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7 재벌에이스 =========================
포수가 황당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자 그제야 최민혁도 힐끗 타석의 타자를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본적이 있는 타자 같은데?’
최민혁의 정신의 주체인 차성국도 메이저 리그에서 뛴 타자 강정남을 알아 본 것이다. 강정남이 미국에서 친 사고나 국내에서 저지른 교통사고로 인해 그 만큼 이슈가 되었는데 차성국도 TV나 신문을 통해서 그걸 접했던 것이다. 뭐든 한 번 보면 다 기억하는 차성국의 기억 속에 당연히 그런 강정남의 모습은 생생히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아아! 강정남 선수!”
최민혁이 그제야 타석의 타자를 알아보자 타이탄스의 포수는 기가 차다는 듯 그런 최민혁을 쳐다보았다. 타이탄스의 포수가 아는 한 최민혁과 강정남은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강정남이 메이저 무대에 가기 전에 둘은 팀을 대표하는 거포와 에이스였고 2015년 월드베이스볼에 같이 뛰기도 했고 말이다.
최민혁은 포수가 또 자신을 황당한 시선으로 쳐다보자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농담입니다. 강 선수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그만 들어가시죠. 주심이 쬐려보고 난린데.”
최민혁의 말에 힐끗 뒤를 돌아 본 포수가 그에게 말했다.
“그럼 최 선수가 알아서 하십시오.”
그 말 후 타이탄스의 포수가 자기 자리로 돌아갈 때 최민혁은 빠르게 생각했다.
‘강정남이면 메이저 리그에서 뛴 타자잖아. 그 말은 제법 잘 친다는 소리고.’
최민혁은 왜 타이탄스의 포수가 자신이 한 복판 투심을 던지겠다고 하자 놀라 마운드에 올라왔는지 알거 같았다. 그 정도로 지금 타석의 타자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란 소리였다.
‘그게 뭐?’
하지만 최민혁은 강정남의 무서움을 알지 못했다. 한마디로 하룻강아지였던 것이다.
최민혁은 제대로 제구 된 공은 느려도 상대 타자가 치기 쉽지 않다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포수가 제자리로 돌아가서 앉자 아까와 같은 한복판 투심 사인을 냈다. 그리고 실제로 초구를 강정남의 스트라이크 존 안, 한 복판에다가 투심을 꽂아 넣었다.
펑!
“스트라이크! 원!”
그런데 그게 또 먹혔다. 그럴 것이 강정남은 최민혁이 코너워크 된 피칭을 할 거라 확신하고 있었기에 느릿한 투심이 한 복판으로 날아오자 놀라서 그걸 그냥 멍하니 지켜만 본 것이다.
“허어!”
대신 기가 차다는 얼굴로 마운드의 최민혁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강정남도 최민혁이 자신을 삼진 잡기 위한 투구를 할 거란 건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강하게 눈빛을 빛냈다.
‘한 번 해 보자 이거지? 좋다. 승부를 보자.’
강정남은 투지가 갑자기 활활 타올랐다. 그런 줄도 모르고 최민혁은 자신의 구종 중 가장 자신 있는 변화구인 슬라이더를 2구로 던졌다.
따악!
그런데 그 공 또 강정남이 억지로 걷어냈다. 다른 타자였으면 배트가 헛돌았을 공이었는데 말이다. 최민혁도 그걸 보고 강정남이 만만찮은 타자란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뭐 어쨌단 말인가?
최민혁에게는 구속을 커버해 줄 제구력 뿐 아니라 또 하나 장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공의 구위였다.
비록 느려도 최민혁은 제구와 구위로 얼마든지 강정남을 잡아 낼 자신이 있었다. 물론 그건 순전히 하룻강아지인 최민혁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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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
타이탄스의 포수는 최민혁이 똥배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강정남을 상대로 기어코 초구에 한 복판 투심을 던졌다. 만약 강정남이 칠 생각이 있었으면 바로 두들겨 맞았을 볼이었다. 그리고 2구에 슬라이더!
워낙 구위가 살아 있다 보니 강정남도 그 슬라이더는 걷어 내기 급급했다. 그리고 3구에 최민혁은 또 한 복판 투심 사인을 냈다. 이건 타자보고 어디 자기 공을 마음껏 한 번 쳐 보란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타자는 그 공을 냅다 쳤다.
따악!
코너워크로 까다롭게 자신을 상대할 거란 강정남의 예상을 깨고 최민혁은 정말 기가 막힐 뻔 한 한 복판 직구를 던졌고 그 공을 강정남은 여지없이 쳐냈다. 타구는 쭉 뻗어나갔다.
맞는 순간 이건 넘어갔다 싶을 정도로 높이도 좋고 타구의 힘도 살아있었다.
“와아아아아!”
“하아!”
그걸 보고 나정 히어로즈 2군 덕 아웃에는 함성이 반대로 타이탄스 덕 아웃에는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마운드 위의 최민혁은 뒤돌아서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쳐다보다 감탄하며 말했다.
“와아! 그 공을 저기까지 날리다니......”
최민혁이 판단키로 자신의 투심은 다른 타자라면 쳐 바야 내야를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강정남은 그 공을 밀어 쳐서 외야수를 뒷걸음질 치게 만들 정도로 멀리 날려 보낸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최민혁이 그 말이 있고 잘 날아가던 타구가 힘을 잃고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견수가 워닝 트랙 바로 앞에서 그 공을 잡아냈다.
강정남은 그걸 보고 쓴 웃음을 지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강정남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최민혁의 느려 터진 투심을 통타 했을 때 손바닥이 다 찌릿한 걸 말이다. 하지만 그는 그걸 억지로 힘으로 밀어 쳤다.
‘빌어먹을. 좋은 공은 안 줄줄 알았는데....’
최민혁이 설마 이렇게 칠 테면 쳐보란 식으로 공격적으로 나올지 강정남인들 어떻게 알았겠는가? 당연히 전혀 예상 밖의 상황인지라 타석에서 강정남은 자신의 전력을 다 발휘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투심의 구위가....... 이거 올해가 벌써 기대가 되는 걸?’
강정남은 패자로 덕 아웃으로 향하면서 최민혁을 보고 웃었다. 하지만 강정남의 그 웃음을 보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와아아아아!”
타이탄스의 덕 아웃에서 선수들이 마운드로 쏟아져 나왔고 내, 외야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무슨 시리즈 우승이라도 한 듯 마운드 위에서 한데 뭉쳐서 승리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그런 그들을 나정 히어로즈 2군 선수들이 부럽다는 듯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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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도 자신이 갑자기 승리 투수가 된 게 기뻤다. 마지막 한 이닝 투구를 하기로 했지만 설마하니 자신이 승리 투수까지 될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하지만 역시 최민혁을 가장 크게 웃게 만든 건 그의 눈앞에 뜬 간결한 창이었다.
[획득 포인트 +3,000. 타자 총 포인트: 11,160]
그때 세나의 간략한 세나의 설명이 있었다.
[원래는 투수 총 포인트로 계산이 되어야 하는데 당장은 번거로운 거 같아서 타자 총 포인트에 3,000포인트를 합산 시켰습니다. 앞으로 마스터가 투수로 본격적으로 투구를 시작하면 타자 총 포인트를 투수 총 포인트로 옮겨서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최민혁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본격적으로 타이탄스 선수들의 축하를 받느라 한 동안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오늘 타이탄스와 상대 해 준 나정 히어로즈 2군 선수들과 상호 인사 뒤 경기를 마무리 지은 최민혁은 덕 아웃으로 향했다.
“오늘도 잘 했네.”
덕 아웃의 타이탄스 감독 윤동준이 이젠 좀 편한 얼굴로 최민혁에게 말했다. 그런 그에게 최민혁은 웃음으로 화답했고.
최민혁은 승리한 타이탄스 선수들과 고척 돔의 샤워 실에서 같이 몸을 씻으면서 그들과 친분을 더욱 돈독케 한 뒤 그들과 작별을 했다.
“같이 한 잔 하지.”
“그러게.”
“죄송합니다. 약속이 있어서....”
친분을 너무 과하게 쌓았는지 타이탄스 선수들 중 몇 명이 최민혁에게 같이 술 한 잔 마시자고 했는데 최민혁은 그걸 정중히 거절했다. 이런 식의 방심이 화를 불러 온다는 걸 누구보다 최민혁 자신이 잘 알았던 것이다.
강정남 선수만 봐도 그렇다. 그는 메이저 무대에 잘 적응했다. 하지만 결국 팀에서 방출 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 이유가 바로 지금 같은 경우였다.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다가 사고를 친 것이다. 그걸로 그의 메이저 리그 생활도 쫑 난 것이고. 최민혁은 그런 황당한 일을 겪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말이다. 무엇보다 세나가 가만있을 리 없었다.
[마스터. 아까 마지막 투구는 정말 위험했었어요.]
최민혁이 운전석에 앉자마자 세나가 말을 걸어왔다.
[그래서 말인데 투수의 보유 능력을 하나 추천 할까 하는데...........]
세나의 판촉 활동이 시작 된 것이다. 세일의 여왕인 세나가 또 자신에게 무슨 능력을 팔아먹을지 최민혁도 조금 기대는 됐다. 그래서 최민혁은 시동을 걸기 전에 세나에게 말했다.
“그 능력을 구입 하기 앞서서 기존의 능력부터 업그레이드 시키는 게 먼저가 아닐까?”
[..........]
최민혁의 그 말에 세나가 제대로 한방 먹은 듯 잠시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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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마스터. 제가 너무 좋은 능력이 있어서 그만.... 말씀하신대로 기존에 마스터가 가지고 계신 능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나는 능청스럽게 구렁이 담 넘어 가듯 말하며 최민혁 앞에 투수의 상세 창을 띄웠다.
-야구선수(투수)
주 포지션: 선발 투수
유형: 좌완 에이스
제구력: 90
구위: 90
수비력: 55
구종1: 포심 - 85
구종2: 투심 - 85
구종3: 슬라이더 - 89
구종4: 체인지업 - 85
구종5: 커브 - 80
구종6: 커터 - 80
보유 능력: 무쇠팔(1단계), 강심장(1단계), 타구안(1단계)
아이템: 아이싱 붕대
그리고 최민혁이 투수의 상세 창에서 자신의 보유 능력 3개를 확인하자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3개의 보유 능력은 전부 2단계로 업그레이드 시킬까요?]
“응!”
최민혁은 어차피 그렇게 할 생각이었던 터라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리고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 시켰다. 그렇게 최민혁의 차가 고척 돔의 지하 주차장을 막 빠져 나왔을 때 그의 눈앞에 간결한 창이 하나 떴다.
[소비 포인트 +1,500. 타자 총 포인트: 9,660]
최민혁이 타자 총 포인트 확인을 하기 무섭게 그 창이 지워지고 세나가 바뀐 투수 상세 창을 그의 눈앞에 띄웠다.
-야구선수(투수)
주 포지션: 선발 투수
유형: 좌완 에이스
제구력: 90
구위: 90
수비력: 55
구종1: 포심 - 85
구종2: 투심 - 85
구종3: 슬라이더 - 89
구종4: 체인지업 - 85
구종5: 커브 - 80
구종6: 커터 - 80
보유 능력: 무쇠팔(2단계), 강심장(2단계), 타구안(2단계)
아이템: 아이싱 붕대
최민혁은 투수 상세 창에서 보유 능력들이 다 2단계로 업그레이드 된 걸 확인하자 세나에게 바로 물었다.
“그 너무 좋은 능력이란 게 뭔데?”
그 물음에 세나가 신이 난 목소리로 바로 대답했다.
[마스터도 궁금했군요? 호호호호. 그 능력은 바로 ‘핫 앤 콜드(Hot and Cold)’ 랍니다.]
“핫 앤 콜드(Hot and Cold)?”
['핫 앤 콜드(Hot and Cold)'는.............]
최민혁은 운전 중 세나의 설명을 들으며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큼 ‘핫 앤 콜드(Hot and Cold)’ 능력이 쓸 만한 능력이란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