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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임병수는 나름 역사학도임을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설명이 제법 길었다.
“...........그래서 선조의 재위 기간 중인 1592년에 임진왜란이 있어 정답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혹시 선조께서 조선의 몇 대 왕이신지 아시나요?”
“14대 왕이십니다.”
“네. 맞습니다. 아참. 역사학과에 다니신다고 하셨죠. 그럼 이 정도 아는 건 임병수님께는 기본상식이겠네요?”
“네. 그렇죠. 하하하하.”
“그래도 정답을 맞히셨으니 박수!”
짝짝짝짝짝!
최민혁은 이번 문제를 맞힌 역사학과 학생에게도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었다. 그가 이번 문제를 맞힘으로 해서 이제 남은 3명 중 한 명만 나머지 한 문제를 맞춰준다면 최민혁은 어부지리로 상식 퀴즈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모은 게 최민혁의 뜻대로 되어주진 않았다.
“워너!”
임병수가 재차 소리를 치자 최민혁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이번에도 역사와 연관 된 문제가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세대 문제가 나왔고 그건 한 살이라도 어린 쪽이 우리할 수밖에 없었다.
“네에. 여기서 임병수님이 이 문제를 맞히게 되면 최민혁 선수와 같이 2문제를 맞춰서 결선 문제로 우승자를 가려야 합니다. 자아. 정답은?”
“정답은.....트윙키입니다.”
“정답입니다.”
임병수가 정답을 맞혀버리자 최민혁은 카메라를 확인하고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문제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의 중간세대를 뭐라 부르나였는데 이건 최민혁도 사실 정답을 몰랐다.
“자아. 이렇게 준비 된 상식 퀴즈 5문제는 다 풀었습니다. 하지만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고 최민혁 선수와 임병수님이 각각 2문제 씩 맞춘 상황임으로 마지막 문제를 통해 우승자를 결정짓도록 하겠습니다.”
MC 윤봉규는 제작진으로부터 무슨 지시라도 받은 듯 마지막 문제를 내기 전 제법 길게 인터뷰로 시간을 끌었다. 그 뒤 MC 윤봉규가 마지막 상식 퀴즈 문제를 냈다.
[기업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배출량 기준을 정하고, 이를 넘는 사용분에 대해서 부과하는 세금으로 CO2 배출.......]
“하나!”
최민혁이 소리쳤고 순간 임병수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네. 최민혁 선수가 빨랐습니다. 역시 문제를 다 내지도 않았는데요. 과연 정답일지......최민혁 선수. 정답 확실합니까?”
“네. 엊그제 신문에서 본 내용입니다.”
“오오. 그럼 맞출 확률이 높은데요. 정답은.....”
“네. 정답은 탄소세입니다.”
“정답입니다.”
최민혁은 상식 퀴즈에서도 우승하면서 10만원을 챙겼다. 그렇게 최민혁, 강하나 커플은 3번의 게임을 통해 22만원을 획득하며 일단 상금 순위에서 7팀 중 1위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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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최민혁은 강하나가 가져 다 준 따뜻한 율무차를 그녀와 같이 마시며 나름 팀워크를 다졌다.
“자자. 다시 촬영 들어갑니다.”
휴식으로 주어진 30분의 시간은 길면 길고 짧으면 짧았다. 밤샘촬영을 해야 하는 최민혁 입장에서 그 시간은 짧게 느껴졌다. 대신 게임하는 동안 시간은 참 느리게 갔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게임은 역시 힘쓰는 것으로 이번에도 최민혁과 이윤수가 피터지는 경쟁을 펼쳤는데 결국 최민혁이 또 이기면서 이윤수의 화만 돋워 놓았다. 그렇게 본격적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사전 돈 벌기게임이 끝났다.
“최민혁, 강하나 팀이 총 46만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드디어 본 미션에 들어갑니다. 미션 장소는 C마트인데요. 거기로 날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자아. 하나 둘 셋!”
MC 윤봉규의 외침과 함께 7팀의 게스트들이 일제히 폴짝 뛰었고 그걸로 방송국 세트장에서의 촬영은 끝났다.
“자자. C마트로 이동합시다.”
그 뒤 대 이동이 시작 되었다. 최민혁은 C마트에서 촬영이 끝나고 다시 이곳 촬영장으로 와서 방송을 마무리 짓는 다는 말에 자신의 차는 여기 두고 강하나의 차를 타고 C마트로 향했다.
그 덕에 신이 난 건 강하나였다. 최민혁과 같이 차에 타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녀는 싱글벙글 웃음이 입가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최대한 빨리 움직여도 한 시간이란 시간이 걸렸고 새벽 3시 30분이 넘어서 C마트에서 촬영이 시작 되었다.
“자아. 하나 둘 셋에 다들 뛰세요.”
제작진의 구령에 맞춰서 7팀의 게스트들이 폴짝 뛰자 MC 윤봉규가 재빨리 멘트를 날렸다.
“네에. C마트로 날아왔습니다. 이제 여기서 최종 미션을 수행하게 될 건데요. 그 전에 우승 팀이 가져 갈 상품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때 제작진 스태프들이 커다란 룰렛 판을 들고 나타났다. 그 룰렛엔 각종 가전제품들이 적혀 있었는데 비싼 가전제품일수록 그 칸이 작았고 싼 가전제품은 그 칸이 널찍했다.
그런데 룰렛 판에서 아주 작게 칸을 차지하고 있는 난이 있었는데 거기엔 놀랍게도 중소형 자동차의 이름이 떡하니 적혀 있었다. 하지만 워낙 칸이 작아서 누가 봐도 그 칸이 걸릴 확률은 낮아 보였다.
“최종 미션 우승자에게는 저희가 드리는 소정의 우승 상품 이외에 이 룰렛을 돌릴 기회를 드립니다. 한 번? 아니죠. 한 번 주면 정 없죠. 각각 두 번씩 돌릴 기회를 드리며 룰렛이 걸린 상품은 집으로 가져 가시면 됩니다. 자아. 그럼 마지막 미션. 이 마트에서 파는 물건 중 그 무게를 200Kg에 가장 근접하게 맞춰서 여기로 가져 오시면 됩니다. 드리는 시간은 지금으로부터 30분입니다. 단 구입하신 물건은 직접 들고 오셔야 합니다.”
그 말은 카트 같은 기구를 이용할 수 없단 소리였다. 거기다 제작진에 무게를 다는 곳의 위치가 C마트 4층이었다. 마트에서 파는 상품들은 1층에서부터 3층에 있는 데 말이다. 즉 그 구입한 상품을 들고 4층으로 가져가는 것도 문제였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MC 윤봉규 외침과 함께 7팀이 우르르 마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들은 일단 바로 아래 3층 매장으로 갔다. 하지만 그곳은 옷가지들과 서점, 가구 등을 팔았는데 무게가 나가는 가구나 자전거는 너무 비쌌다. 그래서 7팀은 3층에서 바로 2층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2층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무게가 나가는 건 가전제품들인데 당연히 무거울수록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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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과 강하나 커플 보유한 돈이 46만인데 비해 2등인 이윤수, 이주희 커플이 가진 돈은 20만 원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니 그 밑에 나머지 5팀이 가진 돈은 5만원에서 15만원 사이로 그들이 3층, 2층에서 구입할 수 있는 최고 무거운 물건은 자전거뿐이었다. 하지만 자전거 한 대가 200Kg의 무게가 나갈 리 없었다.
최민혁과 강하나도 3층과 2층에서 물건 구입은 가능했지만 그걸로 무게 200Kg을 맞추긴 어려웠다. 그렇게 7팀은 마지막 1층 식품 코너로 내려갔다.
“쌀이다.”
그때 식품 코너 한 가운데 쌓여 있는 쌀이 보였다. 20kg의 쌀의 가격은 3만 8천원.
“어어!”
다들 시선이 최민혁과 강하나 커플쪽으로 향했다. 20Kg의 쌀 10포대면 딱 200Kg이었다. 그런데 그 가격이 38만원. 현재 그 정도 돈을 가지고 있는 팀은 최민혁, 강하나 팀 뿐이었으니 다른 팀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보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문제는 있었다.
20Kg의 쌀을 4층 무게를 재는 곳 까지 어떻게 가져가는가가 난제였던 것이다. 새벽이라 에스컬레이터도 작동 되지 않았기에 쌀을 짊어 지고 4층까지 걸어서 가야 했던 것이다.
여자 파트너의 경우 20Kg의 쌀을 들고 4층까지 가는 건 힘들었다. 특히 강하나와 이주희 같이 여리여리한 미녀들에게 그건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보면 됐다. 문제는 또 있었다. 바로 시간!
“앞으로 20분 남았습니다.”
제작진의 그 말에 최민혁도 눈살을 찌푸렸다. 제작진이 그의 인내를 테스트 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방송 중이었다. 성질을 내기보다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했다. 최민혁은 바로 생각했다.
‘쌀 두포 대를 양쪽 어깨에 짊어지고 4층을 오르내릴 때 얼마나 걸리나 부터 확인하자.’
최민혁은 일단 20Kg 쌀 10포대를 계산대로 가져가서 계산을 했다. 그때 강하나에게 음료와 먹을 것을 가져 오라고 했다.
어차피 20Kg 쌀 10포대를 사는 데 드는 비용은 38만원. 나머지 8만원이 남는 데 그걸 남겨 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최민혁은 강하나가 가져 온 먹을 것도 같이 계산 한 후 강하나에게 말했다.
“여기서 이것들 먹고 기다려.”
그 말 후 최민혁은 자신의 양 어깨에 20Kg 쌀 두 포를 올렸다. 그리고 4층을 향해 발걸음을 내 디뎠다.
최민혁은 4층에 제작진이 있는 곳에 쌀 두 포를 던져 두고 다시 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그때 걸린 시간은 대략 3분, 남은 시간은 17분이었다.
“4번 더 왔다 갔다 하면 되니까 12분이면 되겠군.”
그렇다면 남는 시간이 5분 있었다. 최민혁은 강하나와 같이 먹을 걸 같이 먹고 1분 정도 쉬다가 다시 쌀 두 포를 어깨에 짊어졌다. 그리고 4층에 올려 놓고 내려와서 다시 1-2분의 휴식을 취하며 쉬다가 쌀 두포를 지고 4층으로 올라가는 식으로 해서 제작진이 준 30분의 시간을 딱 10초 남기고 쌀 10포를 제작진이 준비해 놓은 저울 앞에 쌓아 두었다.
어차피 최민혁, 강하나 커플이 쌀을 4층에 옮기면 미션은 그들의 우승이 정해진 상황이었다. 그래서 촬영은 그 두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이뤄졌고 최민혁은 여유 있게 쌀 10포를 4층으로 가져 올라 오면서 미션을 수행해 냈다.
“네에. 이건 뭐 무게를 잴 것도 없이 최민혁, 강하나 팀의 승립니다. 박수!”
짝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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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미션을 완수한 최민혁, 강하나 커플이 MC 윤봉규와 시답잖은 우승 소감을 떠들고 있을 때 룰렛 판이 그들 앞에 도착했다. 그전에 MC 윤봉규가 미션을 클리어 한 사람들에게 주는 소정의 상품을 얘기했다.
“.....갈비 세트와 우리 한돈.....양봉 한 꿀......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최민혁 선수가 진땀 흘리며 들고 올라 온 쌀 200Kg을 전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죄다 먹을 것들이었다. 그런데 그 상품 얘기를 듣고 서 강하나가 또 아무 생각 없이 위험한 발언을 했다.
“곧 구정인데 받은 상품으로 설을 쇠면 딱 이겠네요?”
MC 윤봉규가 별 생각 없이 한 말인데 강하나가 대책 없이 그 미끼를 덥석 문 것이다.
“아뇨. 그 전에 오빠한데 오늘 받은 상품들로 요리를 해 달랠 거예요.”
“네? 요리라뇨? 지금 오빠란 최민혁 선수를 말하신 거죠?”
최민혁이 두 눈을 부릅떴는데 그 옆의 강하나는 눈치 없이 그것도 보지 못하고 잘도 떠들어댔다.
“우리 민혁 오빠가요. 요리 실력이 끝내 주거든요. 전에 친구 집에 갔을 때..........”
최민혁은 나불거리는 강하나의 입을 당장 틀어막고 싶었지만 방송 중이라 그러지 못하고 벌레 씹은 얼굴만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