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에이스-156화 (156/248)

00156 재벌에이스 =========================

“제발! 오늘 밤은 무사히......”

구재호는 오늘 밤에도 그 새끼가 인터넷이 또 뭘 올릴까 걱정이었다. 만약 또 그런다면 이 번 만은 꼭 막아야 했다. 그래야 그가 살고 또 특별 전산실이 살았다. 하지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역시 그 새끼가 오늘 밤엔 아무것도 올리지 않는 것이었다.

“나도 좀 살자. 이게 사람 꼴이냐?”

구재호는 창가에 비친 자신의 몰골을 보며 구시렁거렸다. 하지만 그 새끼는 구재호의 염원 따윈 들어 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실장님. 떴습니다.”

“뭐?”

“동영상입니다. 보시죠.”

구재호는 방금 뜬 동영상을 보았다. 어째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오성의 실세?”

동영상은 1분짜리로 짧았는데 아주 강렬했다. 특히 압권은 동영상에서 거론 된 유태국이란 실명이었다.

“씨발!”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구재호의 입에서 절로 욕설이 튀어 나왔다.

“이, 이건 반드시 막아야 해. 아니면...... 우린 다 죽어.”

구재호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중얼 거렸다. 그리고 벌떡 몸을 일으켜 특별 전산실 직원들을 직접 독려하며 말했다.

“자자. 이 동영상은 꼭 묻어야 된다. 이게 퍼지면 너희들도 여기서 짐싸야 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구재호의 겁박에 특별 전산실 직원들의 얼굴로 그 만큼 비장해졌다. 그리고 다들 모니터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으면서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춤췄다. 그에 따라 인터넷에 퍼져 나가던 동영상이 삽시간에 사라져 나갔다.

“좋아. 잘하고 있어.”

그걸 확인하고 구재호의 입이 귀에 걸렸다. 이대로 10분, 아니 5분만 더 지나면 동영상은 매장 될 터였다. 그때 구재호 옆에 구재호의 비위 하난 잘 맞추는 그의 대학 후배이자 전산실 과장이 다가와서 말했다.

“됐습니다. 실장님. 하하하하. 여기서 저번처럼 서브만 다운 되지 않으면 저 동영상은 묻힌 거나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그 말이 씨가 된 것일까?

“어엇?”

“안 돼!”

“으아아악!”

전산실 직원들 입에서 다급한 경악성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어서 구재호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진 소릴 전산실 직원이 말했다.

“또 서브가 다운 됐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구재호의 두 어깨가 축 늘어졌다. 이제 진짜 끝이 난 것이다. 사표가 문제가 아니었다. 구재호의 앞길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 것이다. 아마 어떤 회사에서도 구재호를 받아 주지 않을 터였다. 오성그룹이 그걸 원치 않을 테니까.

구재호가 ‘쓰윽’ 옆을 돌아보니 좀 전까지 살살 그에게 아부를 하던 전산실 과장이 언제 튀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세상인심이란 게 원래 이런 법이었다. 하지만 그걸 실제로 겪어 보게 되면 제대로 팍 쳤다.

“김 과장. 너 이 새끼...... 내가 넌 꼭 데리고 간다.”

‘으드득’ 이를 갈며 구재호는 전산실을 나섰다. 어차피 그가 여기 더 있는 다고 해결 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럴 바에야 집에 가서 푹 자고 내일 다시 출근해서 짐 싸는 게 나았다. 하지만 어째 집에 가는 그의 발걸음이 더 없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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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의 구상은 새벽까지 이어졌고 계획을 거의 다 세운 최민혁이 흡족해 하며 이제 막 잠을 자려 할 때였다.

[마스터. 오성그룹에서 마스터가 올린 동영상을 인터넷상에서 지워 나가고 있습니다.]

세나의 반응에 최민혁은 코웃음을 쳤다.

“흥! 그런다고 없앨 수 있을 거 같아? 세나. EMP 부탁해.”

[네. 마스터.]

최민혁은 저번처럼 자신의 EMP능력으로 오성그룹의 특별 전산실 서버를 다운 시켜 버렸다. 그 뒤 처리는 세나가 알아서 해 줄 터였다.

최민혁은 졸린 얼굴로 침대로 가서 누웠고 이내 잠이 들었다. 그가 잠에서 깼을 때는 벌써 시간이 10시가 넘어 있었다.

최민혁은 곧장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부엌 식탁에 그가 먹을 토스트가 올려 져 있었고 모친의 메모지가 그 옆에 보였다.

메모지에는 최민혁이 너무 달게 자서 못 깨웠다며 다른 식구들은 토스트와 우유를 먹고 출근한다고 적혀 있었다.

만든지 시간이 제법 지나선지 토스트는 눅눅해져 있었다. 그래서 최민혁은 다시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토스트를 다시 구웠다. 그때 토스트를 굽고 나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계란 프레이 두 개에 베이컨 몇 개를 더 구워냈다.

커피는 모친이 내려 둔 터라 그걸 마시면서 아침을 해결한 최민혁은 설거지를 하고 뒷정리를 끝낸 뒤 부엌을 나왔다. 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확인하니 또 방송국이었다.

최민혁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네. 네. 아아. 그때 그 상품들 말이군요. 네. 오후에요? 으음. 6시 이후로 배달이 가능할까요? 네. 네. 그러면 좋죠. 네. 고맙습니다.”

최민혁이 친구왕에서 룰렛을 돌려서 획득한 에어컨과 자동차 말고 게임을 하면서 획득했던 상품들이 오늘 중으로 택배로 배달 될 거란 얘기를 방송국에서 미리 전해 준 것이다. 최민혁은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어머니께서 상당히 좋아하시겠네.”

그 상품은 갈비 세트와 우리 한 돈, 양봉 꿀, 리고 마지막으로 최민혁이 제일 힘들게 확보한 상품인 쌀 200Kg! 적어도 몇 달 동안 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그 상품들은 전부 6시 이후로 받기로 했으니 그 전에 최민혁이 집에 오면 그가 받으면 될 것이고 아니면 어머니나 여동생인 최다혜에게 부탁을 해야 할 성 싶었다. 하지만 굳이 지금 그 사실을 두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없었던 터라 최민혁은 곧장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을 살피니 간밤에 최민혁이 올린 동영상이 꽤 큰 파장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사흘 째 오성그룹과 관련 된 동영상이 매일 같이 뜬데다 오늘은 동영상에 구체적인 실명까지 언급되었다. 그로 인해 인터넷상에 사람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유태국이 누구?

-나 오성그룹 다니는데 유태국은 박규철 회장 비서실장임.

-와아. 그럼 유태국이 살인을 지시했다는 건 박규철 회장이 시켰다는 거잖아?

-박규철 살인 교사! 확실시!

-오성그룹 완전 살인 집단!

여론은 당연히 오성그룹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렀고 당연히 그 때문에 오성그룹이 발칵 뒤집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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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국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강력한 뒤통수 세례에 정신이 없었다.

“구재호! 이 개새끼! 대체 뭘 한 거야?”

어제 그나마 밥값은 해서 당분간 특별 전산실 실장 자리를 더 보전 시켜 줄 생각이었는데 이젠 아니었다. 유태국은 평소 절대 거른 적이 없었던 아침도 먹지 않고 곧장 출근을 했다.

“빨리 포털 사이트 측에 연락해서 그 동영상 내리게 만들고 언론 움직이지 못하게 통제하고.”

유태국은 아침부터 열을 내며 그 동영상을 어떡하든 막아보려 했다. 하지만 이미 간밤에 다 퍼져 버린 그 동영상을 막기에는 이미 역부족이었다. 그 동영상을 내려야 할 포털 사이트에는 그 동영상에 대한 문의가 폭주했고 곧 그 동영상에서 언급한 유태국이 오성그룹 비서실장 유태국이란 사실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더불어 오성그룹에 대한 성토가 봇물처럼 일어났고 오성그룹 비서실은 전화가 폭주했다. 그리고 유태국이 우려 했던 사태가 터졌다.

유태국의 개인 휴대폰이 울린 것이다. 그 휴대폰은 박규철 회장 전용 폰으로 그 전화가 울렸다는 건 곧 박규철 회장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단 소리였다.

“네. 회장님.”

유태국은 전화벨이 세 번 울리기 전에 재빨리 그 전화를 받았다.

-어떻게 된 거야?

“죄송합니다.”

-실망이야.

“뒤탈 없게 제가 알아서......

띠띠띠띠띠띠........

유태국이 변명을 늘어놓으려 하자 박규철 회장은 전화를 끊어 버렸다. 당연히 무시를 당한 유태국의 얼굴빛이 시뻘겋게 변했고.

“이이....”

유태국은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생각 같아선 그대로 핸드폰을 벽에 집어 던져 박살을 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진 못했다. 그랬다가 박규철 회장이 또 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가 전화도 안 받으면 그땐 정말 끝장이니까.

유태국은 끓어오르는 화를 억지로 억누르고 직접 특별 전산실로 향했다. 그리고 특별 전산실 직원들의 무능을 질타했다.

“그것도 못 막으면서 왜 이 자리에 있는 거야? 그러고도 국내 최고 연봉? 당장 10% 삭감해. 그리고 구 실장 어디 있어?”

길길이 날 뛰는 유태국 앞으로 특별 전산실 김태호 과장이 나섰다.

“아직 출근 안 하셨습니다.”

“뭐? 이런 미친...........”

유태국은 차마 주위 눈도 있고 해서 욕설까진 내뱉지 못했다. 그리고 그가 여기 온 건 구재호 실장을 잡기 위해 여기 온 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어차피 그는 오늘 이후 오성 사람도 아니었다. 유태국이 여기 온 진짜 이유는 그래도 특별 전산실 직원들의 능력만큼은 그도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동영상 올린 놈이 누군지 작은 단서라도 찾아 내. 그럼 그 사람이 바로 여기 실장이 되는 거야.”

유태국이 특별 전산실에서 직원들에게 폭탄 발언을 했다. 그의 그 발언에 특별 전산실 직원들의 썩어가던 동태눈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들 초롱초롱하게 변했다. 경력, 나이 불문하고 그 동영상을 올린 자에 대한 단서만 찾아내면 바로 특별 전산실 실장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동기부여가 되자 특별 전산실 직원들은 그 동영상의 출처를 찾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켜고 컴퓨터와 씨름하기 시작했다. 그런 특별 전산실 직원들을 보고 유태국은 그제야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곳을 나섰다. 유태국은 정신없이 바빴다. 특별 전산실이란 그물 말고도 그놈을 잡기 위한 다른 그물도 치러 가야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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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으으아!”

최민혁은 아침을 먹고 노트북 앞에 잠깐 앉아 있은 거 같았는데 벌써 시간이 12시를 훌쩍 넘어 있자 기지개를 켠 뒤 노트북을 껐다. 그리고 곧장 외출 준비를 했다.

2시에 고척 돔에서 있을 나정 히어로즈 2군과의 경기에 뛰기 위해서 슬슬 나갈 때가 된 것이다. 점심은 고척 돔으로 가는 중간에 대충 햄버거로 때울 생각이었다. 그렇게 최민혁이 외출 준비를 끝내고 차 키를 챙겨서 막 집을 나설 때였다. 세나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을 울려왔다.

[마스터.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서 어젯밤에 마스터가 올린 그 동영상 추적에 나섰습니다.]

세나의 말에 최민혁이 눈살을 찌푸렸다.

“서울경찰청?”

거긴 장현석 서울경찰청장이 수장으로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거기가 그렇게 신속하게 움직였다는 것은........

“장현석! 그 인간 오성 사람이었나?”

유태국과 뭔가 있지 않고서야 서울경찰청에서 이렇게 빨리 수사에 나설 리 없었다. 최민혁은 곧장 세나에게 물었다.

“문제 될 건 없지?”

[당연하죠. 현재 지구의 과학 기술로는 34차원계의...................]

세나의 자화자찬이 있었지만 최민혁은 이제 그 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수준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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