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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121화 (121/248)

00121 재벌에이스 =========================

“손 빼!”

배장호는 핸드폰을 꺼내려고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자신을 향하고 있는 총구를 보고 천천히 손을 빼냈다.

“나와!”

배장호과 오성그룹 경호원들은 두 손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손 머리 뒤로.”

그리고 경찰들이 그들 몸을 검사했다. 그러자 그들에게서 수갑과 케이플 타이, 거기에 테이저 건과 호신봉까지 나오자 경찰들의 표정이 굳었다.

“이 사람들 뭐야?”

그때 경찰들을 지휘하고 있던 경감 계급장의 간부가 외쳤다.

“그 자들 다 서로 데려 가.”

“자, 잠깐만.....”

배장호가 다급히 그 경찰 간부에게 외쳤다. 하지만 경찰 간부는 그의 말을 듣지도 않고 몸을 돌려 세웠다. 그리고 경찰차로 간 그 경찰 간부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네. 서장님. 말씀하신대로 최민혁씨는 보내고 그 뒤를 쫓던 차는 잡았습니다. 네. 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경찰서로 데려 가려고요. 네. 알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경찰 간부가 차에서 내려 외쳤다.

“다들 철수한다.”

그렇게 포항 톨게이트 앞에서 갑자기 이뤄진 경찰의 검문검색은 끝나고 차들은 원활하게 포항 안으로 들어갔다.

배장호는 경찰에 의해 핸드폰도 빼앗기고 또 경찰에 사정을 해도 그들이 들어주지 않자 어쩔 수 없이 포항 남부 경찰서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

거기서 배장호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고 겨우 전화를 걸 수 있었다. 하지만 배장호는 경호팀장이 아닌 박영준 부회장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죄송합니다. 네. 네. 포항에 들어간 건 확실합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배장호가 경찰 조사를 받으려 할 때였다. 경찰서장이 나타나서 말했다.

“그분들 풀어 드려.”

그 말에 경찰들은 의아해 했지만 서장의 명령이라 배장호와 경호원들을 풀어 주었다. 배장호는 곧장 수하 경호원들을 이끌고 경찰서를 나섰다. 하지만 그들의 차는 경찰서에 없었다.

알아보니 자동차 증거물 보관소로 옮겨 놨다는 것이다. 당장 가져 오겠다는 말에 배장호는 괜찮다며 경찰서 앞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그리고 그들이 향한 곳은 오성 자동차 판매소였다. 거기서 신분증을 보이고 오성 자동차 판매원들의 차를 네 대 확보한 배장호는 각자 차를 몰아서 포항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들 말고도 최민혁과 민예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런데 그들은 다들 한 덩치 하는 데다 살벌한 얼굴에 문신까지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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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오성 그룹의 추격조를 따돌린 최민혁은 민예린을 데리고 포항의 회집을 찾아갔다. 그런 태평한 최민혁을 보고 민예린이 황당한 얼굴로 말했다.

“정말 이 상황에서 회를 먹겠다고요?”

“그럼요. 우리 여기 여행 왔잖아요. 여행의 꽃은 먹거리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출출한데 식사부터 하죠.”

최민혁은 젓가락질을 망설이는 민예린이 보는 앞에서 열심히 회를 먹어치웠다. 그 폭풍 먹방에 민예린도 입맛이 돌기 시작했고 결국 그와 같이 열심히 회를 흡입했다.

“아아. 배불러.”

둘은 정말 배터지게 회를 먹었다. 최민혁은 운전을 해야 했기에 술을 마시지 못했지만 민예린은 술까지 마셔가며 제대로 회를 즐겼다.

“자. 이제 배불리 먹었으니 눈을 즐겁게 해 줘야겠죠?”

최민혁은 민예린을 데리고 포항의 명소를 구경 다녔다. 그 모습만 봐서 그들이 쫓기는 신세란 걸 알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였다. 그렇게 아주 대 놓고 최민혁과 민예린은 포항시를 활보 하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자연 시선을 끌었고 결국 그들을 찾던 자들의 눈에 띠었다.

“형님! 여기 그 연놈을 찾은 거 같습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나병석의 살인 돼지들 중 하나가 최민혁과 민예린을 발견하고선 근처 살인 돼지들을 우선적으로 불러 모았다. 그렇게 모인 살인 돼지가 5명이 되자 그들은 최민혁과 민예린을 잡으러 움직였다.

나병석은 뒤늦게 포항에서 그들이 처리해야 할 녀석을 놓쳤단 연락을 받고 살인 돼지들을 풀었다. 그랬더니 시내 한 복판에서 최민혁과 민예린을 발견했단 연락이 왔다.

나병석은 시내로 보낸 5명의 살인 돼지들에게 그들을 잡으란 명령을 내리고 나머지 흩어져 있던 살인 돼지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나병석이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살인 돼지들을 데리고 연락을 취한 살인 돼지가 말한 포항 시내에 도착했을 때였다.

“전화 안 받는데요?”

“이것들이 어디 간 거야?”

“잡긴 잡았을 겁니다.”

하긴 살인 돼지 5명이 나서서 그 한 놈 못 잡았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병석이 걱정 하는 건 그 놈도 그의 수하들도 아니었다.

“씨발. 그 년 털끝하나 건드리지 말랬는데.....”

바로 그가 제거해야 할 놈과 같이 있는 여자, 민예린 때문이었다. 혹시 5명의 살인 돼지들이 그 놈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민예린에게 무슨 상해라도 입히기라도 했다면......

“진짜 좆 되는 건데.....”

하지만 그런 그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성 측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뭐요? 그 연놈이 거기 있다고? 거기가 어딘데? 호미곶? 알겠소.”

아무래도 그의 수하 5명이 그 연놈들을 잡는 데 실패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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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민예린과 같이 포항 항구의 둘레길을 걸어보고 시내로 들어와서 커피 전문점에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상상 이상의 환상적인 맛을 두 사람에게 선사했다. 그 덕에 둘의 기분도 덩달아 업그레이드되었고 말이다.

“호호호호. 민혁씨. 진짜 재미있는 사람이군요.”

최민혁은 시내에서 꺼릴 거 없이 민예린과 데이트를 즐겼다. 특히 특유의 입담으로 민예린의 걱정을 훌훌 날려 버리고 그녀를 계속 웃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때 그들에게 접근해 오는 덩치들이 보였다.

“예린씨는 여기 있어요.”

최민혁은 민예린에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선 커피 전문점을 나섰다.

그리고 곧 바로 다섯 명의 덩치들과 조우했다.

“따라 와라.”

최민혁이 먼저 그 덩치들에게 말하곤 커피 전문점 뒤쪽의 공터로 덩치들을 데리고 갔다. 덩치들은 다들 가소로운 얼굴로 최민혁을 쳐다보고 있었다.

살인 돼지들은 그 동안 싸움 좀 한다는 조폭들을 상대로 많이 싸워왔다. 하지만 그래 봐야 한 두 명이었다.

덩치가 워낙 좋은 그들은 어지간한 충격에 쓰러지지 않았다. 대신 그들에게 잡히는 순간 제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소용없었다.

살인 돼지 중 하나에게 옷깃이라도 잡히면 그 다음 다른 살인 돼지들에 의해 팔 다리가 제압당하고 그 뒤 묵직한 덩치의 주먹에 맞아 기절 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기절한 그들은 다들 지금 죽어 산 속에 묻히거나 바다, 혹은 강에 버려져 고기밥이 되었다.

최민혁도 덩치가 있고 제법 싸움도 잘하게 생겼다. 하지만 그들 다섯을 이길 순 없었다.

파팟!

퍽!

최민혁이 잽싸게 움직여서 살인 돼지 중 한 명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하지만 정작 맞은 살인 돼지는 가소롭다는 듯 ‘씨익’ 웃었다. 그걸 보고 최민혁도 기가 차다는 얼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최민혁은 포기하지 않고 움직였다.

“잡아!”

그때 5명의 살인 돼지 중 한 명이 외쳤고 4명의 살인 돼지들이 최민혁에게 달려들었다. 100Kg도 넘는 거구들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신속하고 빨랐다. 그들은 최민혁에게 무턱대고 달려드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최민혁을 놀래 키는 동시에 그를 포위하기 위한 쇼였다. 최민혁은 자신을 에워 싼 4명의 살인 돼지들을 보고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그냥 가만있어도 내가 알아서 다 때려잡아 줄 텐데. 돼지들 괜히 육수들 빼고 자빠졌네.”

최민혁의 돼지란 말에 듣는 살인 돼지들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저 새끼 주둥이는 내가 짓뭉개 주겠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최민혁에게 대 놓고 살벌한 소릴 내 뱉었다. 그 소리를 듣고 최민혁이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하. 돼지가 사람 잡으려 드네. 그래. 어디 뭉개 봐라. 자아.”

최민혁은 자신의 입을 짓뭉개 주겠단 살인 돼지를 향해 입을 내밀었고 격분한 그 살인 돼지가 기꺼이 최민혁을 향해 살찜 두툼한 족발을 휘둘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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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돼지들은 처음엔 쉽게 최민혁을 제압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아니었다.

“씨발. 잡아.”

우르르르!

녀석은 빨라도 너무 빨랐다. 뭐라도 잡아야 녀석을 제압할 텐데 살인 돼지들은 최민혁의 옷깃도 건드리지 못했다.

반면 최민혁은 살인 돼지들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다가 한 놈씩 전기맨을 사용했다. 하지만 덩치가 있어서 그런지 전기맨 한방에 쓰러지지 않았다. 그래서 수고스럽지만 전기맨 두 방을 연거푸 사용해서 살인 돼지를 쓰러트렸다.

“으드드드드!”

털썩!

그렇게 살인 돼지 셋을 쓰러트리고 나자 남은 살인 돼지 둘이 서로 눈치를 살폈다. 보아하니 열세를 인정하고 꽁무니를 빼려 하고 있었다. 최민혁은 예상밖으로 똑똑한 살인 돼지들을 보고 웃었다.

“어딜....”

하지만 그들이 순순히 도망치게 내버려 둘 최민혁이 아니었다.

빠악!

돌려차기로 살인 돼지 안면을 가격한 최민혁은 내빼려는 살인 돼지에게 전기맨을 사용했다. 그러자 그 살인 돼지가 도망치다 전기춤을 추었고 그 사이 자신의 돌려차기에 맞아 비틀거리던 살인 돼지에게 전기맨을 선사했다.

파지지지직!

안명의 충격에 전기 충격까지 더해지자 살인 돼지는 쓸어졌고 그 사이 전기춤이 끝난 살인 돼지에게 달려 간 최민혁은 몸을 허공으로 띄웠다.

뻐억!

그리고 무릎으로 비틀거리고 있던 살인 돼지의 안면을 찍었다. 최민혁의 체중이 실린 무릎 찍기에 안면을 맞은 살인 돼지는 쌍코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그렇게 다섯 살인 돼지들을 처리한 뒤 최민혁이 세나에게 물었다.

“세나. 전기맨으로 이런 돼지들을 한방에 보낼 순 없는 거야?”

그 물음에 세나가 바로 대답했다.

[물론 가능합니다. 전기맨의 전격 전압을 6만 볼트에서 10만 볼트로 올리면 되니까요. 하지만 그럴 경우 자칫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최민혁은 사람이 죽을 수 있단 세나의 말에 움찔했다. 차성국도 사람이 죽어 나가는 건 봤다. 하지만 자기 손으로 직접 사람을 죽인 적은 없었다.

최민혁은 가만히 공터에 널브러져 있는 살인 돼지들을 쳐다보았다. 저들은 자신을 잡으면 죽일 터였다. 그렇다면 논리적으로 최민혁도 살기 위해서 저들을 죽여야 했다. 하지만 어떻게 사람을 죽인단 말인가? 그때였다.

“아아!”

최민혁은 속으로 유레카를 외쳤다. 아르키메데스의 그 깨달음만큼이나 지금 최민혁의 머릿속에 떠오른 그 생각은 당장 알몸으로 길거리를 내달릴 수 있을 만큼 그에게 있어서 중차대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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