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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외모와 인기 면에서 최민혁과 이윤수는 박빙이라 볼 수 있었다. 이윤수의 경우 10대 여학생들의, 최민혁의 경우 야구팬들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으니까.
다른 게스트들도 친구들을 데리고 왔지만 그 둘에 비할 바가 못 됐다. 때문에 이번 주 친구왕은 강하나와 이주희의 2강구조로 게임이 진행 되었다.
MC윤봉규가 꺼낸 미션 수행지에 적힌 내용은 방송국 근처 C마트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는데 그 구입한 물건의 무게가 200Kg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이기는 미션이었다. 그런데 그 전에 사전 게임을 통해서 마트의 물건을 구입한 돈을 벌어야 했다.
그 첫 번째 게임은 바로 파트너를 안아 들고 50미터를 달려가면 그곳 높은 철봉 위에 과자가 실에 매달려 있었다. 그 과자를 안고 있는 파트너가 손을 쓰지 않고 먼저 먹고 나서 다시 원래 자리로 파트너를 안고 돌아 오면 이기는 게임이었다.
이 게임의 우승 팀에게는 10만원이 2등에게는 5만원, 3등에게는 2만원의 돈이 주어졌다. 그리고 그 밑으로는 0원으로 무조건 3등 안에는 들어가 했다.
“자. 준비. 출발!”
MC윤봉규의 외침과 함께 7팀이 남녀가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자가 여자를 안고 뛰어야 했기에 그 속도는 현저히 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팀은 다른 팀을 훨씬 앞섰다.
친구왕의 이대철 PD가 예상한 대로 최민혁과 이윤수가 각기 강하나와 이주희를 안아 들고서도 보통 사람 달리는 속도와 비슷하게 뛰고 있었던 것이다. 그 둘은 거의 비슷하게 철봉 대 앞에 도착했고 안고 있던 파트너를 위로 받쳐 올렸다. 그리고 이제 모든 건 최민혁과 이윤수에 안겨 있던 두 여자 중 누가 더 과자를 빨리 떼어 먹냐로 승패가 갈리게 되었다.
“얍!”
그런데 입이 더 큰 이주희가 강하나보다 먼저 과자를 떼어 먹었다.
“빨리 뛰어!”
과자를 씹어 삼키며 이주희가 소리쳤고 그 소리에 이윤수가 그녀를 안아 들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그때 강하나도 혀를 내밀어서 과자를 안정적으로 과자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뒤 덥석 베어 물었다.
“오빠아!”
위에서 강하나가 자신을 부르자 최민혁은 바로 뛰기 시작했다. 이윤수가 안정적으로 이주희를 안아 들고 뛰고 있는데 비해 최민혁은 강하나를 위로 받쳐 올렸던 그 자세로 뛰었다.
“아아아아악!”
당연히 강하나 쪽이 더 위태위태했고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강하나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최민혁은 그런 불안 불안 한 자세에서 잘 뛰었다.
파파파파파팟!
“어어!”
그리고 결승선을 통과 한 건 최민혁이 이윤수보다 먼저 였다. 결국 최민혁, 강하나 커플이 이윤수, 이주희 커플을 추월한 것이다.
“첫 게임 우승은 강하나, 최민혁 커플!”
MC윤봉규의 외침을 듣고 최민혁은 안고 있던 강하나를 내려 놓았는데 다리가 풀린 강하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괜찮아?”
“네? 아네. 저, 전 괜찮아요. 오빠. 그 보다 오빠 힘들었죠? 제가 좀 무거워서....”
보통 이럴 때 남자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니. 하나도 안 무거워. 하나는 깃털처럼 가볍기만 한 걸.”
하지만 최민혁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게 아니었다.
“좀 무겁긴 해도 못 들고 다닐 정도는 아니야.”
강하나가 이런 최민혁이 아리송한 대답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을 때 MC윤봉규가 바로 다음 게임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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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번에 할 게임은 남녀 닭싸움입니다. 개인전이고 우승한 남녀에게 각각 10만원, 2, 3등은 5, 2만원입니다. 역시나 3등 안에 못 들어가면 돈은 없습니다.”
MC 윤봉규의 설명이 있고 나서 7팀은 남녀로 분리 되어 닭싸움을 시작했다. 먼저 여자부터 시작 되었는데 아무래도 다른 여자들에 비해 가냘픈 강하나와 이주희는 우승을 하긴 어려웠다.
“아악!”
먼저 이주희가 먼저 아웃 되었다. 게임에 참가한 여자들도 이주희의 성격이 TV에서 봤을 때와 다르다는 걸 알고는 게임 중 재수 없게 군 그녀를 제일 먼저 닭싸움에서 열외 시켜 ㅂ린 것이다.
“아악! 엄마야.....”
강하나는 비실비실해서 금방 넘어 갈 거 같았지만 오뚝이처럼 살아나서 도망을 다녔다. 그 사이 강자 둘이 나머지 여자들을 아웃 시켜 버렸다. 그러자 강하나가 3명에 끼게 되었는데 당연히 그 이상 버티진 못했다. 강하나까지 아웃시키고 난 두 여자들은 화끈하게 정면 승부로 승패를 갈랐다.
“잘했다.”
최민혁은 3등으로 2만원을 번 강하나를 칭찬했고 그녀는 헤벌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어 남자들의 게임이 시작 되었다. 여자들과 달리 휘슬이 울리자 바로 부딪친 남자들은 한 꺼번에 4명이 나가 떨어져 버렸다. 그래서 돈을 획득할 수 있는 3명이 남게 되었는데 이윤수가 방심하고 있던 다른 남자를 공격해서 아웃시켜 버렸다. 그렇게 두 사람이 남게 되었는데 또 이윤수와 최민혁이었다.
둘은 서로 노려보며 잠시 탐색전을 펼치다가 부딪쳤는데 힘에서는 이윤수가 좀 더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이윤수의 근육은 웨이트에 의해 만들어졌기에 더 크고 힘도 강했지만 더 빨리 지쳤다. 그에 비해 최민혁처럼 운동선수는 하루 일과를 운동으로 시작해서 운동으로 끝내기에 근육은 작아도 딴딴하고 오래 움직여도 빨리 지치지 않았다.
“헉헉헉헉....”
그 결과는 금방 나왔다. 최민혁이 이윤수를 공격하고 내빼는 치고 빠지기 식을 공격을 가한 반면 이윤수는 한 방에 최민혁을 쓰러트리려고 달려들었다. 그렇게 움직인 건 최민혁이 더 많았는데 지친 건 이윤수였다.
거칠 게 숨을 몰아쉬며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을 뚝뚝 이윤수는 결국 최민혁을 쫓다가 다리가 꼬여 스스로 넘어지고 말았다.
“삐이이익! 남자 닭싸움 우승자는 최민혁!”
최민혁은 MC 윤봉규에게 가서 우승 상금 1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로써 최민혁, 강하나 커플은 12만으로 가장 많은 돈을 가지고 다음 게임으로 넘어갔다. 3번 째 게임은 그나마 체력을 덜 쓰는, 머리를 쓰는 게임이었다.
최민혁과 이윤수를 뺀 나머지 남자들은 이 게임에서 돈을 노렸다. 아무래도 운동만 한 두 사람보다 자신들이 더 똑똑하다고 자부하고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강하나는 달랐다.
‘흥! 우리 오빠가 얼마나 똑똑한데.’
반면 이주희와 이윤수는 아예 이 게임은 포기 한 듯 보였다. 그래서 그들은 정답을 알면 외치는 말도 대충 투투로 정했다. 같은 이씨가 둘이라서 그렇게 정했나나 뭐래나? 그에 비해 최민혁과 강하나 커플은 하나의 이름을 쓰기로 했다.
“자. 그럼 상식 퀴즈 문제 내겠습니다.”
그렇게 MC 윤봉규가 첫 번째 문재를 냈다.
“주식 매수 시 증거금을 내고 외상으로 매입하는 방법을 뭐라고.....”
“하나! 미수거래!”
“저, 정답!”
문제를 내기 무섭게 최민혁이 맞춰 버리자 문제를 낸 MC 윤봉규는 물론 제작진까지 어리둥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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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 선수. 순발력이 상당히 좋군요. 다른 분들도 분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두 번째 문제 내겠습니다. 한 개의 폭탄 안에 또 다른 소형 폭탄들이 들어 있는 무기로 폭발력이 강하고 민간인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어 생긴......”
“하나!”
또 최민혁이었다. 그는 이번에도 MC 윤봉규가 문제를 다 내지도 않았는데 하나의 이름을 외쳤다.
“최민혁 선수. 좀 성급한 면이 있는데요. 아무튼 정답은?”
“집속탄!”
최민혁은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정답을 말했다.
“정답! 최민혁 선수 대단합니다. 운동선수가 상식 수준이 상당히 높으신데요. 자. 그럼 다음 문제로 넘어 갑니다. 문제는 총 다섯 문제고 그 중 두 문제를 최민혁 선수가 맞췄습니다. 여기서 최민혁 선수가 또 맞추면 상식 퀴즈 게임에서 1등은 최민혁 선수가 차지하게 됩니다.”
MC 윤봉규의 말에 이윤수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남자들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그들은 의사가 한 명,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체대긴 하지만 한국대생에 역사학과생,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까지 다들 야구만 해 온 최민혁과 아이돌로 헬스만 해서 뇌도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는 이윤수보다 똑똑하다 자부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내리 두 문제를 최민혁에게 내어주고 나자 그들 자존심에 크게 스크래치가 났다. 그래서 그들 모두 세 번째 문제만은 그들이 맞추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켰다.
그걸 눈치 빠른 최민혁이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번 상식 퀴즈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었다. 그게 5문제를 다 맞춰 1등을 하나 3문제 혹은 2문제만 맞춰도 1등을 하나 우승만 하면 됐다. 때문에 최민혁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억측같이 다음 문제를 맞힐 생각은 없었다.
‘조금 상황을 지켜보도록 할까?’
지금 문제를 맞히려는 사람은 5명인데 그들 중 세 명이 골고루 한 문제씩 맞춰준다면 최민혁은 손도 안 대고 코를 풀 수 있었다.
“자 그럼 세 번째 문젭니다. 2007년 9월 미얀마 양곤에서 불교 승려와 시민 등 5만 여명이..................”
“대포!”
게스트들 중 여자 개그우먼의 파트너로 친구왕에 참가한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친구는 자신이 입사 할 때 나왔던 문제가 상식 퀴즈 문제로 나오자 재빨리 외쳤다.
“아아. 조다래양의 친구 변성길님이 빨랐습니다. 정답은?”
“정답은.....미얀마사태입니다.”
“정답! 혹시 미얀마사태에 대해 아시는 데 까지 설명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앞서 말씀 하셨던 대로 2007년 9월 미얀마 양곤에서 불교 승려와 시민 등 5만 여명이 벌인 민주화와 군정종식을 요구하는 시위를 군사정권이 유혈진압하면서 초래된 유혈사태가 바로 미얀마사태입니다.”
“정확한 설명이셨습니다. 자. 박수!”
짝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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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이번 문제를 맞춘 대기업 사원에게 박수를 쳤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문제 맞추는 건 이번 한 번으로 끝내라.’
그 대기업 사원이 다음 문제를 맞히면 최민혁과 같이 2문제를 맞춘 것이 되기 때문에 5번째 문제는 최민혁이 반드시 맞춰야 하는 귀찮은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그래서 최민혁은 가능한 다른 사람이 다음 문제를 맞혀 주길 고대했다.
“자. 이렇게 되면 최민혁 선수가 2문제. 변성길님이 1문제를 맞춘 가운데 4번째 문제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인물 문제입니다. 누군지 맞춰 주시면 되겠습니다. 출생년도는 1552년, 사망년도는 1608년. 재위기간은 1567년에서 1608년으로.......”
“워너!”
리포트 안수정의 친구로 친구왕에 참가한 역사학과에 다는 학생이 버럭 소리쳤다.
“네. 임병수님. 지금 연도만 듣고 정답을 아시겠는지 외치셨거든요. 과연 정답은?”
“선조입니다.”
“네에. 정답입니다. 근데 어떻게 연도만 듣고 정답이 선조인 줄 아셨나요?”
“재위 기간이라고 하셨잖아요. 재위(在位)란 게 임금이 자리에 있는 동안을 말하거든요.”
“아아. 그런가요? 그래서요?”
“그러니까..............”
최민혁은 MC 윤봉규가 임병수와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그렇게 상식 퀴즈는 점점 그가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