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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135화 (135/248)

00135 재벌에이스 =========================

박영준의 아방궁과 비교 할 수 없는 크기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주는 박규철의 아방궁!

그곳에서 박규철은 새파랗게 젊은 여자들과 뒤엉켜 있었다. 그런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박규철의 핸드폰을 울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때문에 그 전화는 꼭 받아야 했고.

“비켜!”

싸늘한 그의 일갈에 그의 몸에 붙어 있던 여자들이 떨어져 나가고 박규철은 자신의 핸드폰을 챙겨들었다. 그리고 확인하더니 표정을 굳혔다.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오성그룹 회장이지만 그가 반드시 전화를 받아야 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네. 최 원장님. 네. 네에? 민동재 전 총리와요? 에이. 그럴 리가요. 그런 적 없습니다. 네. 그야 저도 잘 알지요. 그분과 그 패밀리들이 공직 계를 꽉 쥐고 있지 않습니까? 그쪽과 척 질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렇죠. 알겠습니다. 바쁘신데 이렇게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규철은 그렇게 금융감독원장과의 통화를 끝냈다. 그때 그런 그를 여자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하긴 지금껏 그녀들에게 박규철은 절대자나 다름없었다. 그런 절대자도 저렇게 누군가에게는 굽실거렸다. 그걸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들은 여자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박규철은 그런 여자들의 심정을 이해해 줄 정도로 섬세하고 다정스럽지 못했다.

“뭘 봐? 빨리 하던 거나 다시 시작해.”

박규철의 호통에 나체의 여자들이 놀라 우르르 그에게 몰려왔다. 그리고 그가 좋아하는 온갖 애무를 다 했다. 그 과정에서 박규철은 두 눈을 감았는데 그것이 생각하기 위해선지 아니면 여자들의 애무를 즐기기 위해선지 그 만일 알 일이었다.

“으으으윽......좋아.....좀 더 빨아 봐.”

그러다 박규철의 입에서 신음소리와 함께 흥분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까 금융감독원장에게 걸려 온 전화 때문에 식었던 그의 몸이 다시 활활 달아 오른 것이다. 이제 조금 뒤에 본격적으로 거사를 치르면 될 터였다. 그런데 그때 그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

“씨발..... 비켜!”

버럭 욕설과 함께 소리를 내지른 박규철은 그의 몸에 붙어 있던 여자들이 떨어져 나가자 씩씩거리며 몸을 일으켜서 또 자신의 핸드폰을 챙겨들었다.

“이번에는 기획재경부장관?”

화난 박규철의 얼굴이 싹 돌변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아이고! 이 시간에 박 장관께서 어쩐 일로 다 전화를....... 네? 아아. 민동재 총리요?”

이번에도 민동재 전 총리 때문이었다. 금융감독원장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내일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기회재경부장관의 전화까지 받고 나자 이건 내일로 미룰 성질의 일이 아니란 판단이 섰다.

대체 누가 민동재 전 총리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모르지만 안 그래도 깐깐한 양반이라 그 양반 성질 건드리지 않게 UTC멤버로 정하기까지 해 뒀었다. 때문에 그와 척을 질 일은 없을 거라 여겼는데 그게 그의 뜻대로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상황은 좀 더 알아봐야하겠지만 그가 나서서 해결 될 수 있는 일이길 바라며 박규철은 기획재정부장관과의 통화를 끝냈다.

“..........걱정하시는 건 알겠는데 정말 그분과 아무 문제없습니다. 네. 네. 무슨 오해가 있다면 풀어야죠. 제가 직접 나서서 그 문제를 풀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럼 들어가십시오.”

경제 쪽 수장들에게는 가급적 문제가 될 일이 없다는 쪽으로 어필하는 게 좋았다. 안 그래도 일만으로도 골치 아픈 그들에게 다른 문제까지 얹으면 그들도 사람인지라 아무래도 오성그룹을 안 좋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박규철은 무조건 그들에게 걱정 말라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통화가 끝나자 웃고 있던 그의 얼굴이 언제 그랬냐며 싸늘하게 굳었다.

“대체 어떤 놈이야!”

버럭 소리친 박규철은 핸드폰의 단축키 1번을 길게 눌렀다. 박규철은 구시대의 인물답게 지금도 폴더 폰을 사용 중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핸드폰에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의 핸드폰 번호가 저장 되어 있었는데 그 중 단축키 1번의 자리는 유태국 비서실장이 차지하고 있었다.

유태국 비서실장은 박규철이 전화를 걸면 전화 연결 음이 3번 이상 넘기지 않고 그의 전화를 받았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 번째 전화 연결 음이 울리고 3번째로 막 넘어가려던 그때 유태국 비서실장이 전화를 받았다.

-네. 회장님.

“어떻게 된 거야?”

상황이 이 지경인데 유태국 비서실장이 이 사태를 모를 리 없었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내일 자기 앞에 사직서를 제출해야 할 터였다.

-그것이..............

유태국 비서실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박규철 회장의 입맛에 맞춰 살아 온 사람이었다. 그렇게 키워져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말이다. 간략하고 요점만 정확히 박규철 회장이 원하는 바를 설명한 유태국 비서실장이 끝으로 사죄를 했다.

-...............진작 알려 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물론 그건 박규철 회장이 바라던 바는 아니었다. 그런 자질구레한 일까지 박규철 회장이 다 보고를 받아 직접 처리 하려 했다면 유태국 비서실장을 지금 자리까지 키우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영준이 때문이로군?”

-...........

유태국 비서실장은 박규철 회장의 그 물음에 침묵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박규철 회장이 아니었다.

“대책은?”

-지금 두 쪽과 접촉 중입니다.

“접촉은 해 보돼 그들 심기는 건드리지 말고.”

-네. 알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에 본사로 갈 테니 그때 보고 준비해 둬.”

-네.

그렇게 통화를 끝낸 박규철은 폴더 폰의 종료 버튼을 길게 눌렀다. 그러자 폴더 폰이 꺼졌고 이제 더 이상 그를 귀찮게 할 일도 사라졌다. 그 뒤 박규철은 참아야 했던 자신의 욕구를 여자들에게 폭발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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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그룹의 비서실장 유태국은 7시쯤 일어나서 간단히 죽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오성그룹 본사로 출근을 했다.

9시면 박규철 회장이 출근할 것이고 그런 그에게 어제 일어난 사건을 보고하는 건 오롯이 그의 몫이었다. 그 때문에 관련 부서의 책임자들도 지금 다들 출근해 있을 터였다.

비서실장실에 들어서자 진한 커피향이 그를 반겼다. 그의 책상 위에 커피와 함께 오늘자 조간 신문들이 늘어서 있었다.

유태국은 습관처럼 컴퓨터를 켜고 조간신문의 일면을 살폈다. 그리고 커피를 호로록 마시던 그의 눈이 빠르게 신문의 지면을 훑고 넘어갔고 잠시 뒤 신문을 다 살핀 그가 컴퓨터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습관처럼 그에게 온 메일들을 살폈다.

“푸어억!”

그러던 그가 갑자기 입안의 커피를 내뿜었다. 그 덕에 커피가 컴퓨터 모니터를 덮쳤는데 정작 유태국은 벌떡 몸을 일으켜서는 안절부절 못했다. 비서를 부르려던 그는 모니터에 떠 있는 사진 속 중년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바로 고개를 내저었다. 저 중년 남자는 아무도 봐선 안 됐다.

“대체 어떤 놈이......”

놀란 심정을 겨우 진정 시킨 유태국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어떻게 저 사진이 자신에게 보내졌는지 그건 도통 알 길이 없었다. 유태국은 잠시 자세히 그 사진을 살폈고 그 사진이 그가 죽기 직전에 찍은 사진임을 알 수 있었다. 그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거기다 뒤로 드러난 배경을 살피면 그가 죽은 곳의 위치도 파악이 될 듯했다. 그렇다면 그의 시신이 발견 될 수 있단 소린데......

“빌어먹을.....”

그러면 문제가 심각해졌다. 시체가 나오면 경찰이 조사에 들어 갈 것이고 그 가장 유력한 용의자에 자신도 포함 될 테니 말이다.

이 사진 하나로 냉혈한이라는 별명까지 있는 유태국이 크게 흔들렸다. 그럴 것이 눈앞의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유태국이 비서실장이 되기 전 박규철 회장을 15년간 모셨던 전임 비서실장이었으니까.

그런 그를 쳐 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유태국이었고 그걸 수수방관한 건 박규철 회장이었고 말이다.

아마 이 사실을 박규철 회장이 안다면 노발대발 할 터였다. 뒤처리를 대체 어떻게 했냐고 말이다. 때문에 유태국은 이 일은 박규철 회장에게 알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구재호 실장 오라고 해. 당장.”

유태국은 출근 뒤 제일 먼저 특별 전산실 실장을 찾았다. 원래 오늘 그를 부를 생각은 없었다. 대신 사람을 시켜 받을 건 하나 있었다. 바로 사직서 말이다. 하지만 그 사직서는 당분간 보류해야 할 거 같았다. 지금은 그가 자신을 위해 해 줘야 할 일이 많은 거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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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은 새벽에 술에 취해 뻗었다. 그런 그를 누가 자꾸 흔들어 깨웠다.

“에이 씨..... ”

당연히 자는 걸 깨우니 성질이 났다. 하지만 상대는 집요하게 계속 그를 흔들었고 결국 박영준은 잠에서 깼다.

“.....누구야?”

물론 박영준은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하지만 그를 깨운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는 순간 그의 얼굴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 검은 정장의 박영준도 늘 보아오던 유형의 사람들이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저들은 박규철 회장을 근접 경호하는 경호원들이란 점. 그 말은 박규철 회장이 저들을 여기로 보냈단 소리였다.

저들이 정리를 한 듯 그와 밤새 즐기고 술을 마셨던 여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가져 와.”

그리고 박영준을 직접 흔들어 깨운 경호 1팀장이 뒤쪽에다 대고 말하자 경호원들이 박영준의 속옷부터 와이셔츠, 넥타이 등등 그가 당장 갈아입을 옷들을 챙겨 왔다. 즉 빨리 갈 준비를 하란 소리였다. 아니나 다를까? 경호 1팀장이 자신의 손목 시계를 확인하곤 박영준에게 말했다.

“정확히 한 시간 뒤 회장님과 만나셔야 합니다.”

“에이.....”

한 시간이면 씻고 나가기 바빴다. 박영준은 곧장 욕실로 달려갔다. 오늘 해장은 물 건너갔고 이동 중에 물로 해결해야 하지 싶었다. 박영준은 5분 만에 대충 씻고 욕실을 나와서 경호원들이 건넨 옷들로 갈아입었다.

“가시죠.”

역시나 시간은 촉박했고 박영준은 쓰린 속을 손으로 쓸며 아방궁 밖에 대기 중인 차에 올라야 했다. 그리고 그를 태운 차는 곧장 본사로 향했다.

“젠장.....”

자신이 본사로 가고 있단 걸 아는 순간 박영준은 벌레 씹은 얼굴로 변했다. 부친이 그를 집으로 불렀다면 좋게 얘기로 끝날 사안인 반면 회사로 불렀으면 책임을 묻겠단 소리였다. 아마도 한동안 본사를 떠나 있어야 할지 몰랐다.

“설마 해외 지사로 내 보내진 않으시겠지.”

후계 작업이 한창인 때였다. 이때 그런 그를 국외로 돌리진 않을 거라 생각하며 박영준은 물로 쓰린 속을 달랬다.

잠시 뒤 본사에 차가 도착하고 그 차에서 내린 박영준은 곧장 회장실로 올라갔다. 그런데 회장실 안에 들어선 박영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럴 것이 다시는 이 자리에서 볼 일이 없을 거라 여겼던 인물이 그보다 먼저 회장실에 와 있었기 때문에 말이다.

“누, 누나!”

그랬다. 박영준을 위해서 깨끗이 본사를 떠났던 박민주가 돌아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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