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6 재벌에이스 =========================
최민혁은 그 길로 곧장 집으로 향했는데 집에 도착할 무렵 모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어디니?
“집에 가는 길이요. 왜요?”
-저녁은?
“먹었죠.”
-그 여자애랑?
“네. 뭐....”
최민혁은 그냥 에둘러 대답했다. 자신이 외가에서 저녁을 먹었다고 하면 어머니가 거긴 왜 갔냐고 꼬치꼬치 캐물을 테고 그럼 괜히 얘기가 길어 질 터.
-너 우리 집 단골 족발 보쌈집 알지? 거기 주문 전화 해 놓을 테니까 오는 길에 좀 찾아 와.
모친의 말에 최민혁은 대 놓고 물었다.
“거기가 어딘데요?”
-뭐?
모친이 황당해 했지만 최민혁은 그 때문에 아까운 능력빙의를 자신에게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결국 모친에게서 그 단골집의 위치를 자세히 설명 들은 최민혁은 핸들을 돌려서 족발 보쌈집으로 향했다.
맛집 답게 그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최민혁은 차를 잠깐 가게 앞에 정차 시켜두고 그 가게로 들어갔다. 그리고 카운터에 얘기를 하자 엄청 크게 포장 된 족발과 보쌈을 카운터 직원이 최민혁 앞에 내밀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
“25만 4천원입니다.”
“네?”
최민혁은 깜짝 놀랐다. 무슨 족발, 보쌈을 25만원어치나 주문한단 말인가? 최민혁은 일단 자신의 카드로 계산을 하고 영수증은 확실히 챙겼다. 그 뒤 그 포장 된 족발과 보쌈을 챙겨 들고 차에 올랐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현관에 들어서자 여동생인 최다혜가 반갑게 그를, 아니 족발과 보쌈을 반겼다.
“내 족발, 보쌈!”
보아하니 여동생이 족발, 보쌈 타령을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잠시 뒤 최민혁은 자신의 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바로 인정했다.
“우걱우걱....쩝쩝쩝.....역시 이 집이 족발은 잘 해.”
“찹찹찹.....맞아요. 근데 오늘은 보쌈도 괜찮아요. 돼지고개가 잘 삶겨졌어요. 당신도 드셔 보세요.”
최민혁의 부모님들 역시 한 족발, 보쌈 하셨던 것이다. 최민혁은 설마 했는데 역시나 그 셋이서 25만 4천어치의 족발과 보쌈을 다 해치웠다.
“저기 이거.....”
“..........”
최민혁이 영수증을 내밀었지만 부모님들은 시선을 회피했고 최다혜는 최민혁을 보고 눈알을 부라렸다. 뭐 어쩌라면서 말이다. 최민혁은 결국 영수증을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 다시 넣을 수밖에 없었다.
식사 후 가족끼리 모여 앉아서 커피를 한 잔 씩 할 때 과일을 깎던 모친이 최민혁에게 불쑥 물었다.
“어디 놀러 갔었니?”
그 물음에 최민혁은 사실대로 대답했다.
“포항에 들러서 바다도 보고, 회도 먹고, 대게도 먹었습니다.”
“대게!”
최민혁의 대게란 말에 최다혜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 아무래도 내일을 대게를 먹어야 할 뜻 싶었다. 먹는 거에 관한 그 집착이 엄청난 최다혜였다. 아마 내일 하루 종일 모친을 들들 볶아서 결국은 대게를 사오게 만들고 말 터였다.
“대게라. 제철이지. 맛있었겠다.”
거기다 부친까지 거들면서 사실상 내일 저녁 메뉴는 대게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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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은 거기까지만 묻고 같이 간 여자와 뭘 했으며 어젯밤 어디서 잤는지에 대해선 묻지 않았다.
최민혁은 커피를 다 마시자 먼저 일어났다.
“저 좀 피곤해서 먼저 올라가 볼게요.”
“그래. 어서 쉬어라.”
모친이 손짓을 하며 말했고 최민혁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친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잘 주무세요.”
“어어. 그래 너도.”
최민혁의 인사에 부친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최민혁이 위층으로 올라가고 나자 최다혜가 말했다.
“무슨 일 있은 거 같죠?”
“글쎄. 분위기로 봐선 잘 모르겠는데....”
“원래 처음이 어려운 거야. 녀석. 같이 잔 게 확실해.”
부친의 확언에 찬 말에 모친과 여동생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무슨 짐승 쳐다보듯.
“아, 아니. 그럴 거 같다는 얘기지. 하하하하.”
그때 부친의 위기에서 구해 준 건 그의 핸드폰이었다.
“이런.... 아버님께서 전화를 다 하셨네.”
부친은 다급히 전화를 받으며 후다닥 큰방으로 들어갔다. 그런 그를 보고 모친과 여동생이 뭐라 서로 말을 주고받을 때 이번에는 모친의 핸드폰이 울렸다.
“어? 이 시간에 아버지가 웬 일이시지?”
모친도 전화를 받았다.
“네에?”
그리고 안방과 거실에서 부친과 모친의 놀란 경악성이 동시에 울렸다. 모친과 외조부의 대화를 옆에서 전부 엿듣고 있던 최다혜가 경악하며 외쳤다.
“대에바악! 오빠가 재벌 딸과 사귄다고?”
최민혁의 친가와 외가와 통화를 끝낸 부모님이 다시 거실에 모였다. 그때 최다혜가 말했다.
“플레이보이 데려 올까요?”
최다혜가 위층을 손가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잠시 서로 눈빛을 교환한 후 부친이 먼저 말했다.
“그냥 둬라. 피곤한 모양인데.”
“그래. 자세한 건 내일 물어 봐도 되니까.”
그 말 후 두 사람은 조용히 일어나서 큰방으로 들어갔고 최다혜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궁금한 게 많았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오늘 오빠에게 물어 보긴 틀린 듯 했다. 최다혜도 거실 불을 끄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면서 최민혁의 집 거실은 침묵에 휩싸였다. 하지만 안방의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최민혁에 대해 얘기하기 바빴고 자기 방에 들어간 최다혜도 베스트 프랜드 강하나와 오빠에 대한 얘기로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그때 최민혁 역시 자기 방에서 세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세나가 선사한 포인트 때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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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득 포인트 +3,500. 사업가 총 포인트: 3,500]
최민혁은 자신의 눈앞에 떠 있는 간결한 창을 보고 세나에게 물었다.
“세나. 이건 뭐야?”
[마스터로 인해 파생 된 일로 생긴 부 수입라고 보시면 됩니다.]
“부수입?”
[네. 마스터가 나병석과 살인 돼지들을 처리하면서 국철파 내부에 분란이 생겼고 그 분란으로 인해 나국철과 마동식 같은 극악한 조폭 두목들이 죽고 다수의 조폭 사상자들이 나왔습니다. 그에 마스터의 공헌도가 인정 되어 지급 된 보상 포인트입니다.]
이번 역시 최민혁은 가만있었는데 절로 굴러들어 온 포인트였다. 당연히 그 포인트를 세나가 가만 둘리 없었다.
[주위에 살기나 위험성을 감지해서 알려주는 경고 능력을 싸게 3,000포인트에 모실게요.]
“경고 능력?”
[네. 마스터 주변 반경 1Km안에서 마스터에게 위험의 소지가 있을 시 바로 알려줍니다. 이 능력은 한 번 발동 되면 마스터가 취소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발동 되어 마스터가 언제 어디서든 위험에 노출 되면 바로 알려 주게 됩니다.]
“오오! 쓸 만한 능력인데?”
경고 능력이 있으면 적어도 최민혁이 누군가의 뒤통수 맞을 일은 없을 듯 했다. 최민혁은 경고 능력을 구입해도 바로 업그레이드를 할 생각이라 그 점도 세나에게 물었다.
“2단계로 업그레이드 하면 반경 몇 Km까지 경고 능력을 늘려 주는데?”
[업그레이드 하시면 5Km까지 반경이 늘어납니다. 당연히 2단계로 업그레이드 하실 거죠?]
“물론!”
최민혁이 허락이 있자 세나가 그의 눈앞 창의 내용을 살짝 바꿨다.
[소비 포인트 +3,500. 사업가 총 포인트: 0]
최민혁은 역시나 이번에도 포인트를 탈탈 틀린 것을 사업가 총 포인트가 0이 된 것으로 확인했고 그걸 확인하는 순간 눈앞에 창이 또 바뀌었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 덩어리(2단계), 순간이동(2단계), 전기맨(2단계), 투명인간(2단계), 정욕의 화신(2단계), 트래킹(Tracking)(2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멋쟁이(2단계), 천상의 목소리(2단계), 손만 대도 맛있어(2단계), 감시자의 눈과 귀(2단계), 행운의 손(2단계), 다연발 석궁(2단계), EMP(무(無)단계), 해킹(2단계), 큐어(2단계), 워닝(Warning)(2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비닐 마대자루(아공간 사용)
할인권: 없음.
최민혁은 눈앞에 뜬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에서 새로 생긴 워닝, 즉 경고 능력이 보유 능력에 들어 있음을 확인했다. 이때 최민혁은 평소와 달리 자신의 보유 능력을 다시 처음부터 하나씩 살폈다.
여태 꽤 많은 능력을 획득했고 그 중에는 유용하게 쓰고 있는 능력도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능력도 있었다. 그래서 많이 쓰지 않는 능력이 뭔지 확인해 둬 필요한 일이 있으면 써 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최민혁의 눈에 딱 거슬리는 능력 3개가 있었다. 셋 다 최민혁이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한 번도 써 보지 않은 능력이었다.
바로 매력 덩어리와 멋쟁이, 그리고 다연발 석궁 능력이 그것들인데 최민혁은 그에 대해 궁금한 점을 세나에게 물었다.
“세나. 매력 덩어리와 멋쟁이는 그 능력이 비슷한 거 같은데 아냐?”
[보기엔 그런데 둘의 능력은 확실하게 차이가 있어요. 우선 매력 덩어리는 평소의 주위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능력이고 멋쟁이 능력은 TV나 영화에 마스터께서 출연 하셨을 때 다른 배우보다 더 멋있게 보여 주는 능력입니다.]
최민혁은 세나의 설명이 이해는 되었지만 그대로 두 능력이 중복 되는 것 같다며 둘의 능력을 합칠 수 없나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세나가 그 생각을 읽고 바로 대답했다.
[물론 가능합니다. 그럼 둘의 능력을 합쳐서 매력남으로 변경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최민혁도 비슷한 능력이 중복 되어 보유 능력의 개수만 늘리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래서 동의한다고 생각하자 세나가 바로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을 바꿔서 그의 눈앞에 띄웠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남(2단계), 순간이동(2단계), 전기맨(2단계), 투명인간(2단계), 정욕의 화신(2단계), 트래킹(Tracking)(2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천상의 목소리(2단계), 손만 대도 맛있어(2단계), 감시자의 눈과 귀(2단계), 행운의 손(2단계), 다연발 석궁(2단계), EMP(무(無)단계), 해킹(2단계), 큐어(2단계), 워닝(Warning)(2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비닐 마대자루(아공간 사용)
할인권: 없음.
그러자 보유 능력이 하나 줄어들고 매력덩어리가 매력남으로 바뀌었다. 최민혁은 그 사실을 확인하고 바로 세나에게 또 물었다.
“세나. 다연발 석궁의 경우는 능력이라기보다 아이템에 가까운 거 아냐?”
[네. 그것 역시 보기엔 누가 봐도 아이템 같아 보일 겁니다. 하지만 다연발 석궁은 마스터께서 조준하고 직접 쏘는 게 아니라 타깃을 지정해 주시면 시스템에서 알아서 그 목표물을 정확히 맞히기 때문에 능력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이번 역시 세나의 말을 최민혁은 이해를 했다. 특히 시스템에서 목표물을 맞혀 주기 때문에 타깃이 어디에 있더라도 최민혁의 눈에 만 띠면 맞출 수 있었기에 이것 역시 완전 사기 능력이긴 했다. 하지만 석궁이란 단어 자체가 최민혁의 눈에 거슬렸다. 왠지 보유 능력보다 그 아래 아이템에 있어야 할 아이템 같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