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에이스-210화 (210/248)

00210 재벌에이스 =========================

펑!

“볼!”

“아아!”

포수는 멋지게 스트라이크 존에서 흘러나온 체인지업을 캐치하며 타자의 배트가 따라 나오지 않자 아쉬운 듯 감탄사를 터트렸다. 하지만 타자가 휘두르지 않았으니 볼 카운트는 3-2. 풀카운트로 변했다.

지금껏 최민혁을 상대로 타자가 던진 공은 모두 5개. 이제 볼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숨 막히는 접전이 펼쳐질 터였다. 그 때문일까? 태산 베어스 배터리의 사인 교환 시간도 좀 더 길어졌다. 최민혁은 투구판을 밟고 곧장 와인드업에 들어가는 상대 투수를 보고 살짝 배트를 짧고 고쳐 쥐었다. 그리고 상대 투수가 공을 뿌리 자 바로 배트를 냈다.

따악!

이번에 태산 베어스 배터리는 최민혁을 잡을 생각이었던지 몸 쪽 직구를 던졌다. 최민혁은 재빨리 내민 배트로 그 공을 쳐냈고 말이다.

너무 몸 쪽에 붙어 들어오는 공이라 최민혁도 그 공을 당겨 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그 공은 1루 쪽 파울 라인을 훌쩍 넘어 갈 수밖에 없었다.

최민혁이 그 공을 밀어 친다면 유격수 앞 땅볼이 확신한 터라 최민혁은 시원하게 배트를 돌려 버린 것이다.

그 뒤 태산 베어스 배터리는 집요하게 코너 워크 위주로 공을 던졌다. 선구안이 좋은 최민혁에게 유인공을 던졌다가 포볼로 내보내지 않으려고 스트라이크 존에 계속 공을 던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 공이 하도 볼 컨트롤이 잘 되어서 스트라이크 존 상하좌우로 걸쳐 들어오다보니 최민혁은 그 공을 치거나 걷어 낼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포수 미트에 들어가게 뒀다간 주심이 삼진을 선언할 테니 말이다.

그렇게 최민혁은 10구까지 상대 투수를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10구 이후부터는 선구안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때 태산 베어스 배터리에게 덕 아웃에서 사인이 들어갔다. 눈치 빠른 최민혁이 그걸 모를 리 없었다.

‘좋아. 그렇다면......’

덕 아웃의 사인이야 뻔했다. 유인구로 유인해 보고 안 치면 걸려라고 말이다. 최민혁 때문에 투수의 투구수가 너무 불어나니 덕 아웃에서 충분히 그런 지시를 내릴 만도 했다.

‘저 투수가 던질 유인구라면.......’

최민혁은 스플리터를 제일 먼저 떠올렸다. 다른 타이탄스 타자라면 아직 상대 투수의 스플리터에 적응하지 못했을 터였다. 하지만 최민혁은 달랐다. 컨택과 파워가 80이나 되는 최민혁은 거기다 보유 능력이 한방 스윙까지 선택했다.

외야 플라이도 한방 스윙을 사용하면 너끈히 홈런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러니 최민혁은 상대 투수의 공을 정확히 맞춘다는 생각으로 때리기만 하면 한방 스윙의 능력 효과로 홈런이 만들어 질 공산이 컸다.

‘어디 해 보자.’

최민혁은 최대한 집중해서 타석에 선 체 상대 투수의 공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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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은 타자인 최민혁을 상대로 풀 카운트까지 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 전에 삼진으로 돌려 세울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최민혁을 상대해 보니 쉽지 않았다. 포수도 조심해서 상대하자는 사인을 보내왔고 말이다.

그래서 6구째 결정구로 배재성은 몸쪽에 꽉 찬 직구를 던졌다. 앞서 타이탄스의 1번 타자를 꼼짝 못하고 삼진으로 잡았던 그 공을 말이다. 하지만 최민혁은 그 공을 가볍게 걷어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공들은 최민혁은 죄다 파울로 만들어냈다. 그러자 덕 아웃에서 사인이 왔다. 승부를 하라고 말이다. 배재성의 유인구에 속지 않으면 타자를 포볼로 걸려도 좋다는 소리였다.

배재성은 가급적 최민혁과 정면 승부를 내고 싶었다. 하지만 덕 아웃의 사인도 무시할 순 없었다. 그래서 결국 포수의 스플리터 사인에 고개를 끄덕였다.

최민혁의 배트가 나오면 삼진으로 잡는 거고 그가 참으면 포볼로 1루로 걸어 나가는 거고 말이다.

“후욱! 후욱!”

배재성은 1회 초 부터 숨이 거칠어졌다. 등 뒤로 벌써 땀이 찼고 말이다. 이게 다 최민혁 때문이었다. 숨을 고른 배재성은 킥킹 동작을 최대한 크게 하고는 포수의 미트를 향해 힘껏 공을 뿌렸다.

그의 투구 폼은 딱 직구와 같았다. 때문에 직구를 기다렸다면 타자의 배트는 나올 수밖에 없었다.

스윽!

태산 베어스 2군 포수는 배재성이 공을 던지자 바로 타자가 움직이는 걸 보고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됐다.’

그런데 타자의 배팅 타이밍이 한 타임 늦었다. 직구 배팅 타이밍이면 벌써 배트가 돌아야 정상이었다.

부웅!

그때 배트가 밑에서 위로 올라왔다. 타자가 대 놓고 어퍼스윙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 타이밍이 스플리터가 떨어지는 타이밍과 딱 맞아 떨어졌다.

“어어!”

따악!

포수의 입에서 우려 섞인 신음성이 흘러나올 때 동시에 타격 음이 동시에 울렸다. 주위에서 보기에 타석의 최민혁이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억지로 걷어 올린 모양새였다.

때문에 태산 베어스 2군 덕 아웃이나 내야수들은 별 대수롭지 않게 솟구쳐 오른 공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투수인 배재성도 최민혁이 워낙 각도 크게 어퍼 스윙을 해서 그 공이 높게 떠올 솟구쳐 올라도 이내 외야로 떨어져 내릴 거라 여겼다.

최민혁이 친 공은 운도 없게 돔 구장에서 가장 비거리가 먼 중앙 펜스로 날아갔다. 중견수는 그 공에 시선을 둔 채 몸을 움직였다.

“어어!”

“저.....저......”

그런데 중견수가 자꾸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 어느 순간 냅다 펜스로 뛰기 시작했다. 중견수가 막 펜스에 도착했을 때였다. 그가 글러브를 위로 뻗었지만 공은 펜스 뒤로 훌쩍 넘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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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배재성의 공을 쳐 놓고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잠시 주시하다가 1루로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1루 베이스를 밟을 때 공은 센터 방면의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1회 초에 타이탄스의 첫 득점이자 최민혁의 첫 타점이었다. 최민혁은 다들 황당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가운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뛰어서 루상을 돌아서 홈 베이스를 밟았다.

타석에 기다리고 있던 타이탄스의 4번 타자와 하이파이브를 한 최민혁은 곧장 덕 아웃으로 향했다.

“와아. 그걸 넘기네.”

“진짜 힘이 대단한가 봐요. 난 뜬 볼로 아웃 될 줄 알았는데.”

“공이 거의 돔 천장에 닿을 뻔 했어요. 안 맞기 다행이지 맞았으며 그대로 떨어졌을 테고 아웃 됐을 공산이 컸으니까.”

“돔 천장을 때리면 홈런 아니에요?”

“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넌 야구 한다는 녀석이 어떻게 고척돔의 그라운드룰 규정도 모르냐?”

고척돔의 내야 페어지역 천장에 공이 맞고 떨어지는 공은 수비수가 잡으면 아웃이었다. 그 공을 수비수가 잡지 못하면 인플레이 상황이 적용 되고 혹시나 천장에 공이 낀 겨우는 볼데드로 인정 2루타가 주어졌다.

즉 최민혁의 경우는 돔 천장을 맞추지 않고 공을 펜스로 넘겨 버렸기에 최상의 결과가 나온 셈이었다.

최민혁은 덕 아웃 벤치에 앉아서 천천히 고르며 타이탄스 동료 선수가 건넨 음료를 마셨다. 그때 세나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을 울려왔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셨네요. 잘하셨습니다. 약속대로 보상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전 타석 출루 미션은 계속 진행 됩니다.]

그 말 후 최민혁의 눈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획득 포인트 +5,000. 타자 총 포인트 5,000]

최민혁이 막 타자 총 포인트를 확인 했을 때였다.

“스윙!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최민혁 다음 타석에 오른 타이탄스의 4번 타자가 배재성의 삼구에 삼진을 당했다. 때문에 최민혁은 눈앞의 간결한 창을 지우고 벤치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글러브와 모자를 챙겨서 야구장으로 뛰어 나갔다.

외야수로 뛰다 내야수로 뛰자 덕 아웃에서 가까워서 좋았다. 최민혁은 유격수 자리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그 사이 마운드에 오른 타이탄스의 선발 투수가 연습 투구를 시작했다.

윤동준 감독도 태산 베어스의 타선이 나정 히어로즈에 비할 바가 아니란 걸 알았다. 그래서 아예 맞춰 잡는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즉 땅볼 유도가 많은 낮은 볼을 잘 던지는 투수 말이다. 한마디로 마운드에서 기죽지 않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가겠단 생각이었는데 그게 적중했다.

따악!

태산 베어스 2군의 1번 타자의 배트는 타이탄스의 투수의 초구에 가차 없이 돌아갔다. 그 타구는 빨랫줄처럼 1, 2루를 꿰뚫었고 타자는 설렁설렁 뛰어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나이스!”

“자자. 1회에 딱 5점만 내자.”

톱타자의 진루에 태산 베어스 2군 덕 아웃이 조금 소란스러워졌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아무래도 사회인 야구단을 상대로 시합을 하면서 시끄럽게 떠드는 건 그들이 생각해도 아니다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 사이 대기 타석에 있던 2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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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 베어스 2군 봉준석 감독은 타자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이 알아서 하란 뜻이었다. 2군 이지만 그들도 프로이지 않은가?

비록 1회 초에 아쉽게 1점을 내 주긴 했지만 그걸 신경 쓰는 사람은 태산 베어스 2군 덕 아웃에 아무도 없었다. 점수야 내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왜 타격하면 태산 베어스인지 증명이라도 하듯 톱타자가 안타를 치고 진루를 했다. 이어서 2번 타자 역시 초구를 끌어 당겨서 큼직한 파울 홈런을 날렸다. 그러자 타이탄스 투수가 쫄아서는 볼을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지지 못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볼 카운트가 3-1으로 내몰렸고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 갔다 내려 온 뒤 진정이 되어 보이는 타이탄스의 투수는 과감히 한 복판에 공을 던졌다.

펑!

“스트라이크! 투!”

그렇게 볼 카운트는 3-2 풀카운트로 바뀌고 타이탄스 투수는 승부구를 던졌다. 그런데 과감해도 너무 과감했다. 한 복판에다가 떡 하니 공을 던졌으니 말이다. 그 공을 그냥 둘 2번 타자가 아니었다.

따악!

타구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날아갔다. 너무 좋은 공이 오다 보니 태산 베어스 2번 타자가 너무 흥분해서 공을 제대로 배트에 중심에 맞추지 못했다. 그래서 땅볼이 되었지만 풀 스윙을 한 탓에 타구가 빨랐다. 누가 봐도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는 안타가 확실했다.

휘이익!

그때 유격수가 몸을 날렸다. 타구는 원 바운드 후 투 바운드가 되면서 타구 속도가 좀 느려졌는데 그때 유격수가 다이빙하며 내 뻗은 글러브에 타구가 속 빨려 들어갔다. 유격수는 엎드린 상태에서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글러브 속의 공을 빼내서 2루로 던졌다.

유격수가 몸을 던져 공을 잡는 걸 본 2루수는 즉시 2루로 가 있었고 유격수가 던진 공을 받자 글러브에서 공을 빼내서 1루로 던졌다.

펑!

타이탄스의 1루스 글러브에 공이 들어오고 나서 뒤이어 태산 베어스 2군의 2번 타자가 1루 베이스를 밟고 지나갔다.

“아웃!”

1루심이 바로 아웃을 선언했다. 1회 말 공격을 시작하고 바로 터진 6-4-3으로 이어진 병살타에 태산 베어스 덕 아웃이 충격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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