.

“오빠, 저도 같이 가요. 뭐든지…… 아무거라도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예요. 네? 오빠, 저도 돕게 해주세요.”

그러면서 장갑을 끼고 있는 유빈의 손을 꼭 쥔다.

유빈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저었다.

“제니야, 그냥 여기서 얌전히 기다려. 지금은 그게 날 도와주는 거야.”

“하지만, 오빤 지금 다리도 다쳤고…….”

“그래! 그래서 널 데리고 갈 수 없어. 지금은 내 한 몸 지키기도 벅차니까 너까지 챙겨가면서 싸울 수가 없다고. 이 상황에 왜 억지를 써?”

내가 왜 말을 이렇게 하지? 어째서 화가 난 걸 얘한테 풀고 있지? 마치 제니 때문에 우리가 발목을 잡혀왔다는 투잖아. 말이라도 더 예쁘게 할 수 있었는데, 별거 아닐 테니까 금방 같이 돌아올 거라고…….

유빈은 귀에 들려오는 자신의 말에 대해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이미 돌이키기엔 늦었고, 그럴 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다.
유빈은 멍해져 있는 제니의 손을 떼어내며 철책 너머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제니는 커다란 눈을 힘없이 내리깔고서 자신을 비켜가는 유빈의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등 뒤에서 신입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니야, 2층으로 올라가 있자. 여기는 위험해.”

유빈은 똑바로 앞만 보며 걷기 위해 애를 썼다.

지금 중요한 건 다리 전체를 울리는 통증도 아니고, 자신의 말에 상처받았을 제니의 마음도 아니다. 친구들이 위험에 처해 있으니 그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제니에게 사과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

좃까! 지랄하지 마!

유빈은 위선적인 자신을 향해 마음속으로 고함을 질렀다. 넌 그냥 뻔뻔하게 구는 거야. 나중에? 지금 가서 돌아온다는 보장이 있어?

없다.

유빈은 우뚝 멈춰 섰다.

‘돌아서서 딱 한마디만 하자. 나쁘게 말해서 미안하다고. 그건 10초도 안 걸려.’

고개를 끄덕인 유빈은 뒤를 향해 머리를 돌렸다. 함께 만든 건조대를 꽉 움켜쥔 채 서서 슬픈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제니의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 그 순간, 유빈의 결심은 완전히 무너졌다.

유빈은 약간 절룩이며 제니를 향해 뛰어갔다. 급하게 돌아오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제니의 얼굴이 약간 밝아졌다.

“오빠…….”

제니가 기대와 불안함이 반씩 섞인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유빈은 그 말을 끊고 말했다.

“만약 내가 저놈들에게 물리면 곧바로 돌아서서 뛰어야 해. 구하려 들지도 말고, 머뭇거리지도 말고……. 약속할 수 있어?”

순간, 주춤하던 제니가 이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네!”

젠장, 거짓말이 서툰 아이라고 유빈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어설픈 거짓말을 해서라도 돕고 싶은 게 바로 친구고, 동료가 아닌가.

“그럼 빨리 장갑 가지고 와. 지금부터 일을 꽤 해야 하니까.”

유빈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제니는 복지 센터로 뛰어 들어갔다. 영문도 모른 채 그녀를 반기던 신입을 그대로 지나친 제니는 새 케블라 장갑 한 짝을 집어 들고 곧바로 돌아왔다.

단 몇 초 만에 곁으로 달려온 제니가 웃는 얼굴로 유빈의 손에서 가방을 빼앗아 들며 말했다.

“사과는 받아들일게요.”

“그래, 고마워.”

마음을 편하게 해줘서…….

유빈은 아주 잠깐 미소를 지어주고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옥상에 갇혀 있다고 했으니 당장 생명에 위협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시라도 빨리 보안관과 삼식이가 처해 있는 상황을 직접 보고 어떻게 도울지를 생각해 내야 한다.

5분 정도 빠르게 걷고 나자 벌써부터 유빈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한 발,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수건으로 싸둔 오른쪽 종아리에서는 불이 나는 것 같다.

“수건 고쳐서 묶어줄까요?”

가방을 들고 따라오던 제니가 물었다. 가능한 한 티를 내지 않으려 했는데, 아무래도 불편해 보였던 모양이다. 유빈은 입을 굳게 다물고 고개만 저었다.

이미 그들은 언제 괴물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벌판 한가운데까지 나와 있다. 그렇게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다. 제니도 더는 묻지 않고 조용히 따라온다.

“혹시 목마르니?”

역에 도착해 옥상에 올라가기 전, 자판기에서 음료수 몇 개를 꺼내 가방에 담다가 유빈이 캔을 내밀며 물었다. 제니는 아니라고 했다.

“그럼 올라가자.”

계단에 발을 올려놓고 나서야 유빈은 자신이 플래시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셋이 함께 다니는 동안에는 늘 삼식이가 라이터를 켜서 길을 밝혔기 때문에, 이곳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옥상까지 가려면 이렇게 어두운 계단을 다섯 층이나 더 올라가야 한다.

“미안, 불을 안 가지고 왔어. 깜깜해서 무섭겠지만, 난간을 잡고 그걸 따라 천천히 걸으면 될 거야. 아무것도 없으니까 걱정은 안 해도 돼.”

제니는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방을 비스듬히 멘 그녀는 팔을 뻗어 난간 대신 유빈의 티셔츠 자락을 꽉 쥐었다.

1, 2층은 그나마 현관에서 들어온 빛 덕분에 조금이라도 보였지만, 3층 입구부터는 완전히 어둠 속에 묻힌 상태였다. 신입이 돌아올 때 옥상으로 통하는 문틈에다가 벽돌을 괴어놓지 않았던 모양이다.

둘은 계단을 헛디디지 않기 위해 천천히 한 걸음씩을 뗐다.

유빈이 3층 계단참에 올라서서 기다리고 있을 때, 뒤따르던 제니가 계단과 평지를 헛갈려 중심을 잃었다. 앞으로 넘어질 듯하다가 겨우 몸을 추스른 제니에게 유빈이 말했다.

“1층에서 올라오면서부터 세어봤는데, 18계단씩이니까 숫자를 세면서 오르면 안 넘어져. 열여덟 발짝 다음에는 평지야.”

어둠 속에서 긴장하며 계단을 오르는 동안 유빈은 혼자 움직일 경우에도 꼭 필요한 것들을 갖출 수 있도록 표준 장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암흑 속을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뒤를 따르는 제니의 숨소리도 조금씩 커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주는 불안감은 그만큼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유빈은 숫자를 세면서 계단을 오르고, 해머 손잡이를 지팡이 삼아 쉼 없이 계단 앞을 휘저었다.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건 오로지 숫자와 데이터뿐이다.

“다 왔다.”

손으로 더듬어 옥상 문손잡이를 열고 나가자 환한 햇살이 두 사람을 환영하듯 가득 비쳐든다. 눈이 빛에 적응될 때까지 유빈과 제니는 잠시 이마를 찌푸리고 제자리에 서 있어야 했다.

“와, 이런 곳이 있었네요.”

제니가 감탄하듯 주변을 둘러본다. 그래봐야 사흘 전 유빈과 친구들이 느꼈던 절망감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뿐이다.

번화가 골목은 좀비들로 채워져 있고, 멀리 보이는 도로에는 길을 꽉 막고 세워진 자동차들이 1밀리미터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가 새로운 경치를 더 둘러보게 두고, 유빈은 서둘러 번화가가 보이는 쪽 난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거리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괴물들의 시체가 더 늘어나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번화가 자체의 분위기는 이틀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조용하고, 황량하며, 죽음의 냄새가 가득하다.

“아, 저기 갇힌 거구나.”

눈이 특별히 좋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워낙 그 주변에만 많은 괴물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사거리 왼쪽 코너의 약국은 한 번에 유빈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야구장 홈베이스와 외야석 정도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어서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흰 건물 옥상 위에 보안관과 삼식이가 있다.

일단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게 마음이 놓인 유빈과 제니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 같아서는 소리라도 크게 질러 도우러 왔다는 걸 알리고 싶지만, 혹시 괴물들의 주의를 끌게 될지도 모르니 자제해야 한다.

“꽤 머네요.”

어느새 곁에 다가와 선 제니가 가방을 내려놓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응. 여기서부터 적어도 100미터는 떨어진 것 같네.”

유빈은 난간을 두드리며 대답했다. 약국 주변의 괴물들은 아무리 줄여 잡아도 5~60마리는 된다. 큰일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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