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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이 셰익스피어였다-121화 (121/203)

121. successful - 성공적인 (1)

121.

***

-회장님께서 호출하셨습니다.

비서실의 연락에 조예슬은 급히 화성에 있는 일성 그룹 연수원으로 향했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조 회장의 비서인 최 실장의 안내에 따라 로비를 지나 강당으로 향했다.

조예슬은 정면에 걸린 플래카드를 잠시 바라봤다.

[타이거 스튜디오 신입사원 연수]

타이거 스튜디오는 할아버지가 십 년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키우고 있는 계열사였다.

그 때문에 전체 신입사원 연수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직접 찾아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가자 녹색 옷을 맞춰 입은 수백 명의 신입 사원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강대상 위엔 반백의 머리에 작은 체구를 가진 노인이 서 있었다.

조태강 회장.

재계 서열 5위의 일성 그룹 총수로 입지전적인 인물.

새카만 눈동자에선 아직도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일성의 가족이 되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조 회장의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간략한 인사와 격려 속에서 자연스럽게 오너의 생각을 전달했다.

“현대사회는 문화 콘텐츠가 모든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세상입니다. 브랜드, 플랫폼, 각종 제품 곳곳에 스토리와 콘텐츠가 없는 곳이 없죠. 해외 유명한 브랜드의 가치는 사실 제품 성능의 차이가 아닙니다. 성능이라면 우리 일성 전자가 앞서 나간 지 꽤 오래니까요.”

진지한 조 회장의 눈빛에 신입사원들의 마음이 동화된다.

그룹 이미지처럼 몸 안의 피가 초록 피로 바뀌는 기분이 든다는 조 회장의 연설이었다.

“고로 앞으로는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겁니다. 곧 여러분이 창조하는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죠. 앞으로 일성과 함께, 세상을 바꿔 보시겠습니까?”

“와아!!!”

조 회장의 환영 연설이 끝남과 동시에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온다.

조 회장은 마지막까지 격려의 눈빛을 보내며 강대상을 내려왔다.

“할아버지.”

“어, 우리 예슬이 왔구나. 왜 이렇게 늦은 거야?”

타박하는 말투와 달리 눈빛이 스르르 풀어진다.

아무리 조 회장이라도 하나뿐인 손녀 앞에선 영락없는 할아버지였다.

“일찍 오려고 했는데 일이 좀 남아서요.”

“인석아, 쉬는 날인데도 일을 하는 거냐? 젊은 녀석이 건강 생각도 해야지.”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면 맡기지도 않으실 거잖아요.”

“녀석, 내 속에 들어왔다 나간 거냐?”

조 회장이 시원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평소엔 호탕한 성격이나 일 앞에서는 누구보다 진지해지는 사람이 바로 할아버지였다.

그때, 수트 차림의 중년 남성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예슬이 왔구나. 오랜만이다.”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타이거 스튜디오 강대한 대표가 악수를 건넨다.

“잘 지내셨죠?”

“그럼 나야 회장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지.”

강 대표의 말에 듣고 있던 조 회장이 슬쩍 쳐다본다.

“이 친구는 나이 들수록 아부만 느는군.”

“진심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수족이나 다름없는 강 대표의 말에 조 회장이 미소를 짓는다.

신뢰가 가득한 두 사람의 눈빛.

강 대표의 시선이 이내 조예슬을 향한다.

“참, 예슬아. 이번에 마케팅 기획안 봤는데 인상적이던데?”

듣고 있던 조 회장도 고개를 끄덕인다.

“자네가 보기에도 그랬어? 역시 사람 보는 눈은 다 같은 모양이군.”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사업 얘기로 흘렀다.

“네, 스토리 자체가 머릿속에 계속 남는 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더군요.”

“그럼, 우리 손녀가 기획한 건데 당연하지.”

좀처럼 하지 않는 조 회장의 칭찬.

모처럼 조예슬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그 웹툰 작가가 이번에 대상을 탄 드라마의 작가라면서?”

“맞습니다. 드라마 「이옥」의 작가였는데, 저도 기사를 보고 좀 놀랐습니다.”

“그래, 이옥. 나도 아주 재미있게 봤는데, 젊은 친구가 재주가 좋은 모양이야.”

“처음엔 웹드라마로 시작해서 소설, 연극, 드라마, 웹툰에 이어 이번엔 뮤지컬에도 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뮤지컬까지? 우리나라에 그런 인재가 있다고?”

조 회장의 눈빛에 호기심이 인다.

“잘 지켜봐. 앞으로도 같이할 일이 많을 거 같으니까.”

“네, 명심하겠습니다.”

재계의 거물.

조 회장과 강 대표.

두 사람이 눈여겨보는 사람은 바로 권서준이었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지.’

조예슬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지난 2년간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놀라울 정도였으니까.

조 회장의 인정을 받은 이번 마케팅 기획 역시 그의 도움 덕분이었고.

‘대체 그 오빠는 어디까지 올라가려는 걸까?’

놀랍기만 한 그의 업적.

망생이었던 전 남친은 어느새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천재 작가가 되어 있었다.

***

일주일 뒤.

우리는 일성 전자와의 콜라보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일회성 광고가 아닌 반년간 이어지는 시리즈 광고.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고급스러우면서 친근한 브랜딩에 포커싱을 맞춘 작업이었다.

“하아, 진짜 말도 안 돼. 내가 일성 전자와 콜라보를 하다니...”

장현웅은 매일 작업 할 때마다 같은 말을 되뇌었다.

하긴, 금액으로 보나 화제성으로 보나 엄청난 기회이긴 했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 뒤.

일성 전자에서 2년간 야심 차게 준비한 차세대 스마트폰이 출시되었다.

동시에 온라인 광고도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새벽을 건너」 웹툰과 콜라보로 제작된 광고.

반응은 뜨거웠다.

-와 세상에 이렇게 따뜻한 광고만 있다면 유브튜 프리미엄은 신청하지 않았을 거야.

-우리나라 광고는 대부분 유명 연예인이 나와서 이거 짱임 이러는 게 전부인데, 유명 연예인이 아니라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짧은 시간 내에 상품 알리는 것도 쉽지 않은데 감성까지 챙긴 스토리가 인상적임. 솔직히 광고 기획자 준비하는 사람으로 충격 먹은 광고.

-광고 수준이 엄청나네요. 이건 광고라고 부르기도 아까울 정도.

˪광고라 적고 작품이라 부른다.

˪광고라 적고 Art라고 부른다.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단편 영화급 퀄리티. 그것도 웬만한 대회 씹어 먹을 수준... 이런 게 예술이지.

-솔직히 너무 따뜻하다. 브랜드를 떠나서 그냥 저 이미지 자체가 환상적인 느낌. 괜히 뭉클해지네.

일상적인 에피소드 속에서 담담히 담아낸 감동적인 이야기가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스마트폰 T-Z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도 각종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각종 기업에서 콜라보 제안이 쏟아진다.

가구, 건강식품, 여행사 등등.

분야도 다양한 기업들의 제안.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의 제안을 거절했다.

‘지금은 작품에 집중해야 할 때니까.’

웹툰에 대한 붐업은 지금으로 충분했다.

용두사미 작품이 되지 않으려면 이제부턴 작품에 다시 집중해야 할 차례.

물론 일성 전자와의 콜라보로 꽤 큰 금액을 받을 수 있었다.

“하아, 네 덕분에 나 모처럼 효도했다.”

작업실을 찾은 장현웅이 들뜬 표정으로 전날 이야기를 쏟아낸다.

“부모님 모시고 한우집 가서 진짜 배터지게 먹었잖아. 모처럼 용돈도 드리고.”

녀석의 얼굴에 뿌듯한 표정이 떠오른다.

저 기분, 나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우리는 어려운 학과 후배들을 위해 기부도 계획했다.

내가 이번에 얻은 수익금 전액 기부하겠다고 하자 장현웅도 꽤 큰 금액을 동참했다.

“너무 좋은 생각이다. 우리처럼 꿈을 좇다가 포기하는 애들이 없었으면 좋겠어.”

선한 취지.

그러나 요란하게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았던 우리는 조용히 송영도 교수를 찾아 준비한 기부금을 전달하고 곧바로 연구실을 빠져나왔다.

뿌듯해지는 기분에 가벼워진 발걸음.

우리는 모처럼 학교에 온 김에 동아리방을 찾았다.

퀴퀴한 종이 냄새가 공존하는 공간.

동아리실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의 미흡함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집도 그대로였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우리의 모습과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정말 믿기지 않는다. 여기에서 진행하던 합평회에 끼고 싶어서 엄청 노력했었는데...”

장현웅의 혼잣말에 문득 떠오른 기억.

그래, 나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지.

잠잠히 과거를 더듬는다.

그런데 그때,

동아리 문이 열린다.

후배인가 싶어 고개를 드는데 익숙한 얼굴이다.

수염도 깎지 않은 모습, 퀭한 눈, 초췌한 몰골.

겉에 두른 명품 옷과 달리 사람은 피폐해 보이는 남자는 다름 아닌 송진호였다.

***

답답한 마음에 찾은 동아리방.

그저 슬럼프를 극복하고 싶은 마음에 찾은 발걸음이었다.

그런데 문을 열자 뜻밖에도 익숙한 목소리가 자신을 부른다.

“송진호?”

설마 하는 마음에 쳐다보는데 역시나였다.

권서준, 그 녀석이 눈앞에 있었다.

‘...’

송진호는 불안한 눈빛으로 서둘러 주변을 훑어보지만 그대로 도망칠 수도 없을 만큼 맞닥뜨린 상황이었다.

결국 마지못해 인사를 건넨다.

“오랜... 만이네?”

오늘 하루, 처음 꺼낸 목소리는 탁하고, 잠겨있었다.

“그래, 오랜만이네. 잘 지내지?”

“어, 그럭저럭. 난 일이 있어서, 그럼 다음에 보자...”

송진호는 도망치듯 자리를 피하려 했다.

“그러지 말고 잠깐 얘기 좀 할까?”

그런데 녀석이 붙잡는다.

사실 모른 척하고 지나칠 수도 있었다.

“...”

그러나 송진호는 뭔가에 붙들린 사람처럼 자리에 멈춰 권서준을 바라봤다.

“지난번 출판한 네 소설 봤어.”

“...”

순간 저절로 어금니가 물어진다.

화가 나서?

아니, 부끄러워서였다.

“그걸... 봤다고?”

“어. 넌 여전하더라.”

비수처럼 날아와 박히는 한 마디.

여전하더라...

그건 2년 동안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

그러나 반박할 수 없었다.

녀석의 말은 사실이었으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속이 후련해진다.

잘못했는데 한 대 맞은 느낌이랄까.

“후...”

부인하고 부정하던 모든 것들이 갑자기 받아들여지기 시작한다.

“맞아. 전혀 성장하지 못했지. 너랑 다르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객관적인 지표뿐만 아니라 본인 자신이 알고 있었다.

모든 걸 인정하자 한 편으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송진호는 조금 더 용기를 내 솔직한 마음을 조심스럽게 꺼낸다.

“미안하다. 그동안 널 무시해서. 부족한 건 네가 아니라 나였었는데...”

오랜 시간 동안 하지 못한 얘기.

“너무 늦었지만 이건 진심이야. 네 작품, 정말 대단하더라. 그 깊이와 묵직함. 감히 내 작품과는 견줄 수도 없을 정도였으니까.”

“...”

권서준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어린 동생을 바라보는 것처럼 지켜볼 뿐이었다. 그러나 이내 천천히 입을 연다.

“그래도 전혀 성장하지 않은 건 아니네. 그걸 깨닫다니.”

어떻게 보면 오만하게 보일 수 있는 대답. 그러나 화가 나지도 않았다.

“그게 사실이니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팩트.

그게 지금 녀석과 자신의 차이였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던 권서준이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럼 볼일 봐. 우리는 이제 가봐야 하니까.”

천천히 지나쳐 나가는 권서준.

2년 사이에 훨씬 더 커버린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때,

권서준이 갑자기 걸음을 멈춘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해줄게.”

조금 전과 전혀 다른 묵직한 목소리.

눈빛도, 음성도 전혀 다른 느낌을 풍긴다.

“너의 가장 큰 잘못은 글을 대하는 방식이 틀렸다는 거야.”

“...뭐?”

“대문호의 작품은 성공을 위한 길잡이가 될 거야. 하지만 더 깊이 있는 작품은 나오기 힘들지. 왜냐고? 그건 네 것이 아니니까.”

순간 허를 찔린 듯 숨이 턱 막힌다.

권서준은 마치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온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넌 너무 빠른 나이에 성공을 맛봤고, 그로 인해 보통 사람들과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됐어. 거기서 나오는 건 공감이 아니라 관조적인 자세일 뿐이지.”

“...”

“글을 좇지 말고, 한번 품어봐. 그 유명한 셰익스피어 역시 철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으려고 노력했으니까. 그래서 셰익스피어만이 쓸 수밖에 없는 글이 나온 거고.”

송진호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린다.

순간 아버지 송 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네 글엔 네가 없다. 이 의미를 모른다면 넌 작가로 살아남을 수 없고.’

지금도 가시처럼 박혀 있던 말.

“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야. 가장 중요한 건 그 세상을 창조하는 너 자신이라고. 그게 결국 모든 걸 결정하니까.”

툭하고 말을 끝낸 권서준이 이내 돌아서 멀어진다.

순간 송진호의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다.

명문장으로 가득 채웠던 머릿속이 순간 백지가 되는 기분이었다.

‘그래,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나 자신이었어...’

성공을 위해 그럴싸한 것들을 모아놓은 것은 자신의 글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쓰다 버린 쪼가리 모음집에 불과할 뿐.

송진호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겪게 된 어린 시절의 상처들.

말로 꺼내기 힘든 열등감과 트라우마.

숨기고 싶은 자신의 나약한 모습들.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내면의 상태까지.

그대로 꺼낼 수 없는 것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것들을 가슴에 담고 담아 한없이 부드럽게 연단 시키는 작업. 그것이 사색이었고, 집필의 과정인 거야...’

글에 대한 시야가 완벽히 달라진다.

밖으로 향하던 글의 방향성이 내면으로 갈무리된다.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깨달음의 크기만큼 진하고 커다란 소름이 온몸을 관통한다.

‘권서준... 넌 대체...’

녀석은 더 이상 같은 과 동기가 아니었다.

깊은 예술의 세계를 먼저 깨달은 선배이자 세상을 감동 시키는 한 명의 예술가였다.

천천히 멀어지는 녀석을 우러러보게 된다.

어느 순간, 송진호의 가슴에 찾아온 건 놀람은 넘어선 경외감이었다.

***

송진호.

녀석을 보면 언제나 한 명이 떠오른다.

로버트 그린.

시기와 질투에 눈이 멀어 오히려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 비운의 작가.

물론 그들이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이유는 알 수 있었다.

흔히 무한 경쟁이라 일컬어지는 사회 속에서 누군가를 짓밟아야 올라간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나 질투와 시기는 우리를 강하게 만들지 못한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여 더욱 약해질 뿐.

강함.

그래, 그것은 누군가를 짓밟는 것이 아닌,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걷는 것.

‘그게 진짜 강한 거지.’

내 머릿속에선 아직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슬프고, 감동적이고,

웃기고, 무서운 이야기들.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 이야기들이 이내 하나의 화음으로 어우러져 내 귓가에 맴돌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이 이야기들을 세상에 하나씩 끄집어내면 될 뿐이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

영국에서부터 잠시 잊고 있던 한 가지 소식이 들려왔다.

[권 작가님, 신작 출시일이 잡혔습니다.]

피어슨 출판사의 올리버 편집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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