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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99화 (99/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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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최민혁은 자신이 집에서 이런 천덕꾸러기일 줄 몰랐다. 아니. 그걸 알았기에 집에 있으려 하지 않은 것일 수 있었다.

‘대구로 가야 하나?’

최민혁이 심각하게 이주를 고민할 때였다. 뜻밖의 상황이 전개 되었다. 세나로부터 말이다.

[가족으로부터 인정을 받습니다.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되었습니다.]

‘뭐?’

최민혁이 황당해 할 때 그의 눈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획득 포인트 +900. 사업가 총 포인트: 1,478]

갑작스런 포인트 획득에 최민혁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때 세나의 설명이 최민혁의 머릿속을 울렸다.

“그러니까 나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단 거네?”

[그렇죠. 지금이나 미래에도 마스터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의 인정은 그 만큼 마스터의 삶의 질을 향상 시켜 줄 테니까요. 그러니까 가족들에게 잘 하세요. 그럼 보상 포인트는 계속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러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대구로 가게 되면 최민혁은 속 편하게 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포인트 획득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 식모로 계속 살 것도 아니고 전지 훈련 가기 전까지만 버티자. 그럼 가족들에게 더 인정을 받아 또 이런 보상 포인트를 획득할 수도 있는 문제고.”

최민혁이 더는 집을 떠나야겠단 생각을 접었을 때였다.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오성 라이온즈의 2군 투수코치 한상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국제 전화가 아닌 걸로 미뤄 그가 한국에 온 모양이었다.

“네. 코치님.”

최민혁은 일단 그 전화를 받았다.

-얘기 다 들었다. 제법이더구나.

“앞으로 그런 부탁은 다신 하지 마십시오.”

그게 최민혁은 본심이었다. 아직 새파란 자신이 무슨 감독 노릇을 하란 말인가?

-왜. 다들 네 칭찬들뿐이던데. 너 은퇴하면 바로 코치 연수 가라. 난 네가 또 그쪽으로도 재능이 있는 줄 몰랐다.

“제 미래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코치님이나 잘 하고 사십시오.”

-어쭈. 이 새끼 말하는 거 봐라? 하아! 그래. 잘했으니까 내가 참는다. 근데 언제 대구 내려 올 거냐?

“대구는 제가 왜 갑니까? 전 전지훈련 가기 전까지 서울에 있을 건데요.”

-뭐? 이 새끼가 보자보자 하니까. 새로 장착한 커브와 커터가 어떤지 내 눈으로 확인해 봐야지.

“확인 안 하셔도 공 좋습니다. 그러니까 저 신경 끊고 좀 쉬십시오. 코치님도 이제 건강 챙기실 나이 아닙니까. 이왕이면 이때 건강검진도 받아보시고요.”

-...............

최민혁의 말에 그 괄괄한 성격의 한상현 코치가 잠시 말이 없었다. 하지만 한상현 코치는 여전했다.

-새끼. 챙겨 주는 척 하긴. 알았다. 대구 오지 마라. 대신 전지훈련 끝나고 보자.

띠띠띠띠띠띠...

그 말 후 한상현 코치는 먼저 전화를 끊었다.

“하여튼 성질 머리하곤.”

최민혁이 그런 한상현 코치에게 뭐라 투덜거릴 때였다. 세나의 목소리가 또 그의 머릿속을 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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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이 될 한상현으로부터 인정을 받았습니다. 보상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이야?”

놀란 최민혁의 두 눈이 동그래졌을 때 그의 눈앞에 간결한 상태창이 또 떴다.

[획득 포인트 +640. 타자 총 포인트: 1,000]

이어 새나의 설명이 있었다.

“하아. 그러니까 한상현 그 양반이 미래에 대한민국 야구를 이끌어 갈 위대한 감독이 되신다? 그런 감독에게 난 장차 자신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인정을 받은 거고?”

[그렇습니다. 그러니 한상현 코치와는 친밀한 관계를 계속 이어 나가십시오. 포인트 획득에 아주 도움이 되는 양반이시니까.]

갑작스럽게 두 차례나 포인트을 획득하게 된 최민혁은 얼떨떨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세나의 간악한 세치 혀의 놀림에 최민혁은 바로 넘어가지 않으려 최대한 집중을 해야 했다.

[이 능력 역시 천상의 목소리처럼 마스터께서 흡족해 할 능력입니다. 제가 깔끔하게 1,478포인트에 모시도록 하죠.]

한 마디로 사업가 총 포인트를 다 털어 먹겠단 소리였다. 하지만 세나가 천상의 목소리만큼 최민혁이 만족해 할 능력이란 말이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사실 천상의 목소리는 최민혁이 생각해도 너무 사기 능력이었다. 그 능력이 진짜 대단해서가 아니라 최민혁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천상의 목소리 만큼 괜찮은 능력이라 이거지?”

[그렇다니까요. 제가 장담한다고요. 믿어 주세요. 이 사람.]

“넌 사람은 아니잖아?”

[히히. 그런가요. 암튼 이 능력 구입하시면 아마 여럿 행복해 질 겁니다.]

“여럿?”

최민혁은 끝에 세나가 한 말이 좀 걸리긴 했지만 쿨하게 세나에게 그 능력을 구입하겠다고 말했다. 어차피 버텨 봐야 세나를 이길 수도 없었고 말이다. 그러자 최민혁의 눈앞에 바로 간결한 창이 떴다.

[소비 포인트 +1,478. 사업가 총 포인트: 0]

항상 보지만 총 포인트가 0으로 변해 있는 건 최민혁의 가슴을 헛헛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능력을 확인하는 건 반대로 즐거웠다. 그런 최민혁의 심정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세나가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을 띄웠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 덩어리(1단계), 순간이동(1단계), 전기맨(1단계), 투명인간(1단계), 정욕의 화신(1단계), 트래킹(Tracking)(1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멋쟁이(1단계), 천상의 목소리(1단계), 손만 대도 맛있어(1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할인권: 없음

최민혁은 새로 보유 능력에서 새로 생긴 능력을 바로 확인했다.

“손 만대도 맛있어?”

그런데 그 능력을 확인한 최민혁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그리곤 세나를 향해 말했다.

“세나. 너 지금 나 제대로 엿 먹인 거지?”

[...............]

그의 생각을 읽은 세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만큼 최민혁의 분노가 대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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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의 화가 어느 정도 풀리자 세나는 ‘손만 대도 맛있어.’의 능력에 대해 그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최민혁이 생각해도 ‘손만 대도 맛있어.’는 천상의 목소리만큼이나 대단한 능력이긴 했다. 진짜 말 그대로 그의 손만 닿아도 요리가 맛있어지는, 역시나 사기 능력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능력을 얻게 된 것이 그가 이 집의 식모가 된 직후란 게 문제였다. 하필 이때 세나가 자신에게 이런 능력을 준 게 최민혁은 자신은 엿 먹인 것으로 느껴지게 한 것이다.

[마스터. 오해십니다. 전 그런 의도에서 이 능력을 마스터께 판 것이 아니라.........]

“닥쳐! 너하곤 더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제대로 화난 최민혁 때문일까? 세나는 작전상 후퇴를 선택한 것이지 더 이상 최민혁의 머릿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 여럿 행복해 질 거라고 했을 때 께름칙하다 싶었어. 하여튼 사람 성질 돋우는 데는 뭐 있다니까.”

최민혁이 씩씩거리며 세나에 대한 화를 풀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을 때였다. 그의 핸드폰이 울렸고 확인하니 강하나였다.

“아! 맞다.”

그제야 최민혁은 어제 강하나와 한 약속이 떠올랐다. 울리고 있는 핸드폰의 시계를 보니 아직 9시도 안 됐다. 최민혁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전화를 받았다.

“어. 하나야.”

-지금 집이세요?

“어. 너는?”

-전 이제 JBS 라디오에 게스트 출연 했다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에요.

“넌 항상 바쁘구나.”

-연초까진 바빠요. 그래도 이젠 좀 괜찮아졌어요. 지금처럼 전화 걸 시간도 있잖아요.

“그래. 괜찮다니 다행이다. 근데 왜?”

-아. 오실 때 따뜻하게 입고 오시라고요. 밤샘촬영 할 때 추우면 더 빨리 지치거든요.

“밤샘촬영?”

-에? 역시 모르셨구나? 죄송해요. 보통 밤 10시 이후 녹화 프로그램은 밤을 꼴딱 새는 게 기본이거든요.

강하나의 말을 듣고 최민혁은 입에서 절로 한숨이 나왔다. 밤샘촬영을 할 거였으면 애당초 최민혁도 그 프로에 나가지 않았을 터였다.

뭐 대단하다고 소중한 잠까지 포기하며 그런 프로에 나간단 말인가? 하지만 이미 약속을 해 둔 터라 어쩔 수는 없었다. 거기다 강하나가 계속 죄송하다고 해 대니 그 소리도 듣기 거북했고.

“괜찮아. 그럼 이따 10시에 거기서 보자.”

최민혁은 오늘 처음으로 통화 중 자신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그가 그런 건 단지 강하나가 꼴보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바로 자신 때문이었다. 세나의 부추김이 있었지만 결국 그가 방송 출연을 결심한 건 포인트 때문이었다.

“하아. 초라하다. 그 놈의 포인트가 뭐라고. 내가 이렇게 까지......”

하지만 5,000포인트를 생각하자 최민혁의 몸이 벌써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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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원래 오늘 밤에 부모님들과 한 잔 하면서 친해 질 생각이었다. 하지만 여행 내내 그렇게 붙어 다니신 부모님들은 또 뭐가 그리 좋다고 9시도 안 돼서 안방으로 들어가셔서는 불까지 끄셨다.

“아이잉.....”

가끔씩 안방에서 모친의 애교 섞인 소리가 새어 나오는 걸로 봐서 19금 상황을 연출하고 계신 모양이었다. 그런 두 분에게 술 한 잔 하자고 할 만큼 최민혁은 뻔뻔하지 않았다. 결국 그 일은 뒤로 미룬 채 최민혁은 외출 준비를 서둘렀다.

뭐 출퇴근 시간도 아니니 방송국 까지 가는 데 차가 밀릴 일은 없었지만 혹시 모르니 빨리 나설 필요는 있었다.

“하아!”

집에 가족은 있는데 최민혁이 이 밤에 나가는 거에 대해 신경 써 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나는 진정 이집에 식모란 말인가!”

최민혁이 뮤지컬 남자 주인공처럼 비장미 어린 대사를 내 뱉을 때였다.

철컥!

방문이 열리고 여동생이 나왔다. 그녀는 힐끗 현관에서 신을 신고 있는, 누가 봐도 밖에 나가는 게 확실해 보이는 최민혁을 쳐다 보았다. 최민혁은 당연히 여동생이 물어 볼 줄 알았다.

홱!

하지만 그녀는 무심하게 고개를 돌려버리곤 부엌으로 들어가서 물 한잔을 떠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마치 이 밤에 오빠가 어딜 가든지 그녀가 알바 아니라는 듯 말이다. 최민혁은 현관에서 신발을 신다 말고 석상처럼 굳어 있다가 여동생이 방에 들어가 버리자 어이없어 하다 이내 마저 신을 신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 자신의 차에 오른 최민혁은 스팀을 세게 틀고 곧장  SBC방송국을 향해 출발했다. 그때 최민혁이 라디오를 켰는데 그가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로 그대가 그리워지면 난 오늘도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백색 겨울이란 이 노래는 신인 가수 이지현이 불렀는데 밝고 경쾌한 미디움 템포에 랩이 가미된 스타일로, 보컬 이지현의 감미로운 음색이 듣는 이로 하여금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이지현은 작년 초에 데뷔해서 작년 연말 각 방송사의 신인상과 10대 가수 상을 휩쓸며 명실 공히 대한민국 초대형 신인 가수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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