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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211화 (211/248)

00211 재벌에이스 =========================

유격수 자리에 선 최민혁은 확실히 수비범위가 넓어 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여기 섰을 때 그가 느꼈던 유격수의 수비범위와 지금은 확연히 그 폭의 차이가 났던 것이다.

앞서 수비범위가 양옆 보폭이 각기 5걸음 정도였다면 지금은 3걸음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 말은 양 옆으로 한 걸음 씩만 움직이고 다이빙을 하면 어떤 타구도 다 막을 수 있단 소리였다. 빈틈없는 수비가 가능해 졌다고 할까? 물론 타구의 속도에 그 높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민혁은 자신이 있었다. 어떤 타구도 자신을 통과 시키지 않을.

그 자신감을 증명하듯 최민혁은 태산 베어스 2군의 2번 타자가 친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서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최민혁은 송구가 살짝 불안했다. 다행히 2루수와 경기 전 호흡을 맞춰 본 게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자칫 에러가 나왔을 수도 있었다.

“나이스!”

“잘했어요.”

다행히 그걸 겉으로 티내지 않은 채 최민혁은 2루수와 투수에게 각기 칭찬을 받았다. 그때 세나의 목소리가 최민혁의 머리를 울려왔다.

[좋았어요. 안타 성 타구를 막아 내셨네요. 이제 안타 성 타구 4개만 더 잡으시면 보상 포인트라 지급 됩니다. 거기다 병살타로 연결하셔서 바로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그 말 후 최민혁의 눈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획득 포인트 +3,000. 타자 총 포인트 8,000]

세나가 최민혁에게 약속 한 대로 병살타 하나를 만들어 낼 때마다 3,000포인트를 지급 한 것이다. 최민혁은 자신의 타자 총 포인트를 확인하고는 그 중 5,000포인트로 자신의 타자로써의 능력 중 송구 정확도를 높이고 싶단 생각을 세나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그 생각을 읽은 세나가 바로 그의 눈앞에 뜬 창을 바꿨다.

[소비 포인트 +5,000. 타자 총 포인트 3,000]

최민혁이 그 창을 확인하자 세나는 재빨리 그 창을 지우고 최민혁이 올려 달란 능력의 수치를 올려서 그가 확인할 수 있게 타자 상세창을 그의 눈앞에 다시 띄워주었다.

-야구선수(타자)

수비포지션: 없음

유형: 좌타 클러치 히터

좌 투 상대 컨택: 80

좌 투 상대 파워: 80

우 투 상대 컨택: 80

우 투 상대 파워: 80

번트: 50

배팅 클러치: 70

스피드: 85

송구 정확도: 82

스틸: 50

수비 범위: 82

보유 능력: 한방 스윙(2단계), 전력 질주(2단계), 선구안(3단계)

아이템: 손목 보호대

최민혁은 송구 정확도가 82임을 확인하자 바로 눈앞의 창을 지웠다. 그 사이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고 투수의 투구가 시작 되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의 눈앞에 창은 지금 그의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에 불과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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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 베어스 2군의 타격은 확실히 강했다. 특히 중심 타선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병살타로 분위기가 급다운 된 상태에서 타석에 들어선 태산 베어스 2군의 3번 타자는 타이탄스 투수의 3구를 통타했다.

텅!

그 공은 펜스를 직격했고 3번 타자는 유유히 2루에 서서 들어갔다. 발 빠른 주자였다면 충분히 3루까지 노릴 수 있었는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마치 뒤 타자를 믿는다는 듯 말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바로 증명 되었다.

따악!

맞는 순간 최민혁도 알 수 있었다. 그 타구가 펜스를 넘어 갈 거란 걸 말이다. 태산 베어스 2군의 4번 타자는 타이탄스 투수의 2구를 그대로 힘으로 당겨 쳤다. 그야말로 엄청난 힘이었다. 그 공은 훌쩍 담장을 넘어갔고 순식간에 2점을 획득하며 스코어를 단박에 2대 1로 뒤집었다.

그 상황에서 최민혁은 세나의 목소리를 들었다.

[태산 베어스를 상대로 이기세요. 보상으로 30,00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그 말을 듣고서 최민혁은 기가 찼다. 그럴 것이 세나가 태산 베어스 2군의 타선을 보고 타이탄스의 전력으로는 이기기 어려울 거 같으니까 지금 같은 미션을 제시 한 것이다. 물론 이제 1회고 타이탄스도 얼마든지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딱 봐도 타이탄스 투수들로는 태산 베어스 타선을 막아 내기란 쉽지 않아 보였던 것이다.

타이탄스의 투수들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다른 사회인 야구단이나 독립구단, 타선이 고만고만한 2군 팀의 경우 그렇단 얘기다.

태산 베어스 2군처럼 그 타격이 1군 어지간한 팀 못지않다면 대량 실점은 피할 수 없어보였다.

따악!

그때 태산 베어스 2군 5번 타자가 유격수 머리 위로 빠른 타구를 날렸다. 누가 봐도 안타 성 타구였다.

파앗!

최민혁은 몸을 솟구쳤고 그가 위로 쭈욱 뻗은 글러브에 운 좋게 그 공이 걸렸다.

“와아! 그걸 잡냐?”

“기가 차네.”

당연히 안타 하나를 또 도둑맞은 태산 베어스 2군 덕 아웃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또 위기를 맞을 뻔 했던 타이탄스 덕 아웃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선수들 입에서 새어 나왔고.

“생큐!”

공수가 바뀌면서 마운드를 내려가던 타이탄스 투수와 최민혁은 글러브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그때 세나의 목소리가 최민혁의 머리를 울렸다.

[안타 성 타구를 또 막아 내셨네요. 이제 안타 성 타구 3개만 더 잡으시면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최민혁은 그 소리를 들으며 덕 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2회 초 타이탄스의 공격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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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 베어스 2군의 선발 투수 배재성은 1회 말에 더 득점을 할 수 있었는데 2점으로 그친 게 못내 아쉬웠다. 마운드 위의 투수에게 점수란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다. 점수 차가 클수록 그의 어깨에 올려진 부담감의 무게도 줄어드니까 당연히 몸도 가볍게 컨디션도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뭐 역전한 게 어디야.’

배재성은 팀 타선이 스코어를 2대 1로 뒤집어 준 것에 만족해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1회에 최민혁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배재성의 상태는 여전히 좋았다. 최민혁 때문에 1회 투구수가 확 늘었지만 그건 2회부터 만회해 나가면 됐다.

배재성처럼 볼 컨트롤이 좋은 투수의 장점은 바로 맞춰서도 얼마든지 타자들을 솎아 낼 수 있단 점이었다.

딱!

배재성이 던진 치기 좋은 볼에 역시나 타이탄스의 5번 타자의 배트가 쉽게 돌아갔다.

“앗!”

하지만 그 공을 친 순간 타이탄스의 5번 타자 입에서 다급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공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이다. 그 공은 2루수 정면으로 굴러갔고 2루수가 잡아서 가볍게 1루로 던져 아웃을 잡아냈다.

“좋아!”

공 하나로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아 낸 배재성은 흡족해 하며 다음 타자를 상대했다. 덕 아웃에서 무슨 사인이라도 받았는지 타자는 배재성이 봐도 초구를 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배재성은 가볍게 한 가운데 공을 던졌다. 연습 투구하듯 말이다.

펑!

“스트라이크. 원!”

2구도 마찬가지였다. 타자는 칠 생각이 없어보였고 배재성은 똑같이 한 복판에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펑!

“스트라이크. 투!”

그러고 나자 타이탄스 6번 타자의 눈빛이 변했다. 딱 봐도 이제 칠 기세였다. 그런 타자에게 배재성이 던질 공을 정해져 있었다. 바로 스플리터!

부웅!

“스윙! 삼진 아웃!”

주심의 간결한 콜과 함께 타이탄스 6번 타자는 고개를 푹 숙인 체 덕 아웃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앞선 타석의 타자와 달리 7번 타자는 배재성의 공을 최대한 배트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저런 타자가 투수에게는 가장 귀찮은 유형이었다. 악착같이 투수의 공을 물고 늘어지니까. 하지만 배재성 같은 정교한 볼 컨트롤을 가진 투수에게는 소용없었다.

딱!

바깥쪽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공에 타자는 배트를 낼 수밖에 없었고 그 공을 안타로 만들어 내기에 타자의 역량이 부족했다. 공은 1루수 정면으로 날아갔고 1루수가 그 공을 잡아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그렇게 타이탄스의 2회 초 공격은 5, 6, 7번. 삼자 범퇴로 끝났고 배재성은 공 7개를 던지고 간단히 한 이닝을 막아냈다. 그렇게 공수가 바뀌었고 태산 베어스의 2회 말 공격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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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말 태산 베어스의 공격은 6번부터 시작이었다. 하위 타선이라 그런지 타이탄스의 투수도 공격적으로 임했고 그 결과 6번 타자에게 땅볼을 유도해 내는 데 성공했다. 그 공을 2루수가 잡아서 1루로 던져 아웃을 시켰다.

그렇게 볼 카운트 하나를 올린 타이탄스의 투수는 방심을 했던지 태산 베어스의 7번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다. 2루수 키를 넘기는 중전 안타였는데 유격수인 최민혁은 그걸 옆에서 지켜보고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자기 쪽으로 날아왔으면 안타성 타구를 또 하나 처리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안타를 맞고 나자 정신이 번쩍 든 듯 타이탄스의 투수는 다음 태산 베어스 2군 타자에게 짠물 투구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태산 베어스 2군 8번 타자도 만만치 않았다. 나쁜 공에는 배트가 나가지 않으면서 결국 3-2 풀카운트까지 갔고 타이탄스 투수도 여기서 볼넷을 내 줄 수 없는 터라 승부를 봤다.

따악!

태산 베어스 2군 8번 타자는 몸쪽으로 날아 온 공을 몸을 틀며 제대로 후려쳤다. 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는 비록 땅볼이 되긴 했지만 빨랐다.

재빨리 배트를 던진 태산 베어스 2군 8번 타자는 1루로 뛰면서 그의 시선은 타구를 쫓았다.

‘됐다.’

타구는 정확히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

“헉!”

꿰뚫지 못했다. 미친 유격수가 또 다이빙을 했고 녀석의 글러브에 그 공이 빨려 들어간 것이다. 순간 태산 베어스 2군 8번 타자는 시선을 앞으로 향하고 냅다 뛰기 시작했다. 유격수가 타구를 다이빙까지 하며 막아 냈지만 그렇다고 그가 아웃 된 건 아니었다.

파파파파팟!

죽어라 내달린 그의 다리가 막 1루 베이스를 밟으려 할 때였다.

“아웃!”

1루수심의 콜이 태산 베어스 2군 8번 타자의 귀를 울렸다.

“아아!”

1루 베이스를 밟고 지나가며 자신이 아웃 됐다는 사실에 태산 베어스 2군 8번 타자는 아쉬움을 금할 길 없었다. 그래서 시선이 자신을 아웃시킨 상대 유격수에게로 향했다. 그때 상대 유격수는 유니폼을 털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앞선 1회 말처럼 자신의 타구가 병살타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건 태산 베어스 2군 8번 타자가 잘 했다기보다 1루 주자가 주루 플레이가 그를 살렸다고 보는 게 옳았다.

주자인 태산 베어스 2군의 7번 타자는 혹시나 해서 1루에서 리드를 길게 잡고 있다가 8번 타자가 땅볼을 치자 냅다 달렸다. 그리고 슬라이딩까지 했다.

주자인 태산 베어스 2군의 7번 타자도 상대가 앞서 병살타를 만들어 낸 최민혁이 아니었으면 그 정도까지 열심히 뛰고 슬라이딩까지 하진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뛴 결과 최민혁도 그를 2루에서 잡아 내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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