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91 재벌에이스 =========================
누구나 자신이 말하는 걸 끊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었다. 그건 최민혁의 모친도 마찬가지였고.
-왜?
살짝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로 들려왔다. 하지만 이건 다 최민혁이 의도한 바라 그는 자기 할 말을 그대로 모친에게 했다.
“전 이 사건을 어머니께 맡겼습니다만.”
-뭐?
“장기매매단을 소탕하는 건 이곳 관할 경찰서가 아닌 강동 경찰서가 되어야 한단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직접 현장에 솔선수범해서 나가서 부하들의 이끌고 장기매매단을 소탕한 여자경찰서장! 내일 신문 일면을 장식하시겠네요.”
-.............
최민혁의 그 말에 모친은 잠시 말이 없으셨다. 그때 무슨 생각이 드셨는지 모친이 불쑥 말했다.
-그래. 까짓 나도 한 번 해 보자. 내가 유명해 지면 서울경찰청장 그 양반도 널 함부로 못 건드리겠지. 좋아. 장기매매단의 소굴이 어디라고?
모친은 어느 정도 최민혁의 말을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근데 서울경찰청장이라니?
그러고 보니 장현석 그 양반이 시퍼렇게 두 눈 뜨고 살아있었다. 서울경찰청장의 자리를 그대로 꿰차고.
‘깜박하고 있었네.’
최민혁은 잊고 있었지만 같은 경찰이라 모친은 달랐던 것이다. 자기보다 까마득히 높은 위치에 있는 그 양반의 영향력에 모친은 계속 눈치를 보고 살고 있었던 것이고.
‘일단 이번 사건부터 해결하고 그 다음......’
모친의 말처럼 이 사건을 그의 모친이 해결하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고 그럼 서울경찰청장이 아니라 경찰청장도 그녀를 어쩔 수 없게 될 터였다. 그 사이 최민혁은 서울경찰청장 장현석을 그 자리에서 끌어 내릴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그가 그 자리에 있는 한 모친은 물론 자신의 안위도 불안했으니까. 서울경찰청장이라면 없는 죄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리였다.
“거기가 어디냐면요..............”
최민혁은 장기매매단이 어디 있는지 모친께 상세히 얘기해 드렸다. 그러자 모친이 여장부답게 최민혁에게 말했다.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넌 집에 가서 얌전히 있어. 다음 주에 전지훈련 간다는 녀석이 이런 사고나 치고 말이야.
모친과 그렇게 통화를 끝낸 최민혁은 모친이 시킨 대로 곧장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한 최민혁은 집에 문이란 문은 다 열고 청소를 시작했다. 겨울이라 꽁꽁 문을 닫아 놓다보니 집 안에 먼지가 켜켜이 쌓인 것이다. 그 먼지를 털어내고 청소기를 돌린 뒤 바닥을 닦았다. 그러면서 최민혁은 생각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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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뭔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나 고민스런 일이 생기면 먼저 머리를 비웠다. 그때 그가 잘 하는 행동이 바로 집 청소였다. 즉 청소를 통해 집도 깨끗하게 만들고 동시에 머리도 비우고 말이다. 그 다음 생각을 해보면 의외로 쉽게 결정도 내려지고 고민의 해결책도 떠올랐다.
“역시 장현석은 털고 가야 해. 그냥 둬서 될 일이 아니야.”
다른 문제와 달리 서울경찰청장인 장현석은 최민혁이나 그의 가족들에게 거의 암덩어리 수준의 재앙이었다. 그런 재앙을 계속 방치해 둔다면 그 뿐 아니라 가족들도 위험했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최민혁은 확인 작업은 거치기로 했다. 장현석이 진짜 암 덩어리가 맞는지 말이다.
최민혁은 망설일 것 없이 하루 두 번 쓸 수 있는 능력빙의를 한 번 더 사용했다. 서울경찰청장 장현석으로 말이다. 능력빙의를 통해서 그가 무슨 생각 중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말이다.
“으음.........”
능력 빙의를 쓰고 나서 1분도 채 되지 않아 최민혁의 눈살을 찌푸렸다. 최민혁은 능력 빙의를 하자마자 장현석이 자신에게 어떤 감정 인지부터 살폈다. 그랬더니.......
“이거 그냥 둬선 절대 안 될 작자로군.”
최민혁에 대한 장현석의 적대감은 엄청났다. 그건 모친도 마찬가지였고. 실제로도 몇 가지 시책으로 강동경찰서장인 모친을 압박 중이기도 했고 말이다. 모친이 아까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는 최민혁이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 최민혁은 그가 저지른 각종 비리들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그런데 그 비리가 너무 많았고 광범위하기 까지 했다. 문제는 그 비리들을 증명할 길이 없다는 점이었다.
“진짜 치밀하고 무서운 자야.”
장현석 서울경찰청장은 오성그룹의 실세인 유태국 비서실장 못지않은 늙은 여우였던 것이다. 그의 비리는 현실적으로 증명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유태국 비서실장처럼 그 역시 경찰 최고위 간부, 즉 경무관이 되기 전에 딱 한번 저지른 실수가 있었다.
그걸 감추기 위해서 장현석은 사람까지 죽였다. 물론 직접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진 않았다. 하지만 그 일을 저지른 자가 지금 감옥에서 얌전히 썩고 있었다.
‘권대동!’
장현석의 고향 후배로 그가 강남 경찰서장을 지내고 있을 때 그를 위해서 뭐든 물불 가리지 않고 나서 준 사람이었다. 장현석은 그런 그를 이용해서 자신의 죄를 덮고 대신 그로 하여금 그 죗값을 대신 치르게 만들었다. 그리곤 지금 그는 그 권대동 마저 없앨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의 유일한 오점을 지우기 위해서 말이다.
“정말 뼛속까지 나쁜 인간이로군.”
그래서 더더욱 장현석 같은 자가 민중의 지팡이 경찰의 수장이 되게 내 버려 둘 순 없었다. 최민혁은 장현석의 머리를 털어서 권대동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쥐어 짜냈다. 그 사이 시간이 흘렀고 최민혁에게 주어진 능력빙의 시간도 끝이 났다.
최민혁은 장현석을 어떻게 응징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 역시 유태국처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자가 아니었기에 치밀한 계획이 필요했던 것이다.
“역시 핵심은 권대동이야. 그에게서 장현석이 살인 교사를 했단 사실을 자백 받고 또 그걸 증명할 증거를 얻어 내야 만 해. 그러려면...........”
자신이 감옥에 있는 권대동을 만나야 했다. 장현석의 기억에 따르면 권대동은 서울 구치소에 있었다. 장현석이 자신의 약점인 권대동을 여태 곁에 두고 관리 해 온 것이다. 그렇다면 최민혁이 권대동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 될 거 같았다. 그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최민혁은 부엌으로 향했다. 벌써 저녁 준비할 시간이 다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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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밥을 안치고 밑반찬 몇 가지를 만들던 최민혁의 얼굴이 갑자기 굳었다. 그럴 것이 그의 경고 능력이 발동이 된 것이다. 그렇다는 건 집 근처에 그를 해치러 누가 왔단 소리였다. 최민혁은 조용히 옥상으로 올라가서 집 주위를 살폈다. 그랬더니 집 앞 도로에서 한 50미터 떨어진 거리에 승합차 한 대가 서 있었다. 그 승합차는 차 넘버를 보아하니 렌터카였다.
차 안은 워낙 선탠을 찐하게 한 터라 옥상 위에서 들여다 볼 순 없었다.
“누구지?”
누가 자신을 해치러 왔을 까 생각하던 최민혁은 바로 두 가지 능력을 한꺼번에 사용했다.
스르르르!
갑자기 옥상 위의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먼저 투명인간의 능력을 사용한 것이다. 그 상태에서 최민혁은 자신을 해치러 온 자들이 있는 승합차로 순간이동했다. 최민혁의 생각은 아예 차 안으로 순간이동 되길 바랐는데 그것까지 되진 않았다.
그렇게 투명인간 상태로 최민혁은 승합차 옆으로 순간이동했다. 최민혁은 곧장 승합차 문을 열려 했는데 문이 잠겨있었다.
그래서 귀찮지만 자신의 능력 중 하나인 언락을 사용했다.
척!
그러자 안쪽에서 잠겨 있던 승합차 잠금 장치가 풀렸고 최민혁은 바로 승합차 문을 열었다.
“뭐, 뭐야?”
“이, 이게 대체 무슨.....”
승합차 안에 잘 있던 자들은 잠가 둔 차 문이 저절로 열렸으니 놀라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딱 거기까지였다.
파지지지직!
“으드드드드!”
승합차 안에 있던 검은 정장의 남자 넷이 그 안에서 두 눈을 까뒤집고 좀비 춤을 췄다. 그러다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고 넷 다 쓰러졌을 때였다.
촤르르르! 쾅!
활짝 열려 있던 승합차 문이 자동으로 닫히면서 주위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해졌다. 승합차는 선탠이 워낙 진해서 밖에선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지나가던 사람들이 알 일은 없었고.
스르르르!
그걸 알기에 차안에서 최민혁은 바로 투명인간의 능력을 풀고 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넷을 한꺼번에 직격한 전기맨의 능력은 전압이 분산 되어서 그런지 넷 다 심장을 멈추게 만들진 않았고 단순하게 기절만 시킨 상태였다. 최민혁은 먼저 그들의 몸을 뒤졌다.
“오성그룹 경호원?”
그들 몸에서 그들의 신분증이 바로 나왔다. 그런데 이들이 왜 자신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었단 말인가?
최민혁은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승합차 운전석으로 움직였다. 아무래도 이들과 진지하게 얘기를 좀 나눠야 할 거 같아서 말이다. 최민혁은 승합차에 시동을 걸고 그 차를 몰아 인근 공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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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터는 곧 건물이 들어 설 예정지로 공터 주위로 펜스가 쳐져 있었다. 때문에 그 안으로 차가 들어가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안에 승합차를 넣고 나서였다.
“이것들한테 어떻게 자백을 받아내지?”
오성그룹의 경호원들은 조폭이나 양아치, 깡패 새끼들과 달리 신분이 확실한 자들이었다. 때문에 앞서 서울역에서 깡패 새끼들에게 했던 것처럼 개 몽둥이로 무조건 두들겨서 자백을 받아내기가 좀 그랬다.
뭐 자신을 해치려 한 자들이니 최민혁도 독하게 마음먹고 그렇게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시간이 걸렸다.
최민혁은 놈들의 입에서 술술 자백이 나오게 만들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고 그 생각을 읽은 세나가 바로 반응을 보였다.
[뭐든 숨김 없이 죄다 털어 놓게 만드는 자백 능력이 있긴 해요. 하지만 그 자백 능력은 무한 사용이 가능하고 단계가 없어요. 또 마스터가 원하신 능력인 만큼 당연히 비쌀 거란 건 아시겠죠?]
세나가 은근히 겁을 주자 최민혁도 바로 지르지 못하고 물었다.
“얼만데?”
[3만 포인트에요.]
“으음......”
최민혁의 입에서 절로 신음성이 새어 나왔다. 3만 포인트면 아마 여태 최민혁이 구입한 능력 중에서 가장 비싼 능력이 아닐까 싶었다.
보아하니 세나는 이번에 최민혁의 사업가 총 포인트를 거덜 낼 작정을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최민혁은 포인트 신경 쓸 데가 아니었다. 포인트는 어차피 추후 쌓으면 되지만 지금 그를 해치려는 자는 추후, 즉 뒤가 없었다. 누군지 몰라도 빨리 밝혀내서 조치를 취하는 게 급선무였다.
“좋아. 구입할게.”
최민혁이 대답이 떨어지자 세나가 바로 그의 눈앞에 간결한 창부터 띄웠다.
[소비 포인트 +30,000. 사업가 총 포인트 2,000]
최민혁이 사업가 총 포인트를 확인하게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실 때 세나가 바로 그 창을 지우고 새로운 창을 그의 눈앞에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