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2 재벌에이스 =========================
[새로운 능력인 스피드 업(Speed up)을 구입하시면 1단계로 평소 마스터의 구속을 3-4Km/h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최민혁은 당연히 물었다.
‘업그레이드 하면?’
[스피드 업(Speed up)의 2단계 업그레이드는 비용이 상당히 비쌉니다만.]
‘얼만데?’
[업그레이드만 100,000포인트!]
‘뭐? 십만 포인트!’
마운드 위 최민혁의 입이 쩍 벌어졌다. 하긴 1단계 스피드 업(Speed up)능력만 해도 최민혁의 구속을 160Km/h까지 올려 준다. 거기에 더 구속이 오른다면........
‘일단 충분해. 그래서 스피드 업(Speed up)을 구입하는데 얼마나 필요 한데?’
[30,000포인트요.]
하지만 현재 최민혁은 2만 포인트 밖에 없다. 그 생각을 읽은 세나가 바로 말했다.
[10,000포인트는 마스터께서 제가 내 드린 병살 플레이를 성공 시켰다고 보고 보상 포인트를 선지급하도록 할게요.]
그 말 후 최민혁의 눈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획득 포인트 +10,000. 투수 총 포인트: 30,000]
그걸 확인한 최민혁이 스피드 업(Speed up)능력을 구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세나가 바로 그의 눈앞에 창을 바꿨다.
[소비 포인트 +30,000. 투수 총 포인트: 0]
최민혁이 투수 총 포인트가 0이 된 걸을 확인하자마자 세나가 그가 새로 구입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바뀐 투수 상세 창을 그의 눈앞에 열어 보였다.
-야구선수(투수)
주 포지션: 선발 투수
유형: 좌완 에이스
제구력: 90
구위: 90
수비력: 55
구종1: 포심 - 85
구종2: 투심 - 85
구종3: 슬라이더 - 89
구종4: 체인지업 - 85
구종5: 커브 - 80
구종6: 커터 - 80
보유 능력: 무쇠팔(2단계), 강심장(2단계), 타구안(2단계), 핫 앤 콜드(Hot and Cold)(無단계), 완급 조절(2단계), 스피드 업(Speed up)(1단계)
아이템: 아이싱 붕대
최민혁은 투수 상세 창의 보유 능력에서 새로운 능력인 스피드 업(Speed up)을 확인했다.
“쩝쩝....”
하지만 다른 능력들과 달리 업그레이드가 되어 있지 않은 게 못내 아쉬웠다.
“빨리 던져!”
그때 주심이 마운드를 향해 버럭 소리쳤고 그 소리를 듣자마자 최민혁은 투구판을 밟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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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 베어스 2군에서 준비 된 6명의 신인 타자 중 맨 마지막에 타석에 들어 선 타자는 심학수로 그는 재작년 신인드래프트 5순위로 태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야구 명가 숭일고에서 중심타석에 섰던 그는 외야 수비도 좋았고 타격도 무난했다. 그래서 태산 베어스 2군 봉준석 감독도 내년엔 심학수를 1군에 올릴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올해 충분한 결과물을 내 놔야 하는데 그걸 돕기 위해서 봉준석 감독은 심학수에게도 최민혁을 상대로 타석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심학수는 앞선 타석에 이민호가 안타를 치고 나간 걸 보고 얼굴을 굳혔다. 그럴 것이 6명의 신인 타자들이 전부 다 최민혁의 공을 건드려 보지도 못하고 삼진을 먹으면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다 못 했으니까. 하지만 그 중 한 명이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면 당연히 그 한 명에게 관심이 집중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쭉정이 신세가 되는 거고 말이다.
‘젠장......’
여기서 심학수가 최민혁의 공을 건드려 보지도 못하고 삼진을 먹는다면 그 역시 쭉정이가 될 판이었다. 그걸 면하기 위해서 심학수는 그야말로 이 악물고 최민혁의 공을 쳐 내야만 했다.
그런데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맞았기 때문일까? 최민혁도 이 악물고 공을 던졌다.
쐐애애액!
뻐엉!
포수 미트가 찢겨져 나갈 듯 포구음이 크게 일었다.
“스, 스트라이크! 원!”
주심도 어지간히 놀랐던지 더듬거리며 콜을 했다. 그때 전광판에 찍힌 구속이 심학수에 눈에 들어왔다.
162Km/h!
“미, 미친......”
심학수뿐 아니라 고척돔 안이 시끄러워졌다. 그럴 것이 정식 경기에서 나온 공식 최고 구속은 2011년 레다메스 리즈가 기록한 162km/h, 전광판에 찍힌 걸로는 그게 최고 구속이었다.
국내 토종 투수에게는 나올 수 없는 구속인데 그걸 지금 최민혁이 던진 것이다. 참고로 MLB에서는 최고구속은 '미사일' 아롤디스 채프먼이 기록한 170km/h였다.
물론 이 시합은 연습 경기였기에 정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할 터다. 하지만 중요한 건 최민혁이 160Km/h대의 공을 던졌다는 것이다.
아마 이 사실이 알려지면 국내 야구판이 크게 술렁일 터였다. 당연히 메이저 리그 스카우트들도 더 많은 관심을 보일 테고.
‘하필.......’
심학수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리고 살짝 원망 섞인 눈초리로 1루에 나가 있는 이민호를 쏘아보았다. 이민호가 안타만 치고 나가지 않았어도 최민혁이 그에게 이런 분풀이 투구를 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내가 무슨 수로 162Km/h의 공을 쳐?’
그나마 다행이라면 심학수가 빠른 공에 강하단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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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애초에 막 구입한 능력인 스피드 업(Speed up)을 쓸 생각이었기에 포수에게 한 복판 직구 사인을 냈다. 안 그래도 빠른 그의 구속이 3-4Km/h 더 올라간다는데 그 공을 누가 친단 말인가?
최민혁은 그 능력을 사용해서 투구를 했다. 그랬더니 온몸에서 가한 힘이 느껴지면서 손끝의 감각이 더 없이 예민해 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볼을 채는 느낌도 환상적이었고. 그야 말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그 결과 최민혁도 뒤돌아 전광판을 보고 놀랐다. 162Km/h! 아마 국내 투수 중 저 구속을 낸 투수는 그의 기억에도 없었다.
‘대에박!’
최민혁은 벌어지는 입을 재빨리 글러브로 감췄다. 그때 마운드 위의 최민혁이 사인을 내지 않자 포수가 사인을 냈다.
‘바깥쪽 직구?’
최민혁은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 별 생각 없이 공을 던졌다. 이때 스피드 업(Speed up)능력은 쓰지 않았다. 그래도 될 거 같아서.
따악!
그랬더니 맞았다. 최민혁의 공이 아무리 빠르고 묵직해도 타자가 잘 치면 타구는 뻗어 나갔다. 다행히 파울이 되었지만.
최민혁은 타석의 타자가 아깝다는 얼굴을 하며 타석에서 물러나는 걸 보고 조용히 가슴을 쓸어 내렸다. 역시 야구는 몰랐다.
‘방심하면 이렇게 되는 구나.’
최민혁은 곧장 타자를 보고 핫 앤 콜드(Hot and Cold)능력을 사용했다. 그러자 타자의 핫 앤 콜드(Hot and Cold)존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랬군.’
타자는 바깥쪽 공에 유독 강했다. 그리고 빠른 공에도. 그러니 최민혁의 150Km/h의 공을 별 힘들이지 않고 쳐 낸 것이다.
‘떨어지는 공과 빠져 나가는 공에 약하군.’
상대의 약점이 간파 되었다. 그러니 이걸로 끝났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지금 최민혁은 세나의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일단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하나를 더 잡고.........’
최민혁은 포수에게 슬라이더 사인을 냈다. 그리곤 바로 세트 포지션에서 공을 던졌다. 최민혁이 아무리 국내 최고 에이스라고 해도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와인드업 후 투구를 할 순 없었다. 그래도 물론 그의 공은 빨랐다.
펑!
부웅!
“스윙! 스트라이크! 투!”
약점답게 최민혁의 슬라이더에 상대 타자의 배트가 맥없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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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학수는 최민혁의 공이 빠르긴 했지만 2구에 배트를 냈다. 코스가 그가 제일 좋아하는 쪽으로 공이 날아왔으니까. 그냥 타석에 멍하니 서서 삼진을 먹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랬는데 운이 좋았던지 배트에 타구가 맞았다.
“큭!”
그런데 공에 눌러서 배트가 밀렸다. 때문에 타구가 옆으로 뻗어 나갔고.
“아깝다.”
좀 전 최민혁의 공은 앞서 던진 초구의 162Km/h보다 확실히 느렸다. 그래도 150Km/h대의 공이긴 했지만.
빠른 공을 잘 치는 심학수라 좀 전 최민혁의 공은 충분히 칠 수가 있었다. 단지 공이 워낙 묵직해서 그 힘에 밀리고 말았지만 다시 치면 그때는 제대로 때릴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심학수는 다음 공을 기다렸다. 그리고 최민혁이 그를 향해 빠른 공을 또 던졌다. 그것도 그가 제일 좋아하는 바깥쪽으로다가.
‘왔다.’
심학수는 신나서 배트를 휘둘렀다. 그런데 그의 배트에 맞아야 할 공이 옆으로 흘렀다.
‘슬라이더!’
그때 심학수의 뇌리에 최민혁의 명품 슬라이더가 생각났다. 최민혁의 슬라이더는 알고도 못 친다는 얘기가 있었다. 심학수도 그 공을 접해 보니 그 말에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쳇!”
심학수는 헛스윙한 뒤 투덜거리며 타석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방망이를 두 어 차례 휘둘러 본 뒤 다시 타석에 섰다.
최민혁은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길 기다렸다는 듯 바로 세트 포지션에서 공을 던졌다. 그걸 보고 심학수도 바로 타격 자세를 취했고.
심학수는 한 복판으로 들어오는 직구에 바로 배트를 휘둘렀다. 구속도 150Km/h대 초반인데다 한 복판으로 몰리는 공이었다. 심학수는 최민혁이 실투를 던졌다고 봤다. 그때 홈 플레이트 앞에서 공이 떨어졌다.
‘체인지업’
최민혁에게는 슬라이더 보다 유명하진 않지만 체인지업이란 공이 또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 공이 생각보다 확 꺾이지 않았다.
딱!
그래서 어떻게 그 공을 걷어 낼 수 있었다. 문제는 그 걷어 낸 공이 아까처럼 파울 라인을 밖으로 나가 줘야 하는데 먹히며 땅볼이 된 것이다. 그것도 보기 좋게 유격수 정면으로.
“에잇!”
심학수는 일그러진 얼굴로 일단 1루를 향해 뛰었다. 그리고 속으로 빌었다.
‘제발....제발.....’
1루에 나가 있는 이민호처럼 이번에도 땅볼이 불규칙 바운드 되기를......
‘다왔다.’
심학수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제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아웃!”
그때 심학수의 귀에 무정한 1루심의 콜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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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에 0-2,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최민혁은 체인지업을 던졌다. 하지만 체인지업이 제대로 떨어지면 삼진을 잡을 수 있었기에 조금 덜 떨어지게 던지느라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그래도 그 결과가 좋았다. 타자가 그 공을 건드렸고 그 공은 땅볼로 유격수 앞으로 굴러갔다.
타이탄스의 유격수도 앞에 실수가 있어선지 이번엔 집중해서 수비를 했다.
파앗!
공도 불규칙 바운드가 되지 않았기에 유격수는 안전하게 그 공을 잡아서는 2루수에게 던졌다.
2루수는 그 공을 잡아서 다시 1루로 뿌렸고.
그렇게 6-4-3으로 이어진 병살타가 나오면서 경기도 끝이 났다. 태산 베어스 2군 덕 아웃에서 두 타자가 나와서 대기 타석에 들어서다가 허탈하게 웃었다.
아마도 다음 타석이 있을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두 명이나 나온 걸 보고 최민혁이 피식 웃었다.
‘나를 뭐로 보고......’
경기가 끝나자 덕 아웃의 선수들이 우르르 그라운드로 나왔다. 그리고 줄지어 늘어서서 서로 인사를 하고 악수를 나눴다. 몇 몇 최민혁과 아는 선수들이 아는 체를 했지만 최민혁은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그렇게 최민혁이 마지막으로 태산 베어스 2군의 봉준석 감독과 악수를 했을 때 그가 말했다.
“최 선수. 이제 우물 안에 그만 있고 넓은 바다로 나가게.”
그 바다가 어딘지 최민혁도 알았다.
“네. 감독님.”
최민혁은 일단 대답을 시원하게 했다. 하지만 메이저 리그로 진출은 최민혁으로서도 충분히 고심해 봐야 할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