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3 재벌에이스 =========================
다시 2사에 주자 1, 3루!
이때까지만 해도 나정 히어로즈 2군 감독은 이경규가 다음 타자를 잘 처리하면 될 거라 생각했다. 타순도 하위 타순으로........
따악!
“허억!”
“저, 저...... 넘어갔다.”
“와아아아아!”
하지만 뜬금없이 뜬금포가 터져 버렸다. 그로 인해 스코어가 13대 13이 되면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런 빌어먹을........”
나정 히어로즈 2군 감독 태군성이 사회인 야구단과 경기를 갖기로 한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나정 히어로즈 2군에 작년에 들어 온 소위 말해 싹수가 있는 타자들이 몇 있었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투수의 공을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나정 히어로즈 1군에도 그런 투수가 있긴 하지만 그가 뭐 하러 2군까지 와서 신인 급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져 주겠나? 그것도 타석에 그들을 세운 채 실전용으로 말이다.
그걸 해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최민혁이었다. 처음 사회인 야구단 타이탄스에서 경기를 하자는 연락을 취해 왔을 때 태군성은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곳 감독의 말에 태군성은 귀를 쫑긋 세울 수밖에 없었다.
“누, 누가 뛴다고요?”
-최민혁 선수요.
“지금 오성 라이온즈의 그 최민혁을 말하는 거요?”
-그렇습니다. 그 최선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민혁은 타이탄스에서 타자로만 뛴다고 했다. 그러나 세상에 안 될 일이 어디 있는가? 태군성은 한 이닝이라도 좋으니 최민혁이 마운드에 선다면 사회인 야구단과의 경기를 받아드리겠다는 역 제안을 타이탄스의 윤동준 감독에게 했다. 그리고 그 제안을 받아 드리겠다는 타이탄스 윤동준 감독의 말을 전해 듣고 쾌재를 외쳤다. 그렇게 치러지게 된 경기였다.
당연한 얘기지만 사회인 야구단은 나정 히어로즈 2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럴 것이 태군성이 그렇게 라인업을 짰기 때문에.
태군성은 1군 선발 무대에 오를 차기 에이스급 유망주 김민철을 선발로 세웠고 타석엔 2군 최고 타자들을 배치시켰다. 그 결과 김민철은 호투를 했고 타석은 초반부터 대거 13점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 미꾸라지 한 놈 때문에 경기가 갑자기 진흙탕으로 변했다.
“최민혁!”
김민철의 호투에 묶여 제대로 대응도 못하던 타이탄스의 타선에서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다하며 투수로써 뿐 아니라 타자로서도 천재의 면모를 과시해 대던 최민혁이 기어코 홈런까지 때렸다. 그런데 그 홈런 뒤 타이탄스 타자들이 갑자기 각성을 하더니 미친 듯 공을 쳐 댔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동점 상황까지 만들어 낸 것이다. 나정 히어로즈 2군에서 클로저까지 내보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그 뜬금포 뒤 타자를 클로저 이경규는 공 세 개로 돌려 세우면서 나정 히어로즈 2군에 있어서 그야말로 악몽 같은 8회 초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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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말 나정 히어로즈 2군의 공격이 있기 전 덕 아웃에서 태군성 감독이 선수들에게 말했다.
“8회 말에 무조건 점수를 내야 한다. 알다시피 9회 말에는 최민혁이 마운드에 오를 테니까.”
최민혁이 마운드에 오르면 나정 히어로즈 2군 전력으로 그에게서 점수를 내는 건 어려웠다. 때문에 이기기 위해서는 지금 점수를 내 놓는 게 안전했다. 그걸 알기에 이번 회에 타석에 들어 설 타자들의 얼굴이 다들 비장했다.
그 중 첫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는 아까부터 뭔가 골똘히 생각에 빠져 있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모양인데 그게 뭔지는 곧 타석에서 밝혀졌다.
틱!
기습번트!
바로 최민혁이 첫 타석에서 썼었던 그 수법을 8회 말의 히어로즈 첫 타자가 그대로 재현을 한 것이다.
“세이프!”
공도 3루 라인을 타고 잘 굴러 갔고 타이탄스의 3루수는 그 공을 잡았지만 1루로 던지지 못했다. 타자가 너무 빨라서 던진다고 해도 잡아 낼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좋았어!”
그렇게 선두 타자가 진루했고 그 뒤 타자는 정석적으로 희생번트를 댔다. 평소의 히어로즈 타선이라면 강공으로 나갔을 테지만 타이탄스의 마운드에는 지금 클로저 이해명이 7회 말에 이어서 8회 말에도 던지고 있었다.
150Km/h의 공을 던지는 이해명을 상대로 다음 타자가 안타를 쳐 줄 확률은 높지 않았다. 반면 그 타자는 번트를 잘 댔다.
이런 상황에서 태군성 감독이 내릴 결정은 이미 정해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바로 1루 주자의 안전한 2루 진루!
틱!
“1루!”
연 타석 번트가 있었고 번트 잘 대는 타자는 안전하게 타구를 1루로 굴렸고 그 공을 잡은 투수는 2루를 봤지만 던질 수 없었다.
주자가 어찌나 빠른지 벌써 2루로 놈을 날리고 있었으니까. 이해명은 별 수 없이 1루로 송구해서 타자를 아웃 시켰다. 그렇게 1사에 주자 2루 상황!
타석에 중심 타자가 들어섰다. 여기서 안타 하나면 다시 역전이 될 수 있는 상황! 이때 타이탄스의 덕 아웃에서 감독 윤동준이 나왔다. 그리고 주심에게 뭐라고 얘기를 했는데 투수를 바꿀 모양이었다.
“어어!”
“저, 저.....”
나정 히어로즈 덕 아웃이 충격에 빠졌다. 특히 태군성 감독은 두 눈을 부릅떠서 그 상황을 살폈다. 그럴 것이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가 마운드에 오르고 있었으니까. 그걸 보고 태군성 감독이 중얼거렸다.
“마지막 한 이닝만 던지기로 한 거 아니었나?”
하지만 잠깐 생각해 보던 태군성 감독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러면 우리야 더 좋지.”
그리고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최민혁이 많이 던져주면 던져 줄수록 태군성 감독의 입장에서는 더 좋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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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초에 덕 아웃에 앉아 있던 최민혁의 얼굴은 싱글벙글. 자신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고 팀은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니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때 윤동준 감독이 최민혁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최 선수. 8회 말 수비부턴 빠질 거죠?”
“네? 아아!”
최민혁은 나정 히어로즈 2군과의 경기에서 마지막 이닝에 마운드에 오르기로 했다. 때문에 불펜에서 투수로 나서기 위해 몸을 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걸 염두에 둔 윤동준 감독의 배려였기에 최민혁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서 최민혁은 8회 말부터 타자로서 임무가 만료 되었다. 그때였다. 최민혁의 눈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획득 포인트 +5,000. 타자 총 포인트: 10,740]
그리고 바로 뒤이어서 세나의 말이 그의 머리를 울려왔다.
[타자로써 맹활약 하셨습니다. 이제 클로저로 경기를 마무리 지으면 되겠네요.]
“뭐?”
클로저라니? 세나의 뜬금없는 말에 최민혁이 놀랄 때 세나의 설명이 바로 이어졌다.
[이왕 시작한 경기. 이겨서 유종의 미를 거둬 보자고요. 클로저로 이 경기를 승리를 이끌 시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3천 포인트!’
적지 않은 포인트에 최민혁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 최민혁은 곧장 몸을 일으켜서 불펜으로 향했고 어깨를 풀기 시작했다. 그러자 8회 초 타이탄스의 공격도 끝났고 이내 8회 말 나정 히어로즈의 공격이 시작 되었다.
최민혁은 타이탄스의 클로저 이해명이라면 8회 말은 충분히 막아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래서 자신은 원래대로 9회 말에 마운드에 오르면 될 거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좋지 않게 변했다.
1사에 주자 2루!
여기서 안타 하나면 역전 될 위기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에 최민혁은 생각했다.
‘나도 없는 타이탄스의 타석에서 점수를 내기란 쉽지 않아. 그렇다면......’
여기서 실점은 자칫 패배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최민혁은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했다. 그래야 보상으로 3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최민혁이 바로 나섰다.
“감독님!”
최민혁은 타이탄스 윤동준 감독에게 자신이 바로 나가서 던질 수 있다고 했고 윤동준 감독은 최민혁의 의사를 바로 수용했다. 그렇게 최민혁이 마운드로 걸어 갈 때까지 윤동준 감독은 마운드에서 이해명과 얘기를 나누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 주었다.
“부탁합니다.”
최민혁은 이해명으로부터 공을 직접 받았다. 그리고 윤동준 감독과 이해명이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혼자 마운드에 남은 최민혁은 가볍게 연습 투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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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투구를 하면서 최민혁은 생각했다. 자신의 투수로서 능력치를 확인해 보고 싶다고 말이다. 그러자 그 생각을 읽은 세나가 바로 최민혁의 눈앞에 투수의 상세 창을 띄웠다. 그러자 최민혁은 잠시 투구를 멈추고 스파이크의 흙을 털고 로진백을 만지면서 창을 살폈다.
-야구선수(투수)
주 포지션: 선발 투수
유형: 좌완 에이스
제구력: 80
구위: 87
수비력: 55
구종1: 포심 - 80
구종2: 투심 - 80
구종3: 슬라이더 - 89
구종4: 체인지업 - 80
구종5: 커브 - 75
구종6: 커터 - 75
보유 능력: 무쇠팔(1단계), 강심장(1단계), 타구안(1단계)
아이템: 아이싱 붕대
일단 제구와 구위가 80이상으로 높았고 구종들 역시 신종 커브와 커트를 빼고 다 80이상이라 투구하는 데 문제는 없어보였다. 그래서 일단 능력치를 더 올릴지 말지는 한 타자를 상대해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응?”
그런데 원래 최민혁이 상대해야 할 히어로즈 타자가 아닌 다른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 말은 히어로즈 측에서 대타를 냈단 건데......
어째 대타가 너무 새파랗게 젊었다. 20대 초반 정도? 나름 패기 넘치게 타석에는 들어섰지만 그 선수를 보는 순간 최민혁의 얼굴이 굳었다.
‘이거 지금 날 상대로..........’
최민혁은 순간 왜 나정 히어로즈 2군이 타이탄스와 경기를 받아드렸는지 알거 같았다. 바로 자신을 마운드에 서게 해서 신인 타자들로 하여금 그의 공을 보게 하기 위해서였다.
국내 최고 투수의 공을 타석에서 직접 상대해 본다면 신인 타자들의 수준은 당연히 향상 될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 감히 나를 배팅 볼 투수로 마운드에 세웠단 거네?’
순간 최민혁의 얼굴이 살벌하게 일그러졌다. 단단히 화가 난 최민혁은 성질 같아선 강속구를 던져서 대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 줄까 싶었다. 하지만 그럼 그건 저들이 원하는 바일 터. 자신의 최고의 구질의 공을 이 자리에서 던지는 건 저들을 돕는 행위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최민혁이 마운드에 올랐다고 최고의 공만을 던져야 한다는 법은 없었다.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났는지 최민혁이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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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세나에게 말해서 자신의 제구력과 구위를 각각 90으로 올려 주고 자신의 구종 중 포심과 투심, 체인지업은 85로, 새로운 구종 커브와 커트는 80으로 그 능력치를 올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바로 간결한 창이 떴다.
[소비 포인트 +2,580. 타자 총 포인트: 8,160]
그리고 최민혁이 타자 총 포인트를 확인하자 바로 그 창을 지우고 바뀐 투수의 상세 창을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