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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199화 (199/248)

00199 재벌에이스 =========================

주민성의 수하들도 기가 차다는 얼굴로 침대 위의 김관영을 쳐다보았다. 엄밀히 말해서 김관영은 그들의 상관이었다.

지금은 비록 3팀의 부 팀장이지만 그가 언제 2팀의 부 팀장이나 팀장으로 영전해 올지 모르는 일이니까. 그래서 팀원들끼리만 있었다면 그들은 아마도 이 방 안에도 들어오지 못했을 터였다. 부 팀장보다 더 높은 팀장의 지시가 없었다면 말이다.

주민성도 김관영을 보고 꺼려하는 눈빛의 수하들을 보고 차분히 말했다.

“저 놈은 더 이상 부 팀장이 아니다. 그러니 격식 따윈 차릴 필요 없어.”

주민성의 그 말에 2팀 경호원들의 눈빛이 싹 변했다. 평소 보통 사람들을 대하듯 오만한 눈빛으로 김관영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어쩔까요?”

그때 주민성의 옆에 있던 경호원이 그에게 물었다. 김관영은 세상 모르고 잘 자고 있었다. 그런 그를 지금 굳이 깨울 필요는 없었다.

“그냥 놔 둬. 감시는 하고.”

“네.”

그 말 후 주민성은 안방을 나왔다. 59평형의 빌라는 내부도 호화로웠다. 집 안을 살피던 주민성이 중얼거렸다.

“이 새끼 얼마나 해 처먹은 거야?”

집이 원래부터 부자였다면 할 말 없지만 경호원 연봉으로 이런 곳에 산다는 건 말이 안 됐다.

물론 오성그룹 경호원들의 연봉이 약한 건 아니었다. 오성그룹 일반 직원보다 조금 더 높게 연봉이 책정 되었으니까.

경호원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었다. 바로 정보 유출. 만약 김관영이 태어날 때부터 적어도 은수저 정도는 물고 태어나지 않았다며 다른 기업에 정보를 팔아먹은 게 확실했다. 뭐 그 정도야 조사하면 바로 나왔다.

그때 옆집에서 신고를 했는지 경찰이 떴다. 하지만 주민성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관할 경찰서장에게 전화 한 통을 넣고 나자 그곳을 찾은 경찰들의 허리가 직각으로 굽혀졌다.

“그럼 수고들 하십시오.”

그리곤 곧장 그곳을 떠났다. 그 뒤 오성그룹 본사에서 온 자들이 김관영의 컴퓨터를 살폈다. 한 시간 여의 분석 끝에 그들 중 한 명이 주민성에게 얘기했다.

“놈이 확실합니다.”

그 말에 주민성의 시선이 안방으로 향했다. 측은한 눈빛으로 안방을 보던 주민성은 본사에서 온 직원들이 김관영의 컴퓨터를 통째 떼어 내서 사라지는 걸 가만히 지켜만 봤다.

유태국 실장에게는 그가 보고하지 않아도 본사에서 알아서 보고를 할 터였다. 지금 그가 할 일은 그놈, 즉 김관영을 잘 확보, 아니 데리고 있는 일이었다.

“2명씩 돌아가며 감시하고 나머진 눈들 좀 붙여.”

자신은 괜찮지만 어제부터 거의 자지 못한 수하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서 돌아가면서 쉬게 하고 자신은 빌라의 유일한 입구 앞에 의자를 놓고 거기 앉아서 눈을 감고 있었다. 누가 보면 앉아서 자는 것 같아 보였지만 미세한 소리라도 나면 그는 번쩍 눈을 떴다. 그리고 별 일 아니면 다시 눈을 감았고 말이다. 때문에 누구도 그의 허락 없이 빌라 안팎으로 나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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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 자기 방으로 텔레포트 한 최민혁은 조용히 욕실로 가서 씻고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그가 김관영의 집에서 올린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좋군.”

그 동영상의 조회 수가 빠르게 오르고 있었다. 자신의 해킹 능력이 이번에도 제대로 제몫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였다. 갑자기 최민혁의 눈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획득 포인트 +7,500. 사업가 총 포인트 7,500]

갑자기 생겨난 포인트에 최민혁이 어리둥절해 할 때 세나의 설명이 있었다.

[강동경찰서의 조사 과정에서 인신매매조직원 중 하나가 그들의 다른 아지트를 불었고 그곳을 급습한 경찰들에 의해서 다른 인신매매조직이 검거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신매매 되어 팔릴 뻔한 사람들도 다수 구할 수 있었고요. 그로 인해 생겨난 보상 포인트가 마스터에게 지급 된 겁니다.]

최민혁으로서는 도랑치고 가재 잡은 격이었다. 안 그래도 텅 비어 버린 포인트가 신경이 쓰였는데 이로써 오늘밤도 편안히 발 뻗고 잘 수 있을 거 같았다. 반대로 일이 더 늘어나 버린 모친은 잘못하면 사흘이 아니라 나흘은 경찰서에 계셔야 할지 몰랐다.

자식으로서, 또 이 일을 만든 원인 제공자로서 최민혁은 내일 모친을 찾아 봬야겠다고 생각했다.

최민혁은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웠다가 마지막으로 확인을 했다. 주민성에게 걸어 둔 추적 능력을 말이다.

“그렇지.”

최민혁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그럴 것이 주민성을 추적 해 본 결과 그가 김관영의 집안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민성은 분명 김관영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왜 김관영의 집에 들어가 있겠는가? 그건 다 유태국 실장이 그렇게 시켰기 때문이었다. 최민혁은 그걸 확인하려고 유태국으로 능력빙의를 한 번 더 하려다 그만 두었다.

하루에 두 번 밖에 쓰지 못하는 능력빙의를 지금 다 써버렸다가 낮에 쓸 일이 생기면 곤란했으니까. 대신 세나에게 물었다.

“세나. 김관영의 컴퓨터 아이피 추적당했지?”

그러자 세나가 바로 대답했다.

[오성그룹에서 아이피 추적을 했고 그 위치도 파악되었습니다.]

세나의 대답을 듣고 최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진짜 자기 전 마지막으로 김관영에게 명복을 빌어 주었다.

“킥킥.....”

그런데 갑자기 벌거벗은 채 때수건을 낀 체 침대에 누워 있던 김관영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웃기 시작한 최민혁은 거의 10여분을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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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

“으으으으....”

김관영은 누가 그의 머리를 치자 불쾌한 얼굴로 눈을 떴다. 그런데 그의 주위로 시커먼 정장 남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그 중에는 김관영도 아는 얼굴도 하나 있었다.

“너희들 뭐야?”

벌떡 상체를 일으킨 김관영이 소리쳤다. 동시에 그는 확인 할 수 있었다. 자신이 다 벗고 있음을. 한 손에 때수건이 끼워져 있었고.

김관영은 빠르게 생각했다. 어제 분명 집으로 퇴근한 그는 욕실에서 씻었다. 그게 그의 기억의 전부였다. 그런데 날이 훤히 밝아 있었고 오성그룹 경호원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들이 그가 소속 된 3팀 경호원들이라면 그도 눈치는 보지 않았을 터였다. 그러나 그를 에워싸고 있는 경호원들은 2팀 경호원들이었다.

“깨어났습니다.”

그들 중 하나가 방밖으로 소리치자 누군가 안방으로 들어왔다. 그를 보고 김관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바로 경호 2팀의 팀장인 주민성이었으니까. 워낙 바쁜 인물이라 김관영도 작년에 딱 두 번 밖에 보지 못했던 주민성이었다. 그런 그가 왜 이 시간에 그의 집에, 그것도 그의 수하들과 같이 있단 말인가?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주민성도 2팀의 경호원들도 김관영의 궁금증을 해소 시켜 줄 생각은 없는 듯 했다.

“대충 입혀서 데려 가.”

주민성의 말에 경호 2팀의 경호원 한 명이 안방 옷장을 뒤져서 속옷과 간편한 트레이닝복을 찾아내서 김관영에게 던졌다. 김관영은 주섬주섬 그 옷을 챙겨 입으며 계속 눈치를 살폈다.

눈치로 부 팀장까지 오른 김관영이었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그에게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쯤은 그도 눈치 채고 있었다.

‘빌어먹을.....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김관영이 옷을 다 갖춰 입자 2팀 경호원들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양쪽에 두 명이 그의 양팔을 잡았고 그 앞으로 한 명 뒤로 한 명이 선 체 그를 끌고 빌라를 나섰다. 빌라 입구에 승합차가 바짝 붙어 대기 중이라 김관영은 바로 그 차에 올랐다. 그때 그가 자신의 양팔을 잡은 그의 양옆에 앉은 경호원 중 한 명에게 물었다.

“지금 어디로 가는 거냐?”

“..............”

하지만 그는 그 말을 못 들은 척 정면만 주시했다. 결국 김관영은 자신이 어디로 끌려가는 지도 모른 채 1시간을 꼼짝 못하고 그 승합차에 타고 있어야 했다.

경호원들이 그의 눈을 가리지 않았기에 김관영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는 이동 중에 알 수 있었다.

‘용인?’

김관영은 용인의 한 별장에서 내렸다. 그리고 곧장 그 별장 안으로, 아니 별장의 지하실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김관영은 전혀 생각지 못한 사람을 만났다.

“헉! 실, 실장님.”

바로 유태국 비서실장을 말이다. 그가 웃으며 그를 환영했다. 그런데 어째 환영 받기엔 장소가 좋지 못했다. 딱 봐도 지하실은 고문실이었다.

‘씨발. 좃 됐다.’

자신을 보고 실실 웃으며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유태국을 보면서 김관영은 직감했다. 아무래도 여기서 살아서 나가긴 틀린 거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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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흐흠......”

이주나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잠에서 깼다. 그런 그녀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그럴 것이 너무 달게 잘 잤기 때문이었다. 하루 24시간에서 그녀가 잠자는 시간은 고작 4시간에 불과했다. 그 4시간도 스트레스로 인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달게 잘 잔 건 미국에서 죽은 그녀의 연인 조명진과 동거 생활을 할 때뿐이었다.

아마 그때 잘 먹고 잘 잔 것 때문에 더 행복했던 그녀는 죽은 조명진을 더 잊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그와 같이 살았을 때와 똑같이 잘 잤다. 그것도 어제 과음을 했음에도 속도 하나 부대끼지 않고 머리도 맑았다.

이주나는 혹시 이게 꿈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눈을 떠 보기로 했다. 그럼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있을 테니까. 이주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익숙한 천장 모양, 그리고 방 안의 전경은 그녀의 아지트 위에 딸린 베드룸이었다. 동시에 어제 최민혁과 이곳 아지트에서 떡볶이와 와인을 먹은 게 생각났다. 그리고...........

“하아!”

그와의 뜨거웠던 시간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저번엔 그 생각에 얼굴을 붉혔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저 한숨만 나왔다.

그렇게 다짐 했거늘. 또 그와 자고 만 것이다. 그것도 좋아서 실신할 지경까지.......

조명진과도 이렇게 뜨겁게 사랑을 나눈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 뒤 너무도 편안하고 달게 잘 잤다. 그것이 무슨 뜻이겠는가?

“이런 걸 두고 환상적인 궁합이란 거겠지?”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도 마찬가지로 최민혁과 자는 게 이주나는 너무 좋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최민혁을 사랑하는가? 거기에 대해서 이주나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에이. 몰라.”

벌떡 몸을 일으킨 이주나는 늘씬한 자태를 뽐내며 욕실로 향했다. 그렇게 씻고 베드룸의 옷장에서 새 옷을 꺼내 입은 이주나는 아지트로 내려가서 간단히 아침을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출근하는 길에 고심했다. 최민혁에게 전화를 걸지 아니면 그가 전화를 걸어 올 때까지 기다릴지를 말이다. 결론은 그녀가 먼저 전화를 거는 쪽으로 내려졌다.

“그 녀석이 내게 먼저 전화 할 리가 없지.”

그녀에게 물어 볼 일이나 부탁 할 일 없이 사적으로 전화를 할 최민혁이 아니란 걸 그녀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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