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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106화 (10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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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최민혁은 냄비에 물을 끓이면서 콩나물을 씻었다. 이어 냄비 물이 끓자 다시 팩을 넣고 다시 물을 우려냈다. 다시 물이 충분히 우려 날 때까지 최민혁은 부추를 다듬어 씻고 옅은소금물에 흔들어 건져 물기를 털었다. 그 후 부추를 4㎝ 길이로 썰고 홍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2㎝ 길이로 채 썰었다.

부추겉절이는 새우젓을 다져 함께 양념을 해서 버무리면 부추의 맛이 훨씬 좋고 익어도 맛이 좋기에 새우젓을 건더기만 건져 곱게 다졌다. 그 다음 통에 새우젓 국물과 건더기를 담고 고운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다진 생강을 넣어 잘 섞어 겉절이 양념을 만들어서 부추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버무려서 그릇에 담아냈다.

“으음....”

살짝 맛을 봤는데 기가 막혔다. 부추는 향기만 맡아도 힘이 나는 채소라고 해서 양기초라는 별명이 있었다.

“쩝쩝.....그러고 보니 아버지 양기는 돋울 수 있겠네.”

아침부터 힘쓴 부친의 양기 회복에 부추가 도움이 될 듯 했다. 그 다음 여동생 입맛에 맞는 반찬으로 계란말이를 만들 동안 다시 물이 충분이 우러났다. 최민혁은 깔끔한 국물을 위해 꼬리를 뗀 콩나물을 냄비에 넣고 뚜껑을 덮고 끓였다. 그 사이 청, 홍고추는 씨를 털고 대파와 함께 송송 썰어 준비해 두고 말이다.

그렇게 보글보글 국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다진 마늘과 대파, 청, 홍고추를 넣고 15분 정도 더 끓이고는 새우젓으로 간을 맞췄다. 그 사이 밥이 다 되었고 최민혁은 서둘러 밥상을 차렸다.

“카아. 좋다. 이거거든. 콩나물국!”

“어머. 이 부추겉절이는요. 정말 아삭아삭하니 맛있어요. 향도 그대로 살아있고. 호호호호.”

“쩝쩝쩝. 오늘은 소시지 없어?”

부친은 시원하다며 콩나물국을 두 그릇이나 드셨고 어머니는 부추겉절이에 빠져서 밥을 두 공기를 해치웠고 여동생은 소시지를 찾으면서 최민혁이 만들어 준 계란말이는 혼자 다 먹었다. 거기다 맛김에 밥을 싸서 콩나물국과 같이 먹는 게 맛이 있었는지 최다혜도 밥 2그릇을 비웠다. 그걸 보고 최민혁은 저러다 진짜 살찌는 거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최민혁은 가족들이 그가 차려 놓은 밥상에 앉아서 맛있게 식사하는 것을 보고 상 차린 보람이 느껴졌다.

“아아아하암!”

하지만 밤을 새서인지 계속 하품이 나오고 눈꺼풀이 감겼다. 도저히 졸려서 안 되겠다 싶은 최민혁은 설거지는 어머니에게 부탁하고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촤악! 촤아악!

최민혁은 수면에 방해 받지 않게 자기 방에 암막 커튼을 친 뒤 침대로 가서 뻗었고 그대로 깊이 잠이 들었다.

“으으음......”

그렇게 최민혁이 잠에서 깼을 때 벌써 시간이 한 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가족들은 다들 직장 가고 여동생은 어학원에 나간 터라 집은 최민혁 혼자 있었다. 최민혁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서 먼저 커튼부터 열었다. 그러자 방안이 환해지면서 지금이 낮인 줄 알 거 같았다.

그 뒤 욕실로 가서 씻고 정신을 차린 최민혁은 부엌으로 향했다. 그의 배 시계가 점심때가 지났다고 밥 달라고 아우성을 친 것이다.

혼자 뭘 해먹기 귀찮았던 최민혁은 마침 라면 중에 짬뽕 라면이 있어서 냉동실의 해물 몇가지를 더 섞어서 제대로 된 짬뽕 라면을 끓여 먹었다. 최민혁은 남은 국물에 밥까지 말아서 냄비 바닥 까지 싹싹 비운 뒤 설거지를 하고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원래는 소화가 되고 나면 집 뒤 투구장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해야 할 일이 생각이 나서 위층으로 올라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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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새벽에 찍은 동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는 일이었다.

“진짜 신기하네.”

인간 카메라도 아니고 최민혁은 자신의 능력인 감시자의 눈과 귀를 통해 찍었던 그 영상과 녹음 된 내용들이 그대로 노트북에 동영상 파일로 만들어지는 걸 보고 다시 한 번 세나의 위대함에 경의를 보냈다.

[뭘요. 34차원계의 과학 기술력으로 이정도 쯤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세나는 겸손과는 거리가 먼 듯했다. 하여튼 그렇게 만들어 진 동영상을 최민혁은 편집에 들어갔다. 자신에게 혹시 불리할 수 있는 장면과 목소리는 삭제 시켜 버리고 나자 악녀 이주나와 약쟁이 이윤수의 동영상이 완성 되었다. 물론 제목은 처음에 정해 둔 대로 ‘멋진 커플’로 올려 질 터였다.

“세나. 이거 내가 올려도 아이피 추적이 안 되게 해 줄 수 있어?”

[물론 가능합니다.]

“혹시 그거 해주는데도 포인트가 필요해?”

[고작 이런 일을 하고 포인트를 요구하진 않아요.]

“고마워.”

최민혁은 세나의 도움을 받아서 ‘멋진 커플’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아마 이 동영상으로 곧 세상이 한 바탕 시끄러워 질 터였다.

최민혁은 동영상을 올린 뒤 집 뒤편 투구장으로 가서 공을 던졌다. 100구까지 던지자 역시 몸이 땀에 절었는데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나자 몸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최민혁은 세나를 통해 어깨와 팔꿈치를 고친 뒤 투구를 하고 나서 아이싱이나 관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어깨나 팔꿈치가 싱싱한 상태였다. 그래선지 몰라도 공 던지는 것만으로는 어째 운동을 다 한 거 같지가 않았다. 그 이유를 두고 세나는 최민혁이 투수로서 뿐 아니라 타자로도 야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타격 연습도 할 것을 권했다. 그래서 최민혁은 차를 몰고 근처 스크린 야구장으로 향했고 거기서 두 시간 동안 배트를 휘두르고 나자 그제야 운동을 한 거 같았다.

웅성웅성!

그런데 스크린 야구장을 나오다 보니 주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핸드폰을 보고 쑥덕거리는 게 보였다. 무슨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나 싶어 근처에 가보니 바로 최민혁이 올린 ‘멋진 커플’의 동영상들을 보고 있었다.

“와아. 이주희. 연기 좀 한다고 완전 기고만장했네.”

“같은 신인 주제 누가 누구를 갈군다는 거야?”

“도토리 키 재기지. 그런데 지가 뭐 그리 잘났다고. 어머. 애 지금 욕한 거야?”

“어. 강하나에게 욕한 거 맞아. 그리고 진짜 대박은 이거지?”

“마약? 그러니까 이윤수가 마약을 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이 지랄이겠지. 지가 마약 안하면 왜 이렇게 발광을 하겠어?”

“이거 바로 조사 들어가야 하는 거 아냐?”

“안 그래도 종로경찰서 마약 팀이 이윤수 잡으러 갔다고 하잖아. 잡히면 끝장 난 거지. 뭐 소변 검사만 해 봐도 금방 뽀록날 걸.”

“그런데 이 동영상 찍은 사람이 최민혁이라던데. 맞아?”

“맞겠지. 그런데 이렇게 대 놓고 찍었는데 이주희와 이윤수는 왜 그것도 몰랐을까?”

“요즘 초소형 카메라가 얼마나 성능이 좋은 지 몰라서 그래? 단추 구멍만 해서 작정하고 찾지 않으면 못 찾아.”

“하여튼 최민혁도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동영상을 찍을 생각을 했을까?”

“자기가 당해 보니 하도 기가 차니까 이런 걸 찍은 거겠지. 만약 이걸 안 찍고 최민혁이 말로만 자기가 이런 식으로 당했다고 말해 봐. 누구 믿겠어? 괜히 이주희와 이윤수에게 무고죄로 고소나 당했을 걸.”

“안 그래도 ‘케이스타’ 빠순이들 난리다. 동영상을 조작한 거라나?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잖겠어?”

최민혁의 예상대로였다. 세상은 최민혁이 올린 동영상으로 발깍 뒤집어져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최민혁은 스크린 야구장에서 공을 칠 동안 꺼 놓은 핸드폰을 호주머니에서 꺼냈다. 배터리가 5%정도 밖에 남지 않아서 꺼 뒀었는데 차에 충전기가 있어서 충전도 시키면서 전원을 켰더니 제법 전화와 문자가 와 있었다.

그 중에는 새벽에 촬영했던 SBC방송국의 친구왕 담당 PD와 작가들도 있었다. 최민혁이 그들로부터 받은 명함에서 그들 핸드폰 번호를 다 기억하고 있어서 바로 알아봤다. 그 외에 다 모르는 번호들이었다. 문자도 제법 많았는데 그 중 거의 대부분이 기자들이었고 YGD 엔터테이먼트에서 연락 달라고 꽤 많은 문자가 와 있었다. YGD 엔터테이먼트라면 이주희와 이윤수의 소속사였다. 아마도 그 두 사람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게 그곳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거기가 어떻게 되건 말건 최민혁이 알바는 아니었다.

최민혁은 그에게 온 문자 중 강하나에게 온 문자만 확인했다.

-그때 저보고 참으라고 한 게 다 이거 때문이었군요. 이주희와 이윤수 불쌍하게 됐네요.

강하나도 그 둘에 대해선 일말의 동정심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하긴 그들에게 그렇게 데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최민혁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자 바로 매너 모드로 바꿔 놓고 집으로 차를 몰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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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는 밤을 샌데다 약기운까지 떨어지면서 무기력해져서는 겨우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어떻게 자신이 침대에 누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가운데 내리 9시간을 잤다. 그런데 그의 집으로 계속 전화가 걸려오면서 이윤수도 잠에서 깼다.

“으으윽.....”

두통이 심하게 일었지만 그 보다 더 시끄러운 소리가 바로 전화기 소리였다. 이윤수는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받았다.

“왜?”

그의 집 전화는 그의 가족들과 매니저, 소속사 직원들 밖에 몰랐다. 그래서 이윤수는 그들 중 누가 전화를 걸었을 것으로 봤다. 아니나 다를까? 매니저였다.

-야! 너 왜 핸드폰 꺼놨어?

“끈 적 없어. 지가 배터리가 다 됐겠지. 근데 왜?”

-너 이 새끼..... 내가 성질 죽이라고 했지? 이제 어쩔 거냐?

“무슨 개 소리야?”

-하아. 너 동영상 떴다. 이주희랑.

“뭐?

동영상이란 말에 이윤수는 흠칫 놀랐다. 하지만 이윤수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이주희랑 동영상을 찍은 기억이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얼굴을 딴 놈과 합성한 동영상이 분명했다.

“그거 가짜야!”

-뭐? 이 새끼가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자빠졌어. 어제 네가 최민혁인가 하는 야구 선수와 시비 붙은 동영상이 떴다고. 그런데 무슨 가짜야.

이윤수가 생각하는 동영상은 매니저가 말하는 동영상과 달랐다. 그럴 것이 이윤수는 그 동안 마약을 하고 몰래 여자들과 찍은 동영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매니저가 말한 동영상도 그런 류의 동영상 일거란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 뭐라고?”

놀란 이윤수는 일단 매니저와 통화를 끊고 인터넷에서 그 동영상을 찾아 봤다.

“헉!”

그 동영상을 본 직후 이윤수의 입에서 헉 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때 그가 혼자 사는 원룸의 초인종이 울렸다. 이윤수는 혹시 기잔가 싶어서 가만있었다. 그러자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누가 소리쳤다.

“종로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이윤수씨. 좀 나와 보시죠.”

경찰이 왔다는 소리에 이윤수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쾅! 쾅! 쾅! 쾅!

“그 안에 있는 거 다 압니다. 사람 불러 문 따기 전에 빨리 여세요.”

초조한 기색으로 어쩔 줄 몰라 하던 이윤수는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맨 날 싸우고 욕하는 사이지만 지금 당장 그가 믿고 의지할 사람은 매니저 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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