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에이스-244화 (244/248)

00244 재벌에이스 =========================

“다 됐다.”

그렇게 20분 만에 뚝딱 타코를 만들어 낸 최민혁은 그걸 이주나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러자 이주나가 어찌나 좋아하던지. 특히 타코를 먹고 엄지를 내밀 때는 최민혁도 다 뿌듯했다. 그때 불쑥 세나가 말했다.

[토르티야 남은 재료로 콘칩을 만드세요. 그거 주면 이주나가 상당히 좋아할 겁니다. 그리고 술도...............]

최민혁은 세나의 조언대로 주방에 만들고 남은 토르티야를 튀겨서 이주나에게 콘칩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격하게 콘칩을 반겼고 뒤이어 데킬라를 마셨다. 그걸 보고 이주나는 흥분해서 덤벼들더니 데킬라 한 병을 비우고는 꽐라가 됐다. 문제는 그 다음 부터였다.

“너....... 일루 와.”

갑자기 터프 해진 이주나가 최민혁을 덮친 것이다.

“야. 하지 마.”

“앙탈은...... 조금만 있으면 좋아서 죽을 거면서.....”

어째 뭔가 뒤바뀐 거 같지 않은가? 이주나에 의해 아지트 구석진 소파 위에 벌러덩 눕혀진 최민혁은 그 위에 올라탄 이주나에 의해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야. 가만 좀 있어.”

“하지 마.”

이주나는 생각보다 능숙하게 최민혁의 옷을 벗겨 냈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의 옷도 번개처럼 벗어 던졌다. 그렇게 몇 분 뒤 둘은 실오라기 하나 없는 알몸이 되었고 최민혁의 위에 올라 탄 이주나가 밑으로 몸을 수그려다가 펴며 묘한 신음성을 흘렸다.

“아아아아!”

그에 그 밑에 최민혁도 질끈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곤 이주나의 질주가 시작 되었다. 그 질주는 10여분 뒤 끝나고 대신 최민혁이 이주나를 소파에 엎드리게 하곤 질주 했다. 그렇게 소파에서 서로 사랑을 나누던 두 사람은 결국 땀투성인 채로 널브러졌다.

“하아...하아....”

“헉헉헉헉!”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두 사람은 다시 눈빛이 마주치자 누가 먼저 랄 것도 없이 또 한 몸이 되었다. 그들의 사랑은 아지트에서 끝나지 않고 위 층 이주나의 방으로 이어졌다. 이주나는 몇 번을 까무러치고 나서 더는 못한다며 침대에 대자로 뻗어 버렸다. 그런 그녀를 보고 숨을 고르던 최민혁은 일단 욕실로 들어가서 몸을 씻었다. 그리고 나와 보니 이주나는 쿨쿨 잘 자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세나의 황당한 말이 순간 최민혁을 경직시켰다.

[왕성한 성생활로 인해 종족번식에 기여한 마스터에게 보상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보상 포인트는 좋다. 하지만 그 앞에 종족번식이란 말에 최민혁은 제대로 뒤통수를 얻어 맞은 얼굴이었다. 그럴 것이 그 동안 그가 성관계를 가져 온 여자들 중 제대로 피임을 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건 오늘도 마찬 가지고. 세나의 말을 들어보니 그가 민예린이나 아니면 이주나를 임신 시켰단 소리가 아닌가? 그때 그런 최민혁의 우려를 감지한 듯 세나가 말했다.

[아쉽게도 민예린은 피임약을 복용했습니다. 이주나는 임신이 되지 않았고요. 좀 더 노력하세요.]

그러면서도 세나는 포인트를 지급했다. 자신이 뱉은 말에 꼭 책임을 진다면서.

[획득 포인트 +100. 사업가 총 포인트: 100]

하지만 그 포인트는 역시나 적었다. 뭐 그래도 없는 거 보다 나으니까. 최민혁은 바로 옷을 챙겨 입었다. 민예린과 같이 자도 될 테지만 깨서 그녀와 얼굴을 마주 할 자신이 없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3시였다. 최민혁은 곧장 민예린의 방을 나서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민예린의 아지트가 있는 건물을 나서서 차로 이동할 때였다.

“아아아악!”

어디서 여자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

최민혁은 오지랖이 넓은 편은 절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무슨 일이 생기면 그게 자신과 연관 되지 않는 한 절대 나서지 않는 편이었다. 괜히 남의 일에 끼어들어 봐야 좋을 게 하나 없다는 걸 알았던 것이다.

그런 그가 바뀐 건 세나 때문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여자가 위기에 처 했습니다. 빨리 가서 구하세요.]

세나는 정의의 용사였다. 평소엔 조용하다가 최민혁의 주위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게 자신의 일 이냥 아주 난리였다. 최민혁은 비명 소리가 들린 쪽으로 일단 뛰어갔다. 사실 자발적이라기보다는 세나가 줄 보상 포인트 때문이긴 했지만.

길가에 한 여자가 쓰러져 있었는데 모자 쓴 남자가 선체 그 여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최민혁이 뛰어가면서 보니까 남자가 여자의 핸드백을 뺏으려 하고 여자는 그 핸드백을 뺏기지 않으려고 가방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퍽!

“아악!”

하지만 여자의 발악은 모자 쓴 남자의 발길질에 맥없이 끝났다. 얼굴을 발에 맞은 여자가 비명과 함께 쓰러지자 모자 쓴 남자는 그걸 보고 히죽 웃었다. 그리고 뭔가에 꽂힌 듯 잠깐 서서 밑을 내려다 보다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그래서 그쪽으로 뛰어가던 최민혁의 시선이 밑으로 향했고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모자 쓴 남자의 발길질에 쓰러진 여자가 하필 두 다리를 벌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여자는 참고로 치마가 짧았다. 겨울이라 스타킹은 신고 있었지만 그래도 치마 입고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있는 여자의 모습은 선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가지가지 한다.”

최민혁은 여자의 핸드백을 날치기 중이던 녀석이 여자의 몸에도 관심을 보이자 기가 찼다.

“어?”

그러다가 날치기 녀석이 최민혁을 발견했다. 최민혁은 최대한 인기척이 나지 않게 뛰어 왔는데 날치기 녀석과 불과 10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녀석의 뒤돌아서 뛰기 시작했다.

파파파팟!

하지만 최민혁은 계속 뛰던 중이었고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날치기를 금방 따라잡았다. 최민혁이 손을 뻗자 녀석의 뒷덜미가 바로 잡혔다.

“으아아악!”

쿵!

최민혁이 당기자 녀석의 몸이 홱 뒤로 젖혀졌다가 중력의 법칙에 의해 추락하면서 제대로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녀석은 그 충격 때문에 기절한 듯 꼼짝도 않고 널브러졌다. 그 사이 여자가 몸을 일으켰다.

“고, 고마워요.”

하이힐을 신은 그녀가 위태위태하게 걸어서 최민혁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그런 그녀에게 최민혁은 날치기의 손에 쥐어져 있던 핸드백을 뺏어 돌려주었다. 그리고 최민혁이 막 돌아 설 때 그녀가 다급히 말했다.

“저....진짜 죄송한데. 저 좀 집까지 데려다 주시면 안 될까요?”

“네?”

최민혁은 어이없는 얼굴로 그 여자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 여자가 헤벌쭉 웃으며 최민혁을 천진무구한 눈으로 쳐다봤다. 그제야 최민혁은 여자의 얼굴을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 짙은 화장을 했지만 여자는 어려 보였다. 최민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여자에게 물었다.

“혹시 미성년자?”

그러자 여자가 두 눈의 휘둥그레져서는 바로 대답했다.

“어떻게 아셨어요?”

최민혁은 골치 아프게 된다는 듯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어째 일진이 이 모양이냐? 진짜.......’

여난이란 말이 있는데 최민혁의 일진에 여난이라도 낀 모양이었다.

-------------------------------------------

여자의 이름은 남주희로 여고 3학년이라고 했다.

“잘 한다. 고 3이 공부는 안하고......”

“저 공부 잘해요. 내신 1등급이니까 제 걱정일랑 마시고 아저씨나 와이프랑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에 일찍 들어가세요.”

남주희는 입심이 장난 아니었다. 최민혁이 한 소리 했다고 바로 그를 아저씨에 유부남으로 만들어 버렸다.

“나 아직 결혼 안 했거든. 그러고 아저씨 아니다.”

“30살 넘으면 아저씨죠.”

“나 아직 30살 안 됐거든.”

“축하해요. 동안이라서.”

“이게.... 너 내려.”

최민혁은 결국 남주희를 자기 차에 태웠다. 원래는 택시 태워 집에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세나의 변덕을 부렸다.

[남주희 학생을 집까지 태워 주세요. 그럼 보상 포인트를 지급하겠습니다.]

이러니 어쩌겠는가? 보상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 남주희를 집까지 태워 줄 수밖에. 다행이라면 남주희의 집이 최민혁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정도?

“근데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알 필요 없어.”

“어떻게 그래요? 저의 은인이신데. 신세 확실히 갚을 테니까 이름하고 전화번호 빨리 불러요.”

남주희가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최민혁은 잠깐 고심했다. 저 애한테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 줘야 하나 마나를 두고.

“빨리요!”

남주희가 버럭 화를 내자 최민혁은 움찔하며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털어놨다.

“최민혁? 어디서 들어 본 이름인데? 뭐 어째든 오늘 고마웠어요.”

그렇게 뒷좌석에서 미주알고주알 떠들어 대던 남주희가 그녀를 태운 최민혁의 차가 이태원으로 들어서자 부촌의 한 집을 손짓으로 가리켰다.

“저기 저 집 보이시죠? 저기가 저희 집이에요.”

최민혁은 그녀가 가리킨 집을 멀뚱히 쳐다보고는 곧장 그쪽으로 차를 몰아갔다. 그런 최민혁을 남주희가 기가 차단 듯 쳐다보았다. 하지만 운전 중인 최민혁은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쳐다보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잠시 뒤 최민혁의 차가 남주희가 가리킨 그 큰 집 앞에 도착했다.

“...............”

그리고 잠시 차 안에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을 깬 건 최민혁이었다. 그가 뒤돌아서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남주희를 보고 불퉁한 얼굴로 말했다.

“내려!”

그런 최민혁은 보고 남주희가 황당한 얼굴로 똑바로 쳐다보았다.

------------------------------------------------------------

남주희는 올해 고 3이 되었다. 아직 개학을 하지 않아서 고 3의 반 배정은 받지 않았지만 그녀가 고 3이 된 건 변함이 없었다.

“하아! 올해가 가면....... 나도 내년에 대학생이 되는 건가?”

당연히 대학생이 되면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어째 그녀는 대학생이 되는 게 싫은 눈치였다. 그럴 것이 그녀는 국내에서 대학을 다닐 수 없었다. 언니와 가족들의 극성 때문에.

남주희는 소위 말해서 천재였다. 맨사 회원이기도 했고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과고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언니와 가족들이 그걸 만류했다. 그녀는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나 뭐래나. 그것도 국제 변호사. 그러기 위해서 남주희는 미국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기로 되어 있었다.

남들은 배부른 소리랄 수 있었는데 남주희 정도의 재능과 성적이면 미 유명 대학의 충분히 진학이 가능했다. 하지만 남주희는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언니를 생각하면 고집을 피울 수가 없었다.

남주희의 언니는 바로 남주연!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여배우였다. 그녀의 인기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스타였다. 작년에 그녀가 찍은 헐리웃 영화 ‘어쌔신’에서 그녀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 매김 했다. 그 뒤 그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모 대기업의 전속 모델인 그녀는 광고 촬영차 호주에 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언니 덕분에 좋은 집에서 호의호식하고 계시는 남주희의 부모님들은 괌 여행을 간 상황. 즉 현재 남주희는 큰 집에 혼자 있었던 것이다.

“그래.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그래서 남주희는 그 동안 꿈만 꿔 왔던 일탈을 실행으로 옮겼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