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43 재벌에이스 =========================
“나도 고기 먹고 싶다. 쩝. 안 되지. 체중 관리 해야 하는데. 그래도 타코는 진짜 먹고 싶은데........”
약간 술에 취한 듯 이주나가 혼자 중얼 거리는 소리를 또 최민혁이 귀신 같이 들었다.
“타코 먹고 싶어? 만들어 줘?”
“뭐?”
최민혁의 말에 놀란 이주나가 멍하니 최민혁을 쳐다봤다. 그런 그녀에게 최민혁이 멋있게 말했다.
“잠깐 기다려 봐요.”
그 말 후 최민혁은 이주나의 아지트 주방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타코(Taco)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멕시코의 대중적 음식으로 토르티야 위에 각종 고기와 다양한 채소를 넣어 쌈처럼 싸먹는 음식이다.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대신 한 끼 식사대용으로 손색이 없다.
이주나는 미국에 있을 때 배낭여행으로 멕시코를 찾았다가 그곳 음식에 반한 케이스였다. 그래서 가끔 멕시코 음식이 생각 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멕시코 음식을 맛 볼 수는 없었다. 그런데 최민혁이 불쑥 타코를 만들어 주겠다며 주방으로 들어가자 술이 확 다 깨는 이주나였다.
“에이. 설마..........”
그런데 최민혁이 주방에 들어 간지 20분쯤 지났을까?“
“미, 미친........”
그가 진짜 타코를 들고 주방에서 나타난 것이다.
“먹어.”
그리고 시크하게 타코를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주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최민혁이 건넨 타코를 쳐다만 봤다.
“킁킁!”
그런데 그녀 코가 최민혁이 만든 타코에 먼저 반응을 보였다.
“냄새는 제대론데.......”
이주나가 불안한, 아니 의심스런 눈으로 최민혁을 쳐다보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서 타코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타코를 잡자마자 그녀는 그걸 입으로 가져갔다. 너무 먹고 싶다 보니 그의 몸이 본능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그리곤 한입 크게 타코를 베어 물었다.
“으음.....”
그리곤 그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멕시코인의 주식이 바로 타코다. 타코는 옥수수가루로 만든 전병에 고기, 야채 따위를 속에 넣어 둘둘 말아먹는 것으로 몹시 매운 것이 특징인데 그 맛이 제대로 였다.
“쩝쩝쩝......뭐야? 어떻게 이런 맛을......멕시코에서 먹은 그 맛 그대로잖아.”
이주나는 타코를 씹으면서 거듭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실 바쁜 와중에 서울에 있는 멕시코 음식점을 몇 번 찾은 이주나였다. 하지만 막상 거기 가서 먹으면 멕시코에서 먹었던 그 맛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최민혁이 달랑 20분 만에 만들어 온 타코에서 멕시코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너 요리도 잘 하는구나?”
이주나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
-------------------------------------------------------------
이건 비밀인데 이주나는 요리 잘하는 남자를 좋아했다. 그녀의 연인 메이저 리거 조명진도 사실 요리를 잘했다. 그랬기에 그녀는 조명진에게 더 흠뻑 빠졌었고. 그런데 안 그래도 요즘 남자로서 관심이 가는 최민혁이 이렇게 요리까지 잘하니 이주나는 가슴이 콩닥거렸다.
‘주나야. 그만. 저 녀석은 친구일 뿐이야.’
이주나는 억지로 자신의 뛰는 가슴을 진정 시켰다. 그때 최민혁이 말했다.
“매운 건 어때? 좀 맵게 한 거 같은데?”
“좋아. 내가 좋아할 정도의 매운 맛이야. 정말 맛있어. 최고. 짱!”
이주나가 연신 엄지를 추켜세웠다. 그걸 보고 최민혁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사르사 소스를 만드는 게 좀 힘들긴 했지만 맛있다니 다행이다.”
최민혁의 그 말에 이주나의 눈이 또 커졌다. 매운맛은 멕시코의 원산인 고추에서 비롯되는데 멕시코인들은 풋고추를 다져서 먹고 시고 매운 고추김치를 먹는다. 이때 각종 고추를 써서 만든 소스를 사르사라고 하는데 멕시코인들은 그 소스를 자기 취향에 맞게 요리에 넣어 먹는다.
이주나도 여태 자신이 한국에서 먹은 멕시코 음식의 맛이 왜 제대로 나지 않는 가 정도는 알고 있었다.
‘바로 사르사 소드 때문이지.’
원산지인 멕시코 고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그 맛이 있었다. 하지만 그 맛은 어째 한국에서 나오지 않았다. 멕시코 요리 점 주인이 멕시코 산 고추로 만들었다는 사르사 소스도 그 맛은 내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최민혁이 지금 그 사르사 소스를 제대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것도 그녀 주방에 있는 재료 만으로.
이주나는 최민혁에게 어떻게 사르사 소스를 만들었는지 물으려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최민혁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만......”
그리곤 또 쪼르르 주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최민혁이 뭔가를 또 들고 나왔다. 그걸 본 이주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콘칩!”
바로 토르티아를 튀겨 만든 콘칩으로 안 그래도 이주나가 지금 먹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음식이었다. 그러니 그녀가 놀라면서 동시에 반가워하며 몸을 일으킨 것이고.
멕시코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옥수수다. 이것은 멕시코인들의 신화와도 관계가 깊은데 마야 신화에 따르면 인간은 옥수수로 만들어졌으며 아즈텍 시대에는 옥수수 신을 숭배했다. 이제 그들은 비록 더 이상 옥수수 신을 숭배하지는 않지만 옥수수 전병인 토르티야를 버리는 것은 여전히 죄악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음식을 만들고 남은 토르티야는 잘게 튀겨서 만든 것이 바로 콘칩이었다.
최민혁은 자신이 만든 콘칩을 보고 좋다며 박수까지 치는 이주나를 보고 말했다.
“이거 먹고 있어 봐.”
최민혁은 콘칩을 이주나 앞에 내려놓고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금방 주방을 나온 최민혁은 이주나의 아지트 안을 뒤지더니 술병 하나를 챙겨들고 그녀 앞에 나타났다. 이주나는 콘칩을 먹으면서 최민혁의 손에 들린 술병을 확인하고 외쳤다.
“데킬라!”
그때 최민혁의 술병을 들지 않는 다른 손에는 접시가 들려 있었는데 그 접시에는 소금과 함께 잘게 자른 레몬이 있었다.
멕시코인들은 소금을 안주 삼아 데킬라를 즐겨 마시는 데 데킬라를 한 모금 마시고 레몬즙을 빨았다.
최민혁은 보란 듯 그걸 이주나 앞에서 보여 주었다. 데킬라를 양주잔에 따른 뒤 소금은 혀 끝에 살짝 묻히고 입에 넣어 짠 맛을 음미하다가 데킬라를 마셨다. 그리곤 바로 레몬을 입으로 가져가서 레몬즙을 빨아먹었다.
“나도. 나도.”
그걸 보고 이주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애초 오늘은 절대 술에 취하지 않을 거란 다짐도 잊고 그 독한 데킬라를 마시기 시작했다.
------------------------------------------------------------------
최민혁은 이주나가 타코를 먹고 싶단 소리를 듣자 자신도 그게 당겼다. 그래서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주방에서 세나를 찾았다.
“세나. 타코 만들 수 있지?”
최민혁이 이렇게 말한 건 그의 능력 중 ‘손만 대도 맛있어.’ 란 능력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마스터. 손만 대도 맛있어는 마스터가 만드는 요리가 뭐든 맛있게 만들어 드리는 능력입니다. 그러니까 마스터가 만들 줄 아는 요리를 맛있게 만들어 주는 능력이란 거죠. 어떤 요리든 다 만들 수 있는 능력은 따로 있습니다.]
“헐! 그럼 어쩌지? 이주나에게는 타고 만들어 주겠다고 했는데.”
[포인트도 있는데 그냥 그 능력을 구입하세요. 제가 특별히 싸게 드릴게요.]
세나가 선심 쓰듯 말하자 최민혁이 크게 반겼다.
“정말?”
세나가 이렇게 싸게 해 준다고 한 건 오랜만이었다. 그런 최민혁의 생각을 읽은 듯 세나가 말했다.
[마스터께서 저를 짠순이로 보고 계셨다니. 이거 앞으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싸게 능력을 구입할 수 있게 해 드려야겠네요.]
“그것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그래서 그 능력을 구입하는데 얼마나 필요한데?”
[요리왕의 능력을 구입하는 데는 2만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건 1단계에 국한 된 얘기고 요리왕의 경우는 업그레이드에 많은 포인트가 들어갑니다. 2단계의 수준이 5성급 호텔 주방장 수준이거든요. 때문에 업그레이드 만 5만 포인트가 필요해요. 때문에 마스터께서 요리왕의 능력을 구입하시려면 1단계 상태에서 구입하셔야 합니다. 물론 1단계만 구입하셔도 마스터 께서는 전 세계의 요리를 전부 만드실 수 있습니다. 단지 그 맛은 한계가 있겠지요.]
세나의 설명을 들은 최민혁은 입술이 슬쩍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주저 없이 세나에게 말했다.
“그 요리왕이란 능력을 구입하도록 할게.”
[네. 마스터.]
세나는 대답과 동시에 최민혁의 눈앞에 간결한 창을 띄웠다.
[소비 포인트 +20,000. 사업가 총 포인트: 0]
그리고 최민혁이 사업가 총 포인트가 0이 된 걸 확인하고 입맛을 다실 때 곧장 그 창을 지우고 그가 확인할 수 있게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을 바로 띄워주었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남(2단계), 순간이동(2단계), 전기맨(2단계), 투명인간(2단계), 정욕의 화신(2단계), 트래킹(Tracking)(2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천상의 목소리(2단계), 손만 대도 맛있어(2단계), 감시자의 눈과 귀(2단계), 행운의 손(2단계), 매직미사일(2단계), EMP(무(無)단계), 해킹(2단계), 큐어(2단계), 워닝(Warning)(2단계), 언락(Unlock)(무(無)단계), 투시안(무(無)단계), 슬립(Sleep)(2단계), 무음(2단계), 변신(2단계), 리커버리(Recovery)(2단계), 연주 마스터(2단계), 슬립(Slip)(2단계), 차폐막(2단계), 자백(무(無)단계), 청소(2단계), 요리왕(1단계)
특수 능력: 텔레포트(2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톤백(아공간 사용), 개 몽둥이, 해독(소모성)-3개
할인권: 보유능력 30%DC(1회 한정)
최민혁은 자신의 눈앞에 뜬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의 보유 능력 중 요리왕이란 능력이 새로 생긴 걸 확인하자 바로 그 창을 지웠다. 대신 그 능력을 바로 사용해서 이주나가 먹고 싶다는 멕시칸 요리 타코를 만들기 시작했다.
----------------------------------------------------------------
최민혁이 주저 없이 요리왕의 능력을 구입한 이유는 바로 자신의 또 다른 능력 ‘손만 대도 맛있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손만대도 맛있어는 최민혁이 직접 만든 요리에 효과가 있었다. 그러니까 최민혁이 요리왕의 능력으로 전 세계의 요리를 만들 때 이 능력을 곁들인다면......
[마스터의 잔대가리, 아니 잔머리는 진짜 짱입니다.]
세나가 최민혁의 생각을 읽고 말했다. 최민혁의 생각대로라면 그 두 가지 능력을 같이 사용해서 만든 요리는 무조건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요리왕의 능력을 굳이 2단계로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문적인 셰프의 요리와 차이가 있다는 건 아세요.]
최민혁에게 지금 필요한 건 맛있는 타코였다. 최민혁이 셰프의 맛까지 낸다는 건 오히려 사기가 아니겠는가? 아마 최민혁이 만든 요리를 먹는 사람은 그 점 정도는 감안해 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