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42 재벌에이스 =========================
최민혁은 자신의 품에 폭 안겨 있는 민예린을 손으로 다독였다. 그런 그의 얼굴 표정은 어두웠다. 민예린과 헤어져야 한다고 매번 생각하지만 또 이렇게 되어 버렸다. 몸 따로 생각 따로인 것이다. 하지만 낙담한 자신의 모습을 민예린에게 보여 줄 순 없었다. 그래서 그녀가 볼 때는 가능한 웃었다.
“예린씨. 저 집에 가야 할 시간이 된 거 같아요.”
“아앙. 그냥 여기서 자고 가면 안 돼요?”
물론 그래도 된다. 부모님들은 오늘 백제 호텔에서 외박을 하실 예정이고 여동생도 최대한 늦게 들어온다고 했으니까. 지금 시간은 밤 10시 정도. 사실 민예린과 더 있어도 되지만 최민혁은 그럴 수가 없었다. 최민혁이 민예린과 함께 하는 미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저도 그러고야 싶죠. 하지만 가족들이 저를 걱정할 거라서.......”
최민혁이 가족을 들먹이자 민예린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의 품에서 떨어져 나왔다.
“미안해요.”
최민혁은 정말 진심으로 그녀에게 사과했다.
“아뇨. 제가 미안해요. 괜히 떼나 쓰고.......”
“이리 와요.”
최민혁은 고개 푹 숙인 그녀를 다시 품에 안았다. 그리고 그녀를 다독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행복해야 해요.’
최민혁은 이번 전지훈련을 기점으로 다시 돌아오면 그때는 민예린에게 말할 생각이었다. 자신이 그녀와 함께 할 미래가 없단 걸 말이다.
최민혁은 몸을 일으켜서 벗어 놓은 옷을 챙겨 입었다. 민예린은 최민혁에게 씻고 가라고 얘기 했지만 최민혁은 그냥 집에 가서 씻겠다며 몸을 일으켰다. 민예린의 입장에서야 조금이라도 더 최민혁과 같이 있어 그랬겠지만 최민혁은 반대로 한시라도 빨리 그녀 집을 나가고 싶었다. 왠지 여기 더 있으면 있을수록 그녀에게 더 미안해 질 거 같아서.
“나오지 마세요.”
최민혁은 그냥 있으라고 했는데도 민예린은 극구 나왔다. 그래서 최민혁은 가능한 빨리 차에 올라서 집으로 갔다. 최민혁의 차가 중형 마트 앞 횡단 보도에서 신호를 받아 멈춰 섰을 때 최민혁은 백미러를 통해서 민예린이 옥상에 서 있는 걸 보고는 가슴이 짠했다. 하지만 이내 시선을 정면으로 돌린 최민혁은 신호가 바뀌자 곧장 직진해서 사라졌다.
민예린은 최민혁의 차가 그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자 씁쓸하게 웃으며 옥탑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뒷정리를 하면서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최민혁이 없이는 안 되겠다고.
여태 그녀는 남자와 미래를 함께 할 거란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그건 차성국도 마찬가지였다. 차성국에게서 비자금의 일부를 받아 내면 그녀는 해외에서 자유롭게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최민혁 때문에 바뀌었다.
“그와 같이 살고 싶어. 그의 아이를 낳고.........”
설거지 하던 중 민예린이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과 최민혁을 닮은 아들, 딸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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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예린이 최민혁과는 전혀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최민혁의 차가 금방 집앞에 도착했다. 그때 양반은 못 될 듯 여동생 최다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왜?”
-오빠. 나 그냥 친구 집에서 자고 내일 집에 들어갈게. 그래도 되지?
최다혜도 부모님이 오늘 외박한다는 사실을 알아선지 집에 들어오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너 강하나 집에 있지?”
-...........
최민혁의 질문에 최다혜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즉 무언의 긍정을 한 셈이었다. 강하나와 같이 있다면 걱정할 일은 없을 터. 최민혁은 알았다며 그렇게 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막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려는 데 또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이주나였다.
“하아. 오늘 왜 이래?”
그와 아는 여자들이 죄다 전화를 걸어 올 모양이었다. 그것도 한 여자에게 볼일이 끝나면 이어서 바로 전화를 걸어오고. 무슨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뭐?”
-집이지?
“잘 아네. 왜?”
-술 한 잔 생각나는데 불러 낼 사람이 딱히 없네.
“넌 네가 그렇게 만만하냐?”
-만만한 게 아니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잖아?
“그것도 오늘까지다. 나 낼모레 전지훈련 가니까.”
-그러니까. 내가 딱 맞춰 전화 잘 했네. 한 잔 하자.
안 그래도 민예린의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술을 좀 마시긴 했는데 그게 살짝 좀 아쉬운 상태였다. 그래서 한 잔 더 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주나에게 전화가 걸려 온 것이다. 그것만 놓고 봤을 때 이주나는 최민혁과 술 궁합은 잘 맞는 모양이었다.
“어디서 보려고? 저번처럼 네 아지트에서?”
-응. 그럴까 싶은데. 싫어?
“아니. 거기로 가지 뭐.”
-언제까지 올 수 있는데?
“지금 차 안이니까 30분? 그 안에는 갈 수 있겠네.”
-알았어. 빨리 와.
최민혁은 이주나가 말하는 걸로 봐서 그녀는 벌써 그녀의 아지트에 있다는 걸 눈치 챘다. 아마 혼자서 청승맞게 술 마시다 최민혁이 생각 난 거겠지.
단지 문제라면 최민혁도 술을 마신 상태란 점. 대리 운전을 부르자니 시간도 없고 그렇다고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에 있는 해독 아이템을 쓰자니 아깝고. 결국 최민혁은 그냥 운전해서 이주나의 아지트까지 운전해 가기로 했다.
“설마 음주 단속 할까.”
그런데 이럴 때 그 설마가 딱 들어맞았다. 이주나의 아지트 근처에서 딱 음주 단속에 걸린 것이다.
“젠장.....”
최민혁은 특히나 공인이라서 음주에 걸리면 안 됐다. 별수 없이 최민혁은 세나에게 말해서 해독 아이템을 달라고 했다. 그러자 최민혁의 손에 작은 약병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최민혁이 그 약병의 약을 막 털어 넣자 그의 눈앞에 세나가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을 띄웠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남(2단계), 순간이동(2단계), 전기맨(2단계), 투명인간(2단계), 정욕의 화신(2단계), 트래킹(Tracking)(2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천상의 목소리(2단계), 손만 대도 맛있어(2단계), 감시자의 눈과 귀(2단계), 행운의 손(2단계), 매직미사일(2단계), EMP(무(無)단계), 해킹(2단계), 큐어(2단계), 워닝(Warning)(2단계), 언락(Unlock)(무(無)단계), 투시안(무(無)단계), 슬립(Sleep)(2단계), 무음(2단계), 변신(2단계), 리커버리(Recovery)(2단계), 연주 마스터(2단계), 슬립(Slip)(2단계), 차폐막(2단계), 자백(무(無)단계), 청소(2단계)
특수 능력: 텔레포트(2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톤백(아공간 사용), 개 몽둥이
할인권: 보유능력 30%DC(1회 한정)
최민혁에게 이제 해독 아이템이 없다는 걸 확인이라도 시켜 주려는 듯. 최민혁은 눈앞의 창을 지웠다. 경찰이 그의 차 문을 노크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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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이이잉!
최민혁의 차창이 내려가자 경찰이 경례를 하면서 음주 단속 중임을 알렸다. 그리고 음주측정기를 내 밀었다. 최민혁은 해독 아이템 약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술에서 다 깼다. 체내 알코올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듯 했다.
‘확실하군.’
최민혁은 해독 아이템의 효과에 혀를 내두르면서 힘껏 음주측정기에 바람을 불었다. 그러자 아무 이상이 없자 경찰이 바로 가라고 손짓을 했다. 최민혁은 차창을 올리고 곧장 차를 몰아서 이주나의 아지트로 향했다. 그때 교차로 앞에서 신호를 받으며 최민혁은 생각했다.
‘해독 아이템은 몇 개 있는 게 좋을 거 같은 데?’
지금 같을 때도 그렇고 또 그가 중독이라도 되었을 때 세나에게 언제 얘기하고 해독 아이템을 구입한단 말인가? 최민혁은 상비약처럼 해독 아이템은 구비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을 읽은 세나가 바로 말했다.
[해독을 해 주는 일회용 아이템이야 구입해 놓으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어 좋지요. 아시다시피 해독 소모성 아이템은 하나에 5,000포인트입니다. 몇 개나 구입하실 건가요?]
앞서 최민혁이 해독 아이템을 구입했을 때 1+1 혜택을 봤었다. 최민혁은 또 그런 행사가 없냐는 식으로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을 읽은 세나가 말했다.
[행사 기간 지났어요. 하지만 2개 값으로 3개를 드리도록 할게요.]
세나의 말에 최민혁은 바로 속으로 생각했다.
‘그럼 해독 아이템 2개를 구입하도록 할게.’
그런 최민혁의 생각을 읽은 세나가 바로 그의 눈앞에 간결한 창을 띄웠다.
[소비 포인트 +10,000. 사업가 총 포인트: 20,000]
그리고 최민혁이 확인하자 바로 그 창을 지우고 최민혁이 확인할 수 있게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을 띄워주었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남(2단계), 순간이동(2단계), 전기맨(2단계), 투명인간(2단계), 정욕의 화신(2단계), 트래킹(Tracking)(2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천상의 목소리(2단계), 손만 대도 맛있어(2단계), 감시자의 눈과 귀(2단계), 행운의 손(2단계), 매직미사일(2단계), EMP(무(無)단계), 해킹(2단계), 큐어(2단계), 워닝(Warning)(2단계), 언락(Unlock)(무(無)단계), 투시안(무(無)단계), 슬립(Sleep)(2단계), 무음(2단계), 변신(2단계), 리커버리(Recovery)(2단계), 연주 마스터(2단계), 슬립(Slip)(2단계), 차폐막(2단계), 자백(무(無)단계), 청소(2단계)
특수 능력: 텔레포트(2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톤백(아공간 사용), 개 몽둥이, 해독(소모성)-3개
할인권: 보유능력 30%DC(1회 한정)
최민혁은 눈앞의 냉철한 사업가 상세 창에서 해독 아이템이 3개 있는 걸 확인하자 바로 그 창을 지웠다. 운전하는데 방해가 되니까. 마침 교차로 신호가 바뀌었고 최민혁은 곧장 이주나의 아지트 건물로 향했다.
최민혁은 그 건물 앞 지상에 주차장에 차를 댔다. 그곳 관리인은 최민혁이 차를 대는 걸 확인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아무래도 이주나가 그렇게 시킨 모양이었다. 최민혁의 차가 아닌 차는 이 건물의 지상 주차장에 차를 대지 못하게 막고 있다가 최민혁의 차가 나타나서 차를 대자 그제야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어째든 차를 대고 나서 최민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주나가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층에 있는 이주나의 아지트 안으로 들어갔는데 어두운 그곳 안쪽에 이주나가 혼자 앉아서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게스츠름 하게 뜬 눈으로 최민혁을 확인하고는 한손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어서 와.”
최민혁은 그녀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다 그녀를 보고 물었다.
“계속 와인 마실 거야?”
그러자 그녀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와인은 충분히 마신 거 같아. 근데 너한테서 고기 냄새가 나는데?”
개코라도 되는지 이주나는 최민혁의 몸에 배인 삼겹살 구운 냄새를 귀신같이 맡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